카인과 아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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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 최명길 효과, 명품 연기의 뒤안길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4. 17. 09:49
작품이 배우를 따라주지 못할 때 ‘카인과 아벨’에서 소지섭의 눈빛 연기는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다. 슬쩍 웃기만 해도 뭇 여성들의 가슴이 설렐 정도라는데, 남자가 봐도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느껴진다. “그렇다고 형이 동생을 죽여?”하고 소리치며 분노에 충혈된 눈을 볼 때면 이 광기의 배우가 가진 깊이가 어디까지일까 새삼 가늠하게 만들기도 한다. ‘카인과 아벨’에 소지섭이 있다면, ‘미워도 다시 한번’에는 최명길이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순간 무너지면서 보여지는 아픈 속내를 드러낼 때면 그 고통이 뼛속까지 전달되는 느낌이다. 물론 이들 드라마에는 소지섭과 최명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기는 앙상블이어서 받쳐주는 사람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자칫 드라마에 독만 된다. ‘카인과 아벨’에서 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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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드라마, 남자들의 대결 vs 여자들의 대결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4. 13. 09:08
대결 국면에 빠진 드라마들, 관전 포인트는? 지금 우리네 드라마는 대결 중이다. 각각의 드라마 속에서는 남자들 혹은 여자들이 서로 대결을 벌이고 있고, 드라마 밖으로 나와도 그 남자들이 대결하는 드라마는 여자들이 대결하는 드라마와 매일 밤 대결을 치르고 있다.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갈등구조와 그 해결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르라면, 대결구도는 드라마의 핵심이기도 하다. 따라서 각 드라마의 핵심과 전하려는 메시지를 보려면 그 대결구도가 무엇인지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지금 드라마들은 무엇과 대결하고 있으며,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월화의 대결, ‘남자이야기’ vs ‘내조의 여왕’ 월화 드라마 중 ‘자명고’ 역시 낙랑공주(박민영)와 자명공주(정려원)가 대결구도를 이루고 있지만 그것이 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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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남자들은 왜 고개를 숙였나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4. 9. 10:28
TV 속 남자들의 안간힘, 현실? 판타지! ‘카인과 아벨’에는 대사 한 마디 없이(물론 가끔 회상 신으로 나오긴 하지만), 움직임도 거의 없이 연기를 하고 있는 연기자가 있습니다. 바로 이선우(신현준)의 아버지, 이종민 역할을 하고 있는 장용이죠. 연거푸 KBS일일극에 아버지역으로 캐스팅됐을 정도로 그는 우리네 드라마의 아버지상을 대변해온 중견 연기자입니다. 그 드라마 속 아버지(그래서 우리네 마음 속에 아버지로 자리한)가 의식은 있으나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침상에 누워, 아내와 아들의 가시 돋친 저주를 들으면서도 한 마디 항변조차 못하는 그 장면에서, 우리네 TV 속 남자들의 안간힘이 겹치는 건 왜일까요. 지금 TV는 온통 여성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그것이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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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드라마는 멜로와 통한다, 왜?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3. 20. 09:38
세월이 가도 사라지지 않는 멜로 드라마의 전통 장르가 무엇이건, 스타일이 어떻건 우리네 드라마는 늘 그 중심에 멜로가 있다.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사실상 모든 드라마는 멜로 드라마이며, 그 변용이 여러 장르로 변주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때 트렌디 멜로 드라마에 대한 염증으로 ‘하얀거탑’이나 ‘개와 늑대의 시간’같은 장르 드라마들이 새롭게 등장했지만, 어느 새부터인지 그 장르드라마들 속에 떡 하니 들어앉아 있는 건 다름 아닌 멜로가 되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우리네 모든 드라마들은 멜로와 떨어질 수 없는 것일까. 월화드라마로 새롭게 시작한 ‘내조의 여왕’에서는 내조하는 여성들의 권력 대결구도가 전면에 나오고 있지만 그 후방을 지원하는 구도는 역시 멜로적 설정이다. 고교시절 잘나가던 퀸카 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