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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당장의 웃음보다 중요한 것은 '이게 진짜 뭐하는 건지...' 이 인제로 떠난 예능인 단합대회에서 코끼리코를 열 번 돌고 바늘에 실을 꿰는 예능올림픽(?)을 이수근이 할 때 깔리는 자막. '예능인 단합대회'라는 기치를 내건 것처럼, 은 아예 대놓고 몸 개그로 웃음을 만들어보겠다 작정했다. '이게 뭐하는 건지' 하는 자막에는 웃음을 주기 위해 이런 짓까지 하고 있다는 '노력'의 의미와, 이런 짓까지 해야 한다는 '자조'의 의미가 섞여 있다. 실제로 이런 대놓고 하는 몸 개그가 웃기긴 하다. 뭐 그다지 생각할 필요도 없고 그저 무너지는 출연자들을 보며 웃기만 하면 되니까. 어지럼증에 몸을 비틀대면서도 열심히 바늘을 꿰려는 이수근의 모습이나, 아예 바늘을 찾지 못하는 김종민의 모습은 우습다. 뒤로 삼단 뛰기..
전광렬을 보면 '빛그림'이 보인다 이제 누가 누구의 편에 서있는가 하는 것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게 되었다. '빛과 그림자'의 캐릭터들은 언제든 어제의 적이었지만 오늘의 동지가 될 준비가 되어있는 모양이다. 이 전형적인 복수극의 근본적인 대립구도는 강기태(안재욱)와 그 가족을 몰락하게 만든 장철환(전광렬)과 조명국(이종원) 그리고 차수혁(이필모)이다. 하지만 이 초반의 관계는 중반을 거쳐 종반에 이르면서 끊임없이 변화했다. 복마전도 이런 복마전이 없는 셈이다. 이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장철환이다. 장철환은 정장군(염동현)이 실권을 장악하면서 그를 세운 차수혁, 조명국과 대립하게 되고, 새롭게 돌아온 강기태와도 손을 잡는다. 장철환은 그러나 정장군의 신임을 다시 얻어 차수혁을 추락시키고 조명국을..
민폐된 캐릭터들, 신에게 도전하다 은 결국 화해를 그리며 종영했지만, 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남겨다. 배우와 작가 사이에 불협화음이 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기사화된 것은 그 때문이다. 물론 제작진은 이것이 사실 무근이라 밝혔다. 어느 쪽 이야기가 사실인 지는 당사자들만이 알 수 있다. 하지만 제 아무리 직접적인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았다고 해도, 이러 기사가 나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어딘가 균열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아마도 최재하(주상욱)라는 캐릭터의 문제가 가장 클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최재하는 주인공인 고준영(성유리)과 어린 시절부터 이미 엮어진 캐릭터다. 하지만 진짜 하인주인 고준영이 부모를 잃은 채 다른 삶을 살아오는 동안, 가짜 하인주(서현진)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
시트콤, 굳이 심각해질 필요 있을까 는 확실히 만큼 화제가 되고 있지는 않다. 시청률에 있어서도 5% 정도에 머물러 있다. 역시 시트콤에 있어서는 김병욱 PD가 갖는 존재감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시리즈가 시트콤들 중에서 가장 도드라진 지점을 차지하는 이유는 그것이 좀 더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은 그 자체가 낮은 자들이 높은 자들에게 날리는 것이니까. 그래서 시리즈를 볼 때 우리는 조금 진지해진다. 캐릭터가 표상하는 현실 반영적인 지점을 찾아내려 하고, 그들 사이의 권력 관계와 그 변화를 예민하게 바라본다. 또 이야기 소재에 있어서도 그 스토리가 갖는 풍자적 의미 같은 것을 찾아내려 한다. 당연히 이런 지점들은 이라는 시트콤에 화제성을 높이는 요소다. 하지만 때로는 과도한 의미화가 시..
'브레인', 심지어 컬트적인 문제작 "이건 우리의 마음이거든요. 사람이 마음을 만질 수 있다는 게, 신경외과 의사가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이토록 경이로운 뇌를 만져온 인생을 바친 저는 여한이 없습니다. 뇌를 통해서 사람을 이해했고 연민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브레인'의 뇌의학자 김상철(정진영) 교수의 이 진술은 마치 작가의 진술처럼 들린다. '브레인'의 작가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뇌를 들여다보고 만짐으로써 그들을 이해하고 연민하는 지금까지 어떤 드라마도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 드라마를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브레인'은 확실히 지금까지의 어떤 드라마와도 다르고, 특히 그 어떤 의학드라마와도 차별화되어 있다. 환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 드라마는 그러나 흥미롭게도 그 의사를..
연장된 '몽땅 내 사랑', 그 한계와 가능성 '몽땅 내 사랑'이 애초 120회에서 200회로 연장됐다. 시트콤으로 인기를 끌었던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 뚫고 하이킥'이 각각 167회, 126회로 끝난 것에 비하면, 그다지 시청률에서도 반응 면에서도 미지근한 '몽땅 내 사랑'이 이렇게 연장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다른 대안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그래도 10% 초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몽땅 내 사랑'을 발전시키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분명한 한계를 보이고 있는 '몽땅 내 사랑'에 어떤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몽땅 내 사랑'이 가진 가장 큰 한계는 좀 더 과감한 캐릭터쇼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트콤이 드라마와 다른 점은 ..
호감으로 돌아온 권상우, 그에게 남은 숙제 권상우가 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권상우의 이미지가 달라졌다. '대물'에서 그가 연기하는 하도야라는 돈키호테 검사 덕분이다. 사실 권상우가 검사 역할로 나온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더 많이 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 출연하기만 하면 사사건건 구설수가 됐던 데다가 지난 6월에는 뺑소니 사건까지 일어났다. 그러니 드라마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아무리 재미있어도 권상우 때문에 드라마를 안보겠다는 말이 나온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것은 권상우 본인도 알고 있었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매를 맞든 칭찬을 듣든 작품으로 보여드리는 게 첫 번째인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자숙해야 될 시기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 부담이 됐을 터였다...
걸오앓이와 중기홀릭, 그 이유 ‘성균관 스캔들’의 이른바 잘금 4인방을 연기하는 연기자들은 지금껏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걸오 문재신 역의 유아인은 지금껏 걸오 만한 중량감을 연기한 적이 없다. ‘서양골동과자점 앤티크’에서도 또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도 그는 잘 생긴 소년이었다. 그것도 아주 여성적일 정도로 가녀린 느낌의. 그런 그와 현재 ‘성균관 스캔들’에서의 걸오 문재신은 이들이 과연 같은 연기자일까 의구심이 갈 정도로 다르다. ‘걸오하다’라는 말에서 따온 ‘걸오’의 뜻 그대로 그는 ‘성질과 심성이 거칠고 사나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화제의 또 한 축인 “나 구용하야”의 주인공 여림 구용하를 연기하는 송중기 역시 이 작품을 통해 비로소 진가를 보였다. ‘트리플’의 지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