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사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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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 캐릭터의 힘은 위대하다옛글들/명랑TV 2007. 12. 6. 10:02
태왕에 의한, 태왕을 위한, 태왕의 드라마, ‘태왕사신기’ ‘태왕사신기’에서 고우충(박정학)은 태왕 담덕(배용준)에게 전황을 브리핑한다. “나머지 3만은 두 개의 길로 남하하여 가야와 왜의 연합군을 퇴치하는 중입니다.” 담덕이 “미적미적 싸우고 있으면 곤란해요. 빗자루로 쓸어내듯이 그렇게 내려가야 한다구.” 이렇게 말하자 고우충은 웃으며 이렇게 답변한다. “염려 마십시오. 흑개장군입니다.” 이 짤막한 대화를 통해 ‘태왕사신기’의 전쟁 신은 굳이 보여질 필요가 없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고우충이 전황을 묘사하면서 ‘흑개장군(장항선)’이라는 인물을 거론한 점이다. 시청자는 흑개장군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용맹성과 앞뒤보지 않고 뛰어드는 과감성 같은 것을 통해 전쟁의 그림을 유추하게 된다. 구구절절이 전쟁상황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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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갑옷 벗은 사극, 장르와 몸을 섞다옛글들/명랑TV 2007. 11. 21. 02:10
수사물에서 메디컬 에로까지 장르사극의 세계 과거 사극이라면 역사적 사료를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이제 사극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과거로서의 역사적 시점이다. 어느 순간부터 역사라는 무거운 갑옷을 벗어 던진 사극은 점점 상상력을 키워왔고 이제 장르와 몸을 섞기 시작했다. 그 대상은 이제 환타지(태왕사신기)에서부터 수사물(별순검), 미스터리(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메디컬 에로(메디컬 기방 영화관)까지 다양해졌다. 환타지 사극을 주창한 ‘태왕사신기’는 저 광개토대왕이라는 역사적 실존인물을 환타지라는 장르 속으로 끌어들이는 모험을 감행했다. 쥬신의 운명을 타고난 태왕 담덕(배용준)이 사신(네 신물, 네 부족)을 취하는 과정을 그린 이 사극은 환타지라는 장르를 활용하고 있기에 그 자체를 리얼리티로 볼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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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드라마는 홍국영 같은 인물을 원한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7. 11. 19. 00:49
드라마를 이끄는 힘, 입체적 인물 MBC 사극 ‘이산’에서 위기에 빠진 이산(이서진)에게 홍국영(한상진)이 절실한 것처럼, 요즘 드라마들은 홍국영 같은 입체적 인물을 필요로 한다. 드라마가 만들어내는 극적 상황 속에서 흔히 빠지기 쉬운 선악대결구도는 요즘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끌지 못한다. 현실이 더 이상 권선징악으로 설명될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감 가는 캐릭터는 오히려 선과 악으로 단순히 나누어지는 전형적 인물이 아닌 양측을 포괄하거나 그 선을 왔다갔다하는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인물이 되었다. 중요해진 것은 선악이 아니라 인물을 움직이는 욕망, 혹은 인물의 목표이다. 홍국영에 쏟아지는 관심, 왜? 그런 점에서 홍국영에 쏟아지는 공감은 당연하다. ‘이산’이란 드라마는 오히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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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호개 태왕경선, 당신이 지지하는 왕은?옛글들/명랑TV 2007. 10. 25. 10:14
또 다른 이름의 정치드라마, ‘태왕사신기’ 담덕(배용준)은 자신을 제거하려는 연가려(박상원)와 화천회 대장로(최민수)의 음모에 빠져 가우리검에 죽을 위기에 처한다. 가우리검은 심장을 찔러 하늘이 그 죄를 묻는다는 일종의 정치적인 장치라 할 수 있다. 함부로 죽일 수 없는 왕가의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부족들이 고안한 장치. 담덕은 자신이 진짜 쥬신의 왕이 맞다면 하늘이 그걸 인정해줄 것이라며 칼 앞에 가슴을 열어제친다. 칼은 정확히 담덕의 심장을 꿰뚫지만 순간 신비로운 빛과 함께 담덕은 살아난다. 이런 일은 가우리검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호개(윤태영)에게 쫓기던 담덕이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현고(오광록)의 신물이 빛을 뿜으면서 시간을 멈춰놓는다. 눈 한 번 깜짝할 그 순간에 담덕은 자신을 보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