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추석 파일럿 대전 그 결실은?

 

이제 명절은 파일럿의 시간이 되었다. 이번 추석에는 유독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부르스타(사진출처:SBS)'

추석이라는 명절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시청률만으로 그 프로그램의 정규 가능성을 얘기하기는 어렵다. 이를테면 KBS에서 방영한 <노래싸움 승부> 같은 경우 1부는 4.8%(닐슨 코리아)였지만 2부에서 무려 10.6%의 시청률을 내며 이번 명절 파일럿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이건 음악 예능이 명절에 유리하다는 걸 증명했을 뿐이라는 점이다.

 

MBC <아이돌 요리왕>이나 SBS <내일은 시구왕>, KBS <붐샤카라카>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이돌 요리왕>은 아이돌들의 요리 실력(특히 광희의)을 볼 수 있었다는 포인트는 있었지만 명절 아이템 그 이상의 정규로는 쉽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내일은 시구왕>은 명절에도 그다지 어울리는 아이템이 아니어서 파일럿 자체가 호평보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한편 <붐샤카라카>는 댄스 예능에 복고를 섞어 만들어진 괜찮은 기획으로 이기광의 놀라운 춤 실력을 볼 수 있었지만 역시 정규로 세우기에는 어딘지 부족한 아이템이다. 그만큼 정규가 되려면 일회성의 볼거리보다는 지속적인 스토리가 가능한 아이템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쉬운 프로그램들이다.

 

MBC <꽃미남 브로맨스>KBS <헬로 프렌즈 친구추가>의 경우 최근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브로맨스와 아재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그다지 새롭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특히 <헬로 프렌즈 친구추가>는 아재들과 아이돌의 조합이라는 점이 너무 익숙한 예능 코드들을 반복하는 느낌이었고, <꽃미남 브로맨스>는 웹 예능 프로그램을 명절 특집으로 가져온 것이라 그리 신선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지상파 3사가 이번 명절을 통해 발굴해낸 정규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파일럿은 KBS <새소년>, <트릭 앤 트루>, SBS <부르스타>, <씬스틸러> 그리고 MBC <톡쏘는 사이> 정도로 보인다. <새소년>은 타임리프 예능이라는 신선한 콘셉트로 복고적 감성을 건드리면서도 웃음과 감동 또한 놓치지 않은 파일럿이었다. 만일 시간대를 다양하게 지정한다면 다양한 이야기가 가능해 정규로 세워도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트릭 앤 트루>는 정보와 예능이 잘 결합된 KBS에 잘 어울리는 파일럿이다. 마술쇼는 늘 명절에 많이 나왔던 아이템들이지만 그것이 마술인지 아니면 과학인지를 퀴즈형태로 풀어내는 방식은 새로웠다. 이것은 과학적 정보를 알려주면서 동시에 마술쇼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교양적인 예능, 즉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도 괜찮은 시도였다.

 

<부르스타>는 스타를 부르고 노래를 부른다는 점에서 지어진 제목처럼 셀러브리티 리얼리티쇼에 음악, 토크쇼 같은 것들이 결합되어 다양한 재미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정규로 세워도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물론 이영애 같은 대형스타가 출연한 효과가 크다고 생각되지만 기존의 토크쇼 형식에서 한 발 진보한 형태라는 점에서 게스트 선정에 공을 들이면 시청자들에게도 충분히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씬스틸러>는 연기와 예능을 엮어내 즉흥적인 애드립 상황을 통해 웃음을 준다는 점에서 신선한 아이템이었다. 상황극을 통한 웃음이야 이미 <무한도전> 등에서 시도된 바 있지만 그것을 실제 씬스틸러들이 참여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김정태, 황석정, 박해미, 오광록 같은 명배우들과 정준하, 김신영 같은 코미디언들의 괜찮은 연기 조합도 웃음의 강도를 충분히 높여주었다. 특히 우리네 씬스틸러들이 이들 이외에도 넘쳐난다는 점에서 정규 아이템으로서 손색이 없다.

 

MBC<톡쏘는 사이>SNS가 결합되어 네티즌이 지정한 미션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트렌드와 잘 맞는 아이템이었다. 특히 이 미션을 수행하는 이들이 박명수를 비롯해 남희석, 박수홍, 김수용 같은 아재들이라는 점이 흥미로웠고, 그 미션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모습 또한 충분히 정서적 공감을 주었다.

 

물론 시청자들마다 취향은 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파일럿들이 정규가 되는 데는 그 파일럿만의 반짝 인기로는 쉽지 않다. 그보다 지속가능한 아이템이면서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고 좀 더 폭넓은 세대의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어야 정규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어느 때보다 많았던 추석 파일럿들. 모쪼록 지상파 3사가 이번 파일럿들을 잘 추슬러 좀더 새롭고 신선한 예능들을 선보일 수 있기를.

취지, 의미 좋은 <미래일기>, 읏음보다 눈물이 앞선다

 

MBC의 새 파일럿 프로그램 <미래일기>는 그 기획이 참신하다. 이른바 타임리프 설정은 드라마나 영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이를 본격적으로 다룬 예능은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미래의 어느 시점, 노인이 되어 있는 자신의 하루를 담담하게 체험하는 그 과정은 누구에게나 예정된 미래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미래일기(사진출처:MBC)'

예측한대로 <미래일기>는 그 노화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먹먹해지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39년 뒤 80세가 된 자신의 주름 진 얼굴을 본 안정환은 자꾸만 자기 얼굴을 되돌아보며 짠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현재 엄마의 나이인 58세가 된 자신의 얼굴을 보고 제시는 이건 아니다라며 부정했다. 77세 동갑내기 부부인 강성연과 김가온은 서로의 나이든 얼굴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한때 그토록 젊고 절대 늙지 않을 것처럼 자신감 넘치던 그 모습이 세월의 더깨가 얹어진 주름살로 뒤덮인 자신을 본다는 건 우울함을 넘어 숙연함까지 느껴질 일이다. 게다가 자신만이 아니라 함께 나이든 엄마와 남편을 바라본다는 건 더더욱 그렇다. 제시는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처음에는 부정했지만 막상 더 나이 든 얼굴을 한 엄마를 만나게 되자 솟아나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의 엄마를 그대로 체험하고 이해하게 되는데서 오는 먹먹함일 것이다.

 

함께 나이 들어버린 서로의 얼굴을 매만지며 한편으로는 그 낯선 얼굴에 웃음이 터지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 서로에 대한 아련함이 더 커지는 강성연과 김가온 부부의 모습은 또 어떤가. 함께 늙어온 노부부의 삶의 순간들이 마치 기적 같은 일들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 미래의 모습을 미리 확인한 순간, 이 부부의 현재의 삶 또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독거노인 콘셉트로 미래를 바라본 안정환이 쓸쓸히 앉아 어묵을 먹다가 문득 젊었을 때 아무리 인기가 많고 날고 기어도 소용없다. 잊혀지는 게 가장 무섭다.”고 말하는 대목은 <미래일기>가 담고 있는 중요한 메시지일 것이다. 그래서 그가 나중에 진짜 80세가 됐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진짜 생각해 둬야겠다.”고 결심할 때 시청자들 역시 그 말에 공감하게 됐을 것이다.

 

방송이 나가고 쏟아진 반응들은 감동 일색이다. 좋은 취지에 의미까지 잘 담아냈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그래서 파일럿이 아닌 정규프로그램이 되기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공감 가는 얘기다. 하지만 정규가 되기 위해서 <미래일기>는 보완해야 할 몇 가지 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첫 번째는 먹먹한 감동만큼의 유쾌한 웃음의 포인트들을 더 많이 배치해야 한다는 점이다. 노년의 삶을 체험한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고 흥미로운 일이지만, 자칫 프로그램의 정서가 너무 어두워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이번 파일럿에서는 그나마 제시의 엄마와 할머니의 등장이나, 안정환이 꼬마 아이들과 축구내기를 하는 장면 같은 것들이 있어 지나치게 우울하게 빠져들지 않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너무 의미를 강조하다 보면 교훈조로 흘러갈 위험성도 있다는 점이다. 예능 프로그램이 반드시 가벼울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르치려 드는 자세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거부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너무 자막을 통한 교훈적인 설명이 많이 들어가는 것보다 어떤 객관성과 거리감을 유지하며 있는 그대로를 내버려두고 관찰하게 하는 게 낫다.

 

물론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으로서 일회성에 그치는 거라면 지금의 <미래일기>만한 취지나 의미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규 프로그램으로 가려면 의미만이 아닌 매회 기대감을 만들어주고 또 감동만큼 기분 좋은 유쾌함을 선사할 수 있는 재미요소들을 더 많이 배치해야 한다. <미래일기>는 오랜만에 본 예능프로그램의 좋은 시도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 취지가 계속해서 살아날 수 있게 충분히 보완하고 정규화되길 기대한다

<슈가맨>, 파일럿 프로그램의 진화란 이런 것

 

사실 JTBC <슈가맨>이 파일럿으로 방영됐을 때만 해도 실망감이 컸었다. 무엇보다 유재석이 처음 비지상파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가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파일럿에서 <슈가맨>은 저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또 다른 버전처럼 여겨졌고, 너무 많은 의욕으로 슈가맨을 찾아가는 VCR<TV는 사랑을 싣고>의 한 대목 같다는 평가마저 받았다.

 


'슈가맨(사진출처:JTBC)'

하지만 정규로 돌아온 <슈가맨>은 이런 VCR 도입 부분을 과감히 없앴고 온전히 스튜디오 버라이어티에 집중시킴으로써 웃음과 공감의 폭을 넓혔다. 가장 눈에 띄고 효과적으로 보이는 변화는 방청객과 방청석이다. 방청객을 20대부터 50대까지 나누어 방청객에게 각각 이른바 공감의 등을 세워 놓은 건 노래는 물론이고 이야기의 공감을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는 훌륭한 장치가 되었다.

 

슈가맨이 누구인가를 맞춰가는 초반 도입부도 이렇게 세대별로 구분된 방청석과 불빛이 세워지자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이 시각적으로 어느 세대가 더 많이 그 노래를 기억하는가가 드러났고, 이런 방청객들과의 공감대를 유재석과 유희열은 번갈아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다.

 

<슈가맨>의 가장 큰 맹점으로 지적됐던 몰라도 너무 모르는 노래가 가진 한계는 그것을 피하지 않고 직시함으로써 넘어설 수 있게 되었다. 유재석이 선선히 많은 분들이 모를 수 있다는 걸 전제한 후 작은 공감을 큰 공감으로 만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한 건 그래서다. 처음에는 누구인지 몰랐다가 차츰 노래를 들으며 기억이 소환되고 그것을 지금에 맞게 리메이크해 요즘 세대에도 어필하게 하는 과정은 유재석의 이 말을 실행해가는 과정이다.

 

이것이 가능해진 건 역시 방청객이다. 파일럿에서는 이러한 방청객들과의 교감 자체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소소한 마니아들만 아는 노래와 가수를 소환해 저들끼리 웃고 떠들고 좋아하는 느낌이 짙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방청객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음악을 통한 소통의 노력을 한 결과 심지어 몰랐던 노래에 대해서조차 관심을 갖게 되는 좋은 계기가 마련될 수 있었던 것.

 

이제 새로운 프로그램의 런칭 이전에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하나의 관행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무수히 많은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1,2회의 파일럿 프로그램만으로 정규가 되느냐 마느냐에 대한 결정을 내리다 보니 어떤 아이템은 아쉽게도 버려지기도 한다.

 

사실 좋은 프로그램은 기획 아이템 자체보다 메이킹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제 아무리 기획이 좋아도 잘 만들어낸 것이 아니면 그 기획이 빛을 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슈가맨>은 이러한 파일럿에 지적되었던 문제들을 적절하게 해결하면서 진화시킨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프로그램 제작 결정권자들도 당장 반응이 영 시원찮다고 그저 버릴 것이 아니라, 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또 메이킹을 제대로 해서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200% 만들어낼 수는 없는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정규로 돌아온 <슈가맨>은 그 지적들을 겸허히 수용하고 한 땀 한 땀 재미의 포인트들을 찾아나가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잉여들><능력자들>, 소재가 아까운 청춘 예능

 

잉여 혹은 덕후. 우리네 청춘들에게 익숙한 두 단어는 어떻게 MBC의 파일럿 예능의 키워드가 되었을까.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잉여라 비하되기도 하는 청춘들의 무일푼 유럽 여행기를 다루는 것이었고, <능력자들>은 이른바 덕후라고 불리는 마니아들을 스튜디오로 소환해 그들의 덕질이 의외로 놀라운 전문가적 식견과 결과들을 만들어낸다는 걸 확인시켜주는 것이었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사진출처:MBC)'

물론 이 두 파일럿 프로그램은 안타깝게도 괜찮은 소재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결과를 보여줬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콘셉트와 맞지 않는 출연자들이 나와 그 진정성이 애매해졌고, 무엇보다 노홍철의 복귀작이라는 점이 여러모로 부담이 되었다. <능력자들>은 오드리 햅번 마니아, 치킨 마니아 그리고 사극 마니아 같은 흥미로운 일반인 출연자들을 등장시키고도 예능적인 재미를 뽑아내지 못했다. 물론 파일럿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하나의 결과를 향한 과정일 수 있다.

 

어찌 보면 정규화되기 힘든 파일럿 프로그램의 결과를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건 그 소재가 지금껏 지상파 예능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청춘들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잉여와 덕후. 사실 약간의 비하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지만 그것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청춘의 긍정으로 그려질 수도 있는 소재였다.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좀 더 깊게 이 단어들이 가진 의미를 되새겼다면 프로그램의 공감대는 커졌을 수 있다.

 

잉여란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로만 느껴지지만 사실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긍정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즉 잉여는 어떤 기준점이나 중심점을 세워뒀을 때 그 자투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중심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단어다. 하지만 애초에 기준과 중심이라는 것이 과연 절대적인가하는 의구심을 갖는다면 잉여는 긍정적인 의미로 바뀔 수 있다. 기성사회가 세워놓은 성공의 시스템과 기준점들이 있기 때문에 잉여라 치부되는 것이다. 그것 자체를 무시하거나 무너뜨리면 잉여란 오히려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 단어가 된다.

 

이것은 덕후도 마찬가지다. 물론 <능력자들>은 제목에 담겨 있는 것처럼 이 덕후들을 전문가 못지않은 능력자로 담아내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무언가 현실과 유리된 채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는 식의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운 게 덕후라는 단어라면, 이제 그것은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것처럼 청춘들의 삶의 열정이 되어주고 심지어는 삶 자체를 바꿔놓기도 하는 힘이 된다.

 

만일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보다 진정성을 살려 진짜 잉여로 내몰린 청춘들의 긍정을 담아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능력자들>이 그 좋은 기획의도를 잘 살려내 청춘들을 긍정하면서도 그저 이런 인물들이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좀 더 예능적인 포인트들을 잘 살려냈다면? 아마도 이 두 프로그램의 성취는 다른 평가를 받았을 지도 모른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능력자들>은 실로 소재가 아까운 파일럿 예능이다. 하지만 이 두 프로그램은 소재만으로 프로그램이 세워질 수는 없다는 걸 잘 보여주었다. 잉여의 긍정성을 담으려던 의도도 그 진정성을 담지 못하니 프로그램의 잉여가 되어버리고, 덕후들을 능력자로 담아내려는 의도도 그 보편적인 재미를 담보하지 못하니 마니아 프로그램이 되어버리는 아이러니가 생겼다. 하지만 만에 하나 이 프로그램들이 정규화 된다면 청춘들의 등을 두드려주는 이 좋은 소재와 기획의도가 갖고 있는 의미들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세세한 노력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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