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폭력

침묵과 사랑으로 정우성이 폭력적 세상과 대결하는 법 ‘사랑한다고 말해줘’, 이 멜로에 담긴 만만찮은 문제의식 “입시 미술도 지겹고 말 많은 애들도 질색인데 여긴 뭔가 좀 다를 거 같아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에서 태호(한현준)는 차진우(정우성)가 아트센터에서 농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수업을 하려는 이유에 대해 수업을 함께 하는 친구들에게 그렇게 말한다. 말로 소통이 되지 않아 불편할 수 있는 수업을 굳이 태호가 선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말 많은 애들도 질색’이라는 이야기 속에는 그를 둘러싼 폭력적인 세상이 담겨 있어서다. 태호는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일진들에게 당하는 피해학생을 보다못해 선생님에게 그들과 분리해달라는 이야기를 했다가 오히려 폭력의 대상이 됐다. 불의를 그냥 넘기지 못해 나선 것이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불똥이 되어 돌아온.. 더보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경계를 넘어 우리의 선택을 묻는 작품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하려고 했던 이야기 (글 중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새 작품 는 소년 마히토가 화재로 인해 어머니를 잃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화재가 왜 발생했는지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무렵이라는 시기는 그것이 그냥 발생한 화재라기보다 폭격의 여파라는 걸 상상하게 한다. 마히토는 그 불길을 향해 달려가지만 어머니는 거대한 불기둥 속으로 사라진다. 전쟁 상황과 화재라는 충격, 그리고 어머니의 부재에 대한 상실감은 그래서 라는 작품이 갖고 있는 판타지의 전제가 된다. 판타지는 결국 현실의 결핍이나 충격에 의해 촉발되어 이세계(異世界)로의 통로를 통과하기 마련이다. 2차 세계대전 중 아이들이 장롱을 통해 나니아라는 곳으.. 더보기
이주명, 시대와 싸우는 매력적인 청춘으로 급부상(‘스물다섯 스물하나’) ‘스물다섯 스물하나’, 시대와 대결하는 이주명 “내 친구가 또 맞았어. 학주가 내 친구 뺨을 때리고 머리를 때리고 결국 입술에 피가 터졌어. 구경하던 애들은 크게 놀라지도 않았어. 학주가 이러는 게 한두 번이 아니니까. 모든 상황들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흘러갔고 나는 이 당연함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경찰을 불렀어. 근데 경찰은 아무 것도 해결해주지 않았어. 내가 무슨 생각했는지 알아? 그럴 줄 알았다.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 세상이 너무 자연스럽더라. 나는 적어도 여기서만큼은 꼭 말하고 싶어. 이건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그 일이 오늘 태양고등학교에서 일어났고 그 일을 반복하는 폭력교사 이름은 서영성이야.” tvN 토일드라마 에서 지승완(이주명)은 자신이 하는 해.. 더보기
‘지옥’, 진짜 지옥은 무엇인가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디스토피아에 담아낸 것 인간은 왜 지옥이라는 종교적 개념을 만들어냈을까. 물론 이런 질문은 논쟁적이다. 지옥의 실재를 믿는 종교적 신념에 대한 의심이 그 질문 안에 담겨 있어서다. 그래서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은 논쟁적이다. 미리 말해두면 이 드라마에 흔히 불길이 치솟는 아비규환으로 그려지곤 하는 그런 진짜 지옥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지옥의 사자’라 불리는 괴 존재들이 등장한다. 갑자기 유령처럼 어떤 차원을 뛰어넘어 나타난 이들은 사전에 ‘지옥행’을 ‘고지’ 받은 사람들에게 나타나 다짜고짜 폭력을 가해 피와 살점이 튀는 처참한 광경을 마치 보여주려 작정한 것처럼 ‘시연’한 후, 손을 모아 만들어내는 빛 속에서 순식간에 뼈의 형상 정.. 더보기
학대, 폭력, 불륜.. '펜트하우스'가 열어 놓은 자극의 전시장 '펜트하우스', 이게 정말 15세 시청가 맞나요? SBS 월화드라마 이야기의 모티브는 JTBC 과 유사하지만 이야기 전개는 극과 극이다. 이 보다 진지하게 우리네 사교육의 문제를 극적인 이야기 구성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갔다면, 는 그 이야기 틀을 가져와 학대와 폭력 그리고 불륜 같은 자극의 전시장으로 풀어놓고 있다. 최고층 주상복합 헤라팰리스에 살아가는 이들은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모두 악마의 탈을 쓰고 있는 이들이다. 실력은 없지만 돈과 권력이 있어 선민의식을 갖는 인물들. 천서진(김소연)은 부모찬스로 오윤희(유진)가 차지할 1등을 가로챈 인물이고, 심수련(이지아)에게서도 남편 주단태(엄기준)를 유혹해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그래서 첫 회의 부제 '도둑년'은 바로 천서진을 지목하는 말이다. 그런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