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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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의 낭군님' 남지현과 도경수, 믿고 보는 배우들 덕분에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9. 12. 10:10
‘백일의 낭군님’, 진지함과 코믹함 다 되는 남지현과 도경수사실 새로 시작한 tvN 월화드라마 의 인물관계도를 보면 그 이야기가 구조가 그리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원수지간인 부모의 관계 속에서 이뤄진 첫사랑, 왕세자라는 캐릭터, 몰락한 가문의 여인, 사고로 기억을 잃고 평민이 된 왕세자와 어쩌다 보니 혼인을 하게 된 여인,... 많이 봐왔던 조선시대판 멜로사극의 풍경이 그 안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하지만 이 시선을 끄는 건 시작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캐스팅이다. 이제는 아이돌 배우에서 ‘아이돌’ 딱지를 떼도 충분할 만큼 연기의 성장을 보여왔던 도경수와, 사극에서부터 현대극까지 아울러 아역에서 성인역으로 성장해왔던 남지현이 그들이다. 첫 회에서 두 사람은 아련한 사랑의 감정과 아픈 가족사를 담아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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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미생'→'불한당', 임시완 단 4년이면 충분했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7. 5. 25. 10:26
임시완, 아이돌에서 연기돌, 연기돌에서 연기자로이제 임시완에게 더 이상 아이돌이라는 지칭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2012년 에 어린 허염 역할로 잠깐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가 이렇게 빨리 성장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제국의 아이들이라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서 곱상한 외모가 연기보다 더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3년 에서 국밥집 아들 진우 역할로 분해 갖은 고문을 당하는 청년을 연기하는 임시완에게서 아이돌의 이미지는 말끔히 지워져버렸다. 그 아픔이 관객에게 그대로 전해질 정도로 그는 진우의 그 처연하기까지 한 모습을 연기했다. 텅 비어버린 듯한 눈빛은 바로 그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내기에 충분했다. 연기자라는 호칭은 그러나 그렇게 호락호락하 게 주어지는 게 아니었다. 2014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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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초능력자로 진화한 남자주인공의 끝판왕옛글들/명랑TV 2014. 1. 20. 09:11
실장님부터 초능력자까지, 남자주인공들의 진화사 미소년의 얼굴에 어린 나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카리스마. 독특한 아우라를 갖고 있는 김수현에게 의 송삼동은 잘 맞지 않는 옷이었다. 하지만 의 군왕이나, 의 능력을 숨긴 채 살아가는 남파간첩(거의 아이돌에 가깝다)을 거쳐 의 초능력 외계인 캐릭터는 그의 아우라를 완성시켰다. 지금 현재 김수현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을 보장받는 남자주인공의 끝판왕이다. 의 도민준이라는 캐릭터가 사실상 지금껏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들이 여성들에게 주던 판타지를 거의 모두 가진 인물이며, 그 복합적이고 비현실적인 인물을 아무런 이물감 없이 그가 연기해내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외계에서 와 조선시대부터 4백년을 산 인물 도민준. 그는 일찍이 사둔 잠실벌과 압구정의 땅으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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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품달'과 조연에 대한 예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3. 25. 08:31
'해품달', 왜 뒷얘기가 무성할까 아쉬움 때문일까. 아니면 드라마 시청률이 40%를 넘겼다는 도취감 때문일까. 물론 드라마가 끝나면 거기 참여한 제작진이나 연기자들의 인터뷰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에서 유독 작가의 인터뷰가 눈에 거슬리는 건 왜일까. 또 40% 이상의 시청률을 낸 작품 치고 몇몇 주연들에게만 지나치게 쏠려 있는 스포트라이트도 이례적이다. 이 정도의 시청률이라면 거기 참여한 조연들에 대한 조명 역시 따라오는 게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김수현과 한가인을 빼고 나머지 조연들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이런 상황은 마치 의도된 것처럼 비춰진다. '해품달'의 마지막회에 남는 아쉬움은 결국 남녀 주인공인 훤(김수현)과 연우(한가인)의 해피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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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품달' 미스테리, 시청률 높다고 작품 좋은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3. 19. 09:13
대본, 연기, 연출 뭐하나 만족되지 않는 '해품달' '해를 품은 달'의 뜬금없는 장면 하나. 자신의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바로 자신의 처인 민화공주(남보라)임을 알고 허탈해 하는 허염(송재희)에게 갑자기 자객들이 나타난다. 이 자객들은 윤대형(김응수)측이 보낸 것이라는 암시만 있을 뿐 누가 보낸 것도 분명하지 않을뿐더러, 보낸 이유조차 애매하다. 애초부터 이렇게 자객을 보내 죽일 거였다면 굳이 그에게 민화공주가 자신의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사실을 편지로 보낸 이유는 뭔가. 이 스토리는 어딘지 매끄럽지가 못하고 억지스러운 구석이 많다. 즉 허염이 모든 사실을 알고 민화공주를 질책하는 장면이 필요한데, 그 사실을 알리는 방법으로서 윤대형을 활용한 것이라고밖에 보기가 어렵다. 그런데 뜬금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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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품달', 이토록 시적인 사극이라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2. 18. 08:48
'해품달', 절묘한 제목에 담긴 의미들 '해를 품은 달'이란 제목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 물론 음양을 통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해는 양, 즉 왕을 뜻하고 달은 음, 즉 여인을 뜻한다. 이 사극에서 해는 훤(김수현)이고 달은 월이라고도 불리는 연우(한가인)다. 이처럼 '해를 품은 달'은 그 제목만으로도 이 사극이 멜로를 지향하고 있다는 걸 극명하게 드러낸다. '해를 품은 달'이란 훤과 연우의 가까운 듯 먼 그 안타까운 운명적인 사랑을 그리는 사극이다. 달이란 본래 기억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콘텐츠들 속에서 달이 종종 그리움과 동의어로 사용되는 건 그 때문이다. 해가 뜨면 달은 사라진다. 즉 눈 앞의 현실은 그리움이나 추억 같은 과거의 기억을 마치 없는 것처럼 저편으로 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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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품달' 성공과 중견작가들의 실패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2. 17. 09:51
'해품달' 성공이 중견작가들에게 시사하는 것 '해를 품은 달'이 시청률 37%를 넘어섰다. 이런 기세면 40%도 손쉽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 때 사극이란 장르가 첫 회부터 20% 시청률로 시작해 통상 40%를 넘기는 것이 다반사였던 걸 떠올려보면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작년 한 해 드라마들의 시청률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는 사극마저 20% 넘기기가 어려웠던 시기였다. 항간에는 대신 예능이 드라마의 권좌를 빼앗았다는 얘기마저 돌았다. 그러니 '해를 품은 달'이 첫 회에 18%의 시청률을 기록했을 때 심지어 제작진마저 깜짝 놀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게다. '해를 품은 달'의 성공은 그저 한 작품의 성공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즉 이 작품은 똑같은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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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품달', 그 '앓이'의 정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2. 9. 12:51
'해품달', 기억과 착각의 변주곡 요즘 어떤 것에 매료되는 것을 흔히들 '앓이'로 표현한다. 특히 드라마가 성공하면 그 드라마는 물론이고 캐릭터에 대한 '앓이'는 당연히 따라붙는 영광의 수식어가 됐다.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도 바로 그 '앓이'의 드라마다. 그토록 절절하게 연우(김유정)를 외치던 어린 훤(여진구)의 절규가 귀에 쟁쟁하고, 떠나면서도 훤의 강녕을 비는 연우의 오히려 담담한 서신은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성장한 훤(김수현)은 죽었다 생각하는 연우(한가인)를 앓고, 시청자들은 왕이 된 훤과 액받이 무녀가 된 월이 운명적으로 만나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그 안타까운 장면에 '해품달'을 앓는다. '앓이'란 결국 기억의 장난이다. 어린 시절 훤이 연우를 만나지 않았던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