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비>, 소지섭, 신민아 아니었으면 어쩔 뻔

 

예뻐지고픈 욕망, 잘 빠진 몸매, 멋진 훈남들. KBS <오 마이 비너스>가 포인트로 잡고 있는 건 여성들의 로망이다. 강주은(신민아)은 거기에 딱 맞는 캐릭터. 한 때는 대구비너스라고 불렸지만 지금은 고대의 비너스처럼 살이 쪄버려 오래도록 사귀어온 남자친구에게 차이기까지 한 인물. 게다가 가족도 영 그녀를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아이를 가졌다며 살림을 차리려는 남동생에게 가게라도 차리라며 통장을 내미는 그녀다. 요즘의 시청자들이 완벽한 스펙과 외모와 직업을 갖고 있는 인물보다는 어딘가 부족한 면이 있는 캐릭터에 동질감을 느끼고 몰입할 수 있어 한다면, 그녀는 거기에 어느 정도 부합한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오 마이 비너스(사진출처:KBS)'

역변한 몸 때문에 모든 걸 잃어버린 인물처럼 보이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시청자들의 로망이 분명하다. 그녀는 요즘처럼 취업이 어렵다는 시대에 변호사씩이나 되는 번듯한 직업을 갖고 있다. 게다가 살이 쪘다고는 해도 한 때 대구비너스의 본판이 어디 갈 것인가. 아마도 신민아라는 배우가 그걸 연기하기 때문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살이 쪄 이중 턱이 된 얼굴에서도 귀염성이 묻어난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로망이 되는 건 그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훈남들 때문이다. 세계적인 헬스 트레이너 김영호(소지섭)는 이 시대의 여성들이 선망하는 요소들을 거의 다 갖춘 인물이다. 훈훈한 외모에 잘빠진 몸매, 알고 보면 재벌2세이고 그러면서도 약자를 보고 지나치지 못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물론 그 따뜻한 마음을 짐짓 아닌 척 차갑게 포장하는 차게 굴기의 면까지 가졌으니 완벽하지 않은가. 이런 인물이 강주은 옆에서 헬스 트레이너를 빙자해 먹는 것에서부터 생활습관, 운동까지 모든 걸 관리해준다... 이런 로망이 어디에 있을까.

 

김영호만이 아니다. 그를 보좌하는(?) 장준성(성훈) 같은 격투기 선수는 그 잘 빠진 몸과 저돌적인 동작만으로는 시선을 사로잡고, 김지웅(헨리)은 늘 유쾌하고 친절해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 인물이다. 게다가 전 남자친구인 임우식(정겨운)은 수영선수 출신에 잘 나가는 가홍 VIP센터장이다. 그는 잠깐 강주은의 친구였던 오수진(유인영)에게 한눈을 팔고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강주은 쪽에 남아 있는 듯하다. 그러니 이런 우글우글한 훈남들 속에서 집중적인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강주은이란 캐릭터가 로망이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알다시피 이런 인물 캐릭터 설정과 관계란 그리 새로울 것이 없다. 때로는 너무 상투적이라 유치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강주은의 아래 층에 사는 그녀의 스토커 남자는 사실 이런 상투성을 잘 보여주는 캐릭터다. 스토커가 그녀를 따라다니고 심지어 집안까지 들어오는 상황은 긴박감을 만들어주지만 그 설정은 누구나 다 알 듯 김영호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일회적인 장치에 불과하다. 그것도 너무 상투적인.

 

또한 세계적인 헬스 트레이너인데다 남부러울 것 하나 없는 재벌 2세 김영호가 어째서 강주은에게 이렇게 친절하고 점점 마음을 빼앗기는지 그 이유가 불분명하다. 드라마는 그저 그가 약자를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퉁치고 넘어가지만 아무리 봐도 개연성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개가 허용되는 건 그것이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강주은에게 시청자들이 어떤 동질감과 몰입감을 갖고 빙의된다면 개연성과 상관없이 김영호 같은 멋진 남자와의 로맨스를 꿈꿀 수도 있을 게다. 물론 현실성은 없다. 그러니 한 발 물러나 바라보면 이 드라마가 가진 허점들을 발견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중요한 건 그래서 이렇게 한 발 물러나지 못하게 계속 몰입하게 만드는 일인데, <오 마이 비너스>는 적어도 거기에서는 성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름 아닌 소지섭과 신민아다. 이 배우들이 주는 로망과 판타지는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몰입을 만들어내고 있다. 적어도 그들이기 때문에 개연성 부족 정도는 넘어서 푹 빠져들게 만들고 있는 것. 그러고 보면 <오 마이 비너스>는 캐스팅이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다. 그 자리에 소지섭과 신민아가 아니었다고 상상해보라. 이런 판타지에 몰입할 수 있었겠는가.



<12>, 반 나절만에 뇌순남 등극한 존박의 매력

 

이건 <12>이 아니라 마치 존박2같다. 우리 문화가 낯선 외국물 먹은 손님들(?)을 초대해 560년된 전통마을로 유명한 성주의 한개마을로 떠난 <12>에서 존박은 특유의 뇌순남(뇌가 순수한 남자) 매력을 드러냈다. 엘리트 출신과는 너무나 달리 어딘지 빈 구석이 많아 보이는 존박이다. 그는 <12>을 통해 겨우 반 나절만에 마치 이 프로그램의 고정 출연자처럼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1박2일(사진출처:KBS)'

그의 이런 매력을 끄집어낸 일등공신은 그와 함께 이룬 <12>의 대표 뇌순남, 김준호와 김종민이었다. 그들은 존박에게 <12> 복불복 특훈을 한다며 게임을 해 존박의 알밤을 때리면서 슬슬 그의 승부욕을 끌어냈다. 특히 존박은 고무신을 널뛰기 틀로 날려 받는 게임에서 농구를 했던 솜씨로 팀을 승리로 이끌어내며 이른바 존구농박이라는 캐릭터까지 얻었다.

 

너무 몰입해서인지 고무신을 잡기 위해 료헤이를 밀치고 나서는 솔직하게 반칙을 했다고 고백하고 평소 반칙을 안 하는데 기분이 너무 좋은 거예요.”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굳이 고백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 털어놓는 모습은 존박이 왜 예능 꿈나무인가를 실감하게 만든다. 본래 진짜 뇌순남의 매력이란 이처럼 진지함을 유지할 때 더 짙어지게 마련이다.

 

한국이 보인다는 콘셉트로 우리 문화가 낯선 외국물 먹은 연예인들을 성주의 한개마을로 함께 들어가 전통 체험을 한다는 아이디어는 그 자체로 흥미롭다. 그것은 마치 외국인들과 함께 560년 전 우리네 삶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 마을의 숨겨진 보물들을 찾는 복불복 역시 게임을 통해 가장 자연스럽게 우리네 전통과 문화에 적셔들 수 있게 한 <12>만의 장치가 아닐 수 없다.

 

우리네 대중들이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건 외부인들의 시선이 아닐까. 그러니 이 외국물 먹은 연예인들이 성주 전통마을에서 보고 느끼는 것들의 리액션은 사실 <12> 시청자들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전통문화에 고개를 끄덕이고 의례적인 공감을 하는 건 어쩌면 부자연스러울 수 있고, 나아가 억지스런 감흥만을 남길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왜 존박이 특히 눈에 띄는 게스트였는가를 알 수 있다.

 

물론 냉동인간 GOD 박준형이나 <12>에서 혼자 <진짜사나이>를 찍고 있는 헨리 그리고 고무신 잡기 복불복 게임에서 배구선수로서의 위엄(?)을 보여준 료헤이도 <12> 특유의 분위기에 잘 어우러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특히 존박은 김준호와 김종민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그들과 동화되는 모습이 도드라졌다. 우리네 전통문화에 대한 의례적 공감보다는 <12> 특유의 문화에 어우러지는 모습이 훨씬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는 것.

 

이 뒤에는 역시 초창기 멤버로 지금까지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신바(신난 바보) 김종민과 이번 시즌에 새롭게 투입되어 발군의 웃음을 상황마다 터트리고 있는 <12>의 구심점 김준호가 있다. 스스로를 뇌순남캐릭터로 세워두고 있어 전국 어디를 가도 그 무식함이 바탕이 되어 뭐든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게 이들 캐릭터의 효용가치다. 그러니 이들 캐릭터와 존박 같은 우리 문화가 낯선 인물이 가장 잘 어우러지는 건 당연한 일.

 

<무한도전>에서는 특별기획전을 통해 바보전쟁을 새로운 아이템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른바 뇌순남’, ‘뇌순녀들을 찾아 나서고 있는데 여기에 김종민이나 김준호는 어쩌면 딱 어울리는 인물들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들이 끄집어낸 매력적인 뇌순남, ‘존구농박존박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진사> 여군특집에 대해 호불호가 생기는 까닭

 

군대가 장난이야?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을 할 때마다 나오는 비판이다. 사실 부사관 후보생으로 입소해 고작 34일 정도의 훈련을 받고 부사관이 되는 모습을 지극히 현실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이런 비판이 나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진짜사나이(사진출처:MBC)'

이 비판은 나아가 군대 체험이 연예인들의 홍보의 장이 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며칠 눈물 콧물 흘리고 나면 여기 출연한 여자 연예인들의 인지도는 확실히 부각된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이 대박 아이템이 되면서 이 상황은 실제로 더 공고해졌다. 첫 여군특집을 할 때만 해도 누가 갈까 했었지만, 걸스데이 혜리가 단 몇 초 리액션으로 어마어마한 광고의 수혜자가 되는 걸 확인하게 된 이후에는 여기 참여하려는 여자 연예인들이 줄을 섰다고 한다.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건 사실 의미 없는 일은 아니다. 샘 해밍턴의 경우를 떠올려 보면 그 외국인의 시선을 통해 우리네 군대의 모습들이 오히려 객관적으로 보여질 수 있었다. 대충 군대가 어떻다고 들어 알고 있는 우리들보다 전혀 개념조차 없는 외국인의 눈에 비춰진 군대는 그 안에 고생하는 장병들의 진짜 모습들을 포착해낼 수 있는 시각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헨리나 제시처럼 언어적 문화적 장벽이 너무 심한 경우에 이들의 군대 체험은 가학적인 예능의 또 한 차원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부사관 후보생이라는 여섯 글자를 발음하지 못해 꾸지람을 듣는 제시의 모습은 외국인의 군대체험이라고는 해도 너무 안쓰러운 느낌을 준다. 그러니 이럴 경우 이들의 출연은 우리 군대 문화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기보다는 그 멘탈붕괴된 인물을 예능적으로 활용하는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이들이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을 이런 비판적인 시각으로만 본다는 건 아니다. 거기에는 남성들의 공간으로만 인식되어온 군대에 여군의 존재를 드러내는 의미가 있다. 게다가 그들의 체험은 일선의 군 장병들이 겪는 그 힘겨움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소통해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녀들이 흘리는 눈물과 땀이 어떤 감동을 주는 건 그들의 노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을 통해 우리네 군 장병들의 노력을 새삼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을 너무 현실적으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이벤트적인 여자들의 군 체험으로 바라보면 꽤 이 아이템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이 특집을 현실과 견주어 보게 되면 거기에서 생겨나는 괴리감이 비호감의 요소로서 등장하게 되고 따라서 비판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의 호불호가 분명히 나눠지는 건, 바로 이 양극단의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군들을 포함한 우리네 군 장병들의 노고를 대리해 보여준다는 느낌은 호감을 주지만, 때론 본말이 전도되어 오히려 군대를 통해 연예인들이 홍보된다는 느낌은 비호감을 주기 마련이다. 결국 이 프로그램의 성패는 이 호불호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점을 맞추느냐에 달려있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공감대까지 가져가기 위해서는.



MBC, 왜 새 예능 트렌드 열고도 유지 못할까

 

올해의 예능 트렌드에서 주목됐던 두 가지를 고르라면 단연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대변되는 육아예능과 <비정상회담>이 촉발시킨 외국인 예능이 아닐까. 육아예능은 작년 <아빠 어디가>가 돌풍을 일으키며 생겨난 트렌드지만 올해 들어 그 과실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가져갔다. 송일국과 삼둥이 부자 대한, 민국, 만세의 출연은 육아예능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아빠 어디가(사진출처:MBC)'

외국인에 대한 주목 역시 작년 <진짜사나이>의 샘 해밍턴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올해 들어 그 과실은 <비정상회담>으로 돌아갔다. 한국 사람들보다 더 한국적인 정서를 잘 이해하고, 우리말에도 능통한 외국인들은 회담 테이블에 앉아 각자의 견해와 각국의 문화를 비교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외국인 예능 전성시대를 만들었다.

 

반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MBC가 연 이 새로운 예능 트렌드는 지금 흔들리고 있다. <아빠 어디가>는 폐지를 두고 이견이 엇갈리는 상황이고, <진짜사나이> 역시 예전만한 주목도나 화제성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이것은 과거 <나는 가수다> 때도 똑같이 벌어졌던 일들이다. 그 때도 <나는 가수다>가 연 레전드 가수 붐<불후의 명곡2>가 그 과실을 따먹었다. 이쯤 되면 MBC 예능이 무언가를 잘 열어놓고도 그 과실을 따먹지 못하는 유지관리에 구멍이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그 문제는 역시 최근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일밤><아빠 어디가><진짜 사나이>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아빠 어디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시즌2를 구성하면서부터다. 새로운 출연진들이 구성되었지만 그 파괴력이 시즌1과 비교해 너무 약했다. 게다가 김진표의 출연으로 괜한 소모전을 반복하느라 시즌1의 기대감까지 상당 부분 상쇄됐던 것이 사실이다.

 

아쉬운 일이지만 시즌2에는 시즌1의 성선비 성준이나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4차원의 매력을 가진 준수, 그리고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자주 눈물을 터트렸던 민국이 같은 인물이 보이지 않았다. 시즌1이 만들어낸 과도한 자신감 때문인지 시즌2의 아이들은 그다지 주목되지 못했고 대신 아빠들이 전면에 보이면서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소박했던 시골 여행에서 갑자기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그 소시민적인 시선이 점점 놀면서 예능하는느낌으로 바뀐 것도 <아빠 어디가> 시즌2의 패착이었다.

 

<진짜 사나이>가 흔들린 것 역시 시즌2에 해당하는 새로운 인물군들이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비롯되었다. 물론 군 관련 논란들이 사회사건으로 터져 나오면서 생겨난 외부적인 요인들도 많았지만, 내부적인 문제 또한 없지 않았다. 샘 해밍턴의 바톤을 이어받은 헨리는 군 무식자로 들어왔지만 몰라도 너무 모르는 캐릭터로 <진짜 사나이>의 실감을 상당 부분 상쇄시켰다. 샘 해밍턴이 군대 체험을 통해 호평을 얻었던 것과는 상반되게 헨리의 출연은 무리수였다는 게 많은 이들의 지적이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가수다>가 고개를 숙인 것 역시 시즌2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인물군들이 초창기의 전성기 멤버들의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하면서 생겨났던 것이다. 이렇게 되자 나중에는 경합에 경합을 이어가는 서바이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더 혹독한 무대를 자꾸 만들려 했지만 그것이 대중들이 <나는 가수다>에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좀 더 지지하고픈 가수들의 놀라운 무대를 확인하고픈 대중들의 욕구는 결국 만족되지 못했다.

 

<아빠 어디가><진짜 사나이>, 그리고 <나는 가수다>의 경우에서 보이는 것처럼 MBC 예능은 시즌2의 성격을 갖게 되면서부터 흔들리는 특징을 보인다. 새로운 기획에 있어서는 KBSSBS 같은 타 지상파에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그렇게 나와 호평 받은 기획이 계속 유지되는 데는 그만한 인프라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KBS<개그콘서트><12>을 떠올려보면 MBC의 예능 시스템이 얼마나 연약한가를 실감할 수 있다. 계속 새로운 PD들이 들어와 프로그램의 바톤을 이어받고 있지만 그래도 KBS의 예능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어떤 위치를 지켜내는 데는 성공하고 있다. 물론 타 방송사가 시도한 예능을 고스란히 가져다가 비슷하게 만들어내는 것을 잘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MBC는 새로운 걸 만드는 것만큼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과실은 계속 다른 곳에서 얻어갈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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