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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과 '알함브라', 작가라면 이런 의미 있는 시도해야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JTBC <SKY 캐슬>은 그 드라마의 색깔은 다르지만 드라마에 쏟아지는 반응은 유사한 면이 있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모두 높은 드라마인데다, 거침없는 전개로 박수 받는 드라마라는 점이다. 참신한 소재와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는 작품이라 그저 그런 뻔한 소재와 전개를 가진 드라마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작가라면 이런 도전적인 시도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차병준(김의성)이 제이원 홀딩스 컴퍼니를 손에 넣기 위해 궁지에 몰아넣었던 유진우(현빈)가 그에게 ‘동맹’을 맺게 만드는 상상초월 전개로 시청자들을 반색하게 만들었다. 게임 속 세계가 현실과 연결되는 ‘미쳐야만 이해할 수 있는 그 세계’ 속으로 드디어 차병준도 들어가게 된 것. 차병준은 이로써 그의 앞에도 사이버좀비가 되어 나타난 아들 차형석(박훈)을 보고는 멘붕에 빠졌다. 향후 차병준은 이제 어쩔 수 없이 유진우의 공동운명체가 되어 그를 도울 수밖에 없게 됐다. 유진우의 마지막 퀘스트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궁금증이 쏠리는 이유다.

<SKY 캐슬>은 강준상(정준호)의 숨겨진 딸로 그 집에 들어왔던 혜나(김보라)가 폭주하기 시작하면서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복자매인 예서(김혜윤)에게 충동적으로 그 사실을 말하고, 이 사실을 SNS에 올리면 어떻게 되겠냐며 위협을 가하는 와중에 무슨 일인지 베란다 난간에서 떨어지는 혜나의 모습으로 끝나는 엔딩은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도대체 누가 혜나를 죽인 것인지, 그것이 실제 사건인지 분분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게 한 것. 어른들의 잘못된 세계 속에서 지옥으로 내몰리는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러한 거침없는 사건 전개는 그저 자극이 아니라 메시지와 맞닿는 것이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나 <SKY 캐슬>이 보이는 또 하나의 유사한 특징 중 하나는 이야기 전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변화무쌍함을 보인다는 점이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애초 그라나다를 배경으로 하는 멜로가 아닐까 오해하게 했지만 게임의 세계에 빠져들고 그 세계과 현실과 중첩되면서 벌어지는 상상초월의 이야기 전개로 이어졌다. <SKY 캐슬>도 처음에는 JTBC 드라마 특유의 색깔이 묻어나는 상류층 사교육을 풍자하는 드라마처럼 시작했지만, 차츰 어른들의 욕망이 어떻게 아이들을 지옥으로 내모는가 하는 이야기로 확장되어갔다.

이러한 거침없는 전개는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의 2018년 12월 4주차 드라마 화제성 순위표를 보면, <SKY 캐슬>이 1위이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2위다.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순위표에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현빈과 박신혜가 각각 1위, 5위이고 <SKY 캐슬>의 염정아와 김보라가 각각 3위, 7위를 기록했다. 시청률에서도 <SKY 캐슬>은 1.7%로 시작해 무려 15.78%(닐슨 코리아)를 기록하는 대반등을 만들었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도 최고 시청률 9.8%를 기록했다. 그만큼 지금 이 두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는 지표가 아닐 수 없다.

산술적으로 지상파와 비지상파를 나눠 평가할 수 없는 구조지만, 공교롭게도 이 두 드라마가 모두 비지상파라는 점은 그저 우연한 일로만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결국 대본이 똑같이 들어와도 그걸 편성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건 방송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나 <SKY 캐슬>은 두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는 방송사의 드라마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를 잇는 판타지로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거론되고, <품위 있는 그녀>를 잇는 풍자극으로서 <SKY 캐슬>이 회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이면 수십 편의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른바 ‘드라마 홍수 시대’다. 하지만 양적으로 늘었다고 질적으로도 좋아졌다 말할 수 있을까. 그저 그런 드라마 코드들을 범벅해 내놓은 드라마들이 공해 수준으로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 시청자들이 보내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SKY 캐슬>에 대한 열광을 드라마 기획자나 작가들이 곱씹어봐야 하는 이유다. 작가라면 이런 의미 있는 시도를 해야 하지 않을까.(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알함브라’, 비서 역할 새 장 연 민진웅 이대로 하차는 아쉽다

이제 드라마에서 주인공만큼 주목받는 역할이 바로 그 옆 자리를 지키는 비서 역할이 됐다. tvN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의 김비서 역할로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대세 배우로 주목받게 된 조우진이 그렇고, <미스터 션샤인>의 거의 부모 같지만 비서 역할이나 다름없는 행랑아범과 함안댁 역할을 한 신정근과 이정은이 그렇다. 아예 비서와 대표 간의 로맨스를 다뤘던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김미소(박민영)은 물론이고, 현재 방영되고 있는 <남자친구>의 차수현(송혜교)을 보좌하면서 친구 역할도 보여주는 장미진(곽선영)도 빼놓을 수 없는 주목받는 비서다. 

시청자들이 지지하고 몰입하게 되는 주인공을 돕는 인물인데다, 또 드라마에서는 살짝 긴장을 풀어주며 웃음을 주는 인물이기도 하며 때로는 주인공의 멜로를 이어주는 사랑의 메신저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멜로의 주인공이 되는 존재이니 비서 역할의 비중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서정훈(민진웅)은 비서 역할의 새로운 장을 연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죽어서도 주인공을 돕는 비서라니.

이런 독특한 비서 역할이 가능해진 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가진 남다른 모험담 덕분이다. 게임 속 경험이 현실과 중첩되는 이 마법 같은 판타지 드라마는 주인공 유진우(현빈)가 게임 속 대결에서 죽인 차형석(박훈)이 실제로도 죽음을 맞이하고, 마치 사이버 좀비처럼 계속 부활해 그를 죽이러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게임이 현실이 되는 이 세계 속에서 유진우는 그래서 이 게임을 만들고 사라진 마스터 정세주(찬열)를 찾아가는 모험을 하게 된다. 

그러니 비서 역할인 서정훈 역시 자연스럽게 기사가 된 유진우를 보좌하는 또 다른 기사가 될 수밖에 없다. 유진우와 게임 속 동맹을 맺으면서 그가 겪는 현실과 중첩된 게임 세계를 똑같이 겪게 되는 서정훈은 마치 돈키호테 옆의 산초 같은 인물로 거듭나게 된다. 미친 자만이 이해할 수 있는 그 세계 깊숙이 들어가게 되는 것. 하지만 정세주를 구하기 위해 그라나다로 들어가던 중 서정훈은 갑자기 등장한 나사르 왕국의 전사들의 공격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서정훈이 가진 비중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는 걸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가 쉽진 않지만, 이 드라마가 가진 독특한 세계관은 이를 허용하게 만든다. 정세주를 구하기 위해 나사르의 지하감옥 던전 속으로 들어간 유진우가 계속 등장하는 좀비들에 의해 지쳐갈 때 동맹이었던 서정훈이 사이버 좀비로 나타나 그를 돕는 장면이 그렇다. ‘위기 때마다 다시 나타나’ 그를 도울 수 있다는 설정은 앞으로도 어떤 특정 상황에서 다시 그가 등장할 거라는 걸 예고한다. 

이것은 유진우와 대결구도를 만들던 차형석이 드라마 초반에 허무한 죽음을 맞이했지만 매회 빠지지 않고 등장해 드라마에 긴장감을 부여했던 것을 통해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드라마의 독특한 세계관 때문에 인물은 죽어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등장해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 적으로 죽었던 차형석이 적이 되어 계속 등장하듯, 동맹이었던 서정훈은 앞으로도 동맹으로 계속 등장하지 않을까.

물론 웃음보다는 비장하고 슬픈 정조를 가진 사이버 좀비 비서가 되겠지만, 서정훈이라는 캐릭터는 그 어떤 비서 캐릭터들과는 차원이 다른 독보적인 인물로 남을 것 같다. 그 죽음이 주는 아쉬움과 그래도 계속 부활해 나타날 기대감. 게다가 슬픈 정조를 부여하는 비서 캐릭터라니. 이 역할을 연기하는 민진웅이라는 배우에게도 인상적인 존재감을 부여할 것으로 보이는 캐릭터가 분명하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알함브라’, 송재정 작가의 세심한 노력에 폐인들이 늘고 있다

게임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를 하는 데는 1차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그건 게임을 잘 아는 이들과 잘 모르는 이들 사이의 확연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임의 세계에 있어서 너무 초보적인 이야기를 다루면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친절하게 다가갈 수 있지만 게임을 잘 아는 이들에게는 시시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너무 복잡하거나 어려우면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마니아들은 열광해도 보통사람들은 감흥을 느낄 수 없는.

그런 점에서 보면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신기한 드라마다. 증강현실이라는 낯설 수 있는 게임의 세계 깊숙이 들어가지만 어찌된 일인지 게임을 잘 모르는 이들도 어느새 그 세계에 깊이 빠져든 자신을 발견한다. 도대체 어떤 마법을 부린 것일까 싶지만, 그간의 전개 과정을 보면 이 작품이 그 게임이라는 낯선 세계에 조금씩 우리를 빠져들게 하기 위해 얼마나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활용한 방법은 충분한 튜토리얼과 여행, 멜로 같은 당의정을 더해 최대한 친숙한 느낌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사실 이 드라마의 제목은 전혀 게임과는 무관한 듯한 느낌을 준다. 현빈과 박신혜가 주인공들이니 누가 봐도 달달한 멜로가 떠오른다. 스페인 그라나다의 풍광까지 더해지면 이보다 좋은 그림이 없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편안하게(?) 시청자들을 유입시켰다. 유진우(현빈)와 정희주(박신혜)가 그라나다의 보니따 호스텔에서 만나 툭탁거리며 조금씩 케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실제로 이 멜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유진우는 IT투자회사인 제이원 홀딩스 대표가 아닌가. 누가 봐도 이 구도는 우리가 그토록 많이 봐왔던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이렇게 편안하게 접근시켜놓고 갑자기 유진우는 그라나다의 한 광장을 나가 증강현실 게임을 시작한다. 나사르 전사의 석상이 살아 움직이고 어느 카페에서 얻을 수 있는 녹슨 철검으로 밤새도록 그 전사와 싸움을 반복하는 장면이 다소 코믹하게 그려진다. 그런데 이 코믹한 시퀀스는 사실상 이 드라마가 갖고 있는 게임의 세계로 들어가는 튜토리얼의 역할을 해준다. 증강현실의 게임 세계가 조금씩 익숙해지고 거기서는 레벨을 높여나가야 하며, 그래서 더 좋은 무기를 얻을 수 있다는 룰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차츰 이 세계가 익숙해질 즈음 게임 안에 만들어진 디지털 이미지들과의 대결만이 아니라 다른 유저와의 대결 또한 가능하다는 걸 유진우의 라이벌 차형석(박훈)의 등장을 통해 보여준다. 이처럼 게임의 세계에 발을 조금씩 깊게 들어가면서도 동시에 시청자들이 본래 기대했던 유진우와 정희주 사이의 케미 역시 이어간다. 보니따 호스텔을 100억에 팔라는 유진우의 제안과 조금씩 호감을 갖기 시작하는 정희주 그리고 두 사람 사이를 사랑의 메신저처럼 이어주는 귀여운 여동생 정민주(이레)가 낯설 수 있는 이 게임 속 모험 속에서도 편안한 느낌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갑자기 게임 속에서 유진우의 칼에 맞아 죽은 차형석이 진짜 죽은 사체로 발견되고, 그가 그 후에도 유진우에게 계속 게임 속 캐릭터로 나타나는 상상하지 못한 전개를 보여준다. 놀랍고 믿기 힘든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이미 이 단계가 되면 시청자들은 그 세계 깊숙이 자신이 들어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유진우에 몰입하게 된 시청자들은 사이버 좀비가 되어 그를 공격해오는 차형석에게 죽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게 된다. 그리고 그 마음을 대변하듯 정희주가 절체절명의 순간에 차형석을 가로막아 유진우를 구한다. 증강현실의 게임 이야기와 멜로가 절묘하게 이어지는 순간이다. 

송재정 작가의 작품이 가진 특징인 것처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어느 가상(판타지)의 세계 속으로 빠져드는 이야기를 과감하게 전개하고 있지만 여타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조심스럽고 세심한 전개 과정을 보여준다. 게임 자체를 잘 모르는 이들도 빠져들 수 있게 적절한 멜로 코드와 캐릭터들의 매력을 당의정처럼 끼워 넣고 그 힘이 증강현실 게임이라는 세계의 낯설음조차 익숙해지게 만들어낸다. 

굳이 스페인 그라나다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점과, 거기서 주인공 남녀가 만나 관계를 시작하는 건, 그래서 게임이라는 마법 같은 공간을 좀더 친숙하게 이해시키기 위한 중요한 장치로까지 여겨진다. 여행이든 연애든 빠져들수록 비현실도 현실처럼 여겨지게 되는 건 게임의 세계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이처럼 그라나다를 배경으로 충분한 튜토리얼을 마친 드라마는 이제 서울로 돌아와 그 환상적인 이야기를 거침없이 풀어나간다. 아들인 차형석이 제이원 홀딩스를 나갈 때도 또 그라나다에서 사체로 그가 발견됐을 때도 냉철한 모습을 보인 차병준(김의성)은 마치 유진우를 아들처럼 여기는 것처럼 보였지만 조금씩 그 실체를 드러낸다. 

제이원 홀딩스의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경영이사로 있는 그는 알고 보면 자식을 내치거나 그 죽음도 선선히 받아들일 정도로 무서운 사업가다. 유진우를 아들처럼 대한 것도 그 사적인 관계 때문이 아니라 사업적인 선택이었을 뿐이다. 증강현실 게임에 엄청난 부작용이 있다는 걸 알고 이를 파헤치며 해결하기 위해 게임 출시를 막고 있는 유진우를 이제 그는 대놓고 끌어내리려 한다. 이는 향후 유진우와 차병준의 회사경영을 놓고 벌어질 한 판 대결을 예감하게 만든다. 

한편 유진우가 더더욱 게임에 빠져 들어가는 과정은 게임 마니아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하다. 보다 좋은 무기를 얻어야 계속 나타나는 차형석 좀비를 이겨낼 수 있다는 설정 속에서 유진우는 계속 업그레이드된다. 또한 비서인 서정훈(민진웅)이 그와 동맹을 맺게 되면서 차형석이 그에게도 보이고 그 또한 공격받게 된다는 새로운 룰이 등장하는 점도 그렇고, 레벨 90에 도달하면서 나타난 시타델의 매가 마스터인 세주의 메시지를 갖고 오는 장면도 게임 마니아들을 열광시킬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레벨을 높이려는 그 의도가 사라진 정희주의 동생 정세주(찬열)를 찾기 위함이라는 설정은 게임을 모르는 이들까지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다. 동생이 실종된 걸 알고 무슨 일이든 하려는 정희주와 유진우가 함께 동생을 찾아가는 긴장감 넘치면서도 로맨틱한 모험을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게임 마니아들은 물론이고, 게임을 잘 모르는 이들까지 빠져들게 만드는 치밀하고 세심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송재정 작가의 파격적인 세계가 보편적인 열광을 이어갈 수 있게 된 이유다. 한 주를 기다리기가 힘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폐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알함브라'가 현빈이 겪는 증강현실로 말하려는 건

점점 빠져들더니 어느새 게임과 현실이 중첩된 이 세계가 불러일으키는 긴장감과 공포, 설렘, 흥분 같은 것들을 느끼게 되었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이 마법 같은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과정은 우리가 게임에 몰입해가는 과정을 그대로 따라간다. 돌이켜보면 이 세계를 만든 정세주(찬열)가 스페인 그라나다로 들어오는 열차에서 갑자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기타음악이 흐르며 먹구름에 비가 내리기시작하더니 누군가에게 총에 맞는 장면은 일종의 게임 오프닝에 해당했다.

그리고 그 게임에 투자하기 위해 유진우(현빈)가 정세주가 만나자 했던 그라나다의 보니따 호스텔에 오게 되고 그 날 밤 광장에서 현실과 가상이 겹쳐진 증강현실 게임을 밤새도록 하는 과정은 튜토리얼이다. 그리고 본 게임은 이 증강현실 게임에 대한 투자를 두고 라이벌 관계에 있는 차형석(박훈)과 유진우가 게임으로 연결되어 한 판 승부를 벌이면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그 장면을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였지만, 사실 이들이 왜 현실에서 만나 대화나 주먹질로 싸우지 않고 하필이면 증강현실 게임 속에서 대결을 하게 됐다는 건 흥미로운 대목이다. 한 때는 친구이자 동료였지만 회사를 나가 독립하고 심지어 전처까지 빼앗아간 차형석에게 아마도 유진우는 살의까지 가졌을 게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살인을 한다는 게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니 게임 속에서 캐릭터와 칼을 들고 이들은 한 판 대결을 벌인다. 그것이 실제적인 죽음에 이르게 하지는 않을 테지만 마치 실제 같은 복수심이나 통쾌함을 대리해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즉 이 부분은 우리가 어째서 이 가상의 게임을 진짜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한 단서가 들어있다. 우리는 그것이 진짜라서가 아니라 현실에서는 얻을 수 없는 어떤 것을 대리해 얻을 수 있으리라 여기기 때문에 진짜처럼 받아들인다. 가상은 그래서 현실이 된다. 하루 종일 우리가 실제처럼 게임에 빠질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부의 시선으로 보면 그렇게 컴퓨터 모니터에 혹은 스마트폰의 액정을 들여다보고 열중하고 있는 게임하는 이들은 그래서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정작 그 게임을 하는 이들은 실제처럼 그 세계에 감정을 쏟아넣는다.

유진우와 차형석이 어느 공원에서 증강현실 게임으로 대결을 벌이고, 결국 차형석이 처참하게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짐으로써 패배하자 승리에 기쁨에 차 그 자리를 떠나는 유진우는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는 이것이 그저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날 그 차형석이 진짜 죽은 채 발견되고, 며칠 후 기타선율과 비구름 속에서 그가 마치 좀비처럼 다시 나타나 유진우를 공격해 죽을 위기에 몰렸을 때 그는 자기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깨닫는다. 사실 차형석을 죽인 건 바로 자신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도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게임 속 세계와 현실이 중첩되며 벌어지는 사건은 실제로는 벌어질 수 없는 일이다. 가상의 공격이 물리적 타격을 줄 수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그 가상 세계에서 실제처럼 감정의 오르내림과 그래서 생겨나는 호흡과 심장박동을 느껴본 이라면 그걸 그저 비현실로만 말하지 못할 게다. 가상의 작동은 이렇게 현실의 감정과 더해져 가능해진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그리는 판타지의 세계가 특별하게 그려지는 건, 그것이 이 곳에서 저 곳으로 넘어간 세계가 아니라 이 곳과 저 곳이 겹쳐진 세계라는 점 때문이다. 유진우는 병실 바깥에 나타나 있는 사이버 좀비 같은 차형석을 피하기 위해 정희주(박신혜)에게 다급하게 문을 열지 말라고 외친다. 하지만 정희주에게는 그 차형석 같은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 흔히 현실 위에 글자 같은 게 더해지며 올라오는 증강현실의 세계를 우리는 막연히 신기하게만 바라봤지만 누군가에게는 보이고 누군가에게는 보이지 않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건 사실 오싹한 일이다.

차형석의 칼에 맞고 쓰러져 이제 죽을 위기에 처한 유진우 앞에 갑자기 정희주가 등장함으로써 그 위기를 벗어나는 장면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그건 정희주라는 인물이 이 빠져나올 수 없는 세계로부터 유진우를 구원해줄 존재라는 걸 암시하면서, 동시에 가상의 세계를 가로막는 현실적 존재의 의미가 더해져 있어서다. 유진우는 정희주를 끌어안고 가상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는 자신을 그가 현실의 감각으로 이끌어 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건 어쩌면 이 드라마가 하려는 중요한 메시지이기도 할 것이다.

사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펼쳐놓은 가상과 현실이 중첩된 세계에서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는 예측하기도 어렵고 또 예측할 필요도 없다. 그저 그 겹쳐진 세계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며 마치 실제처럼 몰입하고 긴장감과 이완 그리고 피어나는 감정들을 경험하면 될 뿐이다. 어쩌면 이 기상천외한 드라마는 그 과정 자체가 메시지라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이상한 세계를 우리가 받아들이고 있고, 그 속에 빠져버린 유진우에게 몰입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증강현실의 세계 속에 들어와 있는 우리의 현실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니.(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알함브라’, 달달한 멜로인 줄 알았는데 놀라움의 연속

게임 속에서 죽은 인물이 실제 현실에서도 사망한 채 발견되고, 마치 디지털로 탄생한 좀비처럼 그 죽은 자는 비가 오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음악이 들려올 때 다시 나타나 자신을 죽인 자를 공격한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이야기 전개는 매 회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처음 제목과 그라나다라는 이국적 풍광 속에서 현빈과 박신혜가 만나는 장면을 보고 이 드라마가 달달한 멜로라고 생각한 분들이 적지 않을 게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첫 회, 그라나다에서 현실을 방불케 하는 증강현실 게임에 빠져버린 유진우(현빈)의 이야기로 보기 좋게 깨졌고, 이 상상을 초월하는 게임의 투자를 두고 라이벌인 차형석(박훈)과의 대결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말미에 1년 후 폐인이 되어버린 채 총을 쏘며 달려드는 이들과 싸우는 유진우의 모습으로 뒤통수를 쳤다. 

결국 드라마는 조금씩 멜로가 아니라 현실과 연결되어버린 게임의 세계가 만들어내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걸 드러낸다. 그러면서 100억을 주고 정희주(박신혜)의 호스텔을 구입함으로써 호스텔 명의로 된 이 게임의 특허권을 유진우가 갖게 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듯 보였으나, 그 게임의 또 다른 유저였던 차형석과 게임 속에서 대결을 벌여 이긴 유진우는 다음 날 그 차형석이 실제로 피가 다 빠져버려 죽은 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게임이 현실과 연결되고, 게임에서 죽은 유저는 실제로 죽게 된다는 것. 하지만 놀라운 반전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차형석이 죽은 공원 벤치를 찾아가 게임에 접속한 유진우는 거기 죽은 채로 앉아 있는 차형석의 디지털 이미지를 발견하고 갑자기 ‘적이 나타났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NPC(Non-player Character: 유저에게 퀘스트나 아이템을 제공하는 가상 캐릭터)가 되어 살아난 차형석의 공격을 받는다.

유진우는 이것이 본래 게임의 설정이거나 이 게임을 만들고 사라져버린 정세주(찬열)의 장난이라고 여기지만, 그 날 밤 사라진 정세주가 겪은 일을 유진우도 겪게 된다. 갑자기 먹구름이 밀려오고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기타소리와 함께 차형석의 NPC가 찾아와 다짜고짜 유진우를 공격한다. 놀라운 건 그 디지털 좀비(?)의 공격에 유진우는 실제로 피를 흘리고 결국 호스텔 난간에서 밑으로 떨어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결국 이 사건을 통해 일 년 후 폐인이 된 채 그라나다로 들어오는 기차 안에서 일단의 의문의 사내들과 총격전을 벌이고 있는 유진우가 그간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유추해낼 수 있다. 그것은 죽여도 다시 나타나는 디지털 좀비가 된 게임 속 NPC들의 공격과 싸우며 버텨왔을 거라는 것이다. 

게임과 현실이 접목되는 SF판타지가 완전히 낯선 세계는 아니지만, 게임 캐릭터들이 좀비처럼 죽어도 다시 살아나 계속 공격해오는 이야기는 실로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 아닐 수 없다. 이 세계 속에 빠져버린 유진우는 사라진 정세주를 추적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서들을 찾아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게임 속에서 만난 정세주를 그대로 캐릭터화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치는 엠마는 그에게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을 뒤집는 반전의 반전. 사실상 이것이 송재정 작가의 작품 세계에 일관되게 이어져온 흐름이다. 독특한 세계관이 가진 매력만으로도 시청자들을 잡아끄는 마법을 선사하는 작가. 하지만 벌써부터 그 놀라움만큼 과연 이 이야기가 어떻게 정리되어 나갈까 하는 점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다. 매회 반전을 선사하다 보니 너무 많은 떡밥들이 넘쳐나고 뒤로 가면 이를 정리해내는 게 중요한 관건이 되는 것. 과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그 기발한 상상력과 놀라운 반전 전개만큼 완성도 높은 마무리를 보여줄까. 기대되는 대목이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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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과 박신혜라 더 믿게 되는 '알함브라'의 가상현실

송재정 작가의 전작 드라마인 <W>를 본 시청자라면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이와 비슷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이라는 걸 일찌감치 감지했을 게다. <W>가 만화와 현실 세계의 경계를 넘나든다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게임과 현실 세계의 경계를 넘나든다. 하지만 쉬워 보여도 게임이라는 가상과 현실 세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그것을 시청자들에게 믿게 만들고 나아가 빠져들게 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도대체 송재정 작가는 어떤 마법을 부린 걸까.

게임과 현실 세계를 넘나들 것이란 암시는 이미 첫 회에 잠깐 등장해 누군가에게 쫓기다 사라져버린 AR게임을 개발한 정세주(찬열)의 이야기로 전해진 바 있다. 그래서 그의 게임에 투자하기 위해 스페인 그라나다에 왔다가 놀라울 정도로 실감나는 그 증강현실 게임 세계에 유진우(현빈)가 점점 빠져드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는 이 새로운 세계에 익숙해지고 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유진우는 광장 한 가운데 거대 석상으로 서 있는 나사르 왕국의 전사가 갑자기 살아 움직이며 자신을 공격해 오고 그와 싸우기 위해서는 그 곳 카페 화장실에 있는 비밀고리를 잡아당겨 녹슨 철검이라도 구해 와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밤새도록 화장실을 오가며 전사와 싸운 유진우가 날이 밝아오는 아침이 되어서야 비로소 그를 해치우고 레벨을 올리는 과정은 시청자들이 이 세계로 들어가는 튜토리얼인 셈이다.

그리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앞으로 그려나갈 세계를 드디어 드러내는 대목은 유진우의 오랜 라이벌인 차형석(박훈)이 증강현실 게임 속에서 대결하다 그에게 지고는 사체로 발견되는 장면이다. 그저 게임인 줄로만 알았던 세계가 갑자기 현실이 되어버리면서 가상과 현실은 그 경계를 침범해 버린다. 역시 2회 마지막에 살짝 등장한 1년 후 유진우가 그라나다로 들어가는 기차 안에서 일단의 세력들에게 쫓기며 총알 세례를 받는 장면은 그 1년 간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가를 시청자들로부터 상상하게 만든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이 가상이 현실로 침범해오는 마법의 세계를 유진우가 겪게 되는 증강현실 게임의 세계를 통해 보여주면서 동시에 정희주(박신혜)에게 벌어진 마법(?) 같은 현실 이야기를 더해 넣는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유진우가 만성 적자에 빚만 늘어가던 호스텔을 100억을 주고 구입하는 것. 유진우는 그 게임의 특허를 등록한 가족법인 보니따호스텔을 소유하기 위해 그런 엄청난 비용을 치르는 것이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정희주에게는 이 일이 마법 같은 사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조금씩 가상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는 과정은 우리가 게임에 점점 빠져들 때 느끼는 비현실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마도 처음부터 게임과 현실이 연결되었고 그래서 게임에서 진 누군가가 실제로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했다면 믿기 어려웠을 이야기는, 유진우가 그 게임에 빠져들고, 그 과정을 또한 시청자들이 같이 경험하면서 어느새 그럴 듯한 이야기로 믿게 만든다.

지금 돌아보면 스페인의 그라나다라는 이국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한 것도 그저 이국적인 배경만이 아니라 이런 몰입감을 높이기 위한 장치처럼 보인다. 아무래도 우리네 현실 공간 위에서 벌어지는 비현실은 현실의 침범으로 몰입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그 먼 곳을 사건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건 게임이라는 비현실과의 접합을 더 용이하게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또한 현빈과 박신혜라는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데도 적용되는 대목이다. 이들은 현실의 인물이면서 동시에 게임 속으로 들어가도 이물감이 별로 없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외모를 갖고 있는 인물들이다. 어느 카페에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기타로 연주하는 게임으로 만들어진 정희주를 만나는 유진우의 한 장면은 그래서 가상과 현실이 마주하는 것이지만 진짜로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게임에 빠져들며 현실감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어느 새 이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열려버린 세계에 들어가게 된 시청자들은 이제 유진우와 정희주가 겪게 될 모험과 그 모험을 통해 만들어질 마법 같은 관계를 기대하게 된다. 단 몇 회 만에 매혹되게 만든 송재정 작가의 마법이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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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궐', 시도는 참신하지만 남는 아쉬움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가 내놓은 영화 <창궐>과 <부산행>은 닮은 점이 있다. 우리 식으로 해석한 좀비 장르라는 점이 그 첫 번째다. <부산행>은 좀비 장르의 마니아적인 특성을 훌쩍 뛰어넘어 1천만 관객을 넘어서는 놀라운 흥행을 기록했다. 두 번째로 비슷한 건 다소 폐쇄적인 특정 공간에 집중된 좀비 장르라는 점이다. <부산행>은 영화의 대부분이 부산까지 가는 KTX와 몇몇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창궐>은 제물포항과 궁이라는 두 공간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점보다 더 흥미롭게 보이는 유사점은 서구의 좀비 장르와 사뭇 다른 좀비라는 존재에 대한 해석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좀비가 바로 민초라는 시선이다. <부산행>에서는 가족이 좀비로 변화해 결국 어쩔 수 없이 싸우게 되는 그 과정을 통해, 또 집단적으로 몰려다니며 공격하는 좀비들을 통해, 우리네 집단주의적인 문화와(나아가 군사문화가 더해진) 그로 인해 대립과 갈등이 가족 내에서도 존재하는 우리네 상황을 에둘러 담아낸 바 있다. 

<창궐>은 좀비를 ‘들에 있다고 하는 귀신’을 뜻하는 야귀로 해석했다. 그런데 야귀떼들이 보이는 습성이 흥미롭다. 야귀떼들은 갈증과 배고픔을 호소하며 눈이 시뻘개지고 결국은 가족을 포함한 사람을 습격한다. 굶주린 민초들의 생존본능이 이 야귀라는 존재의 특징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 

이들이 이렇게 된 건 영화가 처음부터 특별한 설명 없이 보여준 ‘헬조선’의 풍경들 때문이다. 왕 이조(김의성)는 힘이 없고 대신 권력을 농단하는 김자준(장동건)에 의해 휘둘린다. 그래서 그의 간계 속에서 심지어 자식마저도 역모로 몰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다. 왕이 관심을 갖는 건 자신의 왕좌뿐이다. 그래서 야귀떼가 창궐하고 있는 제물포의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야귀가 궁으로 들어오고 왕의 측근으로 있던 조씨(서지혜)가 야귀로 변하게 되면서 궁에도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한다. 조씨에게 물린 왕이 조금씩 야귀로 변해가고, 또 이런 상황들을 이용하는 김자준의 눈빛이 점점 벌겋게 물들어가면서 야귀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이 만들어진다. 굶주린 민초들의 생존본능으로서의 야귀가 조선을 위협하는 존재들로 보였지만, 알고 보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건 왕좌의 권력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진짜 야귀들’이 궁안에 있었다는 것. 

이렇게 권력욕이 탄생시킨 야귀와 그로인해 굶주린 민초들이 변한 야귀를 구분해서 보면 이 영화가 하려는 이야기가 ‘헬조선’과 ‘국정농단’ 같은 최근 몇 년 전 우리네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걸 쉽게 읽어낼 수 있다. 청에서 돌아온 왕자 이청(현빈)이 조선 땅에 발을 딛고 민초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나라냐”하고 묻는 대목은 영화가 하려는 이야기를 더욱 명쾌하게 드러낸다. 

사실 이런 이야기 구조와 좀비라는 상징의 우리 식 해석, 게다가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 좀비 장르를 엮어 보여주는 액션이라는 기획 포인트들은 이 작품이 우리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주목하게 만든 요인들이다. 하지만 기획과 상징적 메시지만으로 영화가 되는 건 아니다. 영화가 주는 재미는 이러한 시대적 정서를 이야기와 액션 속에 응축했다 폭발시키는 그런 섬세한 장치들을 통해서다.

하지만 아쉽게도 <창궐>은 이런 영화적 재미를 장르적으로 구현해내는데 있어서 많은 허점들을 드러낸다. 그 첫 번째는 민초들의 피폐해진 삶에 대한 공감대를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신 좀비 장르의 특징들인 충격적인 장면들과 액션들이 채워진다. 주인공인 이청의 성장담은 이런 이야기들과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본래부터 엄청난 무공을 지닌 ‘슈퍼히어로’의 밋밋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왕이 있어야 백성도 있다”는 이야기를 뒤집어 “백성이 있어야 왕도 있다”는 결론에 이르는 그 메시지는 결코 유통기한이 지난 것이 아니지만, 이청이라는 인물이 그런 깨달음에 도달하는 과정이 너무 급작스러워 큰 감흥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물론 170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 그리고 현빈과 장동건 캐스팅이 화제를 모았고, 조금 색다른 좀비 영화를 보겠다는 그 호기심이 관객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입소문이 창궐할 지는 미지수다.(사진:영화'창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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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현빈이 만들어낸 독특한 긴장감과 통쾌함

제목이 <협상>이라 영화 <네고시에이터>나 일본 만화 <용오>를 떠올린 관객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테러리즘의 한 가운데 들어가 세치 혀로 놀라운 협상력을 보여주는 인물들의 이야기. 인질극을 해결하기 위해 제 몸 하나를 던지는 이들이 만들어가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협상>은 시작은 그런 ‘협상가’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그 끝은 의외의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영화의 핵심적인 재미의 부분이라 스포일러를 되도록 피하고 싶은 그 후반부는 이 영화가 우리 식의 해석을 얼마나 하려 노력했는가를 잘 드러내준다. 

영화 <협상>은 이미 예고를 통해 모두가 주지하고 있듯이 인질극을 벌이는 민태구(현빈)와 어떤 상황 속에서도 냉정함을 유지하며 협상을 이끌어내는 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의 팽팽한 대결구도로 긴장감을 이어간다. 화상통화로 서로의 얼굴을 보며 상대방의 카드를 읽어내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자칫 인질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에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영화적 관습이지만 도입부분에 협상을 하는 도중 죽음을 맞이한 무고한 피해자 때문에 자책감 같은 걸 갖고 있는 하채윤은 또 다시 그런 일을 겪는 것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와 함께 하는 경찰청장이나 국정원 측은 그에게 도움을 주기 보다는 오히려 어려움을 만들어낸다. 정보 공유를 하지 않아 생겨난 협상의 난항 때문에 하채윤은 먼저 그들부터 협상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태국에 있는 테러범과 한국에 있는 협상가가 스크린 하나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협상을 해나가곤 있지만, 도대체 이 테러범이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협상가는 그 이유를 찾아내려 애쓴다. 그것이 협상의 전제조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하채윤은 의외의 진실들을 마주하게 된다.

사실 테러범과 협상가의 이야기가 추석이라는 명절 시즌에 어울릴까 싶은 의구심이 있지만, 괜찮은 액션 영화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내용이다. 물론 허점도 적지 않다. 하지만 협상이라는 소재를 가져와 의외로 우리 식의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대목은 작은 허점들을 덮어주기에 충분하다. 

이 영화는 손예진과 현빈의 연기 변신도 볼만한 대목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우리에게 사랑스러운 모습을 선보였던 손예진이 이 작품에서는 말 한 마디로 상대방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협상가로의 변신을 선보이고, 여성들을 설레게 했던 그 웃음이 테러범으로서 이제는 오싹한 긴장감을 갖게 만든 현빈의 변신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현빈의 연기는 그가 왜 그동안 해왔던 멋진 주인공의 모습에서 악역으로 변신을 도모하려 했는가를 잘 보여준다.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강렬함을 담아내고, 영화 전체를 긴장하게 만들어주며, 심지어 통쾌함까지 주는 그런 인물의 역할을 현빈은 멋지게 소화해냈다. 영화가 가진 부족한 부분들이 적지 않지만, 손예진과 특히 현빈의 연기는 이를 채워주기에 충분하다.(사진:영화'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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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 유해진의 구수함, 현빈을 빛나게 한다

 

만일 유해진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일단 이렇게 상상해보는 것만으로 영화 <공조>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가늠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영화에서 형사물이라면 으레 기대하게 되는 멋진 액션은 거의 배우 현빈의 몫이다. 그리고 그는 그 어떤 배우들보다 북한 특수부대 형사 림철령의 온 몸을 던지는 액션을 말 그대로 그림처럼 만든 장본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수한 모습의 유해진이라는 존재감을 벗어난 <공조>라는 영화는 어딘지 상상하기가 어렵다.

 

사진출처:영화<공조>

<공조>의 이야기는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영화 <쉬리>에서부터 <베를린>까지 북한 특수부대 출신들이 살인무기같은 이미지로 그려져 액션장르의 새로운 캐릭터로 자리잡아온 것처럼 <공조> 역시 철령이라는 상상불허의 북한에서 임무를 부여받고 내려온 형사를 중심에 세워두고 있다. 그리고 이 인물과 파트너가 되어 공조수사를 펼치는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는 위조지폐 동판을 갖고 탈북해 남한으로 들어온 차기성(김주혁)을 추적한다.

 

림철령과 강진태라는 파트너 구성은 한 쪽은 액션을 다른 한 쪽은 웃음과 인간미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많은 브로맨스형 형사물을 떠올리게 한다. <투캅스> 시리즈가 연상되기도 하고, 외화 중에는 <리셀웨폰>의 멜 깁슨과 대니 클로버를 떠올리게 한다. 즉 형사물 액션이 만들어내는 스펙터클이 하나의 볼거리로 제공되지만 동시에 거기에 담겨지는 코미디적이고 드라마적인 요소들이 또 하나의 즐거움을 만들어낸다.

 

물론 현빈의 안구정화 액션들은 보는 이들을 시원하게 만들지만, 그만큼 주목되는 게 유해진의 너스레 연기다. 만일 현빈의 액션만으로 채워졌다면 <공조>는 어딘지 비현실적인 형사물이 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유해진의 인간미가 더해지면서 현실감을 갖게 됐다. 유해진이 연기하는 생계형 형사 진태의 모습은 말도 안되는 액션을 보여주는 현빈 뒤에서 슬쩍 슬쩍 끼워 넣어주는 추임새만으로도 그 존재감을 확실히 발휘한다.

 

이 영화는 그래서 액션만이 재미요소의 전부는 아니다. 철령이 공조수사를 하면서 함께 지내게 되는 진태 가족들과의 이야기는 코미디 그 이상의 깨알 같은 재미들을 만들어낸다. 진태의 아내로 등장하는 배우 장영남과 처제 연기를 한 임윤아는 그래서 이 영화의 주인공들인 유해진이나 현빈 만큼 영화에 확실한 색깔을 만들어낸다. 웃음은 물론이고, 가족이 만들어내는 어떤 따뜻함 같은 것들을 느끼게 해주는 것.

 

유해진은 확실히 대체불가 연기자가 됐다는 걸 <럭키>이은 <공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물론 과거 <전우치> 같은 작품에서도 전우치만큼 재밌는 초랭이라는 역할을 연기해 주목받은 적이 있고, 비교적 최근작인 <그 놈이다> 같은 작품에서는 코미디만이 아닌 스릴러까지 그의 연기 폭이 넓다는 걸 확인시켜줬다. <공조>는 현빈 같은 배우 옆에서도 자기 색깔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연기자라는 걸 다시금 증명해줬다.

 

유해진 만큼 잘생긴 미남배우들과의 브로맨스를 다양하게 연기한 배우가 있을까. 물론 영화는 아니지만 tvN <삼시세끼>에서 차승원과 호흡을 맞춘 유해진이 그렇고, <전우치>에서 강동원 옆에 서서 해학을 담당했던 유해진이 그렇다. 이번 <공조>에서는 현빈과의 브로맨스가 그 어떤 작품들보다 조화를 이뤘다고 평가된다. 그가 아니었다면 도무지 만들어지기가 쉽지 않았을 따뜻함 같은 것들을 심지어 형사물에서 느끼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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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님부터 초능력자까지, 남자주인공들의 진화사

 

미소년의 얼굴에 어린 나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카리스마. 독특한 아우라를 갖고 있는 김수현에게 <드림하이>의 송삼동은 잘 맞지 않는 옷이었다. 하지만 <해를 품은 달>의 군왕이나,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능력을 숨긴 채 살아가는 남파간첩(거의 아이돌에 가깝다)을 거쳐 <별에서 온 그대>의 초능력 외계인 캐릭터는 그의 아우라를 완성시켰다.

 

'별에서 온 그대(사진출처:SBS)'

지금 현재 김수현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을 보장받는 남자주인공의 끝판왕이다.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이라는 캐릭터가 사실상 지금껏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들이 여성들에게 주던 판타지를 거의 모두 가진 인물이며, 그 복합적이고 비현실적인 인물을 아무런 이물감 없이 그가 연기해내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외계에서 와 조선시대부터 4백년을 산 인물 도민준. 그는 일찍이 사둔 잠실벌과 압구정의 땅으로 어마어마한 재벌급의 재산을 갖고 있는 인물인데다, 4백년 동안 의사에서부터 변호사까지 안 해본 직업이 없는 능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의 집 한 켠에 마련된 도서관을 방불케하는 서재는 그의 지적이고 감성적인 능력을 표상하고, 시간을 멈추고 사물을 움직이는 초능력은 실현 불가능한 일들까지 가능하게 만든다.

 

물론 여기서 핵심은 이런 재산, 능력, 지성, 감성 게다가 초능력까지 가진 인물이 오로지 천송이(전지현) 한 사람만을 마음에 두고 보호하려 한다는 것이다. 제 아무리 초능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해도 인류를 위해 한 목숨 바치는 영웅을 여성들은 원하지 않는다. 지극히 사적으로 자신만을 위한 판타지를 제공해줄 수 있는 인물. 게다가 4백년의 공력으로 이 모든 걸 갖추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늙지 않는 미소년 외모의 소유자. 그가 바로 도민준이라는 남자 주인공의 정체다.

 

초능력을 가진 남자주인공 캐릭터는 작년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수하(이종석)라는 인물을 통해서도 그 매력이 입증된 바 있다. 타인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자인 박수하는 그 놀라운 소통능력으로 억울한 이들의 문제들을 해결해주기도 하지만 결국 그것은 장혜성(이보영)이라는 한 여성을 위한 일이다. 천송이와 도민준, 장혜성과 박수하라는 커플의 공통점은 남자주인공이 미소년에 초능력자라는 점이다. 여성들은 젊고 아름다운 육체와 함께 초능력에 가까운 능력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남자주인공은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에서부터 <시크릿 가든>의 현빈, <상속자들>의 이민호로 이어지는 김은숙표 멜로의 재벌이거나, 주상욱이나 이동욱 같은 성공적인 실장님 캐릭터, 혹은 전문분야에 능력을 갖췄으나 성격은 모난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이나 <외과의사 봉달희>의 이범수 같은 인물들이 얼굴을 달리 하며 반복해서 등장해왔다. 하지만 이종석과 김수현에 이르면 이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판타지로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남자주인공이 이처럼 점점 초능력을 갖춘 인물로 등장한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현실의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 점점 커져간다는 걸 말해준다. 슈퍼히어로들은 불가능한 것에 대한 욕망이 만들어낸 상징들이 아닌가. 하지만 서구의 슈퍼히어로들이 전 지구적인 위기와 맞서 인류를 구원하는 메시아적인 존재로 그려지는 반면, 우리네 슈퍼히어로들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사적인 삶에 오히려 집중한다는 것이 완전히 다른 특징이다. 이것은 무얼 말해주는 걸까.

 

일단 국가나 인류 같은 거창한 꿈에 대한 허무주의가 그 안에는 들어 있다. 정치인들이나 국가 지도자들이 말해온 거대 담론들이 정작 서민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단 말인가. 그러니 퇴행적이라고 비판받을지언정 바로 직접적으로 나를 돕는 슈퍼히어로를 꿈꾸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장혜성 변호사를 돕는 박수하는 신드롬을 만들고 있는 <변호인>의 송우석 변호사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변호인>이 서민들을 신뢰하게 한 점은 국가와 국민을 얘기해도 그것이 거대담론으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친조카 같은 한 국밥집 아들을 위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에서 온 그대>의 남자주인공 도민준이라는 슈퍼히어로는 국가나 인류 같은 거대담론에 대한 극도의 허무주의를 보여준다. 그가 천송이라는 한 여성을 위해서만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다 사용하는 것은 오로지 거기서 운명적인 사랑을 느끼기 때문이다. 4백년을 살다보면 그도 그럴 것이다. 조선이 대한민국으로 바뀌고 일제와 남북분단을 경험한 인물이라면 세상의 변화에 초탈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인물 속에 담겨진 사적인 욕망과 사회적 현실에 대한 허무는 씁쓸함을 남긴다.

 

김수현이라는 배우는 그래서 지금 현재 우리네 사회가 갖고 있는 욕망과 좌절을 모두 함께 캐릭터를 통해 껴안고 있는 셈이다. 그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미소년의 여전한 장난기와 때로는 어른스럽게 여성을 보호해주는 카리스마, 그리고 한 편에 느껴지는 어두운 허무의 그림자는 그래서 그가 도민준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드러내는 이 시대의 징후이기도 하다. 또한 그의 얼굴 속에는 그간 남자 주인공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던 수많은 캐릭터들의 면면들이 혼재되어 있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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