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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덕후도 일반인도 재밌어질 수 있었던 까닭 은 80년대 아케이드 게임에 푹 빠졌던 이들에게는 대단히 특별한 영화다. 그들은 PC 게임 이전, 오락실에서 동전을 넣어가며 했던 갤러그나 동키콩, 팩맨을 기억할 것이다. 50원 짜리 동전을 집어넣고 한 시간 넘게 게임을 하면 마치 구경이라도 난 듯 아이들이 모여 감탄사를 흘리고, 주인아저씨는 동전을 되돌려주며 다신 오지 말라고 했던 그 기억. 은 그 기억을 회고하는 것을 넘어서 그 게임 속으로 들어가는 영화다. 어찌 열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다. 홍보용 영상을 보면 마치 같은 외계인 침공의 액션 블록버스터처럼 오인될 소지가 있다. 만일 그런 영화를 기대했다면 은 실망감만 안겨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80년대 아케이드 게임의..
메르스 공포로 다시 화제 된 영화들의 공통점 2013년 김성수 감독의 영화 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메르스 공포 때문이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발병자들이 많이 발생한 도시의 거리는 마치 유령도시가 된 듯 텅 비어가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체접촉은 극도로 민감해진다. 물론 바이러스가 주는 공포는 그 자체로도 우리를 압도하지만, 이보다 더 큰 공포는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 콘트롤 타워의 부재다. 는 그걸 보여줬다. 초기에 진압되어야 할 바이러스가 정부의 뒤늦은 대처로 인해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삽시간에 나라를 공포에 휩싸이게 만드는 이야기들은 현재의 메르스 사태를 비슷하게 보여주는 것만 같아 소름끼친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함이라며 정보를 숨기려는 자들로 인해 오히..
, 표현을 안 해 더 절박해진 사랑이라니 은 독특한 멜로다. 사실 멜로라고 하기도 애매하지만 이게 실제로는 멜로의 실체라는 생각도 든다. 어딘지 달달하기만 한 멜로는 너무 관습적이기도 하고 그것이 실제 현실을 담아낸 듯한 느낌은 거의 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은 본래 그렇게 비현실적인 거라고? 맞는 얘기지만 그 비현실이 달달함으로만 구성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비현실적인 결정들을 내리는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도 사랑은 그 진면목을 드러내는 법이니 말이다. 강력계 형사와 범죄자의 여자. 이 둘의 조합은 너무 뻔한 장르물의 한 틀을 떠올리게 한다. 결국 이 영화의 이야기 구조는 뻔해서 스포일러라고 하기도 애매할 정도로 단순하다. 형사가 범죄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 범죄자의 여자에게 감정을 느끼는 것...
부조리에 무너진 안현수, 사랑이 다시 일으켰다 그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졌을까. 또 그런 그를 바라보는 연인의 마음은. MBC 은 전 세계가 인정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가 우리의 이름이 아닌 빅토르 안으로 다시 세계 정상에 설 수밖에 없었던 위대하면서도 안타까운 사연을 들려줬다. 그것은 안현수 개인에게는 거대한 사랑의 이야기였지만, 우리나라의 스포츠 현실에서는 커다란 비극이었다. 나라가 버린 안현수를 사랑이 다시 일으켜 세웠으니 말이다. 처음 안현수가 평생의 연인이 된 아내 우나리를 만났을 때 그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최고의 선수였지만 부상과 빙상계 파벌 싸움으로 인해 변변한 팀에 들어가지도 못한 이른바 ‘백수’였기 때문이다. 안현수는 자신의 그 상황을 솔직하게 우나리에게 얘기했고, 그..
의 선정성, 논란이 되지 않으려면 MBC 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다. 학내의 폭력은 물론이고 교사와 학생 간의 원조교제 교사와 조폭과의 커넥션 심지어는 교사가 조폭을 시켜 청부살해를 요청하는 장면까지 나온다. 물론 이 드라마의 배경이 되고 있는 명성고등학교처럼 심각한 폭력과 전횡에 노출된 학교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결국 극화된 부분이 많고 과장된 면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처럼 극화를 통한 과장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을 수 있다. 그 학교 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그 첫 번째다. 이것은 이 극화되어 있다고 해도 그 과장을 어느 정도 허용하게 만드는 근거가 될 것이다. 어쨌든 드라마가 사회의 현실문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
'앵그리맘' 김희선 무리수 설정이지만 판타지 강한 까닭 잔혹한 학교 폭력을 당한 딸을 가진 엄마들의 마음은 어떨까. 온몸에 멍투성이 피투성이가 된 딸을 보는 그 마음도 똑같이 멍투성이 피투성이일 게다. 폭력이 벌어져도 쉬쉬하기 바쁜 학교와 피해자보다 가진 자들의 눈치를 더 보는 교육당국, 그래서 오히려 피해자들의 침묵을 강요하는 현실과 처벌을 받아도 피해자가 또다시 보복을 당하게 되는 상황 속에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는 엄마들은 무너져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은 그 피해 학생 엄마의 이야기를 다룬다. 딸 오아란(김유정)이 심각한 학교 폭력에 내몰려 있다는 걸 알게 된 엄마 조강자(김희선)는 법의 도움을 청하기 위해 박진호(전국환) 소년부 판사를 찾아가지만 거기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학교 폭력..
, 드라마에 조명이 왜 필요한가를 묻다 조명이 너무 어두워 답답하다? SBS 수목드라마 의 화면이 너무 어둡다는 시청자 의견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조도는 여타의 드라마들과 비교해볼 때 확실히 낮다. 무언가 명확하게 보고자 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이처럼 조도를 낮춰 피사체를 불명확하게 만들어내는 조명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조명을 단지 ‘어둡다’라고만 치부하기에는 거기에 담겨진 많은 미학적 의미들이 상쇄되는 느낌이다. 그것은 제작진이 밝힌 것처럼 어둡다기보다는 실제 우리의 일상에서 느껴지는 조명에 가깝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적당히 밝고 적당히 어두운 게 우리가 실제로 현실에서 느끼는 밤의 풍경이다. 즉 의 조명은 리얼리티를 추구할 뿐, 그저 어둡..
'무도' 추격전에 담아낸 씁쓸한 현실 역시 이다. 이 추격전에 사회 시스템을 고발하는 메시지를 담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물론 그것은 만의 열린 이야기 구조를 통해서다. 과거 '여드름 브레이크' 같은 추격전에서는 곳곳에 숨겨진 메시지들이 철거에 의해 보금자리를 빼앗긴 서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기도 했다.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수수께끼처럼 곳곳에 단서를 놔두어 시청자들이 그걸 발견하게 해주는 것. 이번 상자 쟁탈전도 마찬가지다. 이 게임의 룰에는 일종의 속임수 같은 것이 깔려 있다. 그것은 상자를 열어 돈을 가져간 이의 액수는 다른 이가 또 상자를 열었을 때 사라져버리지만, 상자를 열 때마다 그 돈을 충당하기 위해 출연자들이 나누어진 빚은 사라지지 않고 누적된다는 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