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가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까지 갔다가 살아 돌아온 사람들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디즈니+ 드라마 ‘조명가게’의 상상력은 거기서부터 시작했을 게다. 사고로 인해 의식을 잃었지만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버텨내는 환자들. 그들은 무의식 속에서 불빛 하나 없는 어두운 동네를 배회한다. 그 곳에는 유일하게 밤새도록 환하게 빛을 내는 조명가게가 있다. 낯선 동네를 배회하는 낯선 사람들의 발길은 저마다의 이유로 그 조명가게를 향한다. 

 

어두운 동네를 배회하는 낯선 이들의 모습은 오싹한 공포를 불러 일으킨다. 누군가는 손톱이 손가락 안쪽에 붙어 있고, 누군가는 어두운 골목길에 갇혀 있으며, 누군가는 집에 갇혀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누군가는 밤새도록 짖어대는 개를 찾아 죽이겠다며 쫓아다니고. 누군가는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에 온몸이 젖은 채 배회하는 이들을 찾아다닌다. 도대체 이들은 누구이고 이 곳은 어디인가. 8부작 ‘조명가게’는 4부까지 낯선 동네와 낯선 이들의 수상한 행동들이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공포물의 형태를 보여준다. 

 

하지만 4부 말미에 이르러 이들이 중환자들이었고, 이 낯선 동네가 이들이 무의식 속에서 가게 된 사후세계라는 게 밝혀지면서 이 공포의 존재들은 저마다 아픈 사연을 가진 사람들로 변모한다. 공포물은 휴먼드라마로 바뀐다. 죽은 자들과 살아남은 자들 사이의 사연이 펼쳐지고, 죽은 자들이 어떻게든 살아남은 자들을 삶으로 되돌려 보내기 위한 눈물 겨운 안간힘이 그려진다. 그 어두운 동네를 지키는 조명가게에서 꺼질 듯 꺼지지 않고 가녀린 빛을 내는 전구들은 알고 보니 사후세계에 들어왔지만 여전히 죽지 않은 이들의 꺼지지 않는 삶의 빛이었다. 스스로의 의지로 혹은 누군가의 도움으로 그 삶의 빛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이들이 사후세계에서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조명가게’는 바로 사후세계를 경험한 이들의 이른바 ‘임사체험’을 소재로 가져온 작품이다. 무수한 임사체험의 이야기들이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것들, 이를 테면 누군가 나타나 돌아가라고 했다거나 혹은 밝은 빛을 봤다는 식의 신비로운 경험들을 강풀은 조명가게가 있는 낯선 동네라는 세게관으로 그려낸다. 공포물로 시작하던 작품이 휴먼드라마로 바뀌는 건 그래서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아닌가.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 상황이 공포물의 전형을 그려낸다면, 그들이 죽음을 깨치고 나와 삶의 빛에 도달하는 과정은 눈물 겨운 휴먼드라마가 될 수밖에 없다. 

 

강풀이 임사체험이라는 신비한 이야기 속에 화두처럼 던진 질문은 어떻게 의식도 없는 환자가 어떤 의지로 살아 돌아올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혹자는 스스로 살고자 하는 의지 때문에 돌아오기도 하지만, 강풀은 거기에 환자만의 의지가 아닌 또 다른 누군가의 의지가 있었다고 상상한다. 어떻게든 딸을 되살리려는 엄마의 안간힘이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삶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눈물겨운 이별을 감수하는 이가 있었으며, 죽을 때까지 주인을 살리려 자신의 체온을 나눠준 반려견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죽은 자들이었지만 그 낯선 사후세계의 어둠 속에서 배회하던 환자들을 조명가게의 빛으로 인도해준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사후세계를 배회하던 환자들이 다시 삶으로 돌아오게 된 데는 영지(박보영) 같은 간호사의 의지도 한 몫을 차지했다. 자신 역시 사고로 사후세계를 경험했던 영지는 중환자실의 환자들이 빛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어두운 곳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하려고 음악을 들려주고 평소 좋아했던 농구공을 환자 옆에 놔준다. 

 

‘조명가게’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배회하는 존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물의 양상을 담지만, 그들을 이해하게 되자 그 공포는 절절한 감동과 공감을 담은 휴먼드라마가 된다. 삶과 죽음을 별개로 보지 않고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며, 죽은 자들의 사연을 들으려는 태도는 한국형 공포물들이 자주 보이던 특징 중 하나다. 아랑전설이 그러하듯이 한국의 귀신들은 저마다 아픈 사연들이 있어 원귀로 나타나지만 그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비로소 편안히 떠나지 않던가. ‘무빙’으로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의 전형을 그려냈던 강풀은 ‘조명가게’로 휴먼드라마의 성격을 갖는 한국형 공포물의 전형을 그려냈다.(글:일간스포츠, 사진:디즈니+)

'미씽', 고수와 허준호의 살벌한데 유쾌하고 훈훈한 스릴러라니

 

잔인하게 살해된 시체들이 등장하는 살벌한 스릴러가 아닐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참혹하게 살해되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유기되어 '실종'처리된 사건들. 장판석(허준호)이 삽자루를 들고 어딘가를 찾아다니고 죽은 사체들을 하나씩 찾아내 끌어내는 이 드라마의 첫 시퀀스는 당연히 그 인물이 연쇄살인범일 거라는 심증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그건 일종의 트릭이다. 그는 실종처리 되어 사라진 사체들을 찾는 것이었을 뿐이니 말이다.

 

OCN 토일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에서 장판석이 사체를 찾는 이유는 죽었지만 사체조차 발견되지 못한 억울한 영혼들을 저승으로 보내기 위함이다. 그 영혼들이 머물고 있는 곳은 바로 두온마을. 산 자들의 눈에는 그 장소도 영혼도 보이지 않지만 무슨 일인지 장판석에게는 보이고 어쩌다 이 곳으로 들어오게 된 생계형 사기꾼 김욱(고수) 또한 그걸 보게 된다.

 

실종 신고 된 아이 서하늘(장선율)을 그 곳에서 만난 김욱은 어린 시절 엄마를 애타게 찾았던 자신의 모습을 그 아이에게서 보고는 그를 외면하지 못한다. 그래서 엄마를 꼭 찾아주겠다 약속하지만 그 아이는 이미 사망한 영혼이었다. 결국 아이를 살해한 범인과 그 범인이 유기한 사체를 찾기 위한 김욱과 장판석의 공조가 시작된다. 아이의 가방에서 피 묻은 고가의 프라모델을 발견한 김욱은 생계형 사기꾼답게 그걸 역이용해 범인이 새 아빠였다는 걸 밝혀내고 그 사체를 찾아내는데 성공한다.

 

<미씽>은 그 독특한 설정으로 인해 판타지와 스릴러의 기묘한 결합을 보여준다. 이제 김욱과 장판석은 두온마을의 억울한 영혼들을 저승으로 보내기 위해 사체를 찾아내는 일을 공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억울한 영혼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소개되고, 잔혹한 범인을 추적하는 스릴러가 더해진다.

 

OCN에서 줄곧 시도해온 다양한 스릴러들이 있었지만, <미씽>은 여기에 판타지를 섞는 독특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래서 스릴러의 긴장감만큼 사연자들의 이야기와 이를 풀어주는 김욱, 장판석의 진심이 훈훈함을 더해준다. 지금껏 이른바 OCN표 스릴러가 너무 잔혹하게만 느껴졌던 시청자라면 <미씽>은 확실히 그런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면을 보여준다.

 

드라마는 tvN <호텔 델루나>의 스릴러 버전 같기도 하고, <전설의 고향>에 자주 등장하던 원귀의 한을 풀어주는 사또 이야기의 현대식 해석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판타지적 설정이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몰입감을 주는 건 아마도 '실종'이라는 무거운 현실의 키워드가 거기 드리워져 있기 때문일 게다.

 

물론 사망 또한 견디기 어려운 아픔이지만, 사체조차 찾지 못해 실종으로 처리되어 있는 상황은 더 큰 고통을 가족과 친지들에게 남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온마을이라는 판타지적 공간의 평화로운 정경은 슬픔과 위로가 섞여진 공간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김욱과 장판석이 그들의 사체를 찾아내는 과정은 이렇게 떠돌던 영혼이 가족의 품에 안기는 과정이기도 하다. 스릴러지만 따뜻한 위로 같은 게 느껴지는 이유다.(사진:OCN)

'사이코', 오정세가 만들어내는 멜로 그 이상의 가치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11회 부제는 '미운 오리 새끼'다. 매회 동화를 부제로 가져와 동화가 제시하는 교훈과는 다른 해석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이 드라마가 '미운 오리 새끼'를 가져와 던진 질문은 '가족'이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동생 강태(김수현)와 자신이 좋아했던 동화작가 문영(서예지)이 가깝게 지내는 걸 형 상태(오정세)는 용납하지 않는다. 강태는 문영에게 상태가 가진 트라우마를 이야기하며 자신은 형 옆에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문영에게 자신의 옆에 있어 달라고 한다. "내가 형 옆에 있을 테니까 넌 그냥 내 옆에 있어."

 

그래서 문영은 상태를 찾아와 작업을 같이 하자며 세 사람이 함께 지내려 애쓴다. 하지만 상태는 요지부동이다. 동생 강태를 "내 거"라고 말한다. 그런 상태에게 문영은 "강태는 강태 거"라며 말다툼을 벌이지만 그런 이야기가 상태에게 먹힐 리 없다. 상태는 강태가 동생이지만 문영은 "남"이라고 선을 긋는다.

 

"형한테 나는 유일한 가족이야. 그런 나를 너한테 빼앗기고 혼자가 될까봐 형이 두려워하고 있어." 강태는 형이 왜 그러는지 알고 있다. 문영과 가까워지면 자신은 버려질 지도 모른다 두려워하는 것. 그래서 강태는 말한다. "날 뺏기는 게 아니라 함께 있어줄 한 명이 더 생기는 거라고. 남이 아니라 우리가 되는 거라고 믿게 해줘야지."

 

강태는 형에게 둘리 가족을 이야기하며 고길동이 왜 둘리와 도우너 같은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걸 빗대 '보호자'와 '어른'은 '남'이어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걸 설득시킨다. 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강태가 저도 모르게 내뱉은 "형이면 형답게 좀 굴어!"라는 말에 상태는 생각이 많아진다. 잠든 강태가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걸 보며 상태는 '강태의 행복'에 대해 생각한다.

 

자폐를 갖고는 있지만 그는 자신이 형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자신만의 돈 통에 꼭꼭 숨겨둔 비상금을 꺼내 강태에게 돈가스를 사준다. 형답게 돈가스를 잘라주고 물수건도 건네준다. 그리고 자신의 돈가스를 동생에게 덜어주고는 돈 통에서 꼬깃꼬깃한 용돈도 꺼내 준다. 동생 강태를 행복하게 해주고픈 형의 마음이 묻어난다.

 

그 곳까지 따라온 문영이 상태에게 자신도 용돈을 달라며 자신은 용돈 줄 사람도 함께 밥 먹어줄 가족도 없다고 했지만 상태는 뿌리치며 강태에게 집에 가자고 한다. "나도 오빠 같은 오빠 갖고 싶다고!" 문영의 그 말은 상태의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빨리 와 문강태!... 고문영! 빨리 와! 둘 다 안와?" 상태는 드디어 형으로서 동생이 좋아하는 문영을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강태는 상태에게 '미운 오리 새끼'에서 다르게 생겼다고 차별받아 오리가 떠나게 되지만, 만약에 엄마가 미운 오리를 끝까지 사랑해줬다면 어땠을까를 묻는다. 그리고 어른이 잘 품어주면 오리든 백조든 다 같이 함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건 아마도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담으려는 또 하나의 메시지일 게다.

 

어린 시절 아픈 상처를 입고 평범한 삶을 살기 어려워진 건 강태와 문영만이 아니다. 상태는 그 트라우마로 자폐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자폐여도 형으로서 동생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고, 동생이 사랑하는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상태가 문영이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니라 조금 달라도 가족이 될 수도 있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상태 역시 자폐를 갖고 있어도 누군가의 가족으로 함께 행복할 수 있다. '어른'이라면.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강태와 문영 사이의 멜로를 중심축으로 갖고 있는 드라마지만, 그 멜로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드는 건 바로 상태다. 충격적인 사건으로 자폐라는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야 하지만 그가 괜찮은 형이고 나아가 괜찮은 어른처럼 보이는 지점은 멜로 그 이상의 먹먹한 감동을 준다. 평범을 누리며 살아가는 우리들은 과연 상태보다 더 괜찮은 어른일까를 스스로 자문하게 만든다.

 

이 중요하면서도 결코 쉽지 않은 상태라는 역할은 오정세라는 빛나는 배우를 만나 생명력을 얻고 있다. 드라마의 주제의식이 되기도 하는 이 캐릭터가 조금은 낯설지만 따뜻하고 때론 귀엽게 그려지는 건 오정세의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기 덕분이다. 오정세여서 더 괜찮고 더 감동적인 상태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탄생했으니.(사진:tvN)

‘라이프 온 마스’에서 ‘수사반장’ 감성이 느껴진다는 건

OCN 토일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에 최불암이 등장했다. 그것도 과거 <수사반장>의 한 장면 속에서 TV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장면이다. 물론 그건 사고 이후 1988년으로 가게 된 한태주(정경호) 형사가 보는 환영 속에서다. 흑백화면의 <수사반장>에서 튀어나온 최불암은 한태주를 다독이며 “자넬 도와주러 왔네”라고 말했다. 

아주 짧은 장면이지만 <수사반장> 속 최불암이 이런 방식으로 <라이프 온 마스>에 들어왔다는 건 실로 의미심장한 까메오이자 오마주가 아닐 수 없다. <라이프 온 마스>는 현재에서 과거로 가게 된 인물이 겪는 현실과 꿈,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혼돈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1988년의 복고적 감성을 담고 있는 수사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수사물은 과연 지금의 수사물과 무엇이 다르고 또 달라야 하는 걸까. 

지금의 수사물은 MBC <검법남녀>가 보여주듯, CSI류의 과학수사가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들이 담겨지는 게 당연하지만, 1988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담는 수사물이라면 사건도 또 그 사건의 수사과정도 달라지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라이프 온 마스>가 가져온 정서는 바로 최불암으로 대변되는 <수사반장>의 감성이다. <라이프 온 마스>의 사건은 마치 <수사반장>의 시그널이 흘러나올 것 같은 우리 식의 정서가 깔려 있다. 

어느 조그마한 마을 갈대밭에서 청산가리가 들어간 막걸리를 마시고 죽은 이장의 살인자를 추격하는 사건이 그렇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유순희(이봉련)가 용의자로 지목되었고, 그 스스로도 자신이 이장을 죽였다고 증언해 사건은 그것으로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뒤집는 한태주의 끈질긴 수사과정. 어딘가 이상함을 느낀 한태주는 순희의 딸 영주(오아린)가 이장에게 지속적인 추행을 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그 청산가리가 든 막걸리를 이장에게 갖다 준 건 영주지만 그걸 시킨 건 이장의 딸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이장의 딸은 남편마저 락스를 지속적으로 먹여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고, 심지어 운신이 불편한 엄마까지도 음식에 락스를 타 먹이고 있었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비정하고 치밀한 존속 살인사건이었다는 것.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건 비정한 사건 속에서도 <수사반장>식의 따뜻한 감성을 더했다는 점이다. 정신이 온전치 못했지만 순희는 딸이 잘못될까봐 거짓진술을 했고, 딸은 엄마가 잘못될까봐 침묵하고 있었다는 모녀 사이의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지점이 그렇다. 

이런 식의 수사는 과거 <수사반장>의 중요한 특징이었다. 그저 엽기적인 사건만을 해결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인간’에 대한 따뜻함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시선이 담겨져 있었다는 것. 최불암이 구축한 캐릭터는 그래서 그 비정한 현실 앞에서 잔뜩 인상을 쓰고 있지만 그 안에 인간에 대한 연민이 담겨진 그 시선을 보여주곤 했다. <수사반장>이 단순한 수사물이 아니라 휴먼드라마 같은 느낌을 줬던 건 그래서다. 

이번 최불암과 <수사반장>에 대한 오마주는 <라이프 온 마스>가 그저 1988년으로 되돌아가 사건을 해결해가는 그 독특한 장르적 재미만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었다. 사건에 있어서도 또 그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에 있어서도 사건만이 아닌 사람이 보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점은 <라이프 온 마스>가 영국 드라마의 리메이크지만 완전히 우리네 드라마처럼 해석되고 있다는 중요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최불암이 <수사반장>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드라마라니.(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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