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힐링캠프>의 고전, 무엇이 문제일까

 

개리가 게스트로 출연한 <힐링캠프>에서 리쌍의 ‘TV를 껐네의 가사가 스크린에 떠올랐다. ‘널 너무나 사랑해서 난 TV를 껐어. 새빨간 네 입술.’ 리쌍의 29(?) 노래를 지적하면서 그게 왜 야한지 일반인 MC들에게 물어보기 위함이었다. 김제동은 조금 연륜이 있어 보이는 부부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화면에 띄운 가사를 읽어보라고 했다. 그것은 리쌍의 조금 이따 샤워해라는 곡의 가사였다. ‘조금 이따 샤워해. 이대로 더 나를 안아줘. 이렇게 네 품에서 장난치고파.’

 


'힐링캠프(사진출처:SBS)'

사실 이런 식의 진행은 조금 불편함을 만들 수도 있었다. 제 아무리 연륜이 있는 분이라고 해도 야릇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가사를 시키고 읽는다는 건 당사자도 또 그걸 보는 시청자도 난감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선해 보이는 이 아저씨는 그 가사를 한 구절씩 읽으며 그 때마다 아내를 쳐다보았다. 아내는 오글오글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가사의 야릇함은 이 부부의 따뜻함으로 인해 그 불편함이 상당부분 상쇄되었다. 심지어는 낭만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왜 그렇게 아내분을 계속 쳐다봤냐는 김제동의 짓궂은 우문에 아저씨는 세월이 지나가면 다 이렇게 됩니다라고 현답을 해주었다.

 

하지만 김제동의 짓궂은 질문은 계속 되었다. 아내까지 일으켜 세운 후 아저씨에게 가사를 다시 읽게 만들었고, 아내에게 그 느낌이 어떠냐고 물었다. 아내는 부끄러운 듯 조금 이따 샤워해라는 표현이 조금 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제동은 두 분이 있을 때도 저런 얘기를 하냐고 물었고 아저씨는 그런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자 김제동은 굳이 그걸 또 콕 집어서 어떤 얘기를 하냐고 물었다. 물론 토크콘서트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 하는 이야기라면 그렇게 깊게 들어가도 괜찮을 일이다. 하지만 이건 방송으로 나가는 것이니 조금은 수위 조절을 했어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오히려 이 난감한 장면들을 훈훈하게 만들어낸 건 이 연륜이 있는 부부의 담담한 이야기였다. 아저씨는 정신지체로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지만 항상 웃고 있는 아들에 대한 사랑을 담담하게 꺼내놓았다. “남이 싫어해도 항상 웃는 모습이 너무 좋다는 아저씨의 말에 관객들은 모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아내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가슴을 더 뜨겁게 만들었다. “말은 못 들어도 엄마 말은 잘 듣는다는 얘기부터 동생 역시 오빠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특수교육과로 대학을 갔다는 얘기를 털어놓았다.

 

이 장면은 현재 <힐링캠프>가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힐링캠프> 500인은 관객 500명을 MC로 모신다는 것이 그 중요한 포인트다. 하지만 연예인을 게스트로 세워놓고 관객들이 질문하는 형식은 관객만 MC라 바꿔놓았을 뿐 우리가 기존에 봐왔던 연예인 토크쇼와 다를 바가 없다. 오히려 <힐링캠프> 500인이 빛나는 지점은 연예인의 답변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질문이나 사연을 얘기할 때다. 연륜이 있는 부부의 이야기는 사실상 게스트로 서 있는 개리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그저 돌출적으로 나온 이야기가 오히려 더 주목을 받는다는 건 지금 현재 이 프로그램이 연예인과 일반인 사이에서 애매모호한 위치에 발을 딛고 있다는 걸 반증하는 일이다.

 

사실 이 날 방송분에서 개리와 송지효 사이의 썸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전반부는 그리 흥미롭다고 말할 수 없었다. 물론 그 질문자를 관객 중 한 명인 일반인 MC의 입을 통해 했다는 것이 다르다면 다를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것은 전형적인 연예인 토크쇼의 범주를 재현하는 듯한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톡톡 튀는 일반인들의 이야기는 분명 존재했다. 예를 들어 노래를 만들 때 시대의 흐름을 못 따라가겠다는 개리의 고민 이야기에 한 일반인 MC가 던진 시대는 변하지만 음악은 시간이나 시대는 없다고 한 답변이 그런 것이다.

 

<힐링캠프>는 현재 고전중이다. ‘500인의 일반인 MC’라는 파격적인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4.3%의 시청률로 시작한 새로운 <힐링캠프>는 개리편에서는 3.7%로 추락했다. 이 추락의 의미는 새로운 <힐링캠프>가 아직까지 그 분명한 색깔을 드러내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일이 아닐까. 연예인 게스트의 이야기에 집중할 거라면 굳이 500인의 일반인들을 향해 카메라를 세울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연예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일반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이 상황을 잘 들여다보고 그 방향을 제대로 맞추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힐링캠프>의 새로운 실험, 흥미로운 까닭

 

<힐링캠프>가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어찌 보면 전형적인 김제동표 토크콘서트의 연장 같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비슷한 듯 다른 진화가 엿보인다. 객석을 찾은 일반인 관객들의 사연이 자연스럽게 무대 위로 올라오는 것과 거기에 대한 어떤 솔루션이나 의견을 출연자가 해주는 방식은 유사하다. 하지만 달라진 키워드는 ‘500인의 MC’.

 


'힐링캠프(사진출처:SBS)'

즉 기존 김제동표 토크콘서트의 형식에서 관객의 역할은 능동적인 질문자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청자의 위치에 서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달라진 <힐링캠프>에서 관객들은 MC의 위치를 부여받았다. 관객들은 첫 게스트인 황정민에게 질문을 던지고, 때로는 시키고 싶은 것을 마음껏 시켜도 되는 권리를 갖게 된 것.

 

이것은 위치의 역전이다. 이전의 <힐링캠프>가 출연자인 연예인 게스트를 힐링 시키는 쪽이 포인트를 맞췄다면 이건 연예인 게스트가 관객들을 힐링 시키는 쪽에 맞춰져 있다. 게스트의 자기 홍보는 이 무대에서는 자칫 비호감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스스로 자제될 수밖에 없고, 대신 관객들이 궁금한 점과, 본인들의 고민들이 게스트에 의해 소통되고 어느 정도의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역전된 관계를 잘 보여주는 건 녹화 도중 차가 견인 당했다며 나갔다 들어온 관객 유승재 MC(?)를 무대로 이끌어 황정민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장면이다. 녹화에 지장을 초래할까봐 뒷좌석에 조용히 앉아 있는 유승재. 그 모습은 전형적인 예의바른 관객의 그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만은 MC의 위치다. 그러니 견인될 뻔한 차를 잘 주차시키고 돌아와 다시 무대에 서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는 걸 프로그램은 일부러 보여주었다.

 

이어진 지훈 군의 고민상담은 사실상 게스트에 대한 MC의 요청처럼 그려졌다. 여자 친구의 손을 잡고 싶다는 요청에 황정민이 난감해하면서 김제동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김제동은 오히려 지훈 군에게 본인이 MC인 것을 자각시키며 황정민에게 요구할 걸 요구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지훈 군의 고민에 대해 다른 관객 MC들도 나서서 조언을 하고 도움을 주는 모습은 새로운 <힐링캠프>가 가진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보인다.

 

그것은 관객의 능동성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래서 중요한 건 게스트가 누구냐 보다 그 게스트를 통해 어떻게 관객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이뤄지는가 하는 일이다. 여기서 김제동의 역할은 역시 지대하다. 그는 무대에 결코 오르지 않고 관객들과 함께 앉아 그들의 이야기가 술술 뽑아져 나오게 하는 마중물의 역할을 한다. 그간 게스트가 얘기할 때 관객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 지는 잘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김제동의 개입은 그간 숨겨져 있던 리액션과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아직 정비되어야 할 것들이 많다. 그것은 이야기의 진지함과 포맷의 참신함을 재미적인 차원에서 잘 끌어안아야 하는 과제다. 하지만 그래도 이 시도가 괜찮게 여겨지는 건 카메라가 게스트인 황정민만큼 거기 앉아 있는 관객들을 많이 비춰주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틀은 본래 <힐링캠프>라는 취지에 걸맞게 잘 돌아왔다. 이제 500인의 MC들이 가진 매력을 한껏 뽑아내는 일만 남았다



위기의 강호동, 이를 넘을 수 있는 해법은

 

지금 강호동은 위기다. 그는 복귀 후 무려 일곱 개의 프로그램(<무릎팍도사>, <스타킹>, <달빛프린스>, <우리동네 예체능>, <맨발의 친구들>, <별바라기>, <투명인간>)에 차례로 투입되었지만 여기서 네 개 프로그램(<무릎팍도사>, <달빛프린스>, <맨발의 친구들>, <별바라기>)은 페지 되었고 남아있는 세 개의 프로그램 역시 폐지설이 나오는 등 그다지 좋은 상황을 만들고 있지 못하다.

 

'우리동네 예체능(사진출처:KBS)'

KBS <투명인간>2%(닐슨 코리아)대 시청률을 내면서 폐지설이 흘러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정도 시청률이라면 종편에게도 밀리는 상황이다. <투명인간>의 출연진들은 끊임없이 셀프 디스를 해가며 도와 달라 간청을 하지만 프로그램이 그런 방식으로 일어설 수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형식을 도입하고는 있지만 시청자들은 오히려 점점 더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KBS <우리동네 예체능>6%대 시청률로 그나마 선전하는 중이다. 한때는 4%대까지도 떨어졌던 것이 정형돈이 투입되고 테니스, 족구 등의 종목을 하면서 조금씩 반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투입하고 있는 자원들을 생각해보면 6% 시청률로 만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우리동네 예체능>은 강호동보다는 다른 출연자들에 대한 주목도가 꽤 높은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이 성과를 강호동의 것으로 두기가 애매하다.

 

SBS <스타킹>9%의 시청률을 내고 있지만 이것 역시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 수치는 강호동의 진행 능력이라기보다는 출연자들의 섭외와 기획이 더 좌우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미 <스타킹>의 포맷 구성은 대중들에게는 그만큼 익숙하다. 게다가 이 프로그램의 형식은 조금은 트렌드에서 빗겨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강호동의 위기는 사실 복귀한 후 그의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것에서 비롯됐다. 강호동이 다시 돌아온 판은 그 1년 전과는 너무나 다른 트렌드가 자리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리얼 버라이어티나 토크쇼 시장은 점점 물러나고 리얼리티쇼가 점점 부상되던 시기였다. 그러니 이 판세를 읽었다면 강호동은 기존의 스튜디오물이나 아니면 캐릭터쇼에 가까운 리얼 버라이어티는 피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게다가 강호동이 대중들을 향한 진정성을 드러내 보이려 했다면 좀 더 강도 높은 현장 속으로 뛰어드는 그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심지어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을 통해 살벌한 정글 속에서 생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던 시기였다. 그런 그가 제 아무리 맨발로 해외를 뛰어다닌다고 해도 그 고생의 강도가 별반 느껴지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아닌 리얼리티쇼로서의 자기 모습을 좀 더 드러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많은 사람들이 강호동의 MC 스타일이 지금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실이다. 중심에 서서 모두를 끌고 다니는 강력한 리더십의 메인 MC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불필요해졌다. 그것은 무수한 카메라가 각각의 액션들을 가장 자연스럽게 포착하기 위해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중심을 내세우면 주변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그것은 진행의 힘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을 가리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달라진 시대에 강호동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바로 이 메인 MC가 되려는 강호동의 모습이다. <삼시세끼> 같은 프로그램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어색한 모습을 앉아 있기만 해도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손호준을 떠올려보라. 물론 강호동은 자신만의 캐릭터가 있지만 그래도 진행하려는 욕심보다는 자기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려면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말 그대로 리얼한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형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동네 예체능>이나 <스타킹>, <투명인간> 그 어느 것도 리얼리티쇼의 자연스러움을 갖고 있지 않다. 이 프로그램들은 아쉽게도 지금은 조금 지나간 트렌드의 형식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강호동만이 지금 현재 그가 처한 위기를 넘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형식 자체가 지금과는 달라야 한다. 자신을 중심으로 세우는 프로그램을 아예 피하는 편이 낫다. 차라리 <진짜사나이> 같은 여러 출연자들이 투입되는 프로그램에 한 사람으로서 들어가거나 <나 혼자 산다>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일상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게 그에게는 지금 더 절실하다. MC 강호동을 버리고 인간 강호동을 보여주는 길. 해법은 그것밖에 없다.

 

이 작은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KBS1TV <TV쇼 진품명품>은 그래도 7% 정도의 시청률을 내는 프로그램이지만 그렇다고 대단히 핫(hot)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진품명품>에 최근 벌어진 사태에 대해 대중들은 심지어 의아하게까지 여긴다. 무슨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사문제를 다루던 프로그램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중적으로 뜨거운 프로그램도 아닌, 어찌 보면 KBS에 가장 어울리는 스테디셀러형 프로그램에 왜 이런 무리수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이런 작은 프로그램에도 이런 정도의 일이 벌어진다면 다른 민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오죽할까 하고 말이다.

 

'TV쇼 진품명품(사진출처:KBS)'

문제는 사안 자체보다 그 사안이 진행되는 과정의 파행에서 발생하고 있다. 즉 이번 <진품명품> 사태는 멀쩡하게 잘 하고 있는 MC인 윤인구 아나운서를 김동우 아나운서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MC 교체야 개편에 즈음해 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제작진들은 이 MC 교체가 사측의 일방적인 통보였을 뿐이라며 윤인구 아나운서를 MC로 방송을 강행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사측과 제작진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마찰이 있었고, 결국 예정된 녹화는 파행되기에 이르렀다.

 

즉 사전에 충분히 사측과 제작진이 협의를 통해 MC 교체를 논의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사안이다. 하지만 사측의 일방적인 통보와 낙하산식 인사는 결국 제작진의 반발을 불러 올 수밖에 없었다. “방송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던 사측의 이야기와는 달리, 실제 방송은 ‘감정위원이 선정한 최고의 명품’이란 특집 명목으로 급조된 편집본에 불과했다. 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제작진 전원을 타부서로 발령내는 이해할 수 없는 인사권 남용으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의 집단 반발을 일으켰다. 방송은 결국 어떠한 협의도 없이 김동우 아나운서를 MC로 세우는 것으로 결정됐다.

 

과정이 납득될만한 것이었다면 충분히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는 일이 이제는 사안이 너무 커져버렸다. 사측과 제작진 사이에 벌어진 충돌로 청원경찰이 출동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심지어 제작진 전원을 타부서로 발령내는 역시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태는 이제 제작진들 전체의 문제로 비화되었다. 사측에 의해 제작 자율성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은 제작진들에게는 결국 생존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숨만 쉰다고 사는 건가. 누군가의 꼭두각시가 되는 건 제작진에게는 죽음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인사권의 남용은 KBS 같은 공영방송이 국민들을 위한 방송이 되기 위해서도 반드시 막아져야 될 대목이다. 만일 경영진에 의해 마구 인사권이 휘둘려진다면 제작의 자율성은 보장받기 어려워진다. 결국 경영진 몇 명에 의해 국민을 위한 방송은 정부를 위한 방송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것은 시청료를 납부하고 있는 국민들을 소외시키는 일이다. 결국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점이다.

 

어쩌면 KBS측은 뭐 이게 그리 큰일이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 그렇게 말한다면 이 사태는 더 위중한 문제일 수 있다. 이런 일이 대수롭지 않게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니 말이다. <진품명품> 사태는 작아보여도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KBS측은 “차질 없는 방송”을 계속 말하고 있지만 이렇게 나가게 되는 방송이 어찌 차질이 없다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것은 <진품명품>의 문제이면서 KBS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국민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칫 잘못하면 이 사태로 KBS의 진품성을 묻게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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