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쟝 보드리야르는 '디즈니랜드는 실제 미국이 디즈니랜드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죠. 즉 디즈니랜드라는 가상의 현시가 미국 자체가 현실이 아닌 가상이라는 점을 오히려 감춰준다는 말입니다. 좀 엉뚱한 비교일 수 있겠지만, '패밀리가 떴다'의 조작스캔들을 보면서 문득 디즈니랜드가 떠올랐습니다.
'패밀리가 떴다'라는 가상을 감추기 위해 '조작스캔들'이라는 조작 컨셉트를 부가한 느낌이 들었죠. 물론 '패떴'이 이것을 의도할 정도로 치밀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패떴'이 대본 유출 이후, 리얼이 아닌 짜여진 프로그램이라는 대중들의 인식을 넘어보려는 안간힘은 어쩌면 '조작스캔들'이라는 가상 속의 가상을 심어두게 한 건 아닌가 하는 심증을 갖게 합니다.
김종국과 박예진을 억지로 연결시켜놓고 그걸 주변에서 집단적으로 놀리고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그 장면은 마치 어린 시절,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고 화장실 벽에 써놓고 낙서를 연상케합니다. 심각하게 본다면 '허위사실 유포' 같은 엄청난 단어가 나오겠지만 사실 이 '조작스캔들'을 가지고 그렇게까지 얘기하는 건 분명 과장일 것입니다.
허위사실 유포란 허위를 유포해놓고 사실이라고 강변하는 것이지만, '조작스캔들'은 바로 자막으로 이것은 분명한 조작임을 명시하고 있고, 그것이 가짜라는 암묵적인 동의가 없으면 웃음이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이 조작스캔들이 긍정적인 소재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이건 당사자들을 집단이 놀리는 구조로 웃음을 유발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칫 부정적인 학습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런 심각한 자세를 털어놓고 보면, '조작스캔들'은 '패떴'으로서는 디즈니랜드 효과를 은연중에 의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그것이 성공적인지는 의문입니다만). 조작의 과정을 드러냄으로써 그 조작 이외의 것들은 리얼이라는 강변을 하고 있죠. 이것은 사실 몰래카메라의 속성이기도 합니다. 몰카는 그 의도적인 조작 속에서 그 조작된 부분을 제외한 모든 것이 리얼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이것과 연관하여 최근 들어 '패떴'은 몰래카메라 설정을 은연 중에 자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성이 그만둔다는 허위사실로 김수로를 눈물짓게 만드는 몰래카메라 설정은 '조작스캔들'의 또 다른 버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숨기고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드러내놓고 하는 것이 다를 뿐이죠. 둘다 목적은 리얼을 끄집어내기 위한 것입니다. 그만큼 '패떴'은 현재 리얼에 대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모두가 리얼을 주장할 때, 오히려 '패떴'은 그것이 하나의 가상 놀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다른 가치를 찾는 것이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요. '패떴'이 대본이 있거나 어떤 상황은 설정이라고 해도 그것이 전부 조작된 것(꾸며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황은 가상(꾸며진)의 것이지만 거기서 나오는 반응은 여전히 리얼로 갈 수 있습니다. 현재는 이 반응 조차도 예상 가능한 것이 되어버림으로써 리얼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지만 말입니다.
'패떴'은 그냥 초기의 모습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얼에 대한 강박이나 그로 인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오히려 더 짙은 짜여진 느낌을 갖게 만듭니다. 오히려 패밀리 캐릭터가 가진 새로운 의외의 면모를 발굴하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파악된 캐릭터를 똑같은 상황에 투입하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리얼이라고 해도 리얼로 보이지 않기 마련입니다. '패떴'은 이제 조작보다는 새로운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캐릭터의 발굴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패밀리가 떴다'라는 가상을 감추기 위해 '조작스캔들'이라는 조작 컨셉트를 부가한 느낌이 들었죠. 물론 '패떴'이 이것을 의도할 정도로 치밀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패떴'이 대본 유출 이후, 리얼이 아닌 짜여진 프로그램이라는 대중들의 인식을 넘어보려는 안간힘은 어쩌면 '조작스캔들'이라는 가상 속의 가상을 심어두게 한 건 아닌가 하는 심증을 갖게 합니다.
김종국과 박예진을 억지로 연결시켜놓고 그걸 주변에서 집단적으로 놀리고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그 장면은 마치 어린 시절,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고 화장실 벽에 써놓고 낙서를 연상케합니다. 심각하게 본다면 '허위사실 유포' 같은 엄청난 단어가 나오겠지만 사실 이 '조작스캔들'을 가지고 그렇게까지 얘기하는 건 분명 과장일 것입니다.
허위사실 유포란 허위를 유포해놓고 사실이라고 강변하는 것이지만, '조작스캔들'은 바로 자막으로 이것은 분명한 조작임을 명시하고 있고, 그것이 가짜라는 암묵적인 동의가 없으면 웃음이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이 조작스캔들이 긍정적인 소재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이건 당사자들을 집단이 놀리는 구조로 웃음을 유발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칫 부정적인 학습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런 심각한 자세를 털어놓고 보면, '조작스캔들'은 '패떴'으로서는 디즈니랜드 효과를 은연중에 의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그것이 성공적인지는 의문입니다만). 조작의 과정을 드러냄으로써 그 조작 이외의 것들은 리얼이라는 강변을 하고 있죠. 이것은 사실 몰래카메라의 속성이기도 합니다. 몰카는 그 의도적인 조작 속에서 그 조작된 부분을 제외한 모든 것이 리얼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이것과 연관하여 최근 들어 '패떴'은 몰래카메라 설정을 은연 중에 자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성이 그만둔다는 허위사실로 김수로를 눈물짓게 만드는 몰래카메라 설정은 '조작스캔들'의 또 다른 버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숨기고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드러내놓고 하는 것이 다를 뿐이죠. 둘다 목적은 리얼을 끄집어내기 위한 것입니다. 그만큼 '패떴'은 현재 리얼에 대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모두가 리얼을 주장할 때, 오히려 '패떴'은 그것이 하나의 가상 놀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다른 가치를 찾는 것이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요. '패떴'이 대본이 있거나 어떤 상황은 설정이라고 해도 그것이 전부 조작된 것(꾸며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황은 가상(꾸며진)의 것이지만 거기서 나오는 반응은 여전히 리얼로 갈 수 있습니다. 현재는 이 반응 조차도 예상 가능한 것이 되어버림으로써 리얼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지만 말입니다.
'패떴'은 그냥 초기의 모습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얼에 대한 강박이나 그로 인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오히려 더 짙은 짜여진 느낌을 갖게 만듭니다. 오히려 패밀리 캐릭터가 가진 새로운 의외의 면모를 발굴하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파악된 캐릭터를 똑같은 상황에 투입하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리얼이라고 해도 리얼로 보이지 않기 마련입니다. '패떴'은 이제 조작보다는 새로운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캐릭터의 발굴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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