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과 '맛남'의 바람직한 콜라보, 하지만 트로트 열풍 앞에서는

 

"김성주씨. 트로트 진행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수원 정자동 골목 오리주물럭집이 사이드 메뉴로 내놓은 돼지고기 주물럭을 맛본 백종원은 오리고기를 못 먹는다는 김성주도 좋아할 맛이라며 그를 불렀다. 그런데 백종원이 부르는 '트로트 진행자'라는 지칭이 특별하게 들린다. 거기에는 백종원이 목요일에 출연하는 SBS <맛남의 광장>이 김성주가 MC를 봤던 TV조선 <미스터트롯> 때문에 힘을 못 썼다는 것에 대한 농담 섞인 질투의 뉘앙스가 들어가 있다.

 

실제로 SBS가 백종원과 함께 수목에 야심차게 세워놓은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은 TV조선이 <미스터트롯> 이후 여기서 배출한 톱7을 비롯한 트로트 스타들을 캐스팅해 제작한 프로그램들의 직격탄을 맞았다. TV조선 목요일 <미스터트롯>이 했던 자리에 새로 들어온 <사랑의 콜센타>는 무려 22%(닐슨 코리아)에 이르는 시청률을 내고 있고, 수요일에 새로 편성한 <뽕숭아학당> 역시 13%에 이르는 시청률을 내고 있다.

 

반면 이 두 프로그램이 세워진 이후부터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하락세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뽕숭아학당>이 시작되던 5월 13일부터 시청률이 떨어지기 시작해 4.2%까지 추락했다. <맛남의 광장>도 한 때 7%까지 올랐던 시청률이 지금은 4.8%로 떨어졌다. 이 정도면 TV조선이 SBS에 날리는 트로트 맹공이 따로 없다. 그간 잘 나가던 백종원의 두 프로그램이 휘청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쯤 되면 <뽕숭아학당>이 수요일 밤에 편성된다고 했을 때 SBS가 그 출연진의 겹치기를 문제 삼은 일이 단지 그 문제 때문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뽕숭아학당>이 들어옴으로 해서 <트롯신이 떴다> 역시 시청률이 7.1%까지 추락했다. 한 때 SBS에 몸담았고 무엇보다 이번 <미스터트롯> 신드롬을 이끈 주역들을 배출한 SBS <스타킹>을 연출하기도 했던 서혜진 PD가 TV조선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SBS측에서는 더더욱 뼈아픈 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최근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맛남의 광장>에 출연했던 양세형에 이어 김동준까지 출연해 그 프로그램에서 개발했던 레시피를 콜라보 하는 시도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백종원의 부탁으로 양세형이 쫄라김집 사장님에게 갓을 넣은 갓김치와 사과를 잼으로 만들어 넣어 튀겨먹는 멘보사과를 전수해줬고, 김동준이 떡튀순집 사장님에게 무를 이용한 떡볶이를 전수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너무나 힘겨워 자포자기 상태에 있던 쫄라김집 사장님과 떡튀순집 사장님은 모두 양세형과 김동준의 도움을 받으며 백종원이 왔을 때와는 너무나 다른 화기애애함을 보여줬다. 물론 백종원은 오리주물럭집에 보조메뉴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역시 전문가다운 식견을 보여줬다. 보조메뉴가 되기 위해서는 주 메뉴를 뛰어넘어서면 안 되고, 주 메뉴를 도와줄 수 있어야 하며, 주 메뉴를 오해하게 해서도 안된다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왜 필요한가를 알려줬고 그 대안으로서 돼지고기 주물럭을 제안해 결국 문제를 해결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이 보여주는 콜라보는 너무나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보인다. 즉 지역 농산물을 살린다는 <맛남의 광장>의 취지가 골목식당들이 새롭게 필요로 하는 레시피와 어우러졌을 때 만들어질 시너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맛남의 광장>에서 양세형이 소개했던 멘보사과를 이미 이번 정자동 골목편의 쫄라김집 사장님이 메뉴로 내놓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 그걸 좀 더 제대로만 만들어 내놓는다면 이 가게는 물론이고 다른 가게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레시피인 데다, 그건 결국 지역 농산물 소비로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의 이런 콜라보를 통한 안간힘도 트로트 앞에서는 좀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상황은 여러모로 야외 촬영과 손님들의 리액션이 중요할 수 있는 두 프로그램에는 큰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이 어려운 시기를 백종원과 제작진은 슬기롭게 넘어설 수 있을까. 좋은 취지만큼 무언가 획기적인 기획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사진:SBS)

'설국열차', 공개된 2회분에 아쉬움 남은 까닭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설국열차>가 이제 달리기 시작했다. 워낙 봉준호 감독의 원작 영화가 만들어낸 기대감이 커서인지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만으로도 전 세계적인 관심과 기대를 끌어 모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시즌1 10편 중 공개된 1,2회에 대한 반응은 영화처럼 호평 일색은 아니다. 어째서 이런 호불호가 나뉘게 되었을까.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는 그 세계관이 대단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머리 칸, 꼬리 칸 같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용어들이 유행어처럼 쓰일 정도로 회자되었던 건, 빙하기를 맞이한 지구에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만들어져 무한궤도를 달리는 열차에 담겨진 은유가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화된 세계의 계급 풍경을 그려냈기 때문이었다.

 

머리 칸에 사는 이들이 호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반면, 꼬리 칸에 사는 이들은 노예처럼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철저히 통제되어 살아간다. 결국 <설국열차>는 파국을 향해 가는 지도 모른 채 무한 질주하는 자본주의의 민낯에 드리워진 부조리한 계급구조를 적나라하게 꼬집는 영화로서 전 세계인들의 열광을 얻어낸 바 있다.

 

그래서 영화는 그 특성 상 꼬리 칸에서 머리 칸으로 향해 가려는 이들의 '혁명' 과정을 피 튀기는 투쟁을 통해 그려내면서, 마치 창조주인 양 설국열차에 군림하며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윌포드라는 존재의 실체를 찾아간다. 그러니 그 액션과 드라마와 갈등들이 온전히 부조리한 시스템과의 대결로 그려지는 통일성을 만든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작품성과 대중성이 어우러지는 작품이 된 건 바로 이런 메시지와 재미가 통일성 있게 만나는 지점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영화와는 확실히 다를 수밖에 없다. 시즌1 10부작으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좀더 다양한 이야기들의 변주가 필요하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래서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만들어진 <설국열차>에는 살인사건과 이를 추적하는 강력계 형사라는 어찌 보면 장르물에서 상투적으로 쓰이는 소재가 들어가 있다.

 

3등 칸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추적하기 위해 이 열차에서 유일한 강력계 형사인 레이턴이 꼬리 칸에서 소환된다. 그는 사건을 추적해나가면서 동시에 윗 칸들의 구조와 시스템을 파악하려 하고 그래서 궁극적으로 엔진을 장악해 꼬리 칸이 희구하는 혁명을 이루려 한다.

 

달리는 설국열차 안에 식량을 생산하는 칸들도 있고 유흥가도 있으며 마치 바다 속 같은 수조에서 물고기를 잡아 요리를 하는 그런 풍경들도 담겨져 있어 확실히 이 독특한 세계관이 주는 묘미는 영화만큼 시선을 잡아끄는 면이 있다. 만일 영화 원작이 없이 이 드라마를 처음 보게 됐다면 상당히 충격적이고 신선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하지만 영화를 봤던 시청자라면 원작이 가진 이 독특한 세계관을 통해 담아내는 부조리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식 같은 부분이 전형적인 스릴러 형사물의 틀이 더해지면서 약화된 데 대한 아쉬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치밀하게 액션 하나를 담아내면서도 그 안에 세계에 대한 풍자와 유머 그리고 메시지까지를 담는 '봉테일'이 아쉽게 느껴진다는 것.

 

다만 아직 2회분이 공개됐을 뿐이라 이를 통해 전부를 판단하긴 섣부른 일이다. 매주 월요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설국열차>가 어떤 방향으로 달려갈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초반의 이런 다소 아쉬운 부분들을 이 드라마는 과연 조금씩 채워나갈 수 있을까.(사진:넷플릭스)

'야식남녀', 정일우의 어깨가 특히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

 

JTBC 새 월화드라마 <야식남녀>에서 박진성(정일우)은 자신이 성 소수자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건 김아진(강지영)이 준비하는 새 예능프로그램 '게이 셰프가 만들어주는 야식남녀'라는 기획에 자신이 출연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교통사고를 당해 당장 병원비를 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 아는 형이 쓰게 해줬던 심야식당이 다른 사람에게 임대될 처지에 놓이게 되자 박진성은 사채까지 손대게 되는 등 당장 돈이 급하게 됐다. 그래서 성 소수자라는 거짓말까지 해가며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것.

 

<야식남녀>의 박진성이 운영하던 심야식당은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드라마 <심야식당>의 그 분위기 그대로다. 손님이 찾아오면 알아서 안주를 내주는 셰프가 바로 박진성이고, 그를 찾는 손님들은 그가 내주는 음식과 몇 마디 말로 위로 받는다. 김아진 역시 그 손님 중 하나. 비정규직으로 방송사에 들어오긴 했지만 차별로 힘겨워 하는 그에게 박진성은 따뜻한 집밥을 만들어줬고 그 후 그 곳은 김아진이 지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유일한 공간이 됐다.

 

그래서 김아진의 새 프로그램 기획안은 다분히 박진성과 그가 운영하는 그 심야식당이 모델이 되었다. 그런데 김아진은 여기에 '게이 셰프'라는 색다른 기획 요소를 첨가한다. 그가 그렇게 한 데는 대단한 성 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자극적인 요소가 있고, 나아가 '여성들의 로망 중 하나가 게이 친구'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었다.

 

<야식남녀>는 이처럼 성 소수자가 등장하지만 그들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에 집중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다만 박진성은 자신이 성 소수자라 거짓 커밍아웃 하는 것에 대해서 나름의 소신을 갖고 있다. 의상 때문에 우연히 만난 디자이너 강태완(이학주)이 커밍아웃으로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사람들까지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고 말하자 그는 게이라는 게 부끄럽지 않고 "누구든 어떤 이유에서든 조롱당해서는 안 된다"고 소신을 밝힌다.

 

<야식남녀>는 대신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거짓말을 함으로써 생겨날 관계의 변화에 더 주목한다. 아마도 김아진과 박진성은 방송PD와 출연자 혹은 심야식당을 찾은 손님과 셰프로 만난 것이지만 차츰 서로에 대한 애매한 호감의 감정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거짓말이지만 공공연히 밝힌 성 정체성의 문제는 그래서 이런 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테고.

 

여기에 어딘가 박진성에게 호감을 드러내고 있는 강태완의 시선이 겹쳐지면 관계는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만일 그가 진짜 성 소수자라면 박진성의 그 거짓말은 강태완에게 큰 상처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야식남녀>가 굳이 성 소수자라 거짓말을 한 셰프를 소재로 끌어온 건 이런 관계의 파장을 들여다보기 위함이다.

 

그러면서 <야식남녀>는 저 <심야식당>이라는 드라마가 그러하듯이 음식을 만들고 보고 먹는 묘미를 셰프를 찾는 손님들의 사연과 더해 전해주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김아진이 박진성이 차려준 집밥으로 펑펑 눈물을 흘리며 위로받았듯이, 이들이 만드는 프로그램 '야식남녀'을 찾아온 손님들을 박진성은 음식으로 위로한다.

 

하지만 과연 굳이 '게이 셰프'라는 소재를 가져와 그 거짓말로 인해 벌어지는 관계의 갈등상황과, 음식을 통한 힐링과 위로라는 이 드라마가 그려내려는 또 하나의 코드가 잘 어우러질 수 있을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배우 정일우의 어깨가 특히 무겁게 느껴진다.(사진:JTBC)

'해투'부터 '개콘'까지, 장수 예능들이 겪는 딜레마

 

SBS 예능 <정글의 법칙>이 휴지기를 갖는다는 발표가 나오자, 항간에는 '종영'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물론 <정글의 법칙>의 휴지기는 말 그대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해외 촬영이 사실상 어렵게 됐기 때문에 잠시 휴지기를 갖게 된 것.

 

하지만 종영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된 건, 최근 일련의 장수 프로그램들이 '휴지기'를 선언했지만 사실상 폐지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비롯된 것이다. KBS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 대상에 올랐다. <해피투게더>가 먼저 지난 4월 시즌 종영했고, <개그콘서트> 역시 휴지기를 선언했다. <해피투게더>도 <개그콘서트> 폐지가 아닌 재정비를 위한 휴지기를 선언함으로써 여지를 남긴 건 꽤 오래도록 장수해온 이 프로그램들을 폐지한다는 건 그만큼 부담이 크기 때문이었다.

 

장수프로그램들은 물론 장수의 비결이 있다. 그만큼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프로그램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해피투게더>는 2001년에 시작해 최근 시즌4까지 이어지며 장수했고, 최고로 잘 나갈 때는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개그콘서트>도 1999년 시작해 20년을 훌쩍 넘긴 장수프로그램으로 35%를 넘기는 최고시청률을 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장수했다는 건 지나간 트렌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해피투게더>나 <개그콘서트> 모두 달라진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끝없는 변화를 시도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이 두 프로그램이 모두 휴지기를 선언한 건,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해당하는 형식 틀 자체가 지금의 트렌드와는 맞지 않는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여전히 괜찮은 시청률과 적당한 화제성을 가져가는 장수 프로그램들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1박2일>이나 <정글의 법칙>, <런닝맨>,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같은 프로그램들이 그렇다. 이들 장수 프로그램들은 색다른 스토리텔링이나 재미요소를 가져오기보다는 본래 프로그램이 갖고 있던 자산들을 반복 재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1박2일>은 여행과 복불복 게임의 반복이고, <정글의 법칙>은 정글 서바이벌의 연속이며, <런닝맨>은 게임과 캐릭터 예능을 게스트만 바꿔가며 해오고 있다. 물론 음악 예능은 조금 성격이 다르지만 <불후의 명곡>이나 <복면가왕> 역시 색다른 걸 기대하기보다는 그저 있어서 틀어놓는 프로그램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채널이 다양화되고 예능의 트렌드도 급속히 변화해가고 있어 장수 프로그램들에 어떤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괜찮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1박2일>이나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같은 프로그램은 그 형태 그대로 좀 더 나가기를 원하지만, <해피투게더>나 <개그콘서트>를 통해 우리가 알게 된 건 쌓아올린 탑이 한 순간에 무너져 초라해지는 건 시간문제라는 사실이다.

 

방송사의 입장이 이해 안 되는 건 아니다. 장수 프로그램이 식상하다고 폐지하고 새 프로그램을 얹는 건 이중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만한 기회비용을 치러야 하는데다, 새로 만든 프로그램이 잘 될 거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점점 기울어가는 장수 프로그램을 마지막까지 소진시키는 건 방송사를 위해서도 해당 프로그램과 그 프로그램에 한 때 열광했던 시청자들을 위해서도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 MBC <무한도전>이 박수칠 때 과감히 시즌 종영을 선언하고 휴지기를 거쳐 <놀면 뭐하니?>로 색다른 시도를 한 건 모험적이었지만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휴지기라는 선택은 그래서 꽤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힘이 빠져 있는 상태에서 무작정 애써 달리기보다는 잠시 멈춰서 지금의 트렌드도 들여다보고 거기에 맞는 버전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건 더 오래 갈 수 있는 길이 되기도 할 테니 말이다. 물론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온다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휴지기를 통해 고민해볼 수도 있을 게다. 오래된 프로그램은 그만한 힘이 있다는 뜻이지만, 그만큼 트렌드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뜻도 된다. 장수 프로그램들이 겪는 이러한 딜레마를 슬기롭게 넘는 방법을 고민할 시점이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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