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기록', 가난하다고 꿈도 사랑도 가난할까

 

"나 지금 하고 싶은 거 있는데 허락이 필요해." 사혜준(박보검)은 안정하(박소담)에게 그렇게 키스의 허락을 구한다. "허락할게." 안정하는 선선히 허락하고 두 사람은 키스를 한다. 그리고 안정하가 말한다. "생각해 봤는데 언제든 해도 돼. 나도 그래도 돼?" 그 말은 그가 얼마나 사혜준을 사랑하는가를 담아낸다. 그러자 화답이라도 하듯 사혜준 또한 자신의 사랑을 담아 이렇게 말한다. "넌 뭐든 돼."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에서 사혜준과 안정하가 나누는 이 키스신은 가슴을 몽글몽글하게 만든다. 그런데 그 설렘과 기쁨 속에는 어딘가 슬픔 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그건 뭐랄까 뭐 하나 제 맘대로 되는 게 없는 세상에서, 그들이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서로에게만큼은 모든 걸 허락해주는 마음이 느껴져서다. 그들의 사랑은 거창한 프러포즈도 아니고 화려한 장소나 심지어 좋은 차 안에서도 아니다. 아버지가 일하러 다닐 때 끌고 다니던 승합차에서 그들은 그렇게 말하고 키스를 나눈다. 마치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허락'뿐인 것처럼.

 

물론 <청춘기록>은 드라마다. 하지만 이 드라마 속에는 사혜준이 그토록 하고 싶어 하는 드라마가 있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의학드라마 <게스트웨이>에 캐스팅된 사혜준은 그 드라마 속에서 선배 의사(서현진)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한다. "누나 사귈래요?" 사혜준이 선배에게 그렇게 마음을 드러내는 장면은 말 그대로 드라마 속 한 장면이다. 병원이고, 그는 의사다. 사혜준이 드라마 속에서 하는 사랑과 실제 현실에서의 사랑은 그만큼 다르다.

 

드라마 같은 허구 속 세계가 다르다는 건 사혜준과 진상 톱스타인 박도하(김건우)가 함께 영화를 찍는 장면에서도 등장한다. 현실에서는 박도하가 톱스타이고 사혜준은 무명배우지만, 그 영화 속에서 사혜준은 재벌집 자제로 박도하를 잡아다 사정없이 폭력을 가하는 그런 인물이다. 현실에서야 태생의 수저에 따라 살아가는 수저가 달라지지만, 허구 속에서는 정반대의 역할을 하게 되기도 한다.

 

<청춘기록>은 드라마 속에 드라마를 세움으로써 그 드라마는 현실이라고 강변한다. 즉 사혜준이 연기하는 드라마 속 세상과 그가 처한 현실은 다르다고 말하는 것. 이 트릭을 통해 <청춘기록>이 보여주는 현실은 '착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그런 생각이 드라마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스스로 괴물이라고 말하고, 그래야 이 바닥에서 살 수 있다며 사혜준과 이민재(신동미)를 짓밟는 이태수(이창훈)는 그래서 오히려 승승장구한다.

 

골프장에서 우연히 그를 만난 김이영(신애라)은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 인과응보는 없다." 착하고 성실하게 사는 이들이 성공하고, 나쁜 자들이 벌을 받는 그런 현실은 없다고 드라마는 김이영의 목소리를 통해 전한다. 현실은 가난해서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이들이 오히려 더 나쁜 상황에 처하는 일이 벌어진다. 잘난 척 해서 재수 없던 사경준(이재원)이 사기를 당한 후 하는 토로는 그래서 공감 가는 면이 있다. "야 남들 부러워하는 취직했어도 한 달 월급 부잣집 애들 명품가방 하나 값이야. 이 돈 모아 서울에 집을 살 수가 있냐? 부자가 될 수가 있겠냐. 그저 그렇게 살다가 죽겠지. 삶의 무게에 짓눌리면서."

 

물론 <청춘기록>은 흙수저의 현실을 갖고 있는 사혜준이 저 드라마 <게스트웨이> 속 인물처럼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으려 한다. 그래서 드라마 속 허구를 현실로 만드는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그건 실제 현실에서는 좀체 벌어지지 않는 일이고, <청춘기록> 또한 하나의 드라마라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드라마는 현실의 결핍을 다룬다. 현실에서는 벌어지지 않는 것을 드라마는 꿈꾸기 마련이다. <청춘기록>은 그래서 청춘들이 현실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꿈꾸고 그걸 실현해가는 과정을 담는다. 그런 판타지가 무슨 소용이 있냐고? 글쎄. 물론 현실은 척박하지만 그래도 꿈을 꾼다는 것. 그것이 청춘의 증거가 아닐까 싶다. 원하던 꿈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꿈꾼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어쩌면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으니까. "넌 뭐든 돼"라고 말한 사혜준처럼, 가난해도 사랑할 수 있고 꿈을 꿀 수 있으며 충분히 행복할 수도 있고 심지어 아름다울 수도 있는 것처럼.(사진:tvN)

'보건교사 안은영', 안전한 행복? 이상해도 괜찮아

 

안은영(정유미)에게만 보이는 또 한 겹의 세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의 세계는 이상하고 기이하다. 그 세계에는 욕망의 기운들이 젤리의 형태로 흔적을 남긴다. 그 기운들은 때로는 너무나 커져서 거대한 괴물이 되어 모두를 집어삼키려 하기도 하고, 때로는 옴처럼 여기저기 돋아나 온 학교를 뒤덮기도 한다.

 

목련고등학교 보건교사인 안은영은 자신에게만 보이는 이 젤리들을 퇴치함으로써 학교를 보호하는 숨은 히어로다. 그의 무기는 남다른 기운이 담긴 장난감 칼과 플라스틱 총. 그래서 학교를 집어삼킬 듯 거대한 아가리를 벌린 채 학생들을 빨아들이는 괴물을 향해 칼을 휘두르고 총을 쏘는 안은영의 모습은 이상하고 기이해 보인다.

 

또 그렇게 퇴치한 괴물이 산산이 조각나 하트 젤리가 되어 비처럼 떨어지는 장면이나, 남다른 기운을 가진 한문교사 홍인표(남주혁)에게 기 충전을 받기 위해 손을 잡는 모습은 다소 유아적인 상상 같은 느낌마저 준다. 홍인표와 안은영이 힘을 합쳐 젤리 괴물들과 싸우는 그 모습들은 유아적이지만, 괴물이 등장하는 학교와 그 학교의 억압에 의해 괴물을 탄생시키는 학생들의 모습은 공포와 연민을 동시에 자아내게 한다.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교훈을 가진 이 학교에서 홍인표의 할아버지인 이 학교의 설립자 동상은 기괴할 정도로 과하게 웃는 얼굴을 하고 있고, 학생들은 아침마다 교장을 따라서 겨드랑이를 두드리며 몸이 건강해진다는 체조 같은 걸 한다. 웃으라는 교장의 말에 따라 학생들은 웃고 있지만 결코 그 웃음을 짓는 학생들이 행복해보이지는 않는다.

 

젤리괴물들은 바로 이 학교가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억압된 욕망에 의해 탄생한다. 학교는 '안전한 행복'을 이야기하고, 평범한 삶을 강요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안은영의 눈에는 더 많은 젤리들이 커져간다. 그 젤리를 터트려 하트 젤리 비를 떨어뜨린다는 그 상상은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담는다. 억압된 그들에게 자유를 주어야 한다는 것. 괴물을 만들게 아니라 사랑을 주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다소 유아적인 것처럼 보이는 <보건교사 안은영>의 상상력은 그 자체로 사회와 학교에 대한 의미심장한 풍자를 담아낸다. 뭐든 다 상상하고 이상하더라도 표현했던 그 어린 시절로부터 멀리 떠나와 어느 순간 억압된 시선으로 재미없게 세상을 바라보게 된 어른이라면 그 젤리가 주는 낯선 풍경이 의외의 통쾌함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 이상한 안은영이라는 캐릭터를 제 옷 입은 듯 천연덕스럽게 잘 연기해낸 정유미와, 도발적인 상상력을 끝까지 밀어붙인 정세랑 작가 그리고 이 낯선 세계를 기이하지만 아름답게 연출해낸 이경미 감독의 시너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별 생각 없이 '병맛' 유머를 즐기듯 보다가 어느 순간 저 세계가 저격하고 있는 우리네 현실의 억압들을 발견하게 되는 그런 작품. 무엇보다 우리가 사는 현실을 뒤집어 하나의 세계를 독창적인 스타일로 만들어냈다는 점이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사진:넷플릭스)

'비밀의 숲2', 부조리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우리 사회의 모든 치부를 다 담아내고 있는 것만 같다.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2>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두고 벌이는 대립상황을 소재로 담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학생들의 집단 따돌림 문제나, 죄를 짓고도 돈과 권력의 힘으로 사건을 무마시키는 부정청탁, 전직 고위 검사들이 변호사가 되면 당연한 듯 벌어지는 전관예우, '내로남불'하는 조직 이기주의, 같은 조직 내에서도 파벌을 나누는 줄 세우기 등등 어두운 우리네 사회의 그림자들이 도처에 드리워져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자신들이 저지르는 죄가 결국은 자신에게 부메랑처럼 날아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힌 두 친구를 통영 바닷가로 데려가 사고로 위장한 채 죽이고 그 사건을 다시 들춰내려 한 서동재(이준혁)를 납치 감금한 김후정(김동휘)의 아버지는 전직 판사 출신의 변호사였다. 그래서 김후정을 추궁하는 황시목(조승우)과 한여진(배두나)에게 으름장을 놓고 판사에게 청탁을 넣어 압력을 행사해 아들의 죄를 덮으려 한다.

 

하지만 그렇게 무마한다고 해도 죄가 없어질까. 경찰들의 끈질긴 노력에 의해 죄가 드러나자 김후정은 결국 죄를 자백한다. 그를 괴물로 만든 건 오랜 괴롭힘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런 자식의 문제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부모의 무책임이기도 했다. 밖에서는 검사에 변호사 그리고 국회의원까지 승승장구했을지는 몰라도, 그들이 제대로 만들어놓지 못한 세상 속에서 정작 그의 아들은 괴물이 되어버렸다.

 

김후정을 잡고도 판사에게 줄을 대 압력을 행사하는 그의 아버지 때문에 검찰과 경찰은 모두 곤혹스러워진다. 검찰이 영장을 내주지 않으면 풀어줘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상황이 만들어진 건 다름 아닌 검경의 수사권 대립이 그 이유다. 그들이 만든 상황 속에 그들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격이다. 결국 서동재 사건을 두고 검경은 공조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것이 본래 검찰과 경찰이 해야 할 일이라는 걸 드라마는 말해주고 있다.

 

서동재 역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사건들을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다. 하지만 그것이 위협이 되어 납치 감금되는 일을 당하게 됐다. 그는 검찰 형사법제단 우태하 부장검사(최무성)에게 잘 보이려 그런 일을 했지만, 결국 그는 경찰과의 수사권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검찰의 희생양으로 활용됐다.

 

서동재 납치 실종사건이 벌어진 후 그의 넥타이를 잘라 메시지를 사진에 담아 보낸 이가 김후정이 아니었고, 경찰임을 드러내는 시계를 일부러 노출하고, 거짓 목격자 전기혁(류성록)까지 나서서 경찰을 지목했던 그 상황은 결국 검찰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동재가 납치 실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생사보다 조직의 이익을 먼저 생각했던 우태하였다.

 

흥미로운 건 황시목이 전기혁의 배후에 검찰이 있을 거라는 심증을 파헤치는 과정이다. 경찰들의 추궁에 꼼짝도 하지 않던 전기혁이지만, 검사인 황시목이 나타나 마치 '같은 편'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자 그가 반응을 보이는 장면이 그것이다. 결국 전기혁은 경찰과 검찰이 서로 공조하지 않고 대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고, 자신은 검찰의 사주를 받았다는 걸 드러내는 대목이다.

 

<비밀의 숲2>는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많은 치부들을 끄집어내고, 그 원인으로서 검찰과 경찰 같은 사법정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조리한 시스템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전관예우에 부정청탁은 물론이고 이제는 그렇게 잘못된 방식으로 쓰이는 권력을 서로 갖겠다고 싸우는 형국이다. 이러니 사회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만무다. 아이들은 범죄에 가까운 짓들을 저지르고, 부모들은 힘을 이용해 그걸 무마시켜주는 것처럼, 조직원들의 비리를 조직의 이익을 위해 덮으려는 일들이 벌어진다. 하지만 그걸로 과연 끝나는 일일까. 그들이 저지른 일들은 결국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거라고 <비밀의 숲2>는 경고하고 있다.(사진:tvN)

'놀면'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캐릭터, 아이템의 비결

 

"앨범 낼 거 같은데? 트로트 앨범." "그러니까 저쪽이 가수 아니야?" "너무 잘 어울린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환불원정대 만옥(엄정화), 천옥(이효리), 은비(제시) 그리고 실비(화사)의 프로필 및 단체사진을 찍는 와중에, 지미 유(유재석)와 매니저로 뽑힌 김지섭(김종민)과 정봉원(정재형)의 신박기획이 단체 사진을 찍자 그런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환불원정대의 그 말대로 신박기획 3인방은 그대로 트로트 그룹을 짜서 활동해도 될 만큼 캐릭터가 확실하다. '동물의 왕국'을 연상시키는 호랑이 무늬 셔츠를 통일해 입은 세 사람이 나란히 서서 갖가지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을 때 붙는 자막이 그래서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신입 트로트 그룹 신박입니다.' 혹시 환불원정대 다음은 신박일까.

 

물론 <무한도전> 시절부터 말 한 마디 툭 던진 것이 엄청나게 일을 크게 만들던 경험을 해왔지만, <놀면 뭐하니?> 역시 프로그램 과정 중에 나온 몇 마디가 실제 빅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유재석이 유르페우스라는 부캐로 하프에 도전하게 된 건 유희열이 던진 한 마디 때문이었고, 라섹이라는 부캐로 라면집을 하게 됐던 것도 라면은 좀 끓일 줄 안다고 유산슬로 활동할 때 했던 말이 빌미가 됐다.

 

환불원정대도 싹쓰리 활동 중 이효리가 걸그룹을 거론하며 엄정화, 제시, 화사를 지목했던 게 현실이 됐다. 그러니 환불원정대에서 별 생각 없이 이렇게 툭툭 던져지는 멘트들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환불원정대 때문에 만들어진 '신박기획'은 그 캐릭터나 조합만을 봐도 이번 한 번 쓰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트로트 그룹에 도전하든 아니면 연예기획사로서 새로운 아이템에 도전하든 이 조합을 활용하는 건 향후에도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즐거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이번 환불원정대 프로젝트를 보면 싹쓰리 때와는 사뭇 다른 콩트 코미디적인 캐릭터와 상황극이 들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싹쓰리는 캐릭터는 있었지만 말 그대로 음악을 준비하고 앨범을 내는 과정에 집중했고, 환불원정대는 10월 10일 음원 발표를 못 박았지만 음악만큼 이들의 캐릭터 상황극의 재미 또한 극대화했다.

 

지미 유는 싹쓰리의 유두래곤과는 너무나 다른 하나의 색다른 캐릭터가 됐고, 신박기획에 합류한 김지섭과 정봉원 역시 '웃상'과 '울상'으로 웃기는 캐릭터로 세워졌다. 이제 이들이 모여 무슨 이야기만 해도 빵빵 터질 만큼 캐릭터는 확실해졌다. 물론 이들 캐릭터가 이렇게 세워지게 된 건 환불원정대의 센 언니들 캐릭터들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보면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그려가는 <놀면 뭐하니?>의 세계가 갈수록 풍부해지고 흥미진진해지는 것이 바로 이들의 놀라울 정도로 쏟아내는 다양한 캐릭터와 아이템 덕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센 언니들 앞에서 맞서는(?) 캐릭터로 지미 유가 서 있다면 그들을 맞춰주는 캐릭터들로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김지섭과 정봉원이 있다.

 

여기에 이번 환불원정대의 타이틀곡으로 결정된 'Don't touch me'를 작곡한 블랙 아이드 필승 라도가 주지훈을 닮았다며 곧바로 '툭지훈(주지훈이 툭 치고 간 것 같이 닮았다는 의미)'이라는 캐릭터로 세워진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단 몇 분 간의 방송 분량 속이지만 환불원정대와 함께 사진을 찍을 때 어딘가 검거된 범인처럼 금세 캐릭터로 세워진 툭지훈은 '신박기획'이 혹여나 향후 어떤 활동을 할 때 또 다시 참여해도 충분할 인상을 남겼다.

 

<놀면 뭐하니?>는 계속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지만,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건 다름 아닌 캐릭터 창출이다. 프로젝트를 하나 할 때마다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온다. 게다가 그 각각의 캐릭터들의 색깔에 맞는 신박한 아이템들까지 의외로 생겨나면서 이 유니버스는 풍요로워진다. <놀면 뭐하니?>의 세계가 <무한도전>보다 흥미로워지는 건 바로 이 열린 유니버스에 갈수록 많아지는 캐릭터들의 향연 덕분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놀면 뭐하니?>의 유니버스 속으로 들어와 색다른 캐릭터(부캐)를 입게 될까. 끝없이 이어지는 기대감과 화수분 같은 재미는 바로 이런 독보적인 세계관 덕분이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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