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1/01/04 (9)
주간 정덕현
'놀면', 글로벌과 복고가 만들어내는 시공간의 확장 사실 MBC 예능 의 '겨울노래 구출작전'은 이전에 했었던 싹쓰리나 환불원정대 같은 프로젝트와 비교하면 소박한(?) 편이다. 어떤 면에서는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가 강하고, 다음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잠시 쉬어가는 아이템에 가깝다. 하지만 이 소박함 속에도 '특별함'은 존재했다. 물론 에일리와 김범수의 듣기만 해도 힐링되는 노래와 하모니가 주는 즐거움이나, 오랜만에 돌아온 윤종신의 감성 가득한 열창의 무대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있었지만, '겨울노래 구출작전'의 백미는 존 레전드 같은 월드 클래스 아티스트와 오랜만에 옛 감성에 푹 빠뜨린 우리의 레전드 이문세의 무대였다. 유재석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존 레전드의 'Bring me love'..
'며느라기', 제발 시대착오적인 드라마였으면 좋겠지만 카카오TV 드라마 에서 손녀딸 아이 백일잔치에서 며느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 아들 무구일(조완기)이 아이를 보는 모습을 본 시어머니 박기동(문희경)은 입이 삐죽 나온다. 그래서 못마땅한 얼굴로 보다 못해 자신이 아이를 볼 테니 아들보고 식사를 하라고 한다. 며느리 정혜린(백은혜)이 그 말의 의미를 알아듣고 빨리 먹고 아이를 보겠다고 하고 아들도 나서서 자신이 아이를 잘 본다고 말하자 박기동은 아예 대놓고 며느리 들으라는 듯 이렇게 말한다. "애는 엄마가 봐야지?" ㅍ 가 보여주는 백일잔치 풍경은 아마도 아이가 있는 이들에게는 익숙할 게다. 아이가 생기면 가족모임이 있을 때마다 누구나 한 명은 아이를 돌보느라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생긴다. 그..
넷플릭스여서 가능한 드라마의 진화, 우리의 선택은? 작년 한 해 드라마들 중 지금껏 우리네 드라마가 가보지 않았던 세계를 탐험한 작품들을 고르라면, , , 이 아닐까.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이 이끌어낸 이 작품들은 그간 우리네 드라마가 가보지 않았던 신세계를 열어 보였다. 그리고 그 신세계는 로컬에 머물러 있던 우리네 드라마가 이제 글로벌로 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만들어냈다. 재작년 초에 방영되어 전 세계에 K좀비 열풍을 이끌었던 은 애초 우리네 드라마 플랫폼들에서는 제작 자체를 얘기하기가 어려운 작품이었다. 좀비라는 소재 자체가 그렇고 그것을 조선시대를 바탕으로 하는 사극으로 연결한다는 파격이 그렇다. 좀비 장르의 특성상 등장할 수밖에 없는 신체 절단이나 식인 같은 자극적인 소재는 지상파는..
'개천용'이 출연 배우 교체에도 이어가는 진정성의 실체 '이 드라마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으나 일부 상황, 인물, 이름, 사업체, 사건, 지역에는 극적효과를 위해 허구를 가미했습니다.' SBS 금토드라마 은 그런 고지로 시작한다. 보통 '실제와는 상관이 없다'고 고지하는 내용과는 정반대다. 이런 고지를 하게 된 건 이 작품이 재심 전문변호사 박준영 변호사와 이를 기사화해 유명해진 박상규 기자의 실제 사건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다. 이들이 쓴 '지연된 정의'에 등장하는 삼례 나라슈퍼 강도 치사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이미 영화나 시사프로그램에서 다뤄졌던 실제 사건들이고, 이 사건들의 재심과정은 의 주된 스토리다. 실제 현실에서 재심으로 승소하는 일은 쉽게 벌어지지 않는다. 그래..
2020년 드라마 패권 경쟁, tvN·JTBC·SBS·넷플릭스였던 까닭 지난 2020년 지상파 3사의 을 들여다보면 전반적으로 지상파의 드라마 위상이 과거보다 급격히 추락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상업방송인 SBS만이 그래도 지상파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말할 수 있지만, MBC와 KBS는 이렇다 할 성공작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드라마가 극히 적었다. 먼저 SBS는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된 남궁민이 생애 첫 대상을 거머쥐게 한 같은 좋은 작품이 있었고, 같은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파괴력을 보여준 작품도 있었다. 나 , , 같은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작품들이 고르게 수상을 했고, 그건 SBS가 2020년 한 해 꽤 선전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반면 을 보면 대상을 받은 천호진이 출연했던 가 여자 최우수연기..
'유퀴즈'가 한 해의 마무리에 들려준 해고, 은퇴, 사별의 이야기 "기장님들이나 나이가 좀 있으신 사무장님들은 가정을 책임지셔야 하고 자격증이 되게 전문적이잖아요. 항공쪽 아니면 이걸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간담회 같은 데 가보면 택배 알바를 가셔서 다리를 다치셔서 목발을 짚고 오신 분도 계시고... 거의 눈물바다였던 것 같아요." tvN 이 한 해의 마무리 방송에 '시작과 끝'이라는 주제로 초대한 한 항공사 승무원이었다 정리해고된 류승연씨는 의외로 너무나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어려움보다 간담회 같은 데서 봤던 나이가 있으신 선배들에 대한 걱정을 이야기했다. 선배들은 늘 밝고 긍정적인 류승연씨를 보며 힘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너무나 잘 구해서 '알바몬..
'낮과 밤', 남궁민의 연기에 깃든 드라마의 메시지 tvN 월화드라마 은 시청자들을 그 미궁 속으로 몰아넣었다. 28년 전 하얀밤 마을에서 벌어진 집단 사망 사건이 그 미궁으로 들어가는 입구였다면, 28년 후 발생하는 연쇄 예고 살인은 그 미궁이 갈수록 깊어진다는 예고였다. 그러니 시청자들은 아무런 단서 없이 툭 던져진 미궁 속에서 어디로 발을 내딛어야 할지 알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하지만 그 28년의 간극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두 사건들을 연결시켜준 건 특수팀 팀장 도정우(남궁민)다. 남다른 능력의 소유자지만 냉소적인 말투에 어딘지 허무 가득한 눈빛이 예사롭지 않던 도 팀장은 죽은 자들에게서 아무런 망설임이나 공포의 징후가 발견되지 않은 연쇄 예고 살인의 범인으로 지목되고, 그것이 ..
유재석 대상 수상 소감에 담긴, 가족애·동료애·인간애 의 대상은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그 누구도 이견이 있을 수 없는 대상 수상이었다. MBC를 넘어서 올해 방송 전체를 통틀어 봐도 가 가장 독보적인 예능 프로그램의 성과라고 말할 수 있는 한 해였고,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유재석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은 에서 가 각 부문에서 상을 휩쓰는 결과로 나타났다. 대상의 유재석은 물론이고, 최우수상을 화사, 이효리가 각각 받았고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도 였다. 그밖에도 올해의 예능인상(유재석), 우수상(김종민, 엄정화, 제시), 베스트 커플상(지미유, 린다G), 올해의 작가상(최혜정)이 모두 로 돌아갔다. 유재석 대상에는 여러 가지 의미들이 겹쳐졌다. 수상 소감에서도 밝힌 것처럼 이 시즌 종영한 후 새로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