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라는 수식어가 참 어울리는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tvN 예능 <어쩌다 사장>은 어쩌다 강원도의 한 시골마을 슈퍼를 맡아 열흘 간 운영하게 된 차태현과 조인성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시골마을 슈퍼에 뭐 그리 많은 사건들(?)이 벌어질 수 있을까 싶지만, 이 프로그램은 의외로 다채로운 관전 포인트들을 제공한다. 어쩌다가... 어부가 되어 <극한직업> 혹은 <도시어부>를 찍고 있는 조인성의 모습까지 확장되어 나가고 있으니.

 

<어쩌다 사장>에서 슈퍼를 운영한 지 5일차 되는 날, 조인성은 새벽부터 일어나 속초의 한 항구를 찾아간다. 벌써부터 내리기 시작한 촉촉한 비가 어딘가 불길한 예감을 드리운 가운데, 친구 찬스로 오게 된 박병은과 남주혁 그리고 그 곳의 어부인 장일석과 함께 배를 타고 파도가 예사롭지 않은 바다로 나간다.

 

<극한직업>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넘실거리는 파도와 산산이 부서지는 포말 속에서 출렁대는 배와 그 위에서 가자미 낚시를 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그간 <어쩌다 사장>이 보여줬던 한적한 마을 슈퍼의 편안한 광경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자타공인 연예인 어부로 불리는 박병은조차 호기롭게 가자미 50마리를 잡는다고 했다가 그 바다 한 가운데 서자 50마리커녕 5마리도 쉽지 않겠다고 꼬리를 내리는 그 극한의 풍경은 <어쩌다 사장>이라는 프로그램과는 사뭇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그런데 프로그램은 이처럼 다소 센 장면들(?)과 <어쩌다 사장> 본연의 평화로운 슈퍼의 풍경을 교차해서 보여줌으로서 프로그램의 중심을 잃지 않는다. 실시간 조업현황(?)을 배 위에서 알려주고, 그것을 마치 스포츠경기 스코어 적듯 슈퍼에 마련해 놓은 벽보에 기록하면서 마을 주민들과 그 정보를 공유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어쩌다 어부'가 된 이유가 마을주민들을 위해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서기 위해서라는 걸 강조한다. 매일 대게라면만 끓여주다 보니 이제 좀 질릴 수 있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는 것.

 

사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한적한 시골 슈퍼와 파도가 넘실대는 극한의 배를 오가는 영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어쩌다 사장>은 처음부터 '대게라면'을 메뉴로 넣으며 고성의 어부친구 장일석을 복선처럼 소개한 바 있고, 그 메뉴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배를 타고 조업을 나가게 되는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슈퍼의 이야기가 다소 정적이었다면, 이제 이곳에서 지내는 시간의 중간 지점에 왔을 때 바다 조업의 동적인 장면을 넣는다는 건 여러모로 전략적인 포석이 아닐 수 없다.

 

유호진 PD가 <어쩌다 사장>을 통해 보여주는 다채로운 맛은 그가 시골슈퍼라는 한 공간을 중심으로 세워두고 얼마나 섬세하게 다양한 재미요소들을 찾아내는가를 잘 보여준다. 처음에는 슈퍼에 적응하는 과정이 주는 재미를 보여주고, 그 과정 속에서 그 곳을 오래도록 운영해온 슈퍼 사장님을 공감하게 되는 정서적 푸근함을 선사한다.

 

게스트들은 오는 이들마다 저마다의 개성이 있어 색다른 이야기를 만들어준다. 박보영처럼 그 곳에서 몇 년 간 알바를 했을 것처럼 똑부러지는 모습이 주는 흐뭇함이 있다면, 윤경호처럼 자기도 모르게 계속 일을 찾아 하면서 퇴근하지 못하는 알바생의 마음이 주는 따뜻함이 있다. 물론 신승환처럼 남다른 '식욕'으로 '먹방'의 재미를 보여주는 게스트도 있고, 박병은과 남주혁처럼 <극한직업>의 살풍경 속에서도 남다른 의리를 보게 해주는 게스트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게스트들이 만들어내는 색다른 이야기와 더불어, 차태현과 조인성이 그 곳 마을에 동화되어가는 즐거움 또한 <어쩌다 사장>은 놓치지 않고 보여준다. 조인성이 보건소를 찾아 슈퍼를 찾았던 한의사에게 침을 맞고, 슈퍼집 반려견 검둥이와 함께 마을 산책을 나선 차태현은 슈퍼에서 만났던 손님들과 반갑게 인사한다. 단 며칠 전만 해도 전혀 모르는 남남이었던 그들이 이웃처럼 느껴지는 그 변화가 주는 흡족함이라니.

 

시골 슈퍼 사장에서부터 어쩌다 어부까지 되어버린 출연자들의 체험은,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진다. <어쩌다 사장>이라는 제목의 '어쩌다'라는 표현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작은 시골슈퍼에서 그런 경험을 할 것이라고는 잘 예상하지 못했던 어떤 뜻밖의 경험을 하게 됐다는 걸 담고 있다. 차태현과 조인성에 빙의되어 그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시청자들도 '어쩌다' 그 곳의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된 셈이다. 그리고 그 경험이 단지 노동의 체험이 아니라, 마음을 건드리는 정서적 체험까지 포함하고 있다니.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사진:tvN)

'마우스' 이승기가 던지는 질문, 범죄자는 탄생하는가 만들어지는가

 

"사이코패스는 사회가 진화하면서 생겨난 돌연변이 유전자입니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인간의 감정을 콘트롤하는 MAOA 유전자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연쇄살인마가 되는 상위 1%의 사이코패스는 MAOA 유전자가 아예 존재하지 않죠. 이번 연구에서 얻은 것은 태아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이코패스 유전자를 구별해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곧 미래의 사이코패스 미래의 전쟁광, 미래의 연쇄살인마를 출생 전에 찾아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의 이야기는 이제 다시 첫 회에 등장했던 장면들을 되돌려 보게 만든다. 유전학 박사이자 범죄학자로 사이코패스 유전자를 구별해낼 수 있는 연구를 성공시킨 대니얼 리(조재윤)가 내한해 여야 국회의원들 앞에서 자신의 연구를 소개하는 대목은 이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가를 새삼 가늠하게 한다. 연쇄살인마 '헤드헌터' 사건으로 사회가 들썩거리고, 심지어 정치 쟁점화되면서 사이코패스 유전자 검사를 미리 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는 상황. 대니얼 리의 연구가 말해주는 건, 사이코패스 범죄자는 사회가 만든 것이 아닌 탄생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요인이 아니라 유전적 요인이라는 것.

 

바로 이 대니얼 리의 전제는 <마우스>라는 드라마가 희대의 살인마 헤드헌터 한서준(안재욱)을 검거한 후에도 계속 팽팽한 긴장감을 갖게 되는 이유다. 아내였던 성지은(김정난)은 바로 그 한서준의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출산했고, 그 아이 역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사이코패스 범죄자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성장해 살인을 저지르던 성요한(권화운) 역시 정바름(이승기)과 고무치(이희준)에 의해 붙잡혀 사망하게 됐지만, 사건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성요한에게 맞아 함몰된 채 사경을 헤매던 정바름이 뇌수술을 받고 깨어난 후 점점 이상한 장면들이 떠오르고, 범죄자들의 생각을 읽게 되는 등의 변화를 갖게 된 것. 바른 생활 청년의 대명사처럼 살아왔던 정바름이 그렇게 변화한 건, 놀랍게도 성요한의 뇌 일부분이 그의 뇌에 이식되면서였다. 그 뇌수술은 대통령 비서실장 최영신(정애리)의 간곡한 부탁으로 교도소에 있던 한서준에 의해 이뤄졌다.

 

여기서 <마우스>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그 바른 생활 청년이던 정바름은 사이코패스의 뇌를 이식받은 후, 사이코패스 범죄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런 변화를 이겨내고 자신의 본 모습을 지켜낼 것인가. 드라마 첫 장면에 등장했던 먹구렁이를 오히려 공격하는 마우스(쥐)라는 시퀀스는 다름 아닌 '나쁜 유전자'가 이식된 마우스의 의미였다. 그건 현재 정바름의 처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나쁜 유전자가 이식된 정바름을.

 

정바름은 한서준이 자신의 뇌에 성요한의 뇌를 이식한 사실을 알고, 그 사건을 추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는 갑작스런 살의와 감정들을 콘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교도소에 자청해 들어가 한서준에게 복수를 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고무치가 정바름에게 왜 그랬냐고 다그치자, 갑자기 돌변하는 정바름의 모습이 그렇다.

 

그런데 만일 정바름이 자기의 의지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에 의해 뇌 이식을 받아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인다면 그건 그의 잘못일까. 아니면 그런 이식을 결정한 자와 행한 자의 잘못일까. 사이코패스가 유전자로 인해 탄생한다는 이야기는 그래서 논쟁적이다. 범죄 역시 그들의 잘못된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애초 대니얼 리가 사이코패스 유전자를 찾아냈고, 그래서 그런 유전자를 가진 태아를 낙태시키는 방식으로 '범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 생명윤리에 대한 논쟁을 만드는 것처럼, 죽을 위기에 처한 정바름을 살려내기 위해(물론 여기에는 정치권의 논리 또한 개입되어 있지만) 사이코패스의 뇌를 이식했다는 사실은 정반대로 생명을 위해 '잠재적 범죄자'를 탄생시킨다는 논쟁적 지점을 끄집어낸다. 정바름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는 그래서 중요해진다. 그는 과연 진짜 사이코패스가 될까, 아니면 그걸 이겨낼 것인가.(사진:tvN)

'유퀴즈' 100회, 길거리는 못나가지만 낮은 시선은 달라지지 않았다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 100회를 맞았다. 하지만 100회라고 해서 대단한 특집을 마련한 건 없었다. 유재석의 말대로 늘 하던 대로 정성스레 한 회를 준비했다는 것이 100회를 맞이한 <유퀴즈>의 자세였다.

 

사실 많은 시청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길거리로 나가지 못하게 된 <유퀴즈>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다. 초창기 어설프긴 했지만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시민들과 소탈하게 나누던 인생 이야기들과, 이를 통해 세상에 저마다의 모든 삶이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작지 않은 위로를 전해준 면이 있다.

 

결국 코로나19 이후로 길거리가 아닌 특정 공간을 선택하고, 인물들도 특정 카테고리(예를 들면 특정 직업이라든가, 특정 유사 사례 같은)에 맞는 섭외로 이뤄지게 됐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유퀴즈>는 이른바 <유퀴즈> 다움을 저버리지는 않았다. 그것은 한 마디로 말하면 과거 길거리에서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한 '낮은 시선' 덕분이다.

 

100회 특집으로 '○○의 현실판'이라는 카테고리를 세운 것도 그냥 붙여 놓은 게 아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스 갬빗>의 현실판으로 출연한 최연소 체스 국가대표 김유빈양이나, 18년 간 뽀통령의 목소리를 해온 '뽀로로의 현실판 성우' 이선, 영화 <협상>의 현실판으로 국내 1호 위기협상전문가인 이종화 대표를 통해 '○○의 현실판'을 굳이 보여주려 한 건 그 지향점이 이 프로그램에 그간 출연했던 분들을 위한 헌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재심 전문 안준영 변호사가 출연했을 때 재심 결과를 기다리던 피해자 장동익씨가 무죄 판결을 실제로 받아 그 이야기가 현실화됐고, 판다 번식을 시켜서 우리 국민들에게 아기 판다를 보여드리고 싶다 했던 강철원 판다 사육사의 이야기 역시 잘 자라고 있는 아기판다 '푸바오'로 인해 현실판이 되어가고 있었다. 또 '미생'편에 나와 만년부장이 될 걸 걱정했던 자동차 판매왕 박광주씨는 영업이사가 되었으며, 코로나19로 여행사 폐업 결정한 후 사비를 들여 고객들을 무사귀환시킨 일로 화제가 됐던 여주희씨는 다시 여행사를 열고 관광의 날 장관 표창을 받았다. 무려 700만 원어치의 껌을 승객들에게 나눠줘 온 명품택시기사분은 제과업체로부터 껌을 지원받게 되었다고 했다. 100회 특집으로 '○○의 현실판'을 선택한 건 결국 <유퀴즈>의 현재를 '현실화'한 건 이 방송에 나와 주셨던 위대한 보통서민들이라는 걸 말하기 위함이었다.

 

<유퀴즈>는 이제 BTS 전 멤버가 먼저 원해서 출연하고, 아이유 같은 시대의 아이콘이 찾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물론 이들을 보게 되는 일은 즐겁고 반가운 일이지만, 적어도 서민들이 주인공이어서 더욱 가치 있게 느껴졌던 <유퀴즈>에서도 이들 연예인들이나 유명인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다 여겨질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BTS나 아이유가 등장해도 괜찮다 여겨지는 건, 이런 유명인들이 등장해도 여전한 <유퀴즈>의 낮은 시선이 변함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래서 BTS 편에서는 그들의 화려한 무대 위 이야기가 아니라, 어찌 보면 그 나이 또래에 고민을 공유하는 평범한 청춘들로서의 BTS를 볼 수 있어서 더욱 가치 있게 느껴졌다. 아이유도 마찬가지다. '나이 시리즈'의 노래에 따라 성장해온 아이유의 이야기 역시 그 나이 또래의 불안과 혼란을 겪는 청춘들과 공유되는 지점이 많았다.

 

물론 <유퀴즈>는 역시 길거리를 나섰을 때 진짜 이 프로그램만의 맛이 우러나는 게 사실이다. 그런 아쉬움과 그리움은 분명히 있지만, 그래도 '낮은 시선'을 고수하며 유지해가고 있다는 건 <유퀴즈>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싶다. BTS나 아이유가 등장해도 그들이 나온 그 어떤 프로그램에서도 보기 힘든 진솔함이 <유퀴즈>에서 묻어나는 건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니 말이다.(사진:tvN)

'달뜨강', 드라마 위기대처의 좋은 사례로 남은 까닭

 

웨이브에서 서비스되는 KBS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는 2회에서 6회까지의 분량이 빠져 있다. 이에 대한 사유는 '출연자 이슈'로 적혀 있다. 그건 다름 아닌 주인공 온달 역할이었던 지수의 학교폭력 논란에 의한 하차를 말하는 대목이다. 결국 지수 대신 나인우가 온달 역할을 7회부터 맡았다.

 

사실 이렇게 출연자까지 교체되면서 드라마가 온전하긴 어렵다. 하지만 <달이 뜨는 강>은 생각보다 이 위기를 잘 넘기고 있는 형국이다. 시청률도 8%대(닐슨 코리아)를 유지하고 있고, 시청자 반응도 나쁘지 않다. 어떻게 이런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 걸까.

 

첫 번째는 빠른 위기 대처능력이다. 지수의 학교폭력 논란이 터졌을 때 <달이 뜨는 강>은 재빨리 나인우로 출연자 교체를 결정했고, 교체된 분량을 다시 찍어 결방 없이 방영을 이어갔다. 보통의 경우라면 일주일 정도 '결방'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었지만, <달이 뜨는 강>의 이런 빠른 결정과 행동은 드라마가 위기상황에서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두 번째는 주인공 교체에 따라 총 20부작의 95% 촬영을 마친 작품을 사실상 재촬영해야 하는 부담을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기꺼이 감수하고 희생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지지까지 얻어냈다는 점이다. 사실 지수의 학교폭력 논란은 그의 개인적 사안일 뿐 <달이 뜨는 강>은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쪽이었다. 그래도 그 피해를 모두가 감당하겠다는 팀워크와 이에 대한 대중들의 지지가 이 드라마를 다시 되살려내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세 번째는 그저 남은 분량을 나인우가 소화해내는 것을 넘어, 지수가 출연했던 분량인 1회에서 6회까지의 분량 역시 재촬영을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미 1회는 나인우로 대체되어 재촬영된 분량이 웨이브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제작진은 나머지 2회에서 6회까지의 분량도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재촬영에 일부 배우들은 출연료를 받지 않겠다고 나서는 미담까지 전해졌다.

 

1회에서 6회까지의 재촬영은 사실상 해외 판권 판매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특히 1회가 먼저 재촬영된 이유는 그 도입부에서 북조와 전쟁을 벌이는 순노부 사람들과 온달, 평강의 장면들이 13회의 내용을 먼저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13회 내용을 재촬영 하면서 1회 내용 또한 자연스럽게 보강될 수 있었던 것.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의외의 호재들도 생겼다. 지수를 대체한 나인우가 오히려 온달 역할에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나왔고, 이런 평가는 출연자 교체가 만드는 이물감을 빠르게 지워내는 효과를 만들었다. 여기에 마침 불거진 SBS <조선구마사> 사태는 오히려 <달이 뜨는 강>에는 호재가 되었다. 역사왜곡, 문화왜곡의 소지로 2회 만에 폐지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자극적인 <조선구마사> 사태의 반대급부로서, 다소 '순한 맛'의 <달이 뜨는 강>이 오히려 가치를 재조명받게 된 것. 이러한 의외의 호재들이 <달이 뜨는 강>이 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나 오히려 승승장구하게 된 네 번째 이유다.

 

사실 콘텐츠업계만큼 의외의 위기요소들이 많은 분야도 없다. 그래서 전혀 의도치 않은 어떤 위기에 의해 피어나지도 못하고 꺾어지는 결과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빠르고 현명한 대처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기도 하는 게 콘텐츠업계이기도 하다. <달이 뜨는 강>은 그 위기대처의 좋은 사례로 남을 듯하다. 물론 아직 남은 분량들이 있고, 또 재촬영해야하는 부분도 남았지만 현재까지의 흐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과들로 이어지고 있다.(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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