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네모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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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진정한 슈퍼스타 배출하려면옛글들/네모난 세상 2010. 9. 30. 10:00
'슈퍼스타K'가 배출해야할 슈퍼스타는 어떤 가수일까 장재인이 기타 하나 달랑 들고 나와서 "바닥이 더 편해요"하며 털썩 주저앉아 또박또박 가사를 음미하듯 노래할 때, 아주 오랜만에 가슴 한 켠을 가득 채우는 어떤 설렘을 느낀 것은 거기에서 '음악'을 보았기 때문이다. 일렉트릭 사운드와 현란한 댄스, 그리고 음악 자체는 물론이고 비주얼조차 점점 찍어낸 듯 비슷비슷해진 작금의 가요계에서 그 노래를 들으며 어떤 정서적 감흥을 느끼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 되었다. 아마도 음악이라기보다는 프로듀서에 의해 잘 포장된 하나의 음악상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일 것이다. 심사위원으로 경쟁자들을 심사하던 윤종신이 한 후보자에게 "당신은 좋은 프로듀서를 만나야 될 것"이라는 지적은 작금의 현실을 잘 말해주는 것이다.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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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을 팝니다, 명품녀의 일그러진 자화상옛글들/네모난 세상 2010. 9. 15. 07:25
사생활을 소비하는 방송, 인기라면 심지어 발가벗는 세태 그녀는 자신이 '명품녀'라고 불리게 될지 알았을까. 그리고 그것이 대중이 한때 '개똥녀'를 부를 때 가졌던 공분의 뉘앙스를 갖게 될 것을 알았을까. 아마도. 그렇다면 문제가 된 방송 프로그램은 어땠을까. 그녀가 나간 방송이 이토록 큰 파장을 가져올 줄 알았을까. 분명. 명품녀라 불리며 사회적 파장까지 일으킨 당사자와, 그녀를 한껏 스토리텔링해 결국에는 명품녀라 불리게 만든 방송. 이것은 안타깝게도 작금의 우리네 방송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한쪽에서는 인기라는 이름 하에 스스로 사생활을 팔겠다 나서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렇게 내놓은 사생활을 '상품화'시킨다. 물론 그 '상품화'의 성패는 얼마나 논란이 되느냐다. 한때 '루저 논란'을 일으켰던 '미녀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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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타블로를 믿지 않을까옛글들/네모난 세상 2010. 9. 8. 08:18
팩트의 시대에서 스토리의 시대로 사실은 명명백백해 보인다. 하지만 사실이 가진 힘이 너무나 약해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타블로의 이야기다. 한 네티즌에 의해 제기된 학력의혹은 타블로 당사자에게 처음엔 우스워보였을 지도 모른다. 왜 그렇지 않을까. 분명 자신은 대학을 나왔다는데 누군가 나오지 않았다고 얘기한다면 그건 좀 심한 농담처럼 들릴 것이다. 하지만 연예인으로서 언제든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고 여겨온 타블로는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자신은 가만히 있는데 언론들이 네티즌이 제기한 학력의혹을 기사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 언론들은 점점 경쟁적으로 이를 기사화하면서 여기에 대응을 하지 않는 타블로를 이상하게 여기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 '수상함'은 곧이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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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간의 기적', 이 1시간이 만드는 기적옛글들/네모난 세상 2010. 8. 27. 07:29
'7일간의 기적', 우리에게도 기적인 이유 김제동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일주일 간 컨테이너에 살고 있는 네 식구를 위한 집을 찾아헤매던 그에게 선뜻 자신의 집을 내주겠다는 집주인의 진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김제동을 바라보는 PD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비록 마당에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풀들이 무성하고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낡았지만, 그 집이 컨테이너에 살고 있는 네 식구에게는 어떤 의미인지를 잘 알기 때문이었다. 처음 유재석이 기부한 선글라스 하나로 시작해서, 그 선글라스가 수많은 물건으로 교환되고 변신해 결국은 집으로 변하는 이 기적 같은 일은 '7일간의 기적'이 매주 우리 앞에 보여주는 마술이다. 우리 주변에 넘쳐나는 물건들. 너무 흔해서 때론 있는지조차 몰랐던 그 물건들이 우리를 이토록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