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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런 온', 임시완과 신세경의 멜로에 깃든 설렘의 진짜 의미 '런 온', 임시완의 달리기와 신세경의 통역에 담긴 뜻은 "통역하는 건 뭐 예쁜 말만 잘 골라서 해야 하는 건 기본이니까 잘 알거고, 내 아들의 일거수일투족 보고해주는 정도? 통역사야 계속 붙어 다닐 수 있잖아. 그렇다고 허튼 마음먹으면 안 되겠죠? 수작을 건다거나." JTBC 수목드라마 에서 기선겸(임시완)의 아버지 기정도(박영규) 의원은 통역일을 맡게 된 오미주(신세경)에게 그렇게 함부로 말한다. 그에게 통역이란 '예쁜 말만 잘 골라서' 하는 어떤 것이고, 심지어 그건 늘 붙어서 감시하는 일에 최적인 일 정도다. 하지만 오미주에게 통역은 그런 게 아니다. 첫 사랑이었지만 그리 좋은 감정으로 헤어지지도 않은 감독이라도 그 작품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고, 그래서 그렇게 통역을 한 작품이 끝난 후 모든 관객.. 더보기
'펜트하우스' 약자였던 유진, 어쩌다 뒷목 잡는 캐릭터 됐나 '펜트하우스'의 작가 마음대로 세계관, 사이다만큼 고구마도 크다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오윤희(유진)는 애초 헤라팰리스 사람들의 갖가지 갑질과 폭력을 당하는 약자로 등장했다. 청아재단 이사장의 딸인 천서진(김소연)은 자신이 가진 아버지의 돈과 권력에 힘입어 오윤희가 받아야 했던 1등 트로피를 빼앗고 심지어 그의 목을 그음으로써 더 이상 성악을 할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이 악연은 계속 이어져 오윤희는 자신의 딸 배로나(김현수)가 청아예고에 성악으로 들어가려하는 걸 결사적으로 막는 천서진과 헤라팰리스 사람들의 핍박을 받는다. 그래서 시청자들로서는 오윤희라는 약자의 입장이 되어, 딸의 복수를 위해 그를 이용하려는 심수련(이지아)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성공해가는 모습에 통쾌함을 느끼게 됐다. 오.. 더보기
'카이로스', 시청률로는 함부로 재단할 수 없는 웰메이드의 가치 '카이로스', 타임크로싱으로 이 작품이 담으려 한 현실 "지난 몇 달 동안 24시간 내내 10시 33분 그 1분만 기다리며 살았잖아요. 이젠 모든 시간에 충실하게 살길 있게 해달라고요." 별똥별이 떨어지는 걸 보며 한애리(이세영)은 김서진(신성록)에게 자신이 빈 소원을 말했다. 매일 밤 10시33분에 단 1분 간 연결되는 과거와 현재. 그것 때문에 한애리와 김서진이 벌어진 비극에 대한 후회와 이를 막기 위해 뛰어다니던 절실함이 그의 소원 속에 담긴다. 한애리가 결국 원한 건 그런 비극이 벌어지고 그래서 후회하게 되는 일 자체가 벌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 MBC 수목드라마 가 종영했다. 최고 시청률이 불과 3.8%로 저조한 편이었지만, 단지 시청률로만 .. 더보기
'며느라기', 같은 사람인데 역할에 따라 왜 이렇게 다를까요? '며느라기'가 보여주는 비뚤어진 역할 고정관념 문화 부부 두 사람만 살면 별 문제가 없을 듯싶다. 하지만 시월드에 한 번 갔다 오면 부부 사이에서는 냉기가 흐른다. 카카오TV 가 보여준 제삿날 시댁 풍경은 며느리 민사린(박하선)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너무나 차별적인 모습에 불편함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남편과 시아버지 그리고 작은 아버지가 한 편에서 술판을 벌일 때, 시어머니 박기동(문희경)은 마치 그게 당연하다는 듯 민사린과 부엌에서 제사상을 차린다. 그런데 남편 무구영(권율)도 아내 민사린이 그렇게 혼자 고생하는 걸 모르거나 당연히 여기는 건 아니다. 다만 시월드의 분위기가 며느리들이 일하는 게 당연한 듯 흘러가고, 그래서 민사린이 희생하는 것으로 그 화목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감수할 뿐이었.. 더보기
천당과 지옥 오간 '철인왕후', 믿을 건 신혜선 원맨쇼뿐 '철인왕후', 굳이 유쾌한 코미디를 길티 플레져로 만들 필요는 없다 tvN 토일드라마 는 2회 만에 천국과 지옥을 겪었다. 첫 회에 8%(닐슨 코리아)가 넘는 시청률을 내면서 일찌감치 대박드라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듯 했지만 2회가 방영된 이후 갖가지 논란들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혐한, 역사왜곡, 명예훼손에 이어 성인지 감수성 부족 논란까지 겹쳤다. 방통위에 민원이 쏟아졌고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올랐다. 결국 제작진은 "건강한 웃음을 드리고자 했던 의도와 달리 불편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사과 했고, 신정왕후가 '온갖 미신을 믿는' 인물로 묘사됐다며 강력대응을 경고한 풍양조씨 종친회의 입장이 나온 후, '풍안조씨', '안송김씨'로 이름을 바꿨다. 또 다소 과한 표현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