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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베바'의 강마에, '파스타'의 최셰프 새롭게 주목받는 그들의 까칠 훈훈 리더십 '하얀거탑'에서 장준혁 역할의 김명민은 성공을 위해 뭐든 할 수 있다며 욕망을 불태우는 인물이었고, 최도영 역할의 이선균은 착하기는 하지만 어딘지 칼바람 나는 세상에서 버텨내기에는 연약한 인물이었다. 그 후 김명민은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로 오합지졸 오케스트라를 이끌어내는 까칠하지만 그 속에 훈훈함을 숨긴 인물로 돌아왔다. 이선균은 '커피 프린스 1호점'과 '트리플'에서 특유의 훈훈함을 강화하더니, '파스타'에서는 까칠함까지 더한 최현욱 셰프로 돌아왔다. 강마에와 최현욱은 여러 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 강마에가 마이너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인물들에게 "똥덩어리"라고 말하면서도 뒤에서는 그들을 지원하고 챙겨주는 것처럼, 최현욱도 주방에만 들어오면 요리사들을 잡아.. 더보기
'아결녀'의 세계, 현실일까 판타지일까 '아결녀'와 '섹스 앤 더 시티' '섹스 앤 더 시티'를 보며 우리는 무엇에 열광했을까. 그녀들의 일과 사랑에 대한 절절한 공감일까. 아니면 뉴욕이라는 먼 거리에 있는 도시공간이 제공하는 로맨틱한 판타지일까. 아마도 후자에 가까울 것이다. 뉴욕은 서울이라는 현실공간이 갖지 못하는 판타지를 준다. 화려하고 세련된 패션과, 파티와, 모닝 커피와 브런치. 그리고 당당한 여성들의 일자리와 능력있는 남자들과의 로맨스. 물론 그것은 완전한 현실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이역만리에서 매일매일 일과 결혼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 땅의 여성들에게는 선망의 공간이다.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이하 아결녀)'는 '섹스 앤 더 시티'의 한국판이다. 서른 네 살의 전문직에 종사하는 노처녀 셋이 일과 사랑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드.. 더보기
‘추노’, 걸작의 길 범작의 길 ‘추노’는 어느 길을 가게 될까 사극이 과거를 이야기하던 시대는 지났다. 사극은 이제 과거를 가지고 현재를 이야기한다. 사극 ‘추노’가 그렇다. 이 사극에서 역사는 한 발짝 저 뒤로 물러나 있고 대신 그 역사적 시점 위에 현재적 의미를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양반이었으나 추노꾼으로 전락한 이대길(장혁), 한 때 타고난 무사로 소현세자와 함께 꿈을 꾸었으나 도망노비로 전락한 송태하(오지호), 한 때 태하와 동문수학하던 사이였으나 이제는 그를 누명에 빠뜨리고 스스로 암살자가 되어버린 황철웅(이종혁). 이들은 모두 ‘전락한 인물’들이다. 이대길은 송태하를 추격하고,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막내아들인 석견을 제거하려는 황철웅을 추격하며, 황철웅은 송태하와 맞서며 석견을 추격하는데, 그들은 모두 자신을 위해 그 일.. 더보기
‘파스타’, 이 맛있는 드라마의 레시피 '파스타'는 파스타라는 요리를 그대로 닮은 드라마다. 때론 톡 쏘고 때론 부드럽게 넘어가며, 때론 팽팽한 면발처럼 긴장감이 넘치는 '파스타'. 그 독특한 맛은 어떤 레시피로 이루어져 있을까. 1. 강한 마늘향 같은 마초 요리사의 톡 쏘는 맛 : 드라마 ‘파스타’의 기본 향은 강한 마늘향 같은 마초 요리사 최현욱(이선균)의 톡 쏘는 맛.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는 강한 인상을 갖고 있지만, 알다시피 이 마늘은 올리브 오일에 볶아지면 맛도 부드러워지고 향도 은은해진다. 최현욱이라는 캐릭터는 마치 마늘처럼 강한 향과 부드러운 맛을 오가면서 극에 긴장과 이완을 주는 인물이다. 2. 부드러운 올리브 오일 같은 여주인공 : 바로 그 마늘 같은 최현욱을 부드럽게 바꿔주는 부드러운 올리브 오일 같은 여자, 바로 서유경(공.. 더보기
'추노'에 이다해가 연기할 여성은 없다 명품 남성 캐릭터 전시장, '추노'의 여성 캐릭터 문제점 '추노'의 이다해가 또 구설수에 올랐다. 과도한 화장, 노출신에 이어 이번에는 극중 송태하(오지호)와의 갑작스런 키스신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항간에는 언년이 살생부, 혹은 '추노 데스노트'가 화제가 될 정도다. 언년이라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다해 때문에 줄초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다해가 이렇게 드라마 속 캐릭터를 연기하며 논란이 됐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에덴의 동쪽'이 방영될 때, 그녀는 민혜린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다가 도중에 스스로 그만두었다. 이유는? 캐릭터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실이 그랬다. 민혜린이란 캐릭터는 극 초반에는 거대 언론사 사장인 아버지에 반항하는 인물로 그려졌는데, 후에 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