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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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이연희, 연기자가 진짜 예뻐 보일 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1. 10. 08:57
의 무엇이 이연희의 연기를 깨웠나 “와이키키-” 하며 억지로 미소 짓는 연습을 하던 엘리베이터걸 오지영이라는 인물은 어쩌면 그녀를 연기하는 이연희의 모습 그대로는 아니었을까.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엘리베이터 한 구석에서 CCTV를 피해 삶은 계란을 통째로 입안에 우겨넣는 오지영의 억지로 짜낸 듯한 미소는 그래서 노동자의 슬픈 데드마스크를 떠올리게 했다. 예뻐 보이려 노력하는 것은 그래서 예쁘다기보다는 슬프다. 예쁜 마네킹처럼 웃는 백화점 엘리베이터걸들은 상습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는 박부장(장원영) 같은 파렴치한 밑에서 퇴직을 강요당하고, 심지어 퇴직금까지 갈취 당한다. 97년 IMF 시절 사라져버린 엘리베이터걸이라는 직업은 그래서 마치 노동이 기계로 대치되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돈 없고 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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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에 머물 수밖에 없는 '기황후'의 한계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1. 9. 09:15
의 근본적 한계를 만든 역사의 문제 MBC 월화 사극 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어떨까. 최근 중국의 한국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마치 한때 우리나라에서 불던 미드에 대한 관심만큼 뜨겁다. 이 방영된 후 중국에서 이민호 열풍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단적인 사례다. 이처럼 우리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지만 필자가 현지에서 만난 방송관계자들에 의하면 에 대해서만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라고 한다. 이것은 결국 역사적 인물인 기황후가 가진 민감함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오랑캐로 여기던 몽골의 칭기즈칸이 세운 원나라에 대한 미묘한 감정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니 고려에서 넘어와 37년간 황후로서 원나라를 쥐고 흔든 기황후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그다지 호의적일 수가 없다는 것. 즉 는 역사적 인물로서는 우리에게도 중국측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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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 표절 논란에 시청률 대박 왜?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12. 30. 13:07
무수한 장르와 설정의 결합, 의 명암 단 3회 만에 20%에 육박하는 시청률. 하지만 첫 회 만에 생긴 표절 논란. 는 놀라운 성과와 동시에 논란이 야기된 흔치 않은 결과를 갖게 됐다. 어째서 이런 상반된 결과가 동시에 벌어진 것일까. 우선 인정해야 할 것은 이 작품이 분명 꽤 괜찮은 완성도와 화제성을 갖고 있다는 것일 게다. 표절 논란이 제기되는 건 대부분 그 작품이 성공작이었을 때가 많다. 상식적인 얘기지만 굳이 실패작에 표절 논란을 제기하는 작가는 흔치 않을 것이다. 의 완성도는 무수히 많은 장르와 설정들을 한 작품으로 통합하면서 그다지 어색하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드라마가 흘러간다는 점이다. 먼저 톱스타 연예인이라는 소재가 대중들의 시선을 잡아끄는데다, 여기에 외계에서 온 특별한 능력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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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94', 스타 캐스팅 없어 가능했던 것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12. 23. 09:15
스타 없이 스타 만든 , 조연들의 전성시대 스타가 없어 스타가 탄생할 수 있었다?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가 그렇다. 생각해보라. 이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까지 우리가 정우라는 배우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를. 또 꽤 많은 작품에 조연으로 나왔었지만 그에 대해 대중들이 인지하기 시작한 것은 KBS 에 출연했을 때부터였다. 빵집 사장으로 등장한 정우는 대중들에게 괜찮은 인상을 남겼지만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는 달랐다. 첫 회부터 쓰레기라는 강렬한 캐릭터로 등장하다더니 어느새 여심을 쥐락펴락하는 무뚝뚝하지만 때론 한없이 부드러워지는 정우라는 배우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을 선사하기 시작했다. 실로 꽃미남이라 부를 수는 없는 외모지만 정우의 투박하고 서글서글한 이미지는 그저 비슷비슷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