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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월화의 밤, 성장드라마에 빠지다 '제중원, '공부의 신', '파스타'가 그리는 세 가지 성공 '제중원'의 황정(박용우)은 그 신분이 백정이다. 하지만 그가 쥐고자 하는 건 소 잡는 칼이 아니라 사람 살리는 칼이다. 백정에서 의사가 되고자하는 그 지난하고도 먼 길. 신분의 벽을 넘어야 하고,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넘어서야 하고, 서양의학이라는 벽을 넘어서야만 도달할 수 있는 그 멀고도 험한 길을 그리고 있는 것이 바로 '제중원'이다. 한계를 넘어 성장해나가는 황정이라는 인물. 이 드라마틱한 성장드라마에 힘을 부여하는 것은 이 이야기가 그저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극 중에도 언급되지만 본래 서양의사들의 시작은 칼을 잘 다루는(?) 이발사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아직 서양의학이 도입되기 전인 구한말의 상황에 서양의 이발사와 비슷한 .. 더보기
우리 시대 두 아버지, 이순재와 최불암 '지붕킥'의 이순재, '그대 웃어요'의 최불암 많은 연기자들이 있지만 지금 우리네 아버지를 대변하는 연기자 둘을 찾으라면 단연 이들을 떠올릴 것이다. 이순재와 최불암. 이 둘은 지금 시대의 아버지들이 겪는 두 가지 양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들의 캐릭터 이미지에 공감하는 대중들의 마음 속의 아버지를 가늠하게 한다. 먼저 '거침없이 하이킥'의 야동순재를 통해 전 세대로 그 공감대를 넓힌 이후, '지붕 뚫고 하이킥'의 멜로순재로 돌아와 여전히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연기자, 이순재. 그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이 시대에 어떻게 아버지들이 적응해 나가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야동순재'에서 중요한 것은 '야동'이 의미하는 '야한 동영상'이 아니라, '야동'이라는 용어가 가지는 젊은이들의 인.. 더보기
'추노', 이 남자들이 주목되는 이유 드라마 속에 어른거리는 루저와 남자 언제부턴가 남자와 '루저'라는 단어가 만나면 폭발적인 반향이 일어나는 사회가 되었다. '미녀들의 수다'에서 한 여대생이 건드린 이 '루저'라는 뇌관은 그잖아도 힘겨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꾸만 위축되어가는 남자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그런데 그것은 하나의 해프닝이 아니었다. 김혜수와 유해진의 연애사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이 단어는 다시 등장했다. 외모와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들의 연애담에 대한 이야기는 이상할 정도의 열기를 띄었다. 그 기저에는 루저와 위너라는 남성들의 마음 한 구석에 담겨진 불씨가 들어 있었다. 실제 사회 속에서 우리네 남자들의 상황은 그다지 썩 좋지 않다. 남자들은 여전히 가장이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있으면서도, 여성성의 사회 속에서.. 더보기
'지붕킥'의 신세경, 그녀에 열광하는 이유 식모가 판타지가 된 모성 없는 세상 '지붕 뚫고 하이킥'의 신세경은 엄마가 없다. 빚쟁이들을 피해 산골에서 아빠와 동생 신애와 살다가 그마저 쫓겨나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찾아오겠다는 아빠의 말 한 마디를 가슴에 품고 동생 신애와 서울로 무작정 상경한 그녀는 가족 간의 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이순재의 집에서 얹혀살게 된다. 그러니까 그녀는 한창 공부를 해야할 고등학생이지만 학교도 가지 못하고 동생을 돌보기 위해 식모살이를 하며 살아가야 하는 소녀 가장이다. 엄마가 없어 엄마 자리를 대신하는 삶을 살아오던 그녀가, 살기 위해 타인의 집에서 엄마 역할(식모)을 대신하며 살아간다는 설정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이것은 사실 개발시대에 시골에서 가족들을 위해 무작정 상경한 처자들이 식모살이를 하면서 살았던 그.. 더보기
월화극, 국민드라마? 골라보는 재미! 다양해진 월화드라마, 강약 비교 '선덕여왕'이 끝난 자리, 새해의 시작점. '선덕여왕'의 뒤를 이을 월화 드라마는 무엇일까. 일제히 방송3사가 새 드라마를 포진하고 있어 그 기대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각 드라마의 첫 회를 접한 느낌은 어느 작품 하나 빠질 것이 없이 각각의 재미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시청률도 '제중원' 15.1%, 14.6%(AGB 닐슨), '공부의 신' 13.4%, 15.9% '파스타' 13.3%, 15.1%로 엎치락뒤치락하곤 있지만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청률은 이전까지와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다. 전통적으로 사극은 극성이 높은 특징이 있기 때문에, 시청률 경쟁에서 늘 수위를 차지하곤 했다. 따라서 장르적 특성으로 봤을 때 '제중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