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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적수 없는 '굿캐스팅', 한국판 미녀삼총사에 담긴 우리식 정서들 ‘굿캐스팅’의 캐릭터 판타지, 스파이 액션은 덤이다 한국판 처럼 보인다. 똘끼 넘치는 막강 요원 백찬미(최강희)에 싱글맘 요원 임예은(유인영) 그리고 보험아줌마로 살아가며 임무를 수행하는 황미순(김지영)이 그 삼총사. SBS 새 월화드라마 은 를 우리 식으로 해석했다는 게 그 인물 구성을 통해서 먼저 느껴진다. 이들이 앞으로 펼쳐나갈 이야기는 물론 국제적인 산업스파이이자 동료 요원들을 살해한 마이클 리를 잡기 위한 작전이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시청자들의 마음을 끄는 건 이들 캐릭터들의 면면이다. 작전 수행을 위해 교도소에 들어가 살인무기 같은 액션으로 순식간에 그 곳을 장악해버리는 백찬미가 통쾌한 걸 크러시의 매력을 보여준다면, 요원이라기보다는 보험아줌마에 가까운 황미순은 주부로서의 공감대를 끌어오며 .. 더보기
'화양연화' 유지태·이보영, 정통 멜로의 설렘이란 이런 것 ‘화양연화’, 청춘은 유지태와 이보영을 구원할 수 있을까 “찾았다. 윤지수. 내가 더 일찍 찾았어야 됐는데 너무 늦었다.”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기차역. 막차가 끊겨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해하는 윤지수(이보영)에게 한재현(유지태)은 그렇게 말했다. 윤지수는 말을 잇지 못하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애써 눌렀다. 항상 가슴 한 편에 두고 있던 그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너무나 긴 시간이 흘렀고 그들은 그 시간 동안 너무나 다른 길을 걸어왔다. 그래서 윤지수는 도망치듯 역사를 빠져나오지만, 역시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다. 그런 그에게 다시 한재현이 다가와 말한다. “기억 나는 거 별로 없는 선배라도 길잡이로는 쓸 만 할 거야.” 소리도 없이 쏟아지는 눈 길 위를 한재현이 앞서 걸아가고 윤지수는 그 시간의 거리.. 더보기
'더킹', 어째서 이정진 존재감이 이민호만큼 커 보일까 ‘더킹’, 이민호의 판타지보다 이정진의 현실이 공감 가는 이유 SBS 금토드라마 는 이림(이정진)이 정태을(김고은)에게 취조를 받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림은 만파식적을 설명하며 그걸 얻은 순간부터 자신의 시간이 더디게 흘렀다고 말한다. 이제 70세가 넘은 나이지만 겨우 중년의 모습을 한 이림은 “그래서 동생을 죽였냐”는 정태을의 질문에 “죽였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모든 날이 허락된 내 아우는 적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황제가 된 그저 선하기만 한 내 이복형제는 세상을 손에 쥐고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 제 손에 들린 그 만파식적이 세상이란 것도 모르더군.” 이림은 만파식적을 얻은 후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넘어오는 차원의 문을 통과해 들어와 그 곳에서 더없이 미천하게 살고 있는 자.. 더보기
'부부의 세계' 박해준과 이무생, 정말 모르겠는 한 길 사람 속 ‘부부의 세계’, 적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JTBC 금토드라마 가 딱 그렇다. 바람을 피워 이혼 당하고 결국 내연녀와 결혼해 가정까지 꾸린 이태오(박해준)는 어째서 지선우(김희애)를 자꾸 신경 쓰는 걸까. 그건 여전히 남아 있는 미련일까 아니면 집착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애증 같은 것일까. 이태오는 지선우가 김윤기(이무생)와 가깝게 지내는 걸 자꾸만 신경 쓴다. 이미 이혼으로 끝나버린 부부 관계지만 이태오가 이러는 건 그의 엇나간 애정관 때문이다. 그는 과거 여다경(한소희)과 바람을 피울 때도 뻔뻔하게 두 여자를 다 사랑한다고 말했고, 사랑이 죄는 아니지 않냐고 말한 바 있다. 그런 뻔뻔한 애정관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에, 그가 여다경과 꾸린 가정은 불.. 더보기
'슬의생' 평양냉면 같은 심심한 맛, 그래서 더 '땡긴다' ‘슬의생’은 어떻게 자극 없이 시청자들을 주목시킬까 마치 평양냉면 같은 맛이다.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은 심심한 맛이지만, 조금 지나고 나면 또 생각나는 그런 맛. tvN 목요스페셜 에는 JTBC 금토드라마 같은 강렬하고 자극적인 맛은 별로 없다. 그래서 드라마가 너무 갈등이 없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에 갈등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그 갈등들이 일상 속에 담겨져 있어 자잘하게 느껴질 뿐이다. 예를 들어 경찰이 꿈이었지만 뇌수술을 받게 되어 더 이상 그 꿈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며 자조하는 환자에게 수술 중 안치홍(김준한)이 자신 역시 육사에 들어갔지만 훈련하다 마비가 와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놓는 장면 같은 게 그렇다. 자잘한 이야기지만, 그간 그가 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