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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아무도 모른다' 착한 안지호가 우리 마음을 심하게 뒤흔든다 ‘아무도 모른다’, 어른이 어른다워야 아이도 아이다워진다 은호(안지호) 같은 착한 아이가 있을까. 버려졌다는 자기 연민에 빠져 자식 돌보는 일도 내팽개쳤던 엄마 정소연(장영남)을 마치 보호자처럼 챙긴 것도 은호였고, 윗층 사는 차영진(김서형)의 사막 같은 삶에 들어와 화초를 놓고 물을 줘 피어나게 했던 것도 은호였다. 길을 가다 쓰러진 장기호(권해효)를 외면하지 않고 살려낸 것도 은호였고, 시험지 답안을 유출해온 친구 민성(윤재용)에게 사실을 밝히라 했던 것도, 또 엇나가는 동명(윤찬영)을 친구로서 다정하게 손을 내밀어준 것도 은호였다. SBS 월화드라마 는 사건을 추적해가는 스릴러 장르를 갖고 왔지만, 그 추적의 과정을 통해 보여주려는 건 은호 같은 착한 아이와 대비되는 추악하거나 미성숙한 어른들의 현.. 더보기
‘하이에나’ 김혜수의 편법과 이경영의 탈법, 누가 3류인가 '하이에나' 3류 김혜수가 이경영의 위선을 깨길 기대하는 건 “네가 감히 나를 협박하는데 끝까지 들어는 줘야겠지. 협박 끝에는 요구사항이 있을 테니까. 그게 3류변호사 정금자 딱 네가 하는 짓이니까.” 정금자(김혜수)가 전모를 알아차리자 송필중(이경영)은 그를 3류로 몰아세웠다. 하지만 정금자는 그런 반응을 통해 자신의 심증에 확신을 얻었고 송필중에게 선전포고했다. “협박 아니고요. 요구사항도 없습니다. 그냥 확인 차, 송필중이가, 송대표님이 도대체 왜 이러시는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얘기도 하고 싶었고. 끝이 아니라.” SBS 금토드라마 에서 송필중은 숨기고 있던 이빨을 드러냈고, 정금자는 그 실체를 알아챘다. 송필중은 이슘그룹을 하회장(이도경)에게서 케빈 정(김재철)으로 통째로 넘기려 새 판을 짰고,.. 더보기
'슬의생' 김대명 마마보이 된 사연 울컥, 사회성 없어도 괜찮아 ‘슬의생’, 이우정 작가 인간애에 신원호 PD 쿨함이 더해지니 처음부터 마마보이 산부인과 의사라는 지점이 심상찮았다. tvN 목요스페셜 이 꺼내놓은 양석형(김대명)의 이야기는 역시 캐릭터 맛집의 매력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뭐 하나를 사는 것조차 엄마에게 물어보고, 심지어 월급날에도 그 돈으로 뭘 할까를 엄마에게 물어보는 산부인과 의사 양석형. 그런데 그가 다름 아닌 엄마들의 출산을 책임지는 산부인과 의사라는 점은 그 ‘마마보이’라는 선입견을 달리 해석하게 만들었다. 무뇌아 출산을 하게 된 산모를 위해 아기가 태어나면 입을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추민하(안은진)는 양석형을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했지만, 사실 그건 한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보내야 할 산모를 위한 그의 배려였다. 혹여나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 더보기
'아무도 모른다', 새삼 확인한 명품배우 김서형의 진가 ‘아무도 모른다’, 진실에 접근할수록 먹먹해지는 건 진실에 접근해갈수록 감정은 복잡해진다. 그 감정은 나쁜 어른들이 저지른 잔혹한 범죄에 대한 분노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하디착한 아이들의 마음과 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진실에 다가가는 좋은 어른들에 대한 먹먹함이 더해진 것이다. SBS 월화드라마 는 어떻게 이렇게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된 것일까. 10회는 그간 제목처럼 ‘아무도 몰랐던’ 은호에게 벌어진 사건의 전모가 한꺼번에 밝혀진 회차였다. 은호가 왜 밀레니엄 호텔 옥상에서 뛰어내렸는지, 또 은호를 철거될 건물로 데려가 폭력을 가했던 민성(윤재용)의 운전기사가 어째서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됐는지, 그리고 은호가 구해준 장기호(권해효)와 그의 행방을 좇는 백상호와 그 일.. 더보기
'반의 반' 정해인·채수빈이 그리는 반쪽짜리 사랑의 아련함 ‘반의 반’, 정해인의 AI와 채수빈의 화분이 의미하는 것 tvN 월화드라마 은 그 서사의 단점이 적지 않은 드라마다. 그것은 의도적인 불친절이라기보다는 하려는 이야기의 야심이 좀 더 치밀한 개연성 아래 채워지지 않아서 생긴 문제로 보인다. 감정적 서사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 꽤 복잡한 느낌을 주지만 사실 이야기는 그리 복잡하진 않다. 노르웨이에서 성장 과정을 함께 지내며 지수(박주현)와 영혼의 단짝이 되었던 하원(정해인)은 어머니가 사망하자 문정남(김보연)의 후원을 받아 미국으로 가게 되고 그렇게 떨어져 그리움만 키워가던 중 지수가 피아니스트 인욱(김성규)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렇게 엇나간 사이가 되지만 하원은 지수에 대한 외사랑을 홀로 이어가고, 지수는 어떤 사실(그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