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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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시청률 50%, 꿈이 아닌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8. 24. 07:01
사극의 힘, 여성 시청층의 힘, 스토리텔링의 힘 26회 만에 40%에 도달한 ‘선덕여왕’의 시청률 상승이 예사롭지 않다. 이제 반환점을 돈 상태로 드라마의 스토리구조를 기승전결로 봤을 때, 이제 겨우 승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시점의 시청률이기 때문에, 한층 고조될 극의 정황상 50%를 예감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이 아닐 것이다. 보통 드라마라면 꿈도 꾸지 못할 시청률 50%를 쉽게 얘기하게 만드는 ‘선덕여왕’만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사극의 힘 - 2000년 들어 50% 넘긴 드라마, 사극이 100% 그 첫 번째 이유는 기존 드라마들의 시청률이 통계적으로 말해준다. 2000년대 이전, 드라마 전성시대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던 50% 시청률의 드라마는 2000년을 넘기면서 사실상 찾기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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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를 부탁해', 윤상현 논란은 없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8. 21. 09:11
윤상현의 연기자세가 윤은혜에게 시사하는 점 시청률로 보면 '아가씨를 부탁해'의 시작은 순조롭다. 하지만 일찌감치 터져 나온 아류 논란이나, 윤은혜의 연기력 논란은 이 드라마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주목할만한 것이 있다. 윤은혜의 연기력 논란이 한참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윤상현에 대한 논란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지금 현재 이 드라마를 윤상현이 혼자 짊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도대체 왜 그럴까. 먼저 봐야 할 것은 윤은혜와 윤상현이 연기해야 하는 캐릭터의 계층이 다르다는 점이다. 윤은혜가 연기하는 강혜나는 국내 최고 재벌 강산그룹의 유일한 상속녀다. 반면 윤상현이 연기하는 서동찬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보통의 서민이다. 강혜나는 판타지적인 인물인 반면, 서동찬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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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 1위 ‘아부해’, 연기력 논란까지 생기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8. 20. 11:51
기존 흥행코드를 조합한 드라마의 문제, ‘아부해’ ‘아가씨를 부탁해(이하 아부해)’는 어디서 본 듯한 낯설지 않은 장면들이 연달아 등장한다. 제작 초기부터 얘기가 나왔던 ‘꽃보다 남자’의 아류작이란 이야기는 거의 실제상황이다. 대저택과 하인들, 여자 구준표라 할 만큼 캐릭터가 유사한 거만한 아가씨 강혜나(윤은혜), 겉으로는 재수없게 굴지만 속으로는 나름의 아픔이 있는 그녀. 스포츠카, 귀족 자제들의 모임, 그리고 이들과 대비되는 서민 서동찬(윤상현). 서로 다른 계층에 속하는 이 두 사람의 부딪침. ‘아부해’는 단지 배경뿐만 아니라 스토리의 기본 줄기까지도 ‘꽃보다 남자’의 그것을 차용했다. 이미 결말까지 거의 확실히 예측되는 스토리 설정이기 때문에 이런 드라마는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서 본다기보다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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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이 꿈꾸는 세상, 우리가 꿈꾸는 세상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8. 19. 07:25
'드림'이 전하는 결코 작지 않은 메시지 헤밍웨이가 권투에 매료된 것은 그것이 대결하는 세상을 그대로 압축해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드림'은 바로 그 대결이 벌어지는 사각의 링을 드라마로 끌어들였다. 외형으로 보면 이 드라마는 저 '제리 맥과이어'의 이종격투기 버전으로 보이고, 어떤 면에서는 '록키'의 그림자도 어른거린다. 비정한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와 볼거리로서의 이종격투기, 그리고 쓰레기가 아닌 인간임을 증명하고 싶은 한 마이너리티의 성장스토리가 이 드라마에는 잘 엮어져 있다. 아시아 최고의 스포츠에이전트 회사인 슈퍼스타코프 사장 강경탁(박상원)은 여우의 교활함과 사자의 힘을 갖춘 CEO. 그는 청춘을 바쳐 일 해왔지만 자신의 충실한 개가 되지 못한 남제일(주진모)을 바닥으로 내친다. 남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