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이효리의 솔직함과 당당함에 빠져드는 건

 

도대체 이 놀라운 솔직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본래부터 이효리의 솔직함이란 정평이 나있었지만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혼성 그룹 프로젝트에 나온 이효리는 말 그대로 '클래스가 다른' 솔직함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거리낌 없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이효리의 솔직함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또 마음 속에 있는 말들을 숨기지 않고 꺼내놓음으로써 천하의 유재석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유재석과 이효리 그리고 비의 조합만으로도 이번 혼성 그룹 프로젝트는 사실 이미 성공한 기획이다. 지난해 실종됐던 여름철에 맞춰진 댄스 시장을 올해는 다시 열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최근에 점점 찾아보기 힘든 혼성 그룹을 결성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줬다. 이효리만 함께 해도 강력한 혼성 그룹에 지난주 '깡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비까지 등장하면서 기대는 한층 커졌다.

 

특히 어떤 콘셉트로 할 것인지를 상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이효리는 단연 독보적이었다. 던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에서 항상 한 걸음 더 나가 있는 것이었고, 그래서 그 솔직함과 대담함은 웃음과 함께 어떤 통쾌함까지 안겨주었다. 여성 아티스트로서 당당한 자존감이 거기서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소속사와 계약을 했다며 앞으로 바빠지겠다는 유재석의 말에 '아무 것도 시킬 수 없음'이라는 조항이 계약서에 있다고 말했다. 소속사는 자신의 필요에 의해 갖게 됐다는 그 당당한 모습이라니. 그의 솔직함과 당당함은 두 사람을 함께 하고 있으니 마치 <섹션TV> 같다며 광고 촬영 현장을 취재하러 온 것처럼 유재석이 "어떤 광고죠?"하고 묻는 말에 "유기농 생리대"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도 드러났다. 오히려 난감해하는 유재석과 비 앞에서 "광고 하고 싶은 걸 얘기하면 되는 거잖아"라고 말하는 이효리에게서는 당당함과 함께 여성들이라면 더더욱 공감하게 되는 의식 있는 자신감까지 느껴졌다.

 

최근 '깡 신드롬'으로 화제가 되고 비에 대한 이효리의 질문 역시 과감했다. 조롱이 칭찬으로 바뀐 것이지만 그래서 속상한 거 없냐고 묻는 이효리에게 비가 '알고리즘'이란 단어를 써서 애써 설명하는 걸 듣고는 그 멘트가 지난 번 방송에 나왔을 때랑 같다는 걸 지적하는 대목이 그렇다. "너 근데 멘트가 똑같다. 정해진 것처럼. 그 질문 오면 그 대답해야지 정해놨지?" 그 말은 같은 연예인으로서 대범하게 받아들인다고 해도 속상함 같은 게 있을 수 있다는 걸 유머를 더해 꺼내놓은 이야기였다. 이효리는 그 말끝에 "예뻐서 그래. 지난주 보니까 멋있던데."라고 진짜 속내를 슬쩍 덧붙였다.

 

과거에 이효리와 비가 함께 한 시상식 무대에서 했던 공연 영상을 보면서도 이효리의 솔직 당당함은 빛났다. 어찌 보면 둘 다 결혼해 가정을 꾸린 두 사람이 당시 미혼이었던 시절 함께 춤을 추고 호흡을 맞추는 그 장면이 민망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비가 짐짓 그 때 "훨씬 친해질 수 있었는데 바빴다"며 아쉬움에 사실상 두 사람이 친하지 않았다는 걸 담아내자 이효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이렇게 말했다. "사귈 수도 있었어."

 

함께 혼성 그룹을 하면서 "꼬만춤은 포기 못한다"는 비의 이야기에도 이효리는 "그럼 나도 해도 돼?"하며 가슴을 만지는 포즈를 취해 비와 유재석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지 말라는 유재석에게 이효리가 "왜 남자만 해?"하고 쏘아대고 그러면서도 "나이도 있고 그러니까 너무 어리게 가지 말자"고 덧붙이자 분위기는 한결 편안해졌다.

 

이효리의 솔직함은 모두가 속으로는 갖고 있지만 꺼내놓지 못하는 유재석의 포지션에 대한 이야기에도 거침이 없었다. "이렇게 저렇게 다 생각을 해봐도 오빠가 왜 있어야 되는지 잘 모르겠어." 이효리의 이 지적은 정확한 것이었다. 그렇게 확실한 유재석만의 영역이 있어야 혼성 그룹으로서 그의 존재가 소외되지 않을 수 있었다. 랩을 열심히 연습해 우리에게 오디션을 한 번 보라는 이효리의 말은 그래서 웃게 만들었지만 중요한 지적이 아닐 수 없었다.

 

이효리의 이 솔직함에 무장해제 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시원하게 과거 자신이 동생들에게 끌려가 "깝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고, 그런 이효리가 불쌍하다고 비가 말하자 "뭐가 불쌍해? 나는 쿨하게 알았다고 했는데. 안 그러면 되지 됐지?"라고 말할 수 있는 자존감이라니. 물론 그를 이렇게 잘 맞춰주는 비와 유재석의 합이 더해져 더 도드라진 것이지만, 이효리의 독보적 클래스가 실감나는 순간이었다.(사진:MBC)

'삼시세끼', 두부 한 모와 회 한 접시가 이토록 큰 호사라니

 

사실 두부 한 모 사다 먹는 건 그리 부담 가는 일도 아닐 게다. 물론 보기에도 어마어마하게 살이 오른 자연산 참돔이라면 다소 부담이 가겠지만 그것도 보통 서민들이 결코 할 수 없는 호사는 아니지 않을까. 그런데 어찌 보면 이 소소할 수도 있는 일이 tvN <삼시세끼> 어촌편5에서는 엄청난 호사로 느껴진다.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걸까.

 

영화 촬영 때문에 하루 늦게 들어온 손호준에게 차승원과 유해진은 전날 통발에서 잡았던 돌문어가 엄청난 자랑거리다. 숙회로 또 볶음으로 해서 맛나게 먹고는 '호준이꺼'라며 챙겨놨던 문어를 정성스럽게 세팅해 무심한 척 상에 올려두고 다 먹으라는 차승원과 유해진. 맛있게 먹는 손호준의 모습을 보며 아마도 많은 시청자분들은 부러운 시선을 던졌을 게다.

 

낚시를 했지만 거의 수확이 없었던 탓이었을까. 아니면 무인도에 들어와 특별히 할 게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차승원은 두 번째로 섬에 들어오며 콩을 갈아 직접 두부를 만들겠다 마음먹었다. 두부를 만든다는 건 하나의 볼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혹여나 잡히지 않는 물고기 때문에 매번 김치와 감자, 고구마 같은 걸로 때우는 걸 피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과정이 참 쉽지가 않다. 하루를 꼬박 불려둔 콩을 맷돌에 갈고 그 콩물을 팔팔 끓여낸 후 비지와 콩물을 분리하고 콩물 원액을 간수를 넣어가며 끓여 응고시키고 나서야 모양을 잡아 굳히는 그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차승원도 처음 해보는 일이라 쉽지 않아 보이는데, 불 조절이 중요한 두부 만들기에 장작으로 불을 때서 한다는 건 더더욱 도전처럼 보인다.

 

콩을 갈다가 맷돌을 돌리는 손잡이가 부러지기도 하고, 불 조절을 잘못해 콩물이 끓다 넘치기도 하는 그런 시행착오를 거쳐 겨우 겨우 만들어낸 두부. 어찌 맛이 없을 수 있을까. 살짝 맛을 본 차승원과 손호준은 그 고소함에 반한다. 두부를 만들며 나온 비지로 끓인 김치찌개와 볶음밥으로 점심을 먹는 모습이 참 맛있게도 보인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다 먹으면 간편할 두부 한 모를 굳이 불편하게 직접 만들어 먹는 그 과정이 주는 묘미가 있다.

 

도시에 살다보면 대부분 과정들이 생략된 것들을 우리는 그 결과물만을 사는 일에 익숙해있다. 그래서 그 결과물들이 주는 가치는 가격으로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삼시세끼>를 보고 있으면 그렇지 않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두부 한 모에 담긴 과정들이 그 두부라는 결과물의 가치를 새삼스럽게 보여준다는 것.

 

이것은 5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그토록 잡고 싶어 열망했던 참돔을 결국 잡아온 유해진의 이야기가 더 큰 감흥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저 쉽게 언제든 나가서 잡거나 사서 먹었다면 참돔이 아니라 그 어떤 생선도 이런 행복감을 주지는 못했을 게다. 하지만 그간 빈 통을 들고 쓸쓸하게 세끼 하우스로 돌아오곤 했던 유해진의 그 발길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잡은 참돔의 의미와 가치는 새로워진다.

 

그래서 물론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막혀져 있지만, 이제 해외여행이 낯선 경험이 아닌 시대에 이런 무인도에 들어와 굳이 자급자족을 경험하는 <삼시세끼>의 시도들이 가치 있게 느껴진다. 그건 어쩌면 우리가 결과만을 경험하며 마치 없는 것으로 치부해왔던 과정들의 소중함을 아주 찬찬히 보여주고 있어서다. 심지어 두부 한 모를 사다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 잔을 마셔도 호사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사진:tvN)

'보코2020' 선입견 지운 역 오디션, Mnet에는 기회인 까닭

 

Mnet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 2020(이하 보코2020)>이 돌아왔다. 2012년, 2013년에 연달아 방영된 시즌1, 시즌2 이후 약 7년 만이다. 사실 Mnet으로서는 절치부심한 느낌이 역력하다. 지난해 터진 오디션 조작 논란으로 한때 '오디션 명가'로 불렸던 Mnet의 자존심은 바닥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청자들도 등 돌린 이 상황에 Mnet이 굳이 7년 만에 <보코2020>으로 돌아온 건 그 선택 자체가 주는 메시지가 의미심장하다. 과연 <보코2020>은 시청자들을 돌아 서게 할 수 있을까.

 

첫 방에 등장한 참가자들은 역시 <보코>가 가진 그 특유의 묘미들을 극대화해 보여준 면이 있다. 외모나 스펙 같은 선입견을 지워버리고 온전히 목소리만으로 선택받는 <보코2020>의 첫 번째 참가자 박창인은 제대로 노래를 배워본 적이 없지만 흥이 넘치는 무대로 등을 돌린 채 감상하는 코치들을 돌아 세웠다. 기교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노래였지만, 그 같은 아직 제대로 연마되지 않은 원석을 보는 재미가 바로 <보코2020>의 맛이었다.

 

이번에 <보코2020>이 허용한 그룹 참가자로 무대에 선 4인조 그룹 오브어스는 중창이 주는 다양한 개성적인 목소리의 하모니를 느낄 수 있게 해줬고, 무엇보다 걸그룹 디아크 출신의 정유진은 <보코2020>만이 가진 극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버튼을 눌러 코치들의 의자를 돌려 세우는 그 극적 장치가 노래 부르는 정유진은 물론이고 그의 가족, 친구들까지 모두 눈물을 터트리게 했기 때문이다. 그가 부른 벤의 '열애중'이라는 곡은 그 극적 상황에도 딱 어울려 마지막에 목이 메어 흐느끼는 소리까지 음악의 한 부분처럼 느끼게 해줬다.

 

<보코2020>은 역시 목소리에 집중하게 만든 오디션의 특징처럼, 특이하고 특별한 음색의 소유자들을 대거 선보였다. 스무 살에 계약한 회사가 없어졌지만 계약을 풀어주지 않아 7년을 지나보낸 황주호는 허각의 '바보야'를 불러 그 중성적인 매력의 목소리를 뽐냈고, '그라소나를 위한 난봉가'를 부른 조예결은 이미 완성된 국악 발성으로 코치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이 날 첫 방송에서 가장 주목을 끈 참가자는 김예지였다. 어딘지 천진한 4차원의 매력을 가진 이 출연자는 무대에 오르자 음악에 푹 빠져버리는 모습으로 돌변했다. 누구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는 듯한 김예지는 독특한 목소리와 몰입으로 자기만의 아우라를 보여줬고 코치들은 그에게 전원 기립박수를 보냈다.

 

<보코2020>이 시청자들을 반색하게 만든 건 선입견을 지운 역 오디션이라는 이 프로그램만의 독특한 형식 때문이다. 이전 시즌들에서도 그랬지만 참가자에 대한 아무런 사전 선입견이 없이 오롯이 목소리만으로도 선택되는 과정이 그렇고, 참가자가 오히려 코치들을 선택할 수 있다는 역 오디션이 그렇다. 이 형식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주도권을 온전히 참가자에게 준다는 메시지가 들어있다. 프로그램은 그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고,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건 지금껏 소외됐던 그들이 그 기회를 잡아 성장하는 모습이다.

 

Mnet이 초창기 '오디션 명가'라는 소리를 들었던 건 <슈퍼스타K> 같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오디션을 모든 국민들이 즐길 수 있게 해줘서다. 하지만 일반인이 아닌 기획사와 연계된 연습생들이나 출연자들이 나오는 오디션을 하면서 상업성이 노골화되면서 이런 초심은 흐려져 버렸던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보코2020>은 그런 거대한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Mnet에게는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등 돌린 코치들에게 목소리만으로 돌아서게 만드는 출연자들처럼, 돌아선 시청자들을 온전한 음악의 묘미만으로 돌아설 수 있게 해줄 그런 기회.(사진:Mnet)

'골목'과 '맛남'의 바람직한 콜라보, 하지만 트로트 열풍 앞에서는

 

"김성주씨. 트로트 진행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수원 정자동 골목 오리주물럭집이 사이드 메뉴로 내놓은 돼지고기 주물럭을 맛본 백종원은 오리고기를 못 먹는다는 김성주도 좋아할 맛이라며 그를 불렀다. 그런데 백종원이 부르는 '트로트 진행자'라는 지칭이 특별하게 들린다. 거기에는 백종원이 목요일에 출연하는 SBS <맛남의 광장>이 김성주가 MC를 봤던 TV조선 <미스터트롯> 때문에 힘을 못 썼다는 것에 대한 농담 섞인 질투의 뉘앙스가 들어가 있다.

 

실제로 SBS가 백종원과 함께 수목에 야심차게 세워놓은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은 TV조선이 <미스터트롯> 이후 여기서 배출한 톱7을 비롯한 트로트 스타들을 캐스팅해 제작한 프로그램들의 직격탄을 맞았다. TV조선 목요일 <미스터트롯>이 했던 자리에 새로 들어온 <사랑의 콜센타>는 무려 22%(닐슨 코리아)에 이르는 시청률을 내고 있고, 수요일에 새로 편성한 <뽕숭아학당> 역시 13%에 이르는 시청률을 내고 있다.

 

반면 이 두 프로그램이 세워진 이후부터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하락세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뽕숭아학당>이 시작되던 5월 13일부터 시청률이 떨어지기 시작해 4.2%까지 추락했다. <맛남의 광장>도 한 때 7%까지 올랐던 시청률이 지금은 4.8%로 떨어졌다. 이 정도면 TV조선이 SBS에 날리는 트로트 맹공이 따로 없다. 그간 잘 나가던 백종원의 두 프로그램이 휘청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쯤 되면 <뽕숭아학당>이 수요일 밤에 편성된다고 했을 때 SBS가 그 출연진의 겹치기를 문제 삼은 일이 단지 그 문제 때문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뽕숭아학당>이 들어옴으로 해서 <트롯신이 떴다> 역시 시청률이 7.1%까지 추락했다. 한 때 SBS에 몸담았고 무엇보다 이번 <미스터트롯> 신드롬을 이끈 주역들을 배출한 SBS <스타킹>을 연출하기도 했던 서혜진 PD가 TV조선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SBS측에서는 더더욱 뼈아픈 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최근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맛남의 광장>에 출연했던 양세형에 이어 김동준까지 출연해 그 프로그램에서 개발했던 레시피를 콜라보 하는 시도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백종원의 부탁으로 양세형이 쫄라김집 사장님에게 갓을 넣은 갓김치와 사과를 잼으로 만들어 넣어 튀겨먹는 멘보사과를 전수해줬고, 김동준이 떡튀순집 사장님에게 무를 이용한 떡볶이를 전수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너무나 힘겨워 자포자기 상태에 있던 쫄라김집 사장님과 떡튀순집 사장님은 모두 양세형과 김동준의 도움을 받으며 백종원이 왔을 때와는 너무나 다른 화기애애함을 보여줬다. 물론 백종원은 오리주물럭집에 보조메뉴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역시 전문가다운 식견을 보여줬다. 보조메뉴가 되기 위해서는 주 메뉴를 뛰어넘어서면 안 되고, 주 메뉴를 도와줄 수 있어야 하며, 주 메뉴를 오해하게 해서도 안된다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왜 필요한가를 알려줬고 그 대안으로서 돼지고기 주물럭을 제안해 결국 문제를 해결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이 보여주는 콜라보는 너무나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보인다. 즉 지역 농산물을 살린다는 <맛남의 광장>의 취지가 골목식당들이 새롭게 필요로 하는 레시피와 어우러졌을 때 만들어질 시너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맛남의 광장>에서 양세형이 소개했던 멘보사과를 이미 이번 정자동 골목편의 쫄라김집 사장님이 메뉴로 내놓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 그걸 좀 더 제대로만 만들어 내놓는다면 이 가게는 물론이고 다른 가게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레시피인 데다, 그건 결국 지역 농산물 소비로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의 이런 콜라보를 통한 안간힘도 트로트 앞에서는 좀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상황은 여러모로 야외 촬영과 손님들의 리액션이 중요할 수 있는 두 프로그램에는 큰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이 어려운 시기를 백종원과 제작진은 슬기롭게 넘어설 수 있을까. 좋은 취지만큼 무언가 획기적인 기획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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