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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가수들, 성형하거나 복면하거나 ‘미녀는 괴로워’ vs ‘복면달호’ 최근 속속 침투해 들어오고 있는 외국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혼자 꿋꿋이 우리 영화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영화, ‘괴로워’. 이 영화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통쾌한 풍자를 다뤘지만 또한 오랜 불황의 늪에 빠진 우리네 가요계의 이면을 들추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가요계의 이면을 다룬 또 하나의 영화가 개봉을 준비중이다. 이름하여 ‘복면달호’. 제목부터 심상찮은 이 영화는 복면을 쓰고 트로트를 불러야하는 3류 록커에 대한 이야기다.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점이 있다. 가요계의 이면을 다룬 이 두 영화에서 왜 두 주인공은 모두 정체성을 숨겨야했느냐는 점이다. 한 명은 성형으로, 또 한 명은 복면으로. ‘미녀는 괴로워’가 예상 밖의 선전을 한 것은 첫째, 원작에 대한 리.. 더보기
장예모의 인해전술, 왜? 중국식 블록버스터, ‘황후화’의 아쉬움 장예모라는 이름에서 아직까지도 ‘붉은 수수밭’, ‘국두’, ‘홍등’, ‘귀주이야기’ 등을 떠올리는 분들이라면 그의 최신작 ‘황후화’는 좀 당혹스러운 영화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리라는 배우가 똑같이 등장하지만 그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먼저 제작비 450억 원이란 수치가 그렇다. 아무리 ‘영웅’, ‘연인’의 전작을 통해 이 거장의 행보가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는 해도, 이 정도까지 블록버스터의 면모를 과시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화려한 장식이 깃든 복식들과 궁궐의 모습에서부터 단박에 시선을 잡아끈 영상의 색채와 스케일은, 천 여명에 이르는 대대적인 엑스트라들이 동원되어 마치 사람의 물결이 넘실대는 듯한 전투신에 이르러 절정에 도달한다. 이것이.. 더보기
아이들 영화라고 얕보지마 어른들 사로잡는 아이들 영화 방학시즌이 되면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방학용 영화’들이 한 편 두 편 극장가에 선을 보이고 있다. 으레 방학이면 아이들 손잡고 영화 한 편 보는 게 통과의례처럼 되어 버려 좋던 싫던 시간 내서 영화관을 찾긴 찾아야겠는데, 그게 그렇게 영 내키는 일은 아니다. 아무래도 ‘애들 영화’라는 선입견 때문. 하지만 애들 영화라고 얕보면 안 된다. 별 기대않고 들어갔다가 오랜만에 감동 먹은 어른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어른들 마음 사로잡는 아이들 영화,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아빠 왜 울어? 어른 울리는 ‘해피피트’ 이 영화를 보기 전 주의사항. 아무 생각 없이 봤다간 끝 부분에 가서 북받쳐 오르는 감동에 “아빠 왜 울어?”하고 아이가 물어보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 더보기
완벽조건 갖춘 ‘중천’, 왜 고전하나 ‘중천’의 고전이 시사하는 것 ‘중천’이 제작된다고 했을 때, 우리는 누구나 새로운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기대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여된 데다, 아시아급 스타인 정우성, 김태희가 주연을 맡은 점, 게다가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배급망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그랬다. 살짝 공개된 CG를 통해 우리는 또 한번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이건 ‘반지의 제왕’급 CG가 붙었으니 이제 이 ‘중천’이란 호랑이는 날개를 단 격이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면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 시장을 노려볼 만 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고 몇 주가 지난 상황에서 ‘중천’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현재 약 150만∼170만 관객정도를 확보한 상태고 최종관객수가 200만을 전후.. 더보기
영화로 풀어보는 2006년 문화계④개그계 공개개그삼국지, 마빡이, ‘왕의 남자’ ‘왕의 남자’의 장생과 공길이 가진 것이라고는 멀쩡한 사지와 세 치 혀였다. 그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은 사람들에게 그 몸을 놀려 즐거움을 주고, 세 치 혀를 놀려 웃기는 일이었다. 이 시대의 개그맨들은 장생과 공길이 그랬던 것 같은 다양한 기예와 놀라운 순발력을 가져야만 살아남는다. 그들이 저 살 판과 죽을 판을 가르는 줄 위에서 한 판 걸판지게 놀았다면, 이 시대 개그맨들은 공개무대라는 칼날 위에서 편집과 벌이는 ‘몇 분 간의 승부’를 벌인다. 공개개그삼국지 KBS ‘개그콘서트’에 이어, SBS의 ‘웃음을 찾는 사람들’ 그리고 MBC의 ‘개그야’가 등장하면서 국내 개그 프로그램들은 안정적인 ‘공개개그삼국지’의 형세로 들어간다. 그 바탕은 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