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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달이 뜨는 강', 이 시대에 재해석된 평강과 온달은 KBS 월화드라마 은 우리에게 설화로 잘 알려진 평강공주와 온달장군의 이야기를 재해석했다. 온달전에 나오는 이 설화 속에서 평강공주는 꽤 이례적인 인물이다. 어려서 울보인 평강공주에게 고구려 평원왕은 농담으로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내겠다고 했지만 나이 들어 귀족 집안에 시집보내려 한 평원왕의 명을 거부한 평강공주는 온달을 찾아 혼인한다. 그 후 눈먼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바보 남편 온달에게 무예와 학식을 가르쳐 장군이 되게 하는 인물이 바로 설화 속 평강공주다. 시어머니 봉양이나 남편 내조 같은 어딘가 유교적 사회의 사고관이 투영된 이 설화는 사실 현재에 다시 이야기되기에는 잘 맞지 않는 면이 있다. 그래서 은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첫 회에 등장..
'우이혼', 결혼도 이혼도 결국 다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다 "너무 쉽게 얘기하는 거야." TV조선 예능 에서 이하늘은 이 방송에서 나온 '재결합'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방송에서 좋은 모습을 본 이들이 "재결합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말들이 그들에게는 부담과 불편함으로 다가왔다는 걸 그는 솔직히 말했다. 아마도 이건 이 방송이 보여줬던 한계를 잘 짚어낸 부분이었을 게다. 이하늘은 사람들이 관계를 너무 '이분법'적으로 본다며, 0과 1만 있는 게 아니라 '0.5'도 있다는 말로 그들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하늘과 박유선의 이 대화를 보던 스튜디오의 신동엽, 김원희 그리고 김새롬도 새삼 자신들의 '재결합' 발언이 그 장면을 보는 애틋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긴 했지만 섣부른 것이었다는 걸 인정하며 사과했다. 이제..
이야기 폭풍전개 '펜트하우스'와 자극적 설정 '결사곡' 다 같은 막장드라마 아닐까. SBS 와 TV조선 은 시작 전부터 이런 의문을 유발시켰다. 다름 아닌 김순옥 작가와 Phoebe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온 임성한 작가의 작품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 드라마는 그저 '막장'이라는 하나의 지칭으로 묶여질 수 없을 것 같은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일단 한 회에 다뤄지는 스토리의 양이 극과 극으로 다르다. 는 한 마디로 폭풍전개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스토리의 양도 넘쳐나고 속도도 빠르다. 반면 은 스토리의 진행 속도가 너무나 느리고 그것도 상황 전개가 아닌 과도한 대사로 채워짐으로써 마치 '옛날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는 빠른 이야기 전개와 반전을 통해 이야기를 쏟아..
'쓰리박', 코로나 시국에 이 국민영웅들은 또다른 위로 줄까 코리안 특급 박찬호, 상록수 박세리, 두 개의 심장 박지성. MBC 예능 은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그 기획만으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물론 이들 중 박찬호와 박세리는 최근 들어 방송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어 이들이 또 다른 방송에 나온다는 게 그다지 화제가 될 건 없다. 하지만 이들과 더불어 박지성까지 참여하고, 이들이 과거 스포츠로 국민들에게 줬던 희망과 위로의 순간들을 상기시키면서 의 세 국민영웅들을 모아 놓은 기획은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과연 이들은 코로나 시국의 이 어려움 속에 대중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까. 물론 이제 선수로서는 은퇴한 그들이다. 그러니 이들의 무엇이 대중들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을까. 이..
'놀면', 유재석이 연 '2021 동거동락', 홍현희가 돋보인 까닭 카놀라 유(유재석)가 그간 '예능 유망주'들을 인터뷰하고 섭외해가며 준비해온 MBC 예능 의 '2021 동거동락'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공교롭게도 설 특집으로 시작한 '2021 동거동락'은 그 복고적인 색채가 명절 분위기와 기묘하게 잘 어울렸다. 2000년에 시작해 2002년까지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었던 MBC 을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그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그걸 보지 못했던 젊은 세대들에게는 '동거동락' 특유의 게임쇼가 갖는 '웃음'이 재미를 줬을 테니 말이다. 특히 잠시 복잡한 생각들을 내려놓고 단순하지만 확실한 웃음을 갖고 싶은 설 명절과 이 기획은 잘 맞았다. 카놀라 유가 '2021 동거동락'을 하게 된 이유로 ..
'결사곡', 임성한표 막장? 그냥 이상하고 올드한 드라마 "한 남자가 어떻게 죽을 때까지 한 여자만 사랑하다 죽을 수 있냐. 내가 예수 그리스도도 아니고 석가모니 부처도 아니고." TV조선 토일드라마 에서 박해륜(전노민)의 이 대사는 '내로남불'의 뻔뻔함을 보여준다. 아빠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딸이 조목조목 그것이 엄마와 자신들에게 어떤 짓을 한 것인가를 지적하고 비판하자 박해륜은 자신의 불륜이 '천재지변' 같은 일이고, 누구나 그런 일을 겪을 수 있다는 논리로 자신을 변호하려 한다. 이 장면은 JTBC 에서 이태오의 뻔뻔한 대사로 심지어 유행어가 됐던 이른바 '사빠죄아(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를 떠올리게 한다. 비슷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 느낌은 너무나 다르다. 는 연출적으로도..
명절 극장가 대목? 아 옛날이여! 보통 설이면 극장가는 대목이다. 그래서 이 대목에 맞춰진 영화들도 속속 개봉했었고 극장가는 연회 매진을 기록하며 발 디딜 틈 없는 인파가 몰리곤 했다. 하지만 이런 풍경은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작년 한 해 내내 극장가가 한산했고 명절이라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새로운 풍경은 명절에 넷플릭스 영화 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회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는 딱 봐도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에 어울리는 영화다. 실제로 작년 여름을 겨냥해 만들어진 작품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추석 개봉으로 미뤄졌고 이마저 어려워지면서 결국 넷플릭스행을 결정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되고 있는 에 대한 반응은 그래서 호불호가 갈린다. 애초 영..
'골때녀', 여자축구의 묘미에 매력 캐릭터들, 레전드 감독들까지 파일럿 2회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설 명절 특집으로 파일럿 방송된 SBS 은 여성들이 모여 미니 축구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게 '스포츠 예능'이고 또 '여성 예능'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이 두 가지 요소를 하나로 묶어 놓았다. 그런데 그 조합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여성스포츠 예능 그 이상이다. 먼저 네 팀으로 구성된 출연자들의 조합 자체가 기대감을 높였다. 국대 패밀리팀은 전 테니스 국가대표였던 전미라는 물론이고 차범근의 아들 차세찌의 아내인 한채아, 김병지 아내 김수연, 이천수 아내 심하은, 정대세 아내 명서현으로 구성됐다. 아무래도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은 이들이 승부욕을 불태우는 이유가 된다. 개그우먼들로 구성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