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를 위해서도 시간은 필요하다

 

티아라의 은정은 결국 드라마 <다섯손가락>에서 하차하게 됐다. 항간에는 제작진의 이 결정에 대해 일방적으로 통보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속에 담겨진 논리가 애매하다. 티아라 사태로 인해 은정이 출연하게 된 <다섯손가락>이 오히려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으며, 그래서 이제 PPL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유로 은정을 퇴출시키는 것은 마치 토사구팽을 연상케 한다는 논리다. 과연 그럴까.

 

'다섯손가락'(사진출처:SBS)

먼저 티아라 사태가 <다섯손가락>에 득(得)을 주었다는 시각은 이해될 수 없다. 물론 관심을 집중시켰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긍정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실(失)로 작용할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아라 사태로 인해 이미지가 실추된 은정이 출연하기 때문에 드라마를 안보겠다는 시청자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또 PPL이 은정 출연 때문에 어려워진다는 얘기 자체가 대중정서를 반영하고 있다는 증거다.

 

따라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다섯손가락> 제작진은 티아라 사태로 인해 거꾸로 피해를 본 셈이다. 마치 CF를 찍은 연예인이 사회적인 구설수에 오르게 되면 해당 기업에게 그 피해가 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실제로 이런 경우에 해당 기업은 그 연예인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하기도 하지 않는가.

 

물론 <다섯손가락>에서 은정의 하차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니다. 즉 애초에 티아라 사태가 터졌을 때, 아예 선을 그었다면 훨씬 자연스런 조치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제작진들은 티아라 사태의 중대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결국 뒤늦게 그 중대성을 깨닫고 하차 결정을 한 것이 잡음이 남게 된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제작진의 이런 둔감한 반응만큼 이해가 되지 않는 건 티아라 소속사의 행보다. 티아라 사태는 그 본질과 상관없이 소속사의 잘못된 대처로 인해 대중들에게는 왕따의 이미지로 굳어버린 게 사실이다. 즉 퇴출된 화영과 남게 된 멤버들이 보여주는 풍경은 그 자체로 당한 이가 퇴출되고, 가한 이가 버젓이 남아있는 상황으로 인식되게 된 것. 이런 상황을 이해한다면 티아라 멤버들이 버젓이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것이 어떤 이미지를 만들 것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티아라 소속사는 멤버들의 드라마 출연을 강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것은 어찌 보면 대중정서를 여전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무시한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대중들을 상대하는 연예 기획사가 대중정서를 읽지 않는다는 것은 직무유기가 아닐까. 게다가 같은 연예계 종사자로서 드라마 출연 강행이 드라마 제작진들이나 방송사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런 끝없는 구설수 속에서 정작 더 힘들어지는 건 티아라 멤버 당사자들이다. 심지어 티아라 왕따 놀이가 등장할 정도로 사회문제화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멤버들은 그 어떤 방송 출연도 득보다는 실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특히 티아라 사태에서는 멤버들의 방송활동 자체가 이들의 왕따 이미지를 더 공고하게 굳혀버리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티아라 사태의 진짜 본질이 실제 왕따인지 아니면 그저 왕따설일 뿐인지는 아직도 명확히 알 수 없다. 멤버 당사자들이나 소속사 대표 그 누구도 명쾌한 해명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처럼 신뢰의 금이 간 상황에서는 그 어떤 해명도 믿음을 주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실이 무엇인가만큼 중요한 것은 대중들이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는 것일 게다.

 

대중정서를 감안해본다면 티아라에게 현재 필요한 건 방송 강행이 아니라 어느 정도 사태가 진정될 수 있을 때까지의 시간이다. 이 대중정서가 가라앉지 않는 한, 어떤 방송 강행도 티아라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 소속사가 티아라를 위한다면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현재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중문화 종사자로서의 사회적인 책무이기도 할 것이다.

'신의', 김종학, 송지나 작품 맞나

 

과연 이것이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의 합작품이 맞는 것일까. <신의>가 주는 실망감은 과도한 기대 때문이 아니다. 물론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가 손을 잡았다는 점, 이들이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던 타임슬립 소재로 사극과 의학드라마의 퓨전을 다뤘다는 점, 김희선과 이민호 같은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는 것(연기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지명도에 대한 기대다), 게다가 100억 대의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라는 사실이 주는 기대감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신의'(사진출처:SBS)

하지만 <신의>의 실망감은 기대치가 너무 커서 거기에 못 미쳤기 때문에 생긴 게 아니다. 이것은 타이틀 롤이 무색하게 기본 자체가 되어 있지 않은 드라마가 주는 실망감이다. <신의>는 연출에서도 대본에서도 연기에 있어서도 그 어느 것 하나 어설프지 않은 것이 없는 졸작이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소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CG는 어색하기 이를 데 없고, 사극의 질을 담보하는 미술이나 조명은 너무 조악해서 마치 중국 B급 무협드라마를 보는 것만 같다. 특히 100억대의 작품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작은 스케일과, 애니메이션 처리된 장면들은 그것이 하나의 연출이라기보다는 제작비를 아끼기 위한 방편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연출의 문제만이 아니다. <신의>는 대본에 있어서도 송지나 작가의 작품이 맞는가 싶게 구성이 어설프다. 기황후의 오빠로 고려를 쥐락펴락하는 권력자 기철(유오성)과 최영(이민호)의 대결구도도 막연히 정치적인 대립만이 이해될 뿐, 그다지 감정을 끌어낼만한 팽팽한 긴장감이 생겨나지 않는다. 공민왕과 그 일행들이 원나라를 빠져나오는 과정도 밋밋하기 이를 데 없다. 너무나 전형적인 캐릭터 역시 매력을 갖기 어렵다. 공민왕(류덕환)의 정치적 입장이나 최영과의 관계 역시 뭔가 특별한 사건이 없이 대사로 일관되다 보니 너무 설명적으로 만들어진 느낌이다.

 

이런 연출과 대본 위에서 연기가 살아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게다가 <신의>는 타임슬립을 장치로 의학드라마와 사극을 퓨전한 작품이다. 연기가 호락호락할 수 없다. 이야기가 허공에 붕 떠 있기 때문에 자칫 연기 또한 현실감이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사극이 가진 진중함과 진지함이, 현대에서 타임슬립으로 넘어간 신의 유은수(김희선)의 엉뚱하고 가벼운 코믹한 상황과 부조화를 이룰 수 있다. 최영의 진지함이나 유은수의 엉뚱함이 부딪치면서 양측이 모두 과장되게 보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민호나 김희선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연기를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민호는 <시티헌터>를 통해 보여주었던 그 진지함을 보여주고 있고, 김희선은 확실히 자신이 늘 보여주던 그 비슷한 이미지를 던져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연기는 연기자 혼자 하는 게 아니다. 그것이 어떤 대사와 어떤 영상연출로서 보여지느냐에 따라 연기의 질감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최민수가 까메오로 등장하고 유오성이 홀로 단단한 악역을 보여준다고 해도 그 효과가 잘 드러나지 않는 건 어설픈 대본과 연출 때문이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신의>는 과거 블록버스터 드라마의 참극이었던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를 떠올리게 만든다. 100억대의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 드라마라고 했지만 그 액수가 무색하게 거의 B급 드라마가 되어버린 졸작. 몇몇 잘 나가는 한류스타를 세워두고 제작비를 투자받는 것으로 작품과는 별개로 수익을 노리곤 했던 무늬만 한류 드라마들은 왜 반복해서 나오고 있는 것일까.

 

<신의>를 드라마의 완성도와 거의 동급으로 여겨지곤 했던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가 만들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어째서 이런 조악한 드라마가 만들어졌던 것일까. 이제 고작 4회가 지난 것이지만 이러한 섣부른 비판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의학드라마로서의 전문적 디테일도 잘 보이지 않고, 거의 무협지 같은 내용으로 사극으로서의 면모도 잘 보이지 않는 <신의>에서 그 어떤 진정성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100억 대의 제작비까지 들여가며 만들어졌다는 <신의>는 도대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것일까.

<골든타임>, 이선균과 황정음은 뭐가 다른가

 

“잘 한 게 없어서 서럽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병신 같을까...” <골든타임>의 인턴 나부랭이(?) 이민우(이선균)는 응급환자를 처음 접하고는 발견한 무기력한 자신을 한탄한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당장 응급조치를 해야 하는 상황에 “119가 더 잘 한다”며 환자를 외면하던 그였다. 그런 그를 진짜 의사로 만든 건 한 어린 환자의 죽음. 그 자책감은 이민우로 하여금 환자에 대한 집착적인 열정을 갖게 만든다. 비록 실력은 아직 없지만.

 

'골든타임'(사진출처:MBC)

사실 이 맨 밑바닥에서부터 차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민우와 강재인(황정음)은 이 의학드라마의 주인공들이다. 하지만 당장 시급한 상황들이 펼쳐지기 마련인 응급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의학드라마에서 이들보다 주목될 수밖에 없는 캐릭터는 최인혁(이성민) 같은 베테랑 의사다. 빈부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환자만을 바라보는 최인혁 같은 캐릭터가 대중들에게 구세주 같은 인상을 준다는 점은 그를 이 드라마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세워놓는다.

 

드라마 전체로 볼 때 대중들이 최인혁에게 열광하는 건 나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본래 주인공들인 이민우와 강재인을 연기하는 이선균과 황정음에게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캐릭터 상으로 봤을 때 구세주로 추앙되는 베테랑 의사와 여전히 민폐 캐릭터인 인턴 나부랭이들은 애초에 비교 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이 주연과 조연의 역전현상이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는 것은 이 의학드라마의 멜로 구도를 보면 드러난다. 본래 이민우와 강재인의 멜로 구도가 전면에 나타나야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재 이 드라마의 멜로 구도는 오히려 최인혁과 신은아(송선미)쪽으로 더 기울어 있다. 어찌 보면 이 멜로는 애초 계획된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보인다. 신은아가 본래 결혼할 남자가 있었다는 설정이 그렇다. 최인혁이 주목을 받으면서 신은아와의 멜로 요구가 생겨난 지점이 있다.

 

어쨌든 캐릭터 상 이민우와 강재인이 최인혁의 카리스마에 가려진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스스로 인턴 나부랭이라며 자조하는 이민우와 강재인이지만, 이 두 캐릭터 사이에도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응급실에서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두 사람은 전형적인 민폐 캐릭터지만 이민우와 강재인의 느낌이 다르다는 점이다. 환자 앞에서 쩔쩔 매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과잉 정성을 들여가며 뛰어 다니고 환자 가족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는 이민우는 강재인과 달리 점점 정이 가고 어딘지 믿음직한 느낌을 준다는 것.

 

이것은 단순히 캐릭터의 차이일까. 물론 그런 점이 있다. 이민우는 최인혁 앞에서 혈관을 찾아내거나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식으로 조금씩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지만, 강재인은 아직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재인 역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복막염으로 위중한 환자를 데려가려는 그들을 막는 건달 앞에서 당찬 모습을 보여주던 장면들이 그렇다. 하지만 그 장면을 빼고 나면 강재인은 좀체 잘 보이지 않는다. 이것을 단순히 캐릭터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까.

 

같은 민폐 캐릭터라도 이선균과 황정음이 다른 지점은 그 풍부한 표정 연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선균은 인턴 나부랭이로서의 찌질함을 거의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잔뜩 찡그린 얼굴에는 억울함과 안타까움과 미칠 듯한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의 열정을 드러낸다. 환자에 대한 열정이 있기에 억울하고 안타깝고 미칠 듯한 것이다. 이런 열정적인 모습들은 이 병원의 과장들이 보여주는 세속적이고 현실 타협적인 모습과 대비되면서 오히려 믿음을 준다. 환자가 죽고 사는 건 반드시 의술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어쩌면 의사의 환자에 대한 열정 때문이라는 것을 이 드라마는 보여준 적이 있지 않은가.

 

반면 황정음은 그 변화의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녀는 여전히 도도한 느낌을 유지하고 있고, 그 이면에 숨겨진 감정을 잘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 무표정함은 이 캐릭터의 생동감이 잘 드러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 인턴 나부랭이라면 그 밑바닥의 절절함이 묻어나야 하는데 그것이 황정음의 얼굴에서는 좀체 느껴지지 않는다. <골든타임>에서 같은 바닥의 캐릭터지만 이선균과 황정음이 달리 보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응급실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존재에서 점점 그 자리에 딱 어울리는 캐릭터가 되어가고 있는 이선균과 달리, 황정음은 여전히 그 공간의 이방인처럼 보인다는 점. 황정음이 자신의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좀 더 캐릭터의 밑바닥을 드러냄으로써 거기서부터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강호동이 가져올 예능 변화 가능성

 

드디어 강호동이 돌아온다. 강호동은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C&C(이하 SM C&C)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방송 복귀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방송3사의 가을개편을 통해 강호동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잠정 은퇴 선언 당시 논란이 됐던 세금 문제도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그렇다고 해도 어쨌든 그로 인해 생긴 논란에 대해서 그 정도면 충분히 자숙의 기간을 가졌다고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예능 전반에 그의 공백이 너무 크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강호동의 복귀시기로서는 호기임에 분명하다.

 

'강호동'(사진출처:MBC)

하지만 강호동의 복귀는 방송3사 예능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그간 갑작스레 잠정은퇴를 선언함으로써 생겨난 커다란 공백으로 방송3사의 예능이 휘청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그의 복귀가 가져올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벌써부터 방송3사의 ‘강호동 모시기’ 작전은 시작된 상황이다. MBC는 강호동의 잠정은퇴로 잠정(?) 폐지되었던 ‘무릎팍도사’를 그가 돌아온다면 되살리겠다고 공식 발표한 상황이고, KBS는 ‘1박2일’은 물론이고 새로운 프로그램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편 유독 강호동에게 공을 들여옴으로써 SBS 복귀설까지 나왔던 SBS는 강호동의 복귀에 맞춰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타진해왔던 중이었다.

 

물론 의리를 중시 여기는 강호동이 어느 한 방송사만을 선택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말 예능’이다. 사실상 주말 예능이 그 방송사의 예능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어떤 방송사가 강호동의 주말 예능을 꿰차게 될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MBC는 공식적으로 ‘무릎팍 도사’를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고, ‘일밤’의 대표주자는 여전히 ‘나는 가수다2’이기 때문에 강호동이 새롭게 프로그램을 맡을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KBS의 ‘1박2일’ 역시 PD 작가를 포함한 멤버 교체가 대거 이뤄진 상황이라 강호동이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듯 보인다. SBS 역시 마찬가지다. 주말 예능에 이미 ‘정글의 법칙’과 ‘런닝맨’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라 빈 자리를 찾기가 어렵다.

 

주말 예능이 이처럼 방송3사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강호동으로 하여금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 어렵게 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일요일보다는 토요일 저녁의 예능 프로그램이 강호동으로서는 훨씬 수월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MBC는 ‘무한도전’이 자리하고 있어 강호동이 들어갈 틈이 없고, KBS는 ‘불후의 명곡2’가 자리를 잡고 있지만 그 전 프로그램으로서 ‘청춘불패2’는 성적이 저조한 편이다. 가을개편을 통해 그 자리에 새로운 신설 프로그램이 가능할 수도 있다. SBS는 애초에 강호동이 ‘스타킹’을 했던 전적이 있고, 그가 빠져나간 후 직격탄을 맞은 ‘스타킹’이 여전히 있는 셈이라 이 프로그램에 복귀하던지 아니면 개편 후 강호동을 위한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이 들어간다고 해도 명분이 괜찮은 셈이다.

 

어쨌든 어떤 방송사가 됐든 프로그램 하나씩은 할 것으로 보이며 그 프로그램은 주말예능으로서 버라이어티 하나, 주중 예능으로서 스튜디오물 두 개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떤 방송사로 복귀할 것인가 만큼 중요한 것은 강호동 복귀로 인해 생겨날 예능가의 변화다. 지금껏 강호동과 유재석 투톱 체제를 유지해왔던 예능가에서 강호동이 빠져나감으로써 큰 변화가 생겼던 것이 사실이다. 유-강 체제를 공고히 했던 리얼 버라이어티쇼 트렌드가 흔들렸고 토크쇼들은 하향평준화되어 버렸다. 유재석도 살리기 힘든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하지만 강호동 복귀로 다시 생겨날 유-강 투톱 체제는 강호동뿐만 아니라 유재석에게도 좋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서로 경쟁하면서 동시에 하나의 트렌드를 선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호동이 복귀한다고 해서 과거처럼 유-강 체제가 이어진다는 장담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간 새롭게 부상한 MC들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힐링캠프’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경규, ‘불후의 명곡2’, ‘강심장’ 또 최근에는 19금 개그로 대세가 되어버린 신동엽, ‘정글의 법칙’으로 새로운 예능을 구축하고 있는 김병만이 최근 주목되는 대표적인 MC들이다. 강호동이 어떤 예능 트렌드를 선택할 것인가는 그런 점에서 중요하다. 그가 선택하는 방향으로 예능의 트렌드의 중심축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강호동이 SM C&C와 전속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다. SM C&C는 매니지먼트는 물론이고 프로그램 제작사로서도 야심을 갖고 있는 회사다. 이것은 강호동이 그간 관심을 갖고 있던 방송사에 예속되지 않고 예능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고 납품하는 제작사 개념의 예능을 예고하게 만든다. 만일 이것이 이뤄진다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들이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또 그간 방송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예능인들의 새로운 위상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생긴다. 결국 콘텐츠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제작사 개념의 예능은 새로운 흐름을 예감하게 한다.

 

강호동 복귀 선언이 이뤄졌지만 시청자들이 강호동을 볼 수 있는 건 가을 개편이 지난 후가 될 것이다. 방송3사가 서로 앞 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프로그램에 복귀하게 될 지는 강호동 본인만이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것이든 그의 복귀가 가져올 파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의 메가톤급 복귀의 파장은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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