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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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도사', 시대의 지성까지 무릎 꿇리다옛글들/네모난 세상 2008. 12. 21. 13:49
‘무릎팍 도사’, 그 새로운 화법 지난 10월29일 밤 11시.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에서는 시청자들이 지금까지 토크쇼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었다. 천하장사에서 개그맨으로 전향해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는 강호동의 앞에는 황석영이라는 우리 시대의 대문호이자 현대사의 산증인이 앉아 있었던 것. 강호동과 황석영, 이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조합은 보는 이에게 심지어 불편한 마음까지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쇼가 진행되고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 불편함이 그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너무나 죽이 잘 맞았고, 격의가 없었다. 황석영은 이 프로그램에서 심지어 이런 이야기까지 해주었다. “작가는 시정배라고 생각을 해요. 시정 사람들 속에 있는 거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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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히어로’, 명랑하게 볼 수 없는 이유옛글들/명랑TV 2008. 12. 21. 01:08
실종된 기획의도, 연예인 신변잡기로 가는 ‘명랑히어로’ ‘명랑히어로’가 처음 방송을 탔을 때, 그것은 토크쇼의 놀라운 진화로 받아들여졌다. 그것은 그저 웃고 떠들고 즐기는 연예인들만의 이야기로 채워지거나 출연자들의 홍보수단으로 활용되던 토크쇼를 넘어서 사회 시사문제를 예능 프로그램 속으로 과감히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시사문제라면 늘 심각하고 무언가 특정한 사람들만이 거론해야될 것으로 오인되었던 것을 ‘명랑히어로’는 가볍게 씹어줌으로써 그것이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웃고 떠들면서 체화시켰다. ‘명랑히어로’의 형식변화, 진화일까 퇴화일까 하지만 무슨 일인지 이 재미와 의미까지 가질 수 있었던 훌륭한 형식은 오래 가지 못했다. 어느 순간 포맷은 가상장례식을 표방한 ‘두 번 살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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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나와 김광민 그 어색함이 좋은 이유옛글들/명랑TV 2008. 12. 20. 02:24
‘페퍼민트’, 이하나와 김광민의 특별한 만남 순간 ‘수요예술무대’가 다시 돌아온 것 같았다. 이미 무대 위에 서있던 김광민은 이하나에게 앉으라고 권했고, 이하나는 어색한 듯 앉으며 “제가 게스트가 된 것 같네요”하고 말했다. 그 농담은 92년부터 2005년까지 무려 13년 간이나 수요일밤을 예술로 만들어주었던 ‘수요예술무대’의 진행자 김광민에 대한 이하나의 헌사였다. ‘수요예술무대’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클래식이든 재즈든 팝이든 가요든 장르에 구애받지 않던 음악프로그램이었다. 장르는 달랐지만 그 다른 장르를 모두 품을 수 있는 무대가 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 가진 가능성이었다. 그 프로그램은 무대 위에 올려지고 라이브로 펼쳐지는 음악과, 그 음악을 듣는 관객이 있다면 다른 것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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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토크쇼, ‘무릎팍 도사’가 무릎 꿇린 것옛글들/명랑TV 2008. 12. 19. 09:10
‘무릎팍 도사’를 보면 2009 토크쇼가 보인다 올 예능을 단적으로 정리하자면 그 한 축이 리얼 버라이어티쇼이고 다른 한 축은 토크쇼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토크쇼에 있어서 올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을 고른다면 단연 ‘무릎팍 도사’가 꼽히지 않을까. 그것은 ‘무릎팍 도사’가 얻은 시청률 성적표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 토크쇼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때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걸어온 ‘무릎팍 도사’의 실험적인 행보가 전체 토크쇼에 일으킨 영향력을 말하는 것이다. 올 한 해 ‘무릎팍 도사’는 우리네 토크쇼에 어떤 실험을 했고 그것은 내년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탈신비주의, 탈권위주의 바람 ‘무릎팍 도사’의 핵심적인 특징은 배틀 구조의 화법으로 진행되는 토크의 진검 승부라는 점이다. 마치 탐문하듯이 상대방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