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친구', '태삼', 그들은 도대체 왜 싸우는 걸까

그만큼 키워줬는데 내 뒤통수를 치려 해? 드라마 '드림'에서 아시아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트 회사인 슈퍼스타코프 사장인 강경탁(박상원)이 남제일(주진모)에게 갖는 불만이다. 한편 남제일은 입장이 다르다. 충성해서 이만큼 회사를 키워냈는데 고작 나를 이렇게 취급해? 그는 개처럼 충성하며 회사를 키워온 자신을 바닥으로 내친 강경탁과 맞선다. 그런데 여기에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이들은 서로 대립하는 관계에 서 있고, 분명 남제일이 선이고 강경탁이 악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대결과정에서 보면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측면도 있다는 점이다.

"내가 사람 하나는 제대로 가르쳤군", 하고 강경탁은 자신의 뒤통수를 치는 남제일을 인정하고 남제일 역시 그 앞에 서면 어떤 선배로서의 예우 같은 것을 지켜주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남제일과 강경탁의 대결은 선과 악으로 나눠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저 비정한 대결구도로 그려진다. 강경탁이 이기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쓰는 것처럼 남제일도 적당히 언론을 이용하고 국내종합격투기의 중계권을 쥐고 있는 장수진 PD(최여진)와도 손을 잡는다. 두 사람은 가진 것의 많고 적음이 있을 뿐, 사실은 같은 과다. 이것은 마치 링 위에 서 있는 두 명의 파이터들처럼 선악의 구분이 없다. 그들은 그저 링의 법칙에 충실할 뿐이다.

한편 남제일에 의해 파이터로 키워지게 된 이장석(김범)은 불우한 환경 탓에 소년원에도 다녀온 전력이 있다. 그는 자신이 길거리의 쓰레기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링 위에 선다. 이장석을 트레이닝하는 박병삼(이기영)은 전 복싱 동양챔피언 출신의 명트레이너지만 선수를 키워줄 능력은 부족한 인물이다. 그래서 기껏 키워놓은 선수를 빼앗기고 그러면서도 "그 놈을 위해서는 잘된 일"이라고 위안을 삼는 인물이다.

'드림'이라는 남성들의 세계를 다루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이처럼 늘 무언가와 사투를 버리고 있지만 정작 행복해보이지는 않는다. 그것은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 강경탁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버지의 트라우마 속에 갇혀 자신을 학대하며 살아가는 인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남제일이 성공하려 하는 것은 이미 성공했던 자의 추락이 주는 회귀욕망이겠지만, 그는 그렇게 성공하려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그는 강경탁이 되려는 것일까. 그들은 모두 링의 법칙이 가지는 비정함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 법칙과 대항하든가, 아니면 링을 떠나 새로운 삶을 모색하려 하지 않는다.

이장석은 자기존재의 증명을 위해 링 위에 서는 인물이지만, 그 과정까지 즐기는 인물인 것 같지는 않다. 즉 그는 이 드라마의 대부분 남자들이 그렇듯이 어떤 목표를 위해 현재를 감내하고 있는 인물이다. 남자들의 이런 모습들은 실제 사회생활에서도 전혀 낯선 것이 아니다. 모두가 지향하는 성공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달리면서 정작 자기 자신의 생활을 즐길 줄도 모르고, 늘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는 자세를 고수하는 이런 모습들은 우리네 사회의 남자들이 갖는 대부분의 태도를 보여주지만 그것이 이 시대에는 어떤 울림을 주지 못한다. 지금은 미래가치로 제시되는 성공보다는 현재적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다가올 현재로 볼 때, 현재를 즐기지 못한다면 그 삶은 영원히 불행할 것이다.

이것은 '드림'의 불쌍한 남자들이 처한 환경이고, 실제로 '드림' 같은 삶을 살아가는 현실의 남성들이 처한 환경이며, '드림' 같은 남성의 세계를 그리는 드라마들이 처한 환경이기도 하다. '드림', '친구', '태양을 삼켜라' 같은 드라마 속에서 남자들은 모두 똑같은 성공의 욕망에 사로잡혀 있지만 그것이 주는 가치는 과거적 향수에 머물고 있다. 이 드라마들의 시청률이 낮은 것은 대진운 탓도 크겠지만, 그 스스로 취하고 있는 가치관이 현재의 시청자들에게 보다 큰 공감을 일으키지 못하는 탓도 크다. 막연한 성공의 욕망을 향해 질주하던 남자들의 세계는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 가끔씩 사투를 벌이는 드라마 속의 남자들을 보면서 저들은 왜 저렇게 싸우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어른보다 아이를 열광시킨 생존의 콘텐츠, 왜?

생활 속에 산재한 위기와 그 탈출법. 어른들이 꼭 챙겨 봐야 할 것 같은 콘텐츠지만 여기에 매료된 것은 아이들이다. 놀이터, 부엌, 학교, 길거리. 아무 생각 없이 생활하던 자신의 공간이 사실은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못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한번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은 위기의 상황을 담은 영상들은, 끝내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손을 잡아끌게 만든다. "저것 좀 봐." 일상에 무뎌져 그 속에 숨겨진 위기에도 무감각해진 어른들은 아이의 손에 이끌려 비로소 거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것은 이제 200회를 맞은 '위기탈출 넘버원'이 서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의 위치를 말해준다. '위기탈출 넘버원'은 프로그램도 프로그램이지만 아이들용 과학학습만화로 출간되어 대박을 친 상품이기도 하다. 출판시장에서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에서 살아남기'나 '노빈손' 시리즈 같은 과학과 생존을 연결시킨 서바이벌 형식의 콘텐츠들이다. 그 이유는 극명하다. 주변환경의 위협은 아이들에게 있어서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바로 그 극단적인 상황과 그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과학적인 해법은 아이들의 성장과 거의 궤를 같이 한다. 어떤 것을 처음 접할 때의 두려움과 호기심은 아이들의 성장 동력이다.

'위기탈출 넘버원'이 200회를 거듭하면서 10%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일상 속에 존재하는 두려움과 호기심에 대한 환기가 여전히 우리의 시선을 붙잡아두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작은 일상의 일이 삶과 죽음을 나눌 수 있다는 형식의 '위기의 순간! 죽느냐 사느냐'는 충격적이면서도 생존의 노하우를 준다는 점에서 어떤 정보적 의미를 갖는다.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흐를 수 있는 콘텐츠에 균형을 잡아주는 것은 이 프로그램의 형식이다. 실제 상황보다는 가상의 시뮬레이션으로서의 재연 상황을 보여주고, 그것을 하나의 문제형식으로 만들어 퀴즈로 진행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이 부담 없어 보이는 퀴즈의 방식은 자칫 충격적으로 다가올 정보들과 균형을 맞춰준다. 위기상황의 나열만이 주는 자극을 피하고, 오히려 위기를 사전에 피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정보적 접근은 이 프로그램의 큰 장점이다. 어른들은 물론이고 아이들이 함께 이 프로그램을 즐기면서, 한편으로는 배울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유화된 형식 덕분이다.

이 프로그램은 또한 정보가 주는 공익적인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 성수대교가 붕괴하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가스가 폭발하고, 지하철에 불이 나는 등 엄청난 인재를 겪으면서도 우리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한 편이다. 이 프로그램의 정보를 찾아볼 정도로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아이들과, 눈에 보여야 그제야 관심을 갖는 어른들 사이에 놓여진 격차는 우리들에게 어느새 무뎌진 안전에 대한 감수성을 생각하게 한다. '위기탈출 넘버원', 그 200회의 저력은 바로 이 우리가 일상에서 잊고 있는 빈틈을 공략하는 살아있는 정보들에서 비롯된다.

사극의 힘, 여성 시청층의 힘, 스토리텔링의 힘

26회 만에 40%에 도달한 ‘선덕여왕’의 시청률 상승이 예사롭지 않다. 이제 반환점을 돈 상태로 드라마의 스토리구조를 기승전결로 봤을 때, 이제 겨우 승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시점의 시청률이기 때문에, 한층 고조될 극의 정황상 50%를 예감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이 아닐 것이다. 보통 드라마라면 꿈도 꾸지 못할 시청률 50%를 쉽게 얘기하게 만드는 ‘선덕여왕’만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사극의 힘 - 2000년 들어 50% 넘긴 드라마, 사극이 100%
그 첫 번째 이유는 기존 드라마들의 시청률이 통계적으로 말해준다. 2000년대 이전, 드라마 전성시대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던 50% 시청률의 드라마는 2000년을 넘기면서 사실상 찾기가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물에 콩 나듯 50% 시청률의 드라마를 발견할 수 있으니 그것이 바로 사극이다. 2000년 시청률 63%에 도달했던 ‘허준’, 2001년 60% 시청률의 ‘태조왕건’, 2004년 57%의 ‘대장금’, 2006년 51% 시청률의 ‘주몽’이 그것. ‘선덕여왕’에서 50% 시청률의 드라마를 기대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이 사극이 가지는 특유의 힘 때문이다.

사극은 타 장르와 비교해 스토리의 힘이 셀 수밖에 없다. 현대극의 담론이 상대적으로 작은데 비해 사극은 그 담론이 운명과 생사, 국가에 연결되는 거대담론을 다룬다. 갈등의 대결국면에서 현대극의 주인공들이 감정적인 상처를 겪게 된다면, 사극에서의 대결에서는 그 결과가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극의 힘은 세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극이 주는 볼거리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과거라는 시공간이 주는 이색적인 영상의 힘은 사극에 보다 강력한 힘을 실어주는 요소이다.

여성 시청층의 힘 - 3,40대 여성을 잡아야 시청률이 오른다
AGB 닐슨이 발표한 ‘선덕여왕’의 시청률 분석자료를 보면 여자 30대가 가장 높은 시청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그 다음으로 여자 40대가 시청률 분포가 높았다. 이처럼 ‘선덕여왕’의 주 시청층이 3,40대 여성층이라는 점 역시 이 드라마의 시청률을 공고하게 해주는 요인이다. 이미 시청률의 키를 쥔 시청층으로서 3,40대 여성층이 주목되는 경향은, 드라마들의 30대 여성 편향으로도 읽어낼 수 있다.

‘선덕여왕’이 사극의 힘에 여성 시청층의 힘을 덧붙이게 된 것은 이 사극이 갖는 진정한 여성사극의 면모에서 비롯된다. 미실(고현정)과 덕만(이요원)의 여성성을 내재한 카리스마의 대결은 여성 시청층은 물론이고 남성들의 시선까지 사로잡는 요인이 된다. 주 시청층을 3,40대 여성층으로 잡으면서도, 동세대 남성층의 시선까지 잡아두게 만드는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들의 카리스마도 시청률에 고무적인 부분이다. 김유신(엄태웅), 비담(김남길), 알천랑(이승효) 같은 캐릭터는 여성 시청층에게도 매력적이면서 동시에 남성 시청층을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캐릭터들이다.

스토리텔링의 힘 -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
무엇보다 이 사극의 50% 시청률을 꿈으로 보지 않게 만드는 것은, 이 사극만이 갖는 강력한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의 창조와 적절한 미션의 배치, 그리고 적재적소적기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사건은 이 사극의 스토리텔링을 강력하게 만든다. 자칫 복잡해질 수 있는 다양한 인물들의 사건들을 미실과 덕만으로 끌어 모아 단순화시키는 스토리텔링의 능력과 우리 식의 드라마들이 갖는 감정선에 충실한 이야기진행은 이 사극의 몰입도가 높은 이유다.

이것은 이미 ‘대장금’으로 시청률 50%가 훌쩍 넘는 국민드라마를 써본 김영현 작가의 경험과, ‘히트’를 통해 호흡을 이미 맞춰본 박상연 작가가 가지는 남성적 시각과 디테일의 부여가 조화를 이룬데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시청률은 말 그대로 수치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40%를 넘기고 50%를 향해 달려가는 ‘선덕여왕’의 시청률이 의미 있는 것은, 그것이 논란이나 막장 같은 편법적인 방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처럼 정공법적인 드라마의 힘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 있다. ‘선덕여왕’에 있어서 시청률 50%가 꿈이 아닌 것은 그 명백한 성공방정식을 드라마가 이미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와 예능, 둘 다 잡아버린 명해설

"김C 형은 감독으로 취임하셨으니까. 저는 어떻게 기록원으로라도..." '천하무적 야구단'의 허준 캐스터는 예능 프로그램에 욕심을 보였다. 처음 이 프로그램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는 그저 야구중계를 위한 캐스터, 그것도 해설자인 김C의 보조적인 인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그의 존재감은 점점 두드러졌다. 해박한 야구지식과 듣는 이를 즐겁게 만드는 야구중계는 기본이고, 촌철살인의 멘트는 '약방의 감초'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온게임넷 등에서 현장감 넘치는 게임 중계로 탄탄한 팬층을 갖고 있는 실력파지만,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 그가 이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몸매로만 본다면 지금 서 있는 것도 신기할 정도의 선수인데요.." 허준 캐스터는 1번 타자인 한민관이 출루하자 이렇게 멘트를 던졌다. 또 오지호가 출전했을 때는 "드라마를 통해 좋은 모습 보여주다가 버라이어티에 발을 담갔는데.. 진창이예요!"하며 그 단단한 이미지에 딴지를 걸었다. 이것은 사실상 캐릭터 해설에 가깝다. 야구가 중심에 서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야구해설자가 캐릭터 해설까지 해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그의 해설은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멤버들의 캐릭터를 손쉽게 강화해주고, 캐릭터가 갖고 있는 과거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 현재 경기와 연결시킨다는 점에서 실로 적지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는 감독 겸 해설자인 김C와는 거의 만담에 가까운 수준으로 이야기를 맞추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하늘 선수가 출전합니다. 최근 두 경기에서 타율은 0할입니다." 허준이 이하늘의 부진을 '0할'로 강조해 표현하자, 대뜸 김C가 특유의 시니컬한 목소리로 받아친다. "망할 타율이죠." 또 부진을 보이던 마리오가 점점 나아진다면서 김C가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이거든요."하고 말하자, 허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렇죠. 네 죽순 같은 선수예요"하고 받아친다. 막말 해설은 김C의 전매특허였지만, 바로 그와 호흡을 맞추는 허준 역시 정석적인 중계의 선을 넘어서는 재미를 만들어내곤 한다. 1루수인 오지호의 실수로 아웃 카운터를 올리지 못하자 그는 "1루수 바꿔야 되지 않나요?" 하고 오버하는 멘트로 웃음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허준의 해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그것이 경기 내에서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장염을 앓는 동호에게 그는 "오늘 장염 때문에 상당히 뒤끝이 좋지 않은 우리 동호선수..."라며 경기 밖 상황(물론 경기와 연관이 있지만)을 해설해준다. 하지만 이렇게 폭넓은 해설 속에서 그가 빵빵 터지는 웃음을 만들어내는 힘은 그의 해박한 스포츠에 대한 지식과 특유의 순발력 덕분이다. "팀에서 홈런 1위를 달리는 선수예요(허준)." "그럼 홈런을 얼마나 친 걸까요?(김C)" "보통 성인야구에서 홈런 1위면 약 두 개를 친 거죠(허준)." 이 일련의 해설 속에서 보여지는 것은 허준의 캐스터로서의 사전조사와 그 정보를 갖고 던지는 순발력 넘치는 멘트의 재기발랄함의 조화이다.

허준 캐스터가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주목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본래 TV에서 중계되는 스포츠의 맛을 살리는 것은 스포츠 자체보다 스포츠 해설에 의지하는 바가 크다. 스포츠는 참여했을 때 즐거움을 주는 것이고, 스포츠 중계는 바로 시청자가 그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포츠를 예능 프로그램의 구색으로 두지 않는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허준 캐스터는 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이끌어나가는 힘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허준의 존재감을 단지 그가 캐스터라는 이유만으로 치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캐스터로서의 안정된 자질을 바탕으로 그 위에서 스포츠중계와 예능중계의 선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만의 독특한 순발력이 없었다면 이처럼 그가 돋보일 수는 없었을 테니 말이다. 스포츠와 예능을 둘 다 잡아버린 명해설의 주인공 허준이 자신의 캐릭터를 세움으로써 '천하무적 야구단'은 이제 본격적인 스포츠 버라이어티의 기본 조건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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