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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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여! 리얼을 넘어 어디로 가는가옛글들/명랑TV 2009. 2. 24. 12:03
이제 리얼은 기본, 그 이상이 요구되는 버라이어티의 세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무한도전’의 정형돈과 하하가 어색한 관계를 일상적으로 보여주거나, 유재석이 실제 결혼할 상대를 프로그램에서 얘기하는 것만 해도 쇼킹한 일이었다. ‘1박2일’이 우연히 들른 학교에서 하게된 게릴라 콘서트는 실로 “일이 커졌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이천희가 천데렐라로 구박을 받고 박예진이 닭을 잡는 모습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었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부부가 된 알렉스가 신애와 헤어지게 되자 스튜디오에 초청해 ‘화분’을 불러주는 장면은 그 자체로 마음을 끄는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것과 똑같은 장면이 TV로 송출된다면 어떨까. 아마도 시청자들은 심드렁한 얼굴을 하게 될 것이다. 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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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의 대박, 왜 위기일까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2. 19. 07:43
독립영화에 대한 상업적 조명이 가진 위험성 ‘워낭소리’가 1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간다는 기사가 하루가 멀다 않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양상은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관객몰이 하듯 쏟아내던 수치와 유사하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 결과는 그러나 수많은 것들을 바꾸어놓았다. ‘워낭소리’에 등장한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사생활 침해와 성공에 따른 수입에 관련된 소문들은 독립영화로서 갖고 있던 진정성의 아우라마저 휘발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특별 상영회에 참석한 이충렬 감독은 이런 상황에 대해 “관객이 늘어날수록 무섭다”며 “차라리 잠적하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워낭소리’가 독특한 아우라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여전히 소를 이용한 농사를 고집하고 있는 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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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플러스’의 추락과 방송언어의 추락옛글들/명랑TV 2009. 2. 17. 06:57
독설의 홍수, 내우외환 겪고 있는 ‘상상플러스’ 처음 ‘상상플러스’가 시작되었을 때 그 제목에는 당대 인터넷의 언어문화를 TV 프로그램으로 껴안겠다는 기획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즉 상상을 덧붙인다는 그 의미 속에는 이른바 댓글 문화에 대한 이 프로그램의 호기심이 담겨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것을 하나의 코너로 만든 것이 댓글방의 활용이었다. 스타들에 대한 재치 넘치는 댓글들을 포스트잇으로 방 한 가득 붙여놓고 거기서 몇 개를 골라 그걸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은, 자연스레 네티즌들의 참여를 이끌었고, 이로써 ‘저들끼리의 이야기’로만 치닫던 당대의 토크쇼에 참신한 변화를 제공했다. 뉴미디어의 등장과 그로 인해 변해 가는 언어에 대한 ‘상상플러스’의 관심은 곧바로 ‘세대공감 올드 앤 뉴’로 이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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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영화는 진정성으로, 드라마는 막장으로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2. 16. 09:06
‘워낭소리’와 막장드라마, 그 불황기 영화와 드라마의 상반된 선택 이미 60만 관객을 넘어서 독립영화로서는 꿈의 100만 관객을 넘보고 있는 ‘워낭소리’. 소를 닮아버린 할아버지와 사람을 닮아버린 소가 함께 걸어가는 그 느린 걸음걸이에 사람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었다. 한편 수줍게 “좀 하는” 영화라며 지난 겨울 살며시 다가 온 ‘과속스캔들’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현재 8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블록버스터의 화려한 외관들 속에서 수수한 얼굴로 다가온 ‘과속스캔들’은 따뜻한 가족애를 그리며 불황기 찬바람에 서늘해진 관객들의 가슴을 적셨다. 진정성을 선택한 영화, 막장을 선택한 드라마 어찌 보면 이 두 영화의 성공은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던 작은 영화들의 반란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