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들의 다양한 변신, 오나미와 박지선에게 필요한 건

 

<개그콘서트>의 개그우먼들들이 자신의 외모를 무기로 개그를 선보일 때마다 외모 비하논란이 생기기도 했지만 이제 그런 정도는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만큼 외모 개그가 일반화되었고 무수히 반복되면서 둔감해진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외모로 웃기는 것 또한 개그의 한 부분이라고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개그콘서트(사진출처:KBS)'

김준현이 뚱뚱한 몸 하나로 무대에서 빵빵 터트리더니 CF계의 떠오르는 별이 된 것처럼 외모개그는 폄하될 것이 아니라 제대로만 살려낸다면 오히려 편견을 깨고 긍정적인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다. 김준현이 하고 있는 큰 세계같은 코너는 단적인 예다. <신세계>를 패러디한 큰 세계는 뚱뚱해야 보스로 인정받는다는 역발상으로 웃음을 주는 코너다. 이 코너를 보다보면 지나친 다이어트 열풍에 대한 일종의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다.

 

이 코너는 외모 비하의 차원을 넘어서서 오히려 당당하게 뚱뚱한 몸을 자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가 뚱뚱한 사람을 돼지라고 부르며 갖는 부정적 이미지를 상당부분 없애주기도 한다. 김준현이나 유민상 같은 뚱뚱한 몸을 내세우는 개그맨들은 그것을 긍정적으로 전화시키는 개그를 통해 이른바 돼지 캐릭터도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김준현을 똑똑한 돼지라 부르고 유민상을 여유로운 돼지라 부르는 건 그런 이유다.

 

외모 개그에 있어서 특히 비판의 대상이 유독 많이 됐던 건 개그우먼들이다. 여성이라는 입장이 우선 외모 지적이나 비하에 대해 반감을 갖게 만드는 부분도 있지만 개그우먼들이 툭하면 외모로 웃기려는 경향이 비판의 이유가 됐다. 하지만 최근 서수민 PD에 이어 김상미 PD로 여성 PD들이 <개그콘서트>의 메가폰을 잡으면서 개그우먼들의 캐릭터도 다양해졌다.

 

사건의 전말쉰 밀회로 독특한 개그영역을 만들어내는 김지민이 그렇고, ‘두근두근같은 코너로 멜로 개그를 선보인 장효인이 그렇다. ‘선배, 선배!’의 이수지나 끝사랑의 김영희는 물론 외모 개그가 바탕에 깔려 있지만 그것만이라고 볼 수 없는 캐릭터의 재미가 묻어난다. 그도 그럴 것이 이수지는 황해에서 보이스피싱 연기로 주목을 받은 바 있고 김영희는 두분토론으로 여성의 입장을 대변한 바 있는 개그우먼이다.

 

그런데 이렇게 달라지고 다양해지고 있는 개그우먼들 속에서 너무 한 가지 모습으로만 갇혀 있는 두 개그우먼들이 있다. 바로 박지선과 오나미다. ‘우리동네 청문회에 출연하는 박지선은 스스로를 진상 박지선이라고 소개하며 외모 비하 개그를 보여준다. “속였잖아요. 저 그 말만 믿고 진짜 베란다에서 비키니 입고 선탠 하다가 주민신고 당했잖아요. 비키니 입고 경찰서에서 조서 썼잖아요.” “속였잖아요. 그 앞집총각 나랑 눈 마주치자마자 바로 이사 갔잖아요. 남자 없잖아요. 남자.” 이런 개그 속에는 못 생긴 얼굴이라는 닳고 닳은 박지선의 단골 개그 소재가 무한 반복된다.

 

이런 사정은 오나미도 마찬가지다. ‘억수르에 나미다라는 캐릭터로 등장한 그녀는 과장된 포즈를 취하고 애써 눈을 찡긋 대는 모습으로 웃음을 만들려한다. 그 외모개그에는 스스로 못생긴 얼굴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바닷가에 갔는데 안전요원이 비키니를 못 입게 하는 거야. 이제는 집에서만 비키니 입을게.”하고 오나미가 말하자 억수르가 바다 사줄게.”라고 한다거나, 김기열에게 인사하는 척 하면서 자기 다리를 봤다며 너도 남자구나. 오케이 콜. . 대놓고 봐. 안구정화해. 힐링시켜. 봐 봐 봐.”하는 대사 역시 이제는 좀 식상하게 다가온다.

 

물론 외모개그도 개그의 한 소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외모만을 캐릭터화해서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개그는 이제 과거만한 힘을 발휘하는 것 같지 않다. 이것은 박지선이나 오나미처럼 개그에 더 많은 장점을 가진 개그우먼들에게 마치 족쇄 같은 느낌마저 준다. 이제는 그것을 과감히 뛰어넘어야 할 때다. 물론 그것이 그녀들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완전히 벗어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바탕 위에서 무언가 새롭게 외모에 대한 편견 자체를 깨버릴 수 있는 그런 캐릭터를 기대할 수는 없는 걸까. 훌륭한 개그우먼들이 단지 외모만이 아니라 다양한 끼와 재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코너가 절실하다.

 

<무한도전>, 결과는 실패했지만 과정은 성공했다

 

찾아와 주신 것만 해도 큰 도움이 되요. 미혼모들의 전화가 많이 왔어요.” “결과보다는 과정이 너무 훌륭했다 생각하고요.” “열심히 했으니까 그걸로 된 거죠.”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 크고 작음이 없고 고맙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저희에게 마음으로 이렇게 해주신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우리 시각장애아동들을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줬다는 것 그리고 그런 관심 갖게 해줬다는 게 얼마나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셨는지 몰라요.” “1등을 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함께 했다는 게 중요하죠.”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무한도전> 스피드 레이서 특집에서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에 나갔지만 단 한 사람도 완주를 못한 출연자들을 오히려 격려한 건 그들이 도와주려 했던 후원단체들이었다. 스폰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스폰서를 해주기 위해 대회에 참가했던 <무한도전> 멤버들은 후원단체를 찾아 일제히 죄송하다며 완주를 못한 것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무한도전> 멤버들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그것은 비록 도전에 실패했지만 이들 후원단체들이 그 마음 씀씀이의 진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5개월 동안의 질주. 하지만 그 질주는 그저 스피드를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자동차에 붙여 놓은 광고 스티커들처럼 후원단체들의 꿈이 함께 달리고 있었다. 모두가 완주를 못한 결과에 결국 터져 나온 눈물에는 아쉬움과 함께 미안함, 고마움이 뒤섞여 있었을 것이다.

 

누구의 탓을 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을 지려하는 모습과 약속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무한도전>의 실패가 더 이상 실패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사실 성공과 실패가 뭐 그리 중요할까. 다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달리려고 했던 그 마음들이 소중한 것이고, 그 마음의 이면에 놓여진 책임감과 따뜻함이 더 중요한 것이다. 결과는 실패했지만 과정은 성공했다.

 

실패한 성공이 환기시키는 것들은 실로 크다. 성공한 후 과정의 마음을 다 잊어버리는 우리 사회의 리더들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그들보다는 실패한 자의 변함없는 마음이 더 뭉클하게 다가오는 현실이다. 특히 정치인들이라면 이 <무한도전>이 보여준 실패한 성공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만일 끝까지 마음을 다해 그 진심을 보여준다면 비록 실패했다고 해도 충분히 격려 받을 수 있다는 것. 후원단체가 사과하러 온 <무한도전> 멤버들을 격려해준 것처럼.

 

흔히 지금을 승자가 모든 걸 가지는 승자 독식 사회라고들 말한다. 그래서일까. 세상에 넘쳐나는 게 성공담이지만 우리 사회에 더더욱 필요한 건 어쩌면 성공적인 실패담인지도 모른다. 화려한 성공만이 아니라 어떻게 아름다운 실패를 했는가 하는 이야기에 대한 가치부여는 그래서 이 시대에는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완주를 못한 아쉬움 앞에 하염없이 눈물 흘리던 유재석과, 애써 웃으려하다 그를 보고는 눈물을 터트린 노홍철, 그리고 어떻게든 완주를 하려고 했던 하하나 정준하 모두 그런 면에서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하다. 또 그들과 함께 대회를 준비했던 모든 관계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나눔의 집을 찾은 유재석에게 할머니가 전하는 말은 그래서 시청자들의 마음 그대로일 것이다. “우리가 미안해요. 고생했죠? 건강한 모습 보고 기뻤어요.”

 

위험천만 <정글의 법칙>, 김병만과 병만족의 격차

 

<정글의 법칙> 인도양편은 첫 회에서부터 김승수가 낚시 도중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는 아찔한 상황을 보여주었다. 집채만 한 파도가 밀려오는 곳에서 바다낚시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시도다.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 아찔했던 순간에 대한 시청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정글의 법칙(사진출처:SBS)'

그리고 2회에서는 그 파도에 유이가 넘어져 머리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김병만이 높게 치솟아 오르는 파도 앞에서 그 장면이 멋있다며 나섰다가 차츰 병만족들이 다 그 앞에 모여들었던 게 사고의 원인이 됐다. 너무 센 파도가 병만족을 덥쳐 그 중 유이가 바위 위로 넘어져버린 것이다.

 

Z자로 찢어진 머리를 부여잡고 피를 흘리는 유이를 보며 김병만과 병만족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 봉합수술을 받고 나선 인터뷰에서 유이는 물이 덮쳤고 몸이 뜨는 기분이 났다돌이랑 부딪히는 순간들려온 오빠들 소리가 순간 다행이라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아찔한 상황을 설명했다.

 

김병만은 인터뷰를 통해 이 모든 게 자기 탓이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자기 때문에 누군가 다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자책했다. 김병만은 이 방심의 이유가 다른 병만족과 자신과의 격차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기 기준에 맞추다 보니 병만족에게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게 됐다는 것.

 

이 말은 지금 <정글의 법칙>이 왜 점점 위험해지고 자꾸 안전불감증논란이 터져 나오는가를 잘 말해준다. 김병만은 지금껏 전 세계의 정글을 계속해서 경험하며 그 생존의 노하우를 하나씩 체득해왔지만 다른 병만족들은 그와 달리 정글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격차가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정글의 법칙> 초반처럼 일정한 팀이 계속해서 함께 정글에 들어가 경험을 쌓았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이를 테면 <정글의 법칙> 초반에 리키김이나 류담, 노우진 같은 병만족들과 함께라면 이런 무리한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정글의 법칙> 인도양편에서는 김병만을 제외하고는 출연자들이 거의 새롭게 꾸며졌다. 김승수, 유이, 박휘순, 니엘, 제임스, 강지섭은 <정글의 법칙>의 초심자들이다. 그러니 김병만처럼 정글이 만들어내는 위험요소들에 전혀 적응하고 있지 못하다. 김병만이 얘기한 것처럼 이 격차는 언제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와중에도 시청자들이 <정글의 법칙>에 요구하는 사항은 점점 더 강도가 세질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정글 체험을 하는 장면들을 보다보니 이제 거기서 단순히 먹고 자는 정도로는 그다지 큰 자극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션은 더 위험천만해진다. 물론 어떤 안전장치를 제작진이 갖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다음 회에 잠깐 예고편으로 보인 혼자서 살아남기미션은 여전히 너무 위험해 보인다.

 

김병만이라면 물론 그 혼자 살아남기가 그리 어려운 미션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정글 경험이 일천한 새롭게 꾸며진 병만족들이 각자 한 사람씩 뚝뚝 섬에 떨어져 생존해내는 미션은 파도 하나에도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는 이들에게 무리한 도전은 아니었을까. 이제는 정글이 제 집처럼 편안하게 생존해내는 김병만이지만 모두가 김병만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이경규는 왜 유재석처럼 방송에 임하지 않았을까

 

이경규는 자타공인 예능의 달인이다. 콩트 코미디에서부터 버라이어티쇼로 넘어오는 시기에도 이경규는 늘 전면에 서 있었고, 버라이어티쇼에서도 몰래카메라나 이경규가 간다같은 캠페인형 공익 예능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줄곧 주도해왔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을 때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이경규는 <남자의 자격>이라는 리얼 버라이어티쇼로 다시 화려하게 부활하기도 했다.

 

'힐링캠프(사진출처: SBS)'

그런데 그런 이경규가 요즘 잠잠해 보인다. 방송을 안해서가 아니다. 지금도 SBS <힐링캠프>, <붕어빵>KBS <풀하우스>를 하고 있다. 중요한 건 존재감과 임팩트다. 과거 <남자의 자격>을 했을 때만큼의 이경규 존재감은 어느 프로그램에서도 잘 나오고 있지 않다. <붕어빵>이야 이미 육아 예능이 나오는 시대에 그 트렌드가 그리 뜨거운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없고, <힐링캠프> 역시 토크쇼의 황혼 시대를 맞아 점점 고개를 숙이고 있다. <풀하우스>는 종편에서 열풍처럼 만들어지고 있는 집단 토크쇼의 KBS버전처럼 보이는 프로그램이다. 그 어느 것도 지금 트렌드에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경규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tvN<화성인 바이러스>가 종영했고 JTBC에서 새로 시작한 <한국인의 뜨거운 네모> 역시 단 10부로 마감했다. 과거의 이경규를 생각해보면 이런 식의 종영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최근 방송 현실은 과거처럼 기다려주지 않는다.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가차 없이 잘라내는 것이 요즘 방송의 흐름이다.

 

사실 이경규에게 가장 아쉬운 건 종영된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좀 더 유지되고 진정성을 살려냈다면 이경규는 충분히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무한도전>의 유재석을 떠올려보라. 유재석은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성실하게 방송에 임하기만 한다면 아마도 <무한도전>과 함께 행복하게 늙어갈 것이다. <무한도전>의 아저씨판처럼 보였던 <남자의 자격>도 충분히 이경규를 그렇게 만들어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이경규 자신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보인다. 이경규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날방의 이미지. 방송을 하다가 재미없으면 빨리 끊으라고 보내는 사인은 이경규의 캐릭터 중 하나다. 물론 이것은 캐릭터화 되면서 웃고 넘어가는 느낌을 만들지만 사실 제작진들에게는 심각한 사안이다. PD가 멀쩡히 있는데 출연자가 커트를 날리는 것만큼 당황스런 일이 있을까. <남자의 자격>을 처음 연출했던 신원호 PD는 그래서 초반에 이를 두고 상당한 신경전을 벌였다고 토로한 바 있다.

 

다행스럽게도 <남자의 자격> 초반에는 이경규 스스로도 위기의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 부분 PD의 입장을 따르는 편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신원호 PD가 나가고 <남자의 자격>이 자리를 잡는 순간부터 방송은 어딘지 방만하게 촬영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것을 모두 이경규의 책임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장 어른으로서 조금은 솔선수범하는 자세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유재석이 <무한도전> 위기론이 나올 때마다 보여주는 것처럼.

 

사실 50이 넘은 나이에 현역으로 여전히 예능의 중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경규의 대단함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말하는 것은 이렇게 뛰어난 MC가 향후 60에도 70에도 계속 현역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증언하는 걸 들어보면 이경규 만큼 프로그램 장악 능력이 뛰어난 MC도 드물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찌 보면 예능 MC의 힘이 점점 약화되는 요즘 더더욱 필요해진 덕목일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남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진정성의 문제. 요즘 같은 리얼리티 시대에 진정성은 하는 것처럼 보이는것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다. 예민한 시청자들은 이제 그것이 진짜인지 아니면 진짜처럼 보이는 것인지를 단박에 눈치 챈다. 그런 점에서 이경규에게 시급한 것은 이미지라도 날방의 느낌을 진정으로 날려버리는 적극적인 자세가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계속 해서 변화해온 예능의 흐름을 들여다보면 거기 분명한 이경규의 자리가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과거의 전설로 남기보다는 현재 진행형으로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에 만들어진 관성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뛰어넘으려는 고통이 반드시 따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기만 한다면 이경규는 진정한 우리 예능의 기둥으로 추앙받을 자격이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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