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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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 그의 웃픈 얼굴에는 무언가 특별한 게 있다이주의 인물 2024. 2. 26. 10:02
어린 아이의 얼굴에서는 그 자체로 빛이 난다. 무언가 삶의 무게가 전혀 느끼지지 않아 가볍고 그래서 해맑게 웃는 모습에는 누구나 가슴이 환해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아이의 그 해맑은 웃음에 가슴까지 환해지는 빛이 느껴지는 이유는, 그걸 바라보고 있는 어른의 무거운 시선 때문이다. 삶이 얼마나 무거운가를 충분히 경험한 어른들은 이제 결코 돌아갈 수 없는 해맑음 앞에 순간 한없이 가벼워져 하늘 위로 떠올랐다가 금세 그만큼의 중력으로 무겁게 땅으로 내려앉는다. 희극 속에 비극이 느껴지는 페이소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생겨난다. 너무나 웃음이 터져나오지만 그 이면에 깔리는 어떤 현실감 같은 것들이 환한 빛만큼 길어진 그림자로 느껴지는 것. 조정석은 바로 그 희비극이 공존하는 페이소스의 배우다. “막 비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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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 야성과 이성 사이의 치열한 긴장감이주의 인물 2024. 2. 18. 10:53
‘살인자o난감’의 장난감 형사로 돌아온 구씨 끔찍한 살인자와 그를 추적하는 형사는 역할이 다르지만 때론 비슷해 보일 때가 있다. 영화 의 마석도(마동석)를 떠올려 보라. 산만한 덩치에 건들건들 사건 현장에 나타날 때면 사람들은 조폭인 줄 알고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곤 하지 않던가. 하지만 그 살벌해 보이는 이가 사실 민중의 지팡이(마석도는 민중의 몽둥이라고 말하지만)이고 그래서 더 살벌한 범죄자들을 때려잡을 때 우리는 더 큰 반전의 안도감을 갖게 마련이다. 이처럼 살인자와 형사는 겉으로 보고는 구분할 수 없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이 그리는 세계가 흥미로운 건 바로 이 경계 구분을 할 수 없는 인물들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대학생 이탕(최우식)은 어느 날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다. 그러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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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늬, 어둠을 뚫고 피어나는 꽃처럼이주의 인물 2024. 2. 12. 16:37
‘밤에 피는 꽃’을 유쾌, 통쾌, 상쾌하게 만드는 이하늬의 존재감 한때 사극 여주인공의 핫트렌드는 ‘남장여자’였다. ‘성균관 스캔들’의 김윤희(박민영), ‘바람의 화원’의 신윤복(문근영), ‘구르미 그린 달빛’의 홍라온(김유정), ‘연모’의 이휘(박은빈)가 그들이었다. 하지만 요즘 사극에는 ‘수절과부’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혼례대첩’의 정순덕(조이현),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의 박연우(이세영) 그리고 ‘밤에 피는 꽃’의 조여화(이하늬)가 그 계보를 잇고 있다. 사극이 남장여자를 여주인공으로 자주 세웠던 건, 조선이라는 사극의 시대적 배경이 여성들에게 부여한 삶의 차별과 제약들을 뛰어넘는 모습을 이 장치를 통해 그려내려 했기 때문이다. 문장에 재주를 가졌지만 글 공부의 꿈을 펼칠 수 없거나(성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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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주의 인물 2024. 2. 5. 10:51
‘황야’로 돌아온 ‘범죄도시’의 서민 영웅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다소 엉뚱하게 들리겠지만 한 침대 광고의 문구가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마동석이다. 그가 내놓는 영화들은 이제 업계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으로 성공을 보장한다는 신뢰가 생겼다. 그건 한 특정 작품의 성공이 아니라, 마동석이라는 하나의 브랜드가 보장하는 성공이라는 점에서 흔들림 없이 편안하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시리즈를 떠올려보라. 시즌3까지 했던 이 영화의 주인공 이름이 잘 떠오르는가. 그 이름은 마석도다. 하지만 우리들에게 기억되는 건 마석도가 아닌 그 역할을 연기한 마동석이다. 그래서 가 680만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을 거둔 후, 코로나19의 터널을 통과해 초토화됐던 극장가에 엔데믹 분위기와 함께 가 무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