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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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한 발짝 물러나며 어른이 되어가는이주의 인물 2025. 1. 18. 11:12
‘하얼빈’의 안중근 의사로 돌아온 현빈의 어른이 되는 과정영화 ‘하얼빈’은 끝없이 펼쳐진 꽁꽁 얼어붙은 강 위를 걸어나가는 안중근(현빈)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영화 ‘듄’을 촬영했던 카메라 ARRI 65에 담겨진 광활한 압도적인 광경 속에 홀로 걸어가는 안중근의 모습은 너무나 외롭고 고독하며 힘겨워 보인다. 영화 속에서 안중근은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 큰 정신적인 고통을 감내하는 중이다. 신아산 전투에서 ‘만국공법’을 지켜야 한다며 풀어준 적장 때문에 동료들이 희생되는 사건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기하고픈 마음에 얼음바닥에 눕기도 하지만, 그는 끝내 일어나 다시 그 얼음 위를 걸어나간다. 그 때 내레이션으로 흘러나오는 안중근의 목소리는 그가 무엇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는가를 드러낸다. “그 순간에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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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뭐든 살려내는 연기 살림꾼이주의 인물 2025. 1. 13. 17:35
‘나의 완벽한 비서’의 이준혁이 자극하는 판타지‘살림’이나 ‘비서’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우리는 저도 모르게 여성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가부장적 시대를 거치며 오래도록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우리도 모르게 갖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성 역할 고정관념은 깨지고 있다. 드라마만 봐도 그렇다. ‘소년심판’ 같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성 판사가 그렇고, ‘낭만닥터 김사부’에 등장하는 남성 간호사처럼 한때 판사하면 남성을 간호사 하면 여성을 떠올리던 고정관념을 깨는 인물들이 최근에는 일상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나의 완벽한 비서’는 이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드라마다. 제목에 등장하는 ‘비서’는 다름 아닌 이준혁이 역할을 맡은 유은호라는 남성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 유은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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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서민 영웅의 탄생이주의 인물 2025. 1. 6. 08:47
‘오징어 게임2’로 돌아온 이정재, 돌고 돌아 서민의 편으로“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 잘 들으세요. 이건 그냥 게임이 아닙니다. 게임을 하다 걸리면 죽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에서 다시 그 죽음의 게임으로 돌아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게 된 기훈(이정재)은 사람들 앞에 나서서 그렇게 외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미쳤다고 한다. 하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다 죽을 수 있다는 말을 그 누가 믿겠는가. 하지만 기훈은 안다. 이미 한 번 그 잔혹한 게임을 치렀고, 그 곳에 참가했던 456명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1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알고 있다. 저 멀리 술래처럼 서 있는 영희 인형의 눈이 사람들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있고, 움직임이 걸린 이들은 사정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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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무표정 그 밑에 존재하는 다양한 표정들이주의 인물 2024. 12. 30. 13:43
빛과 어둠의 대비를 아는 배우, 주지훈의 여러 가지 얼굴“그 아저씨가 세상 무뚝뚝한데 은근 따뜻하지.” 디즈니+ 드라마 ‘조명가게’에서 간호사 영지(박보영)는 원영(주지훈)에 대해 그렇게 말한다. 원영은 암흑뿐인 사후세계에 유일하게 빛을 밝히고 있는 조명가게 주인이다. 빛이 너무 눈부시다는 핑계로 늘 선그라스를 끼고 있지만 사실 그건 의식을 잃고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배회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자신(고양이 같은 눈빛을 가졌다)을 숨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선글라스의 용도는 정체를 숨기는 것만이 아니다. 눈빛으로 드러날 수 있는 속내를 숨기는 것도 그 중요한 용도다. 원영은 그 곳이 사후세계인지도 모른 채 조명가게를 찾는 이들에게 자신의 정체도 또 속내도 숨기려 한다. 그런데 그건 그들을 겁주기 위해서가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