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무명을 공유하자 만들어진 찐 가수들의 무대

 

JTBC <싱어게인>에서 45호 가수 윤설하는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오기에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나이의 소유자였다. '최고령 무명가수'로 소개된 그는 자신이 '김창완과 꾸러기들'에서 같이 활동했던 가수라는 걸 밝혔다. 아마도 중년의 시청자들이라면 당시 통기타를 둘러맨 청년들이 '아주 옛날에는 사람이 안 살았다는데'를 부르던 모습을 금세 떠올렸을 게다.

 

노래는 기억하지만 가수는 낯설다. 이건 <싱어게인>이 가진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그 특징에 딱 어울리는 윤설하는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어딘지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긴장하면서도 이 무대에 오르게 된 이유는 심사위원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노모를 모시고 사는데 치매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는 것. 그러면서 어머니가 "너는 TV에 언제 나오니?"라고 하시는 말씀에 어머니가 기뻐하시길 바라며 무대에 섰다는 것이었다.

 

통기타 둘러매고 담담한 목소리로 시작한 윤설하가 부른 노래는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 "내 속엔-"하는 그 목소리가 나이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맑게 장내에 울려 퍼졌다. 화려한 테크닉 따위는 전혀 없이 그저 툭툭 불러내는 노래는 이상하게도 마음을 건드렸다. 노래를 듣던 이승기는 눈물을 보였고, 다른 심사위원들도 숙연할 정도로 노래에 몰입했다. 도대체 이 힘은 어디서 나온 걸까.

 

그건 다름 아닌 윤설하라는 가수의 삶이 얹어져 있어 담담하게 툭툭 던지는 노래에도 남다른 감흥이 더해졌기 때문이었다. 가사 하나도 달리 들렸고, 떨림이 느껴지는 청아한 목소리에도 삶의 무게가 더해졌다. 그것은 '시간의 가치'였다. 오래도록 시간이 얹어져 낡아지는 게 아니라, 그 시간의 공력들이 더해져 깊어지는 것. 우리가 '빈티지'라고 부르며 옛 것을 올드한 것이 아닌 힙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지금의 레트로 문화가 그의 노래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싱어게인>은 무명이라는 하나의 공유지대를 통해, '찐 무명'으로 진짜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은 가수들을 발견해내는 무대이면서, 동시에 노래만 들으면 그 때로 우리를 돌아가게 할 정도로 유명한 곡들이지만 그 곡을 부른 이들은 누군지 모르는 가수들을 현재로 소환해내는 무대를 세워 놓았다. 통기타 하나로 한영애의 '여보세요'를 자기만의 스타일과 편곡으로 소화해낸 63호 가수나 박진영의 'Honey'를 마치 밀당하듯 맛깔나게 부른 30호 가수 처럼 찐무명이지만 이미 스타탄생을 예고하는 가수들도 등장하지만, 전주만 들으면 비 내리는 곳을 뛰어가야 할 것 같은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부른 '자전거를 탄 풍경'의 가수나, "Almost paradise-"로 시작하는 도입부분만 들어도 떠오르는 <꽃보다 남자>의 OST를 부른 가수도 등장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슈가맨>이 더해진 느낌이랄까.

 

흥미로운 건 조금 나이든 가수들이 등장해 부르는 옛 노래에 대해 젊은 심사위원들이 나이가 있는 심사위원들과는 다른 느낌으로 노래를 듣는다는 점이다. 즉 당대를 살았던 심사위원들은 그 때 스타일로 부르는 노래가 자칫 올드하게 들리지 않을까 우려하며 듣는 반면, 젊은 심사위원들은 그것을 '힙하다' 여기며 듣는다는 것. 이 지점 역시 지금의 뉴트로에 담긴 옛 것에 대한 달라진 감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사실 오디션 형식의 프로그램들은 참 다양한 형식 실험을 했고, 그 장르도 다양하게 선보인 바 있다. 그래서 오디션 프로그램 하면 어딘지 뻔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싱어게인'은 '무명'이라는 하나의 공유지대를 가져와 새로운 목소리를 발견해내는 오디션의 본래 색깔과 옛것을 힙하게 다시 소환해내는 레트로 감성을 엮어냄으로써 신선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면면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감성)와 미래(의 스타탄생을 예고하는 기대감)가 현재의 무대 위에 어우러지는 색다른 경험. 그것이 '싱어게인'의 묘미가 아닐까.(사진:JTBC)

'며느라기'의 담담해 보여도 날카로운 시월드 폭로

 

'그런데 내일 아침에 엄마 미역국 끓여드리면 진짜 좋아하실 것 같은데 아무래도 힘드시겠죠? 내일 출근하셔야 하니까.' 카카오TV <며느라기>에서 남편 구영(권율)의 여동생 미영(최윤라)은 시어머니 박기동(문희경)의 생신에 민사린(박하선)에게 미역국을 끓여드릴 수 있냐고 넌지시 메시지를 보낸다. 에둘러 요구하는 그 메시지에 민사린은 마치 당연한 걸 잊고 있었다는 듯이 "미처 생각을 못했다"며 그러겠다고 한다. 그러자 미영은 고맙다며 엄마가 '황태' 미역국을 좋아한다는 걸 마치 팁이라도 되는 양 알려준다.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드린다는 말은 단순히 음식을 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생일상을 차리라는 이야기고, 그러려면 전날부터 시댁에 가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남편 구영이 요구한 건 아니지만, 사린은 그래서 스스로 전날 시댁에 가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시댁에 도착해서도 시어머니를 챙긴다며 설거지를 하고 시댁 식구들이 TV를 보고 있을 때 과일 깎아 내놓는다.

 

그런 사린에게 시어머니는 마치 며느리를 꽤나 생각하는 듯이 "회사 다니랴 살림하랴 힘들지?" 하고 말한다. 그런데 그 말은 며느리가 힘들어서 걱정한다기보다는 마치 회사를 다니지만 살림도 당연히 며느리가 해야 한다는 뉘앙스가 담겨있다. 힘들어도 회사일, 살림을 다 챙겨야 한다는. 피곤해하는 아들에게는 먼저 들어가서 자라고 하고 며느리에게는 더 이야기를 하자고 하는 시어머니에게서 "힘들지?"하고 묻던 그 말의 진심은 휘발되어 버린다.

 

아내가 힘들 거라는 걸 모른 채 눈치도 없이 들어가는 남편. 시어머니가 줄줄 늘어놓는 아들 자랑은 심지어 결혼 전에도 선보라고 연락이 많이 왔다는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사린은 "인기 많은 남편"이 좋다고 애써 웃어주지만, 시어머니의 그 말에는 다른 뉘앙스들이 담겨 있다. 이렇게 인기 많은 남편이니 잘 하라는 것.

 

다음 날 아침 모두가 자는 시댁에서 혼자 일어나 사린은 생신상을 차린다. 미영의 조언대로 황태를 넣은 미역국을 끓이고, 불고기에 반찬들까지 내놓으며 스스로 뿌듯해한다. 연애 때는 엄마가 끓인 미역국을 보온병에 담아 사린의 생일을 챙겨줬던 남편이지만 지금은 아내가 그 고생을 할 때 쿨쿨 잠만 자고 있다. 뒤늦게 일어난 미영이 도와드렸어야 한다는 맘에도 없는 말을 꺼내놓고, 사린이 요리를 엄청 잘한다며 칭찬한다. 칭찬에 뿌듯해 하던 사린은 그러나 나중에 상 차릴 일 있으면 자기에게 부탁해야겠다는 미영의 말에 기분이 묘해진다.

 

그건 마치 시댁사람들과 자신 사이에 어떤 선 같은 게 그어지기 때문일 게다. 힘들지 않았냐고 묻는 말에 누그러지다가도 알고 보니 황태 넣은 미역국을 원한 건 전날 회식으로 과음한 미영이었다는 걸 알고는 마음이 언짢고, 시댁 식구들의 대화에 끼어들 틈이 없어 혼자 먼저 밥을 다 먹게 된 사린은 그 자리가 점점 불편해진다.

 

그런데 이런 사린에게 암묵적으로 강요되는 독박 노동을 친정 엄마는 자신도 모르게 동조한다. '사린아. 어제 시댁에서 자느라 불편했지? 아침에 늦잠 안자고 일찍 일어났는지 모르겠네. 엄마가 깨워준다는 걸 깜빡했어. 사부인 생신상은 잘 차려 드렸니? 네가 잘못하면 다 엄마 흉 되는 거 알지? 우리 사린이야 말 안 해도 잘 하겠지만 예의 바르게 공손히 잘 하고 출근 잘 해라.' 사린에게 보낸 친정 엄마의 메시지에는 며느리의 시댁에서의 노동은 당연한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러려니 참고 있던 사린이지만, 설거지 하는 동안 깎아 내놓은 과일을 다 먹고는 남은 거라도 먹으라며 "너랑 나랑 한 개씩 먹어치우자"라고 하는 시어머니의 말에 서운함이 폭발한다. '먹어치운다'는 그 표현 때문에 더욱 그렇다. 며느리가 뭐 남는 거나 먹어 치우는 그런 존재인가.

 

"너 가사도우미 면접 보러 가니?" 남자친구네 저녁초대를 받아 부모님을 보러 간다는 회사 동료가 밥 먹고 나서 설거지는 자신이 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는 모습에 다른 동료가 툭 던지는 일침은 사린이 시댁에서 보낸 그 하루를 곱씹어보게 만든다. 사린이가 시어머니 생신날 겪은 하루를 통해 <며느라기>는 결혼 후 며느리들에게 암묵적으로 강요되는 부당한 처우를 끄집어낸다. 그래야 예쁨 받고 칭찬 받을 수 있다는 사회적 통념이 만들어낸 강요들.

 

사실 <며느라기>는 다소 평범하고 담담하게 시월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평범하고 담담하게 느껴지는 건 그 상황에 대해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았을 때 이야기다. 그래서 문제의식을 갖고 들여다보면 시댁에서 벌어진 하루 간의 말 한 마디나 어떤 행동들 하나까지 어떻게 문제들을 만들어내는가를 실감하게 된다. <며느라기>의 담담함이 못내 불편한 현실로 느껴지게 되는 것.(사진:카카오TV)

'스타트업', 부족한 청춘들의 일과 사랑에서의 성장서사

 

"나 개발 빼곤 다 엉망이야. 언어영역은 낙제 수준이고 메타포도 몰라. 피아노, 그림, 예체능 쪽으로 꽝이고 이게 디저트 포크인지 샐러드 포크인지도 구별 못해. 나 천재 아니고 바보 천치야."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에서 남도산(남주혁)은 애써 그를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나게 하려는 서달미(배수지)에게 그렇게 말한다.

 

그의 말대로 그는 서툴다. 코딩 빼고는 잘 하는 게 없다. 일에서도 사랑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는 서툴기 그지없다. '도산아 자?' 하고 묻는 메시지에 아직 안 잔다며 아직 자기에 이른 시간이고 보통에는 몇 시에 자는지를 답변으로 쓰는 인사다. 그걸 옆에서 본 엄마가 답답해하며 "지워"라고 하고 등짝 스매싱을 날리게 만들 정도로.

 

일에 있어서도 그는 서툴기 이를 데 없는 청춘이다. 남다른 코딩 능력으로 삼산텍을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지만 수익모델은 전혀 없는데다 그 방법도 잘 모른다. 그나마 서달미를 만나고 샌드박스에 입주하게 되면서 삼산텍의 비즈니스 그림이 그려진다. 그래서 투스토의 투자를 받지만 그건 원하는 인재만을 꺼내 쓰기 위한 전형적인 에크하이어였다. 결국 남도산은 개발자 3명만 미국 본사로 가서 일하게 되고 서달미와 디자이너 정사하(스테파니 리)는 해고통보를 받는다.

 

남도산보다는 사업적 마인드가 있다 여겨졌지만 서달미 역시 서툴기는 마찬가지인 CEO였다. 투스토의 계약이 삼산텍을 공중분해시키는 에크하이어였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그의 이런 위기관리를 해준 건 다름 아닌 한지평(김선호)이었다. 이미 잘못된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서야 서달미는 깨닫는다. 잘못된 선택 하나가 만든 결과를 힘겨워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스타트업>에서 삼산텍의 남도산, 이철산(유수빈), 김용산(김도완)은 모두 답답한 면들을 가진 청춘들이다. 그런데 그 답답함은 아직 순진하고 세상물정을 몰라 모든 게 서툴러서 생겨나는 답답함이다. 김용산은 과거 형이 샌드박스에 들어갔다가 데모데이 때 한지평으로부터 혹독한 질문을 받고 자살한 일이 한지평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김용산이 비즈니스의 세계를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잘못된 사업을 그대로 두면 더 많은 피해자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 한지평의 지적은 지극히 정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모든 비즈니스에 있어 냉철한 한지평 역시 서툰 청춘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어떤 지적을 하고 비판을 할 때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직언을 해왔다. 그것은 물론 그가 하는 일이긴 했지만 누군가에게는 비수처럼 박히는 상처였을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을 돕기 위한 '눈길'이라는 어플을 삼산텍에서 내놨을 때 사업성이 없다며 혹독하게 말했던 그는 그 사업이 자신이 은혜를 입었던 최원덕(김해숙)을 위한 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자책한다. 자신은 '순딩이'가 아니고 "남이 상처받든 말든 막말하는 개차반"이라고 말한다.

 

<스타트업>의 청춘들은 모두 완벽하지 않다. 아니 서툰 점들이 더 많다. 특히 삼산텍의 청춘들은 마치 살벌한 세상에 이제 막 던져진 갓난아기 마냥 천진무구하지만 위태롭기 그지없다. 그래서 이런 미숙함은 <스타트업>의 로맨틱 코미디적 상황을 그려내는 좋은 소재가 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연알못' 공대생의 멜로 같은.

 

하지만 드라마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이들의 성장담을 그린다. 그래서 서툰 청춘들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분노하기도 하고, 잘못된 계약서에 사인을 해 모든 걸 망가뜨리기도 하며 때론 상대의 마음을 생각하지 못하고 던진 직언으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그 아픈 과정들이 이들이 조금씩 성숙해가는 과정이라는 걸 드라마는 그려내고 있다. 일에 있어서도 사랑에 있어서도.

 

이제 산산이 부서져버린 삼산텍과, 그래서 각자 미국 실리콘밸리로 가거나, 언니의 회사에 들어가거나 하며 3년을 버텨낸 청춘들. 그들이 과연 어떤 변화와 성장을 보여줄 지가 기대된다. 아는 게 코딩뿐이었던 남도산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모든 게 스타트 라인에 서 있는 청춘들의 성장이 자못 기대되는 대목이다.(사진:tvN)

많은 분들 덕분에..'놀면'이 김치원정대에 담은 메시지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뜬금없이 다시 모인 신박기획의 세 사람 유재석, 정재형, 김종민은 어리둥절해 했다. 환불원정대 프로젝트가 끝이 났고, 그래서 이들의 신박기획도 잠시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래서 지난주만 해도 유재석이 끓여주는 라면을 먹으며 김종민은 그 마지막을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단 일주일만에 다시 유재석을 만난 김종민은 황당해하며 특유의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잠시 후 나타난 정재형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신박기획의 부캐 정봉원에 빠져나오지 못한 정재형은 여전히 유재석에게 존칭을 버릇처럼 썼고, 자신이 작곡한 곡에 대한 미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본캐로 돌아와 깍듯하게 존댓말을 하는 유재석을 오히려 낯설어하는 모습이라니.

 

이렇게 다시 모인 그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김장을 담가 그간 고마웠던 분들에게 나눠주는 일이었다. 김장 재료들만 잔뜩 놓인 방에 들어간 그들은 한 번도 담가보지 못한 김장을 제작진 눈치를 봐가며 담았다. 도움을 주기 위해 찾아온 데프콘은 심지어 김치를 먹지 못한다고 해 과연 이들이 김장을 제대로 담글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만들었다

 

사실 김장 담그는 일이 주어졌지만 그것만큼 프로그램에 재미를 준 건 이들의 빵빵 터지는 토크였다. 어디든 유재석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욕심을 꺼내놓는 데프콘은 과거 <1박2일>을 같이 했던 김종민에게도 같은 욕심을 꺼냄으로써 웃음을 줬다. 시종일관 입에 뭘 자꾸 집어넣는 김종민과 양념에 들어가는 재료를 믹서로 가는 것도 잘 못하던 유재석. 이렇게 모든 게 낯선 김장이지만 그래도 시간이 가며 김치 모양이 되어가는 과정이 워낙 케미가 잘 맞는 이들의 수다와 잘도 버무려졌다.

 

김종민이 끓여낸 라면과 방금 만든 김치를 곁들여 한껏 먹방을 보인 이들은, 그간 <놀면 뭐하니?>의 여러 미션들에 참여했던 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적어 붙인 통에 김치를 일일이 담았다. 그렇게 한 통 한 통 채워진 김치들은 고마운 분들에게 전해졌다. '환불원정대' 만옥(엄정화), 천옥(이효리)과 이상순, 은비(제시), 실비(화사), '싹쓰리' 비룡(비)은 물론이고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다.

 

그 김치가 전해지는 과정은 그간 <놀면 뭐하니?>가 걸어왔던 길을 반추하게 만들었다. '유플래쉬'의 유희열, 이적, '뽕포유'에서 유산슬이 만났던 펭수, '닥터유'의 박명수와 '인생라면'에서의 정준하, 하하 그리고 '맛있는 녀석들', 하프에 도전했을 때 만났던 정혜순 하피스트, '방구석 콘서트'에 참여했던 김광민 등등. 그간 있었던 일들이 결코 적지 않았다는 걸 '김치원정대'는 보여줬다.

 

사실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이 시작한 부캐 놀이가 점점 확장하면서 지금의 성과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유재석 1인에게 집중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 김치원정대를 통해 <놀면 뭐하니?>는 그 성과에 유재석 주변에 많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있었다는 걸 전하고 있었다. 그들이 있어 지금껏 그리고 앞으로도 더 의미 있고 재미있는 시도들이 이어질 거라는 기대를 남기며.(사진:MBC)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