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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아마존의 생고생을 자처했을까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12. 19. 08:29
'아마존의 눈물', 무엇이 문명이고 무엇이 야만인가 MBC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프롤로그 '슬픈 열대 속으로'가 살짝 보여준 속살은 실로 시선을 뗄 수 없는 문화적 충격과 이국의 자연이 주는 경이의 연속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옷 한 가지 걸치지 않고 살아가는 자연 그대로의 원주민들의 모습이었다. 마치 에덴을 빠져나오기 전의 아담과 이브처럼 거리낌 없는 모습. 하지만 원시 그대로의 몸에 옷을 걸쳐 입고 활 대신 총을 들고 사냥에 나서는 문명의 바람을 쐰 흔적이 역력한 몇몇 원주민들의 모습은 작금의 아마존이 무엇으로 병들어가고 있는가를 잘 말해준다. 레비-스트로스가 '슬픈 열대'라는 인류학의 기록을 통해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을 비판했듯이, '아마존의 눈물'은 문명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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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장르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2. 18. 00:33
메시지보다는 장르적 재미를 추구한 '아이리스' '아이리스'가 종영했다. 단 20부작으로 두 달여 정도의 여정이었지만 이 작품이 남긴 여운은 꽤 크다. 아마도 그 빈 자리는 한 동안 우리의 뇌리 한 구석에 남아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현장 속에서 흔들리며 짧게 짧게 편집된 숨 가쁜 영상들이 만들어낸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드라마 체험은 우리에게 그토록 새로운 것이었다. 감정선에만 깊게 박혀있던 우리네 드라마의 두 발은 '아이리스'를 통해 저 미드들이나 하는 것이라 치부했던 팽팽한 긴장감 속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리고 이 새로운 경험이 단지 실험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중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리스'가 보여주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이것은 '아이리스'가 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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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의 멜로, 그 특별한 사랑법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2. 16. 10:25
인간애에서 사랑으로 넘어가는 그 설렘의 순간 ‘지붕 뚫고 하이킥’의 멜로 라인은 꽤 복잡한 편이다. 황정음과 이지훈(최다니엘)은 서로 사사건건 다투고 싸우면서 멜로가 이어진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레지던트 3년차 이지훈과, 서운대라는 자격지심에 늘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황정음은 외적으로는 잘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이지만, 바로 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황정음은 이지훈 앞에서 늘 굴욕적인 상황을 연출하는데, 술을 마시고 떡실신녀가 된다거나, 서운대생이라는 게 들통 나 그것을 감추려고 생고생을 하기도 한다. 그녀는 좀 더 완벽해지고 싶어 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지훈은 정반대다. 완벽하다 못해 건조하게 보이기까지 하는 그는 오히려 빈틈을 많이 보이는 황정음에게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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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차'와 '천유', 속도체험 극과 극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2. 15. 17:22
다른 듯 닮은 꼴, '다함께 차차차'와 '천사의 유혹' "오늘은 드디어 비밀이 밝혀질까?" '다함께 차차차'를 보는 분들의 마음은 한결 같다. 하지만 이 일일드라마가 끝나는 지점에서의 반응도 한결 같다. "또 저러고 끝나네?" 이것이 '다함께 차차차'가 지금껏 시청자들을 끌고 온 방식이다. 120여회 동안 이 드라마가 해온 이야기는 실로 앙상하다. 가족드라마가 담기 마련인 다양한 세대의 다양한 이야기들은 결혼을 하려는 진우(오만석)와 나윤(조안)을 끝없이 가로막는 점입가경의 인물들로 점철되면서 퇴색해버렸다. 처음에는 너무나 격차가 나는 집안이라서, 또 이미 정해놓은 배필이 있다는 이유로 그들의 결혼을 반대하던 나윤의 모친인 은혜(이응경)는, 점점 잃었던 기억을 되찾아가는 자신의 남편이 진우의 작은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