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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 울기 시작하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6. 12. 12. 12:57
올 한해도 주로 남자들이 울었다. ‘왕의 남자’의 이준기, 감우성이 그랬고, ‘라디오 스타’의 박중훈이 그랬다. ‘도마뱀’의 조승우’, ‘가을로’의 유지태, ‘그 해 여름’의 이병헌이 그랬으며 ‘비열한 거리’의 조인성,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강동원, ‘해바라기’의 김래원이 그랬다. 이제 멜로 드라마 속 눈물의 주체는 여성에서 남성으로 자리 잡아가는 중이다. 이러한 징후는 이미 예고되었던 일이다. 과거 여성 잔혹사적 관점의 내러티브를 갖고 주로 여성 관객의 눈물을 쏙 빼게 만들었던 신파는 이제 달라진 환경에서는 더 이상 카타르시스를 주지 못한다. 신파에 반발해 나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남성 중심적 권위주의로 늘 회귀했던 로맨틱 코미디(예를 들면 결혼이야기나 미스터 맘마 같은)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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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사람만 보이는 괜찮은 싸이보그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6. 12. 11. 15:25
복수시리즈 3부작 이후, 박찬욱 감독이 들고 나온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찬욱표 로맨틱 코미디’라는 상표가 붙은 이 영화에 대해 “괜찮다”, “괜찮지 않다”는 말들이 분분하다. 그 이유인즉슨 정지훈, 임수정 같은 이름만 들어도 기분좋은 상큼발랄한 연기자들이 캐스팅된 데다, 누가 봐도 이목을 잡아끄는 포스터와 제목, 게다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의 적시 등으로 톡톡 튀는 영화의 이미지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박찬욱이라는 이름이 떡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지만 괜찮아 이 영화는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지만 괜찮아’라는 의미에 걸맞게 두 가지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들을 뒤집어놓는다. 영군(임수정 분)은 스스로를 싸이보그라고 생각하지만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희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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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천하의 뒤안길, 현대물은 투병 중옛글들/명랑TV 2006. 12. 11. 09:13
일주일 내내 한밤의 TV는 과거로 흐른다. 월화는 고구려 건국 직전인 ‘주몽’의 시대로, 수목은 ‘황진이’의 조선시대로, 다시 주말이면 ‘연개소문’, ‘대조영’의 삼국시대로 돌아간다. 사극천하의 뒤안길에 서 있기 때문일까. 같은 시간대의 현대물들은 병원으로 달려가고 있다. 월화극 ‘눈꽃’의 이강애(김희애 분)는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수목극 ‘90일 사랑할 시간’의 현지석(강지환 분) 역시 췌장암 말기로 90일 시한부인생 판정을 받았고, 주말극 ‘기적’의 장영철(장용 분)은 폐암 판정을 받았다. 현대물, 나 상태 안좋아 작년부터 있어온 트렌디 드라마의 퇴조는 좀체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것은 ‘트렌디 드라마’라는 지칭이 마치 구태의연함과 상투성의 상징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은 온당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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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눈물, 황진이, 남자의 눈물, 대조영옛글들/명랑TV 2006. 12. 8. 16:51
유난히 눈물이 많은 두 카리스마 사극전성시대. 금요일을 빼곤 일주일 내내 사극이 TV 천하의 주인이 되었다. 그 중 ‘사극은 역시 KBS’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사극이 ‘황진이’와 ‘대조영’. 이 두 사극은 특히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구석이 있어 흥미를 끈다. 주인공들은 무엇 때문인지 독기 어린 카리스마를 보이다가도 눈물을 펑펑 흘리는데 그것이 시청자들의 맘을 짠하게 만든다. 여자의 눈물과 남자의 눈물, 그 진가를 보여준 황진이와 대조영,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카리스마의 눈물은 더 짠하다 백무로 인해 정인을 잃은 황진이는 신분의 높은 벽과 벗어날 수 없는 운명 속에서 시대와 맞선다. 그녀의 카리스마는 우리가 도저히 넘을 수 없다 여겼던 백무를 능가할 정도로 강력하다. 그런데 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