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녀석들', 뻔한 데 웃기고 통쾌한 캐릭터 액션 통했다

 

(본문 중 영화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영화로 돌아온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어딘가 익숙한 캐릭터들로 채워져 있다. 이미 드라마를 봤던 시청자들이나, 보지 않았어도 김상중과 마동석의 캐릭터를 아는 관객이라면 <나쁜 녀석들>은 아무런 인물 설명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김상중이 오구탁 반장으로 등장해 첫 대사를 던질 때 관객들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대목을 지우기가 어렵다.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대사가 나올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래서 그 낮게 깔린 자못 심각한 김상중의 대사는 의외의 웃음이 터지게 만든다.

 

이것은 마동석도 마찬가지다. 이미 일찌감치 극중 박웅철이라는 이름보다 마동석이라는 자신의 캐릭터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있는 이 배우는 첫 장면에 거대한 덩치에 걸맞지 않게 재봉틀 수를 놓는 장면으로 빵 터지게 만든다. 그 곳은 다름 아닌 교도소이고 거기에 과실치사로 막 들어온 전직 형사 고유성(장기용)이 재소자들과 한바탕 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에 마동석이 등장해 해머 같은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은 액션과 더해 웃음을 만든다.

 

마동석의 액션이 굉장히 강력한 파괴력을 보여주면서도 웃음을 주는 건 그것이 한층 과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주먹을 날리면 맞은 악당들은 몸이 날아가 버린다. 그 과한 리액션이 마동석의 액션을 폭력성보다는 만화적인 느낌을 부여하는 이유다. 폭력성의 불편함이 사라진 지대에서의 마동석의 액션은 그래서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통쾌함을 더해준다.

 

김상중과 마동석이 극중 캐릭터가 아니라 배우 자신의 캐릭터를 드러낸다는 건 연기로서는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게다. 하지만 <나쁜 녀석들>은 오히려 이 캐릭터를 보다 적극적으로 영화 속으로 끌고 들어온다. 마동석이 의도적으로 던지는 “그것이 알고 싶네?” 같은 대사는 <나쁜 녀석들>이 오롯이 통쾌한 액션과 웃음을 목적으로 하는 오락영화라는 걸 드러내준다.

 

<나쁜 녀석들>의 바로 이런 대놓고 2시간 정도를 즐기다 가라는 태도는 관객들이 부담 없이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만든다. 어차피 이야기는 뻔하다. 나쁜 놈들이 더 나쁜 놈들을 때려잡는다는 것. 그런데 그 설정 자체가 주는 카타르시스가 적지 않다. 정상적인 방식으로 정의를 구현한다는 것이 요원해진 현실 속에서 ‘나쁜 녀석들’의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때려잡는 것’만이 목적인 그 행동들이 통쾌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여기에는 자칫 폭력 미화라고 볼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하지만 이것 역시 <나쁜 녀석들>은 이들이 대적하는 적들을 과장함으로써 넘어선다. 한일관계를 의식한 것인지 이 영화는 일본에서 세력을 평정한 야쿠자들이 이제 우리나라에 들어와 거점을 만들고 중국 같은 대륙까지 진출하려는 야욕을 깔아놓는다. 그건 다분히 일제강점기의 상황을 현재의 조폭 버전으로 바꿔 놓은 지점이다. 그들을 돕는 ‘친일파’까지 등장시켜서.

 

이러니 영화는 더더욱 오락물의 색깔을 확실하게 세우게 된다. 물론 영화가 단지 오락거리로만 치부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아무 생각 없이 통쾌한 액션을 보며 웃는 일은 결코 무의미한 건 아닐 게다. 이것이 추석 명절에 <나쁜 녀석들>이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이유다. 즐거움이라는 목적을 주기 위해 기존 배우들의 캐릭터 이미지를 활용하고, 일제강점기 상황까지 패러디하는 방식. 완성도나 메시지가 다소 떨어진다 해도 그 하나의 목적만큼은 충실했다는 것.(사진:영화'나쁜녀석들')

이제 힘 받은 ‘아스달 연대기’, 시즌제로 이어가야 하는 이유

 

tvN 드라마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에 탄력이 붙었다. 이제 제대로 이야기가 쭉쭉 펼쳐지는 느낌이다. 이렇게 된 건 노예로 끌려갔던 은섬(송중기)이 그 곳에서 탈출해 아스달로 돌아오는 여정 속에서 조금씩 자신의 세력을 넓혀가는 과정이 그려지고, 무혈 왕국을 꿈꾸던 타곤(장동건)이 아사론(이도경)의 계략에 의해 자신이 이그트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결국 피와 공포로 왕좌에 오르게 되며, 대제관에 오른 탄야(김지원)가 와한족을 구하기 위해 아스달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힘을 가지려하게 되면서다.

 

저마다의 목적과 욕망이 확실해진 인물들이 그 욕망을 막아서려는 세력들과 대결을 벌이고 그 문제들을 뛰어넘고 부딪치는 과정들이 한 회에 촘촘하게 채워져 있다. 회당 80분이 넘는 분량이지만 그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다. 특히 은섬이 ‘은혜를 갚는’ 모모족을 도움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얻고, 이제 아고족의 최대 시험인 ‘폭포의 심판’에서 천 년에 단 한 번 살아 돌아온 ‘이나이 신기’의 재림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과정은 흥미진진했다.

 

타곤의 계략에 의해 아고족이 서로 다른 씨족을 잡아 아스달에 노예로 파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은섬은 이 상황을 간단히 뒤집을 수 있는 묘안을 제시했다. 아스달에 팔려간 다른 씨족의 노예를 구해주면 이 끝없는 노예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그 말을 아고족 묘씨족이 쉽게 받아들일 리 만무했다. 결국 그들도 이것이 신의 뜻이라고 외친 은섬을 믿을 수 있는 근거가 필요했던 것. 그래서 폭포의 심판에 은섬을 던지지만, 마침 모모족의 샤바라(카라타 에리카)가 물속에서 그를 구해낸다.

 

이야기 전개에 있어 팽팽한 긴장감과 반전이 오가면서도 이 거대한 이야기가 결국 왕국을 만들려는 타곤의 욕망과, 그 왕국을 해체해 각 부족들이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가게 하려는 은섬의 욕망이 부딪치는 구도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이야기들이 촘촘해졌고, 그 촘촘한 이야기들이 그려내려는 거대한 그림이 조금씩 그려져 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쉽게 느껴지는 건 이처럼 이제 겨우 탄력이 붙은 <아스달 연대기>가 이제 파트3의 2회만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연 단 2회 만에 지금 이렇게 펼쳐져 있는 <아스달 연대기>의 많은 이야기들이 제대로 정리될 수 있을 지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인물 하나만으로도 꽤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게 된 <아스달 연대기>가 아닌가. 예를 들어 본격적인 이야기 자체가 아직 진행되지도 않은 채은(고보결)과 괴력의 눈별(안혜원)의 이야기만으로도 한 회로 부족할 지경이다.

 

만일 이대로 파트3로 끝을 맺으려 한다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열린 결말’이거나 ‘용두사미’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애초 ‘연대기’라는 제목을 달았을 때 기획했던 것처럼 파트를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꽤 많은 제작비가 세트를 만들어내는데 들어갔을 법한 드라마다. 그렇게 만든 세트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도 또 이렇게 펼쳐놓은 이야기들을 좀 더 촘촘하게 끌고 가 완결성 있는 작품으로 남기 위해서도 시즌은 계속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사진:tvN)

‘막 나가는 뉴스쇼’, 이건 김구라에게 최적화된 취재가 아닐 수 없다

 

이건 김구라가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다. JTBC <막 나가는 뉴스쇼>에서 김구라가 맡은 ‘현장 PLAY’ 이야기다. 김구라는 혐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의 망언 3인방, 다케다 쓰네야스, 햐쿠타 나오키, 사쿠라이 요시코를 만나러 일본을 찾아갔다.

 

정치평론가라는 다케다 쓰네야스는 “식민지 따위는 한 적 없다”고 주장하는 인물. “지금 한국에서 많이 스스로 응모해서 일본에서 일하고 싶다고 오고 있지 않습니까? 아마도 60~70년 지나면 노예로 취급당했다고 말하고 재판 벌일 거예요.” 이렇게 말하는 다케다 쓰네야스는 일본이 일제강점기 때 도로, 철도 같은 것들을 놔 준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식민지 역사관’을 떠들어대고 있었다.

 

그는 오락 방송 등에 자주 나오는 인물로 일본 내에서는 꽤 인기가 있다고 했다. 김구라를 일본 현지에서 도와준 ‘롯본기 김교수’의 얘기에 따르면 그는 ‘넷우익의 아이돌’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역사로 돈벌이를 해온 그는 쓴 역사책이 검정 불합격을 받은 것조차 노이즈마케팅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햐쿠타 나오키는 일본의 예능 작가 출신의 아베 측근 NHK 경영위원으로 우익방송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 그는 한글을 일본이 가르쳐줘서 완성했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또 저널리스트 출신 사쿠라이 요시코는 “일본군이 여성들을 강제연행해서 성노예로 삼았다는 건 틀린 보도”라며 한국의 불매운동이 “어린애 같다”, “목적이 나쁘다”, “북한을 위해서 한다”라고 말했다.

 

김구라는 프로그램 제목처럼 다짜고짜 다케다의 연구실을 찾아가 만나달라고 했지만 예상대로 거부당했다. SNS로 질문을 남기고 팩스를 보내 답변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 그들은 김구라의 인터뷰 자체를 피하고 있었다.

 

놀라웠던 건 아베 총리 관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 사람과의 인터뷰 내용. 그는 “한반도를 식민 지배했다는 건 거짓”이라며 “통일국가로 만들어줬다”는 엉뚱한 발언을 했다. “그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는 김구라의 발언에 그는 “한국의 사고방식은 틀렸다”며 “일본은 가해자 한국은 피해자라는 구도가 틀렸다”고 했다. 김구라는 그러면 입장을 바꿔서 우리가 일본을 식민지배했어도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김구라는 ‘열 뻗쳐서’ 인터뷰를 중단했다.

 

일본의 서점을 찾은 김구라와 김교수는 꽤 많은 혐한 서적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 곳에서 우연히 만난 출판사에서 일한다는 한 일본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혐한 서적’이 한국인들에게는 화가 날 법 하지만 일본에서는 잘 팔린다고 했다. 지난 10년 간 나온 혐한 서적만 205권이나 된다는 것.

 

일본의 청년들은 한국을 좋아하고 한류 문화를 좋아했지만 역사 인식에 있어서는 “잘 모른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한국과 일본이 싸우고는 있지만 무엇 때문에 그런 지는 잘 모른다는 건 놀라운 사실이었다. 이들의 역사인식의 문제가 교육 부재에서 비롯된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한중일 역사교과서 <미래를 보는 역사>의 공동 집필자인 다와라 요시후미를 찾은 김구라는 지금의 혐한 분위기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가를 정확히 인식해낼 수 있었다. 그 중심에 아베정권이 있고, 정치 참여 자체가 금지되어 있어 역사인식을 할 수 없는 청소년들의 교육 부재 그리고 아베의 입이 되어 거짓된 역사이야기만 늘어놓는 언론의 삼박자가 그 원인이라는 것.

 

김구라는 결국 이 날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 그들이 모두 피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고 해도 조금은 막무가내로 덤벼든 일본에서의 현장 취재와 과정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특히 이런 불편할 수 있는 ‘현피’에 가까운 인터뷰를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직접 보이며 예능과 교양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건 김구라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방송처럼 보였다. 그는 무모한 인터뷰 자체가 주는 날선 현장 느낌과 그 와중에서도 만들어지는 유머,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이 갖는 의미들(이를테면 혐한의 근본적 원인 세 가지를 찾아낸 것)을 아우를 줄 알고 있었다.

 

사실 최근 들어 김구라의 존재감은 과거보다 확연히 줄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토크쇼에서의 그의 모습은 예전만큼 ‘각이 선’ 느낌이 없었다. 그건 어찌 보면 연예인 사생활을 가감 없이 꺼내놓던 방식이 이제는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길거리로 나와 현장의 보다 중대한 사안 속으로 뛰어든 <막 나가는 뉴스쇼>의 김구라는 반갑기 그지없다. 오랜만에 김구라가 제 자리를 찾아온 듯한 느낌이다.(사진:JTBC)

‘놀면 뭐하니?’, 아무 때나 찍던 사진 앞에 엄숙해진 건

 

김용명은 사진관을 찾는 처음 보는 어르신들에게 “아버지”라고 불렀다. “내가 무슨 아버지야?”하고 아직 나이가 젊다는 분에게는 곧바로 “형님”이라고 고쳐 불렀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새롭게 합류한 김용명은 이날 릴레이 콘셉트로 진행된 전국의 사진관을 찾아가는 이야기에서 50년 된 인천의 한 사진관을 찾았다. KBS <6시 내 고향>에서 리포터로 맹활약하던 김용명이었다. 그러니 그가 보는 이들에게 살갑게 다가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모습은 너무나 익숙했다.

 

그런데 그렇게 아무에게나 살갑게 부르던 그 ‘아버지’라는 호칭은 어느 영정사진을 찍으러 온 아버님 앞에서 새삼 엄숙해졌다. 홀로 영정사진을 찍겠다고 온 아버님에게 김용명이 놀라며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데...”라고 묻자, 이제 “82세”란다. 그 말에 김용명이 “이렇게 정정하신데” 왜 영정사진이냐고 묻자 아버님이 머쓱하게 “철이 없어서 그렇다”며 허허 웃으신다.

 

머리 정리까지 깔끔하게 하고 오신 아버님에게 사진관 사장님이 마실 걸 대접하며 땀을 잠시 식히는 사이 김용명은 무언가 느낌이 이상했는지 왜 갑자기 영정사진을 찍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소식이 안 좋은 것 같다”며 “기침이 멈춰지지 않고 목소리도 이제 찢어지고 뭐만 하면 어지럽고 그러고 있어서 이제 죽을 준비 해야지”라고 말씀하셨다.

 

화들짝 놀라며 “100세 인생”이라 말하는 김용명에게 아버님은 “젊은 사람은 100세 인생인데 나는 옛날 원시시대에 태어났으니까 어림없다”고 말씀하신다. 안타까운 김용명이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얘기하려던 참에 아버님이 갑자기 속사정을 털어놓으신다. “사실은 전립선암이래요. 소변을 못눠서 그랬더니 수술한다길래 수술 못하게 했거든. 죽으면 식구들 고생 안시키려고 관도 짜놓고 묫자리도 파서 준비 해놓고 좀... 서글퍼.”

 

아버님은 죽어서 새끼들한테 신세를 지고 싶지 않다 하셨다. 그러자 김용명도 갑자기 자신의 사연을 털어놨다. 자신의 아버님도 간경화로 오래 고생하셨는데 그래도 끝까지 싸우고 버티면서 오래 사셨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버님은 그게 자식들에게 못할 짓이라며, “이 나이까지 외상도 안 먹어보고 빌려 보도 안하고 남한테 신세 안지고 살다 갈거야..” 김용명은 더 이상 <놀면 뭐하니?>를 찍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눈물을 슥 훔치고는 아버님에게 그게 신세가 아니라고 설득하려 했다.

 

괜스레 아버님에게서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님이 떠올랐던 모양이다. “아들 같은 사람”이라며 갑자기 함께 사진을 찍자는 아버님의 제안에 김용명은 눈물이 터져버렸다. “사실 저도 고향다니면 아버님들이 되게 좋아해주시거든요. 근데...” 김용명의 눈물에 아버님도 눈물이 터졌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두 사람은 마치 진짜 부자지간처럼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놀면 뭐하니?>가 굳이 전국의 사진관을 찾아간 건 남다른 이유가 있어서였을 게다. 사진이란 것이 ‘서민들의 호사’라, 특별한 날 특별한 자신 혹은 가족을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 찍던 것이 아니던가. 삶은 늘 지치고 힘들지만, 그래도 좋은 모습으로 살았다는 걸 보이기 위해 애써 우리는 카메라 앞에서 웃음 짓곤 했었다. 그래서 카메라 앞에 서게 되면 어딘지 엄숙한 기분이 들게 된다. 늘 아무렇게나 찍어대던 사진이 아니라, 언젠가 자신은 떠나도 남겨지고 기억될 사진이라는 의미에서.

 

김용명이 다시 보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살갑게 다가가 “아버지”라고 말하던 그 모습이 그저 투철한 직업정신의 발로만이 아니었다는 것이 영정사진을 찍으러 온 아버님을 통해 느껴졌다. 김용명은 길거리에서 만나는 무수히 많은 아버지들에게서 자신의 아버지의 모습을 느꼈던 것이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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