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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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상회', 짐이 된 아버지 세대에 대한 헌사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4. 18. 08:52
, 먹먹한 꽃할배, 아련한 꽃누나 에서 박근형은 여전히 정력적인 청년의 모습이다. 하지만 영화 에서 그가 연기하는 성칠은 이름에 걸맞게 성질머리 고약하고 고집 센 노인네다. 에서 윤여정은 세련되고 섬세한 여배우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영화 에서 그녀가 연기하는 금님은 나이 들었지만 여전히 소녀 같은 가녀린 여성이다. 꽃할배와 꽃누나의 만남은 의외로 가슴 설레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고약하고 고집 센 노인네였던 성칠이 금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하는 모습은 마치 이제 첫사랑에 빠진 청춘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어딘지 금님이라는 인물은 수상하다. 마침 재개발을 추진하는 마을에서 유일한 반대자인 성칠의 마음을 되돌리려 일부러 접근한 인물처럼 보인다. 이러한 수상함은 영화가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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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민감한 발언도 장위안이 하면 괜찮을까옛글들/명랑TV 2015. 1. 7. 09:33
뭘 모르는 순수함, 그것이 장위안의 대체불가 매력 “그런데 이런 준비 없이 돈을 다 기부하는 건 내 생각에는 아버지 아닌 거 같아요.” 에 게스트로 출연한 기부천사 션에게 장위안은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매달 3천만 원씩 기부해 축적 금액이 35억을 넘는다는 션에게 “남은 돈이 있냐”고 엉뚱한 질문을 던진 것도 장위안이다. 당황한 션이 “최소한 한두 달 정도의 기부할 돈은 있다”고 하자 장위안은 “그러니까 비정상”이라고 단정 지었다. 물론 장위안의 이 얘기는 가족을 위해 어느 정도는 돈을 남겨둬야 한다는 소신을 말한 것이다. 그는 만약 자신에게 35억이 있다면 25억만 기부하고 나머지는 가족에게 문제가 생기면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즉 이 소신 발언은 잘못된 것이 없다. 하지만 기부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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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안 변해”, '펀치'의 지독한 허무가 주는 공감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12. 31. 10:00
, 김래원의 지독한 허무주의에 공감하는 까닭 “그러니까 이걸로 너 나오게 할 거야. 하경아 세상 안 바뀌어. 너부터 살아.” 의 박정환(김래원)이 전 처인 신하경(김아중)에게 건네는 이 말 속에는 세상에 대한 지독한 허무주의가 깔려 있다. 세진자동차를 부도내 해고노동자 열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10조 원의 현금을 외부로 유출하고 단 한 푼도 갚지 않은 김상민 회장(정동환)과 그와 공조한 이태섭 대표(이기영), 이태준 총장(조재현)을 한꺼번에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진술서. 그 진술서를 받아내고도 박정환은 그들을 처벌하기보다 딸 예린(김지영)이의 엄마 신하경을 풀려나기 위한 카드로 그 진술서를 활용한다. 박정환에게 있어 세상의 현실이란 ‘정글’이다. 누구 한 사람의 비리를 파헤치고 그에게 법적인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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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들은 과연 '국제시장'을 공감할 수 있을까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4. 12. 19. 10:37
의 아버지와 의 청춘들 “내는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기 참 다행이라꼬.” 의 덕수(황정민)가 던지는 이 내레이션은 아마도 이 영화가 하려는 대부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여겨진다. 은 마치 처럼 한국전쟁부터 파독 광부, 베트남 전쟁 같은 우리네 현대사를 덕수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준다. 덕수는 어린 시절 피난 중 흥남부두에서 막내의 손을 놓쳤고, 그 막내를 찾으러 간 아버지의 손을 놓쳤다. 그 트라우마는 그가 국제시장의 한 귀퉁이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영화는 덕수라는 인물의 특별한 사건을 다루기보다는 오히려 우리네 아버지들이 겪었을 현대사들을 그 자체로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동생의 대학등록금을 위해 파독 광부가 되어 얼굴에 온통 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