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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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고송? 이제는 ‘난.. 뿐이고’세상옛글들/명랑TV 2008. 11. 29. 10:04
‘하면 되고’와 ‘했을 뿐이고’사이 “부장 싫으면 피하면 되고, 못 참겠으면 그만 두면 되고, 견디다보면 또 월급날 되고 생각대로 하면 되고.” 한 때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모 통신사의 ‘되고송’. 특유의 긍정어법으로 수많은 패러디를 낳으며 화제를 일으켰었다. 부정적 상황을 긍정적 생각으로 뛰어넘겠다는 이 단순한 가사의 구조는 결국 마지막 후렴구, ‘생각대로 하면 되고’로 결론지어진다. 모든 건 생각하기에 달렸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긍정론은 현실이 그나마 버틸 만 할 때나 통용되는 말이다. 따라서 더 어려운 상황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올 때, 긍정론은 자칫 부정적 현실을 가리는 자그마한 천 쪼가리에 불과했다는 것이 탄로 나기도 한다. 여기에 그 천 쪼가리를 씌운 어떤 의도 같은 것까지 읽게 되면 긍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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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의 한민관, 황현희 주목되는 이유옛글들/명랑TV 2008. 11. 10. 01:38
그들을 보면 세상이 보인다 개그가 공감을 바탕으로 한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세상의 모습이 들어있기 마련. 지금 ‘개그콘서트’가 담고 있는 세상은 어떨까. 어려운 경기? 한민관이 주목받는 이유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전체적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힘겨움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점이다. ‘대포동 예술극단’은 북한의 상황을 보여주면서 거꾸로 남한 상황을 패러디 하는 코너. ‘파리의 연인’을 패러디한 ‘공복의 연인’에서 박지선이 꼬르륵하는 소리를 내자, 남자친구로 등장하는 비쩍 마른 한민관이 “배고프면 배고프다 왜 말을 못하네?”하고 호통을 친다. 그러자 박지선이 한민관의 얼굴을 가리키며 하는 말. “어떻게 말을 합니까? 이따구 얼굴 앞에서.” 왜 북한 상황을 굳이 설정하는가 하는데는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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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쾌한 웃음이 가난한 자의 것인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4. 28. 01:13
‘개그콘서트’, 권위가 무너지면 웃음이 터진다 이름도 요상한 ‘닥터피쉬’라는 록그룹. 마치 자신이 전설적인 록그룹인 양 건들대지만 정작 팬이라고는 단 한 명뿐이다. 숫자로 보면 팬(양상국)보다 그룹(유세윤, 이종훈)이 더 많은 셈이다. 재미있는 건, 그 한 명의 광적인 팬 때문에 경호원(송병철)이 무대 앞에서 과잉 경호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스타와 팬 사이에 팬덤이란 관계로 만들어지는 권력의 양상을 모두 뒤집어놓은 것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스타는 권위를 가진 존재이지만, 지금은 거꾸로 팬이 스타보다 더 권위를 가진 존재들이다. 그러니 ‘닥터피쉬’는 먼저 단 하나의 팬 앞에서 거들먹대는 것으로 과거에 비해 현저히 무너진 스타의 권위를 보여준 후, 따라서 팬덤으로 대변되는 권위 또한 허망한 것이라는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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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짧아지는 개그, 그 끝은?옛글들/명랑TV 2008. 3. 29. 11:55
‘달인’, 몸 개그와 짧은 개그의 만남 리모콘이 생겨난 이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혹은 ‘서론-본론-결론’ 형태로 이어지는 서사구조는 끊임없이 공격받아왔다. 이제 시청자들은 발단에서부터 뜸을 들이는 것을 기다리지 못한다. 시작이 지루하면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손가락에 의해 여지없이 잘려져 나간다. 그러니 전통적인 서사구조에서 발단-전개나 서론은 점점 축약되고 있다. 그것이 드라마건 방송 프로그램이건 김수현 작가 식으로 표현하면 “베토벤의 ‘운명’처럼 처음부터 짜자자잔 하고” 시작한다. 사실, 너무나 서사구조에 익숙해져버린 시청자들 입장에서 보면 서론은 너무 뻔한 것이다. 우리는 작가가 굳이 설명하지 않고 ‘척’하고 보여주면 ‘착’하고 알아듣는 시대에 살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들 속에서도 이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