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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질문은 무척 독했지만 법륜스님의 답은 의외로 쉬웠다는 건 “이 세상에 귀신이 있는 지 없는 지 궁금해요.” tvN 설특집 의 첫 질문자인 6살 아이의 질문은 엉뚱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법륜스님의 답변은 너무나 쉽고 명쾌했다. “귀신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 게 귀신이야. 왜냐하면 어두운 데 가면 귀신이 보이는 것 같아. 그런데 밝은 데 가면 없는 것 같아. 어릴 때는 있는 것 같아. 어른이 되면 없는 것 같아. 마음이 두려울 때는 있는 것 같은데 마음이 편안하면 없는 겉 같아.... 귀신 만나고 싶어요? 안 만나고 싶어요? 안 만나고 싶어요? 귀신을 안 만나려면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고 항상 마음을 밝게 가지면 귀신이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어요. 내가 안 만나기 때문에.” 귀신이 있는가 ..
‘삼시세끼’, 엄마 같은 염정아·세심한 윤세아·듬직한 박소담 어쩌면 이렇게 사람들이 모두 호감일까. tvN 예능 에서 음식만 하면 엄청난 양을 만들어내는 손 큰 염정아를 보면 인심 넉넉한 엄마들이 떠오른다. 자신도 자신이 하는 양이 무섭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빵 터지지만, 그렇게 많이 만들어놓으면 이상하게도 그 집이 더 푸근하고 풍족하게 느껴진다. 엄마들이 집에서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푸근함의 정체가 그게 아닐까. 윤세아는 세심한 끝판을 보여준다. 누군가 그냥 지나치는 소리로 하는 한 마디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 오자마자 염정아가 동선을 줄이겠다고 찬장과 테이블 그리고 아궁이의 위치를 바꾸는 리모델링(?)에 들어갔을 때 누구보다 열심히 일에 뛰어든다. 테이블 위에 깔 비닐이 무거워 들지 못하고 “..
‘삼시세끼’, 자연보다 사람이 주는 힐링이 더 크다는 건 이번 tvN 산촌편은 마치 잔칫집 같은 분위기다. 매 끼니가 풍성하다. 그런데 그 풍성한 잔칫집을 더 풍성하게 하는 건 함께 잔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은 이제 척척 손발이 맞아 돌아간다. 누가 뭘 시키지 않아도 먼저 알아서 불을 피우고 솥단지를 걸고 텃밭에 야채들을 따온다. 염정아가 야채들을 차곡차곡 썰어 놓으면 불담당 박소담은 불을 피우고 윤세아는 양념장을 만든다. 염정아가 요리를 하면 박소담은 옆에서 돕고 그 와중에 나오는 설거지감들은 윤세아가 미리미리 닦아 놓는다. 하나하나 몸을 놀려 챙기는 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서 이들은 마치 합창하듯 “너무 맛있다”를 외친다. 박소담은 이게..
‘남자친구’, 송혜교, 박보검이 웃을 때마다 가슴이 아린 건“부모잖아. 엄마고 딸이잖아.” tvN 수목드라마 에서 차수현(송혜교)은 그녀를 찾아와 영부인이 되고 싶다는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며 다짜고짜 “쥐죽은 듯 살라”고 말하는 진미옥(남기애)에게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런 차수현에게 진미옥은 차갑게 대꾸한다. “관계가 중요해? 난 가치가 중요해. 쓸모 있는 자식으로 살아.”이 말은 차수현의 숨을 턱턱 막히게 만든다. 관계보다 가치. 그건 부모자식 간의 관계로 모든 것이 허용되고 용서되기도 하는 보통의 관계와는 너무나 다른 차수현과 엄마의 관계를 잘 말해준다. 부모 자식이라도 가치가 없으면 필요 없다는 말이고, ‘쓸모’가 있어야 자식도 자식이라는 말이다. 차수현은 차 안에서 그 말을 떠올리며 깊은 한숨..
갈수록 꼬여간다, ‘아는 와이프’ 풀어낼 방법은 있을까어째서 이 관계들은 풀리지가 않고 꼬여만 갈까. tvN 수목드라마 는 과거를 되돌려 달라진 현재를 살아가게 된 차주혁(지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에는 그것이 판타지인 줄 알았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것처럼 보기만 하면 으르렁대던 아내 서우진(한지민)으로부터 벗어나 첫사랑 이혜원(강한나)과 결혼까지 하게 됐으니 말이다. 재벌가의 딸과 결혼해 갖게 된 부유한 삶과 장인댁의 힘으로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사람이 됐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그 이후부터 차주혁의 판타지는 서서히 깨져나간다. 어딘지 자기 입장만을 주장하는 이혜원보다 같은 은행으로 오게 된 서우진이 눈에 들어온다. 차주혁은 자꾸만 서우진이 눈에 밟히면서도 어찌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잘..
‘예쁜 누나’, 팍팍한 일상 손예진, 그래서 더 간절해지는 설렘 정해인어째서 그저 밥 한 끼를 같이 먹고 평범한 농담을 나누며 집까지 바래다주는 그 일상을 보여줄 뿐인데 이토록 설레는 걸까. 새로 시작된 JTBC 금토드라마 에서 윤진아(손예진)와 서준희(정해인)는 누나 동생의 관계처럼 등장하지만 벌써부터 왠지 모를 멜로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들이 함께 있을 때 보이는 눈빛과 작은 손짓들까지 누나 동생의 관계 그 이상의 무언가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의 이야기는 그 겉면만 보면 그리 특별한 일들이 벌어졌다고 보기 힘들다. 즉 남자친구와 헤어진 윤진아와 그를 위로해주는 절친 서경선(장소연) 그리고 그의 동생 서준희가 자연스럽게 누나 동생 관계로 엮어져 있고, 윤진아와 서준희의 관계가 조금씩 발..
‘효리네 민박’ 효리·지은·상순, 서로 힐링이 된다는 건 JTBC 예능 프로그램 에서 이효리와 이지은(아이유)이 새벽 요가를 함께 가는 길, 집착하는 게 무어냐는 이효리의 질문에 이지은은 의외의 답변을 한다. “평정심에 집착한다”는 것. 그녀는 자신이 “들떴다는 느낌이 스스로 들면 기분이 안좋다”고 했다. 평정심을 잃은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란다. 그러자 이효리는 거꾸로 “너무 슬펐다 너무 기뻤다 하는 것이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쨌든 너나 나나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평정심에 집착하는 것이나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나 사실 마찬가지라는 것. 성향은 완전히 반대지만 고민은 같다는 결론에 이른 두 사람은 자신들의 바람에 대해 털어놨다. 이지은은 그 ..
‘쌈’, 욕먹을 캐릭터조차 공감하게 만드는 안재홍 연기력타고난 배려심일까 아니면 쓸데없는 오지랖일까. KBS 월화드라마 의 김주만(안재홍) 대리가 장예진(표예진) 인턴을 대하는 태도는 한편으로는 공감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화가 난다. 6년 간을 거의 사실혼 관계로 지낸 조강지처 백설희(송하윤)가 있지만 끝없이 대시하는 장예진에게 철벽을 치지 못한다. 접촉사고를 당한 장예진이 도움을 요청하자 김주만은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 물론 사고를 낸 상대 남자들에게 당할 위기에 처한 여성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김주만의 입장은 어찌 보면 ‘회사 동료’로서 이해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도움을 주고 굳이 집까지 그녀를 바래다주고 다리를 저는 그녀를 부축해 문 앞까지 데려다주다가, 문 앞에 가득 쌓인 택배박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