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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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먼저' 감우성, "사랑해요"보다 짠한 "사랑할까 해요"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3. 14. 09:59
‘키스 먼저’ 감우성·김선아, 종점커플에겐 위로가 사랑이다버스, 오래된 디스크맨, 김동률의 노래 그리고 같이 앉은 연인. 이런 풍경 속에서라면 누구나 새로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마치 영화 의 그 아련했던 첫사랑이 절로 떠오르니 말이다. 하지만 SBS 월화드라마 의 손무한(감우성)과 안순진(김선아)이 이 풍경 속에서 주는 느낌은 어딘가 처연하다. 손무한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고 노래를 듣다 잠이 들어버린 안순진과 그를 깨우지 않고 끝내 종점까지 함께 가는 손무한에게서 삶의 피로 같은 게 느껴져서다. 수면제 없이는 잠 못 드는 안순진의 그 피로를 그저 가만히 기대게 해주는 것이 어쩌면 그에게는 커다란 위로가 될 것이다.종점을 향해 달려가는 버스처럼, 그들도 이제 인생의 막판을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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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감우성·김선아에게 스킨십 따위는 중요한 게 아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3. 7. 10:40
‘키스 먼저’, 김선아는 잊어버린 걸 감우성이 기억한다는 건‘그는 기억하고 그녀는 잊어버린 것.’ SBS 월화드라마 는 매회 에필로그 형식으로 이런 제목의 짧은 이야기가 덧붙여진다. 그 이야기에는 손무한(감우성)과 안순진(김선아)의 이미 과거에 얽혔던 사연들이 소개된다. 둘 다 이혼을 하고난 후 흔들리는 기내에서 처음 마주하던 때와, 그 날 아무도 없는 한겨울 동물원을 찾은 순진을 무작정 따라갔던 무한과, 거기서 자살 시도를 했던 순진을 구해냈던 무한의 이야기 등이 그 에필로그에 담긴다.그 에필로그가 보여주는 짧은 이야기 속에는 무한과 순진이 왜 지금처럼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이유들이 제시된다. 무한은 이혼 후 세상과 거의 연결고리를 갖지 않은 채 이제 병들어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반려견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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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배우로 거듭난 이준호, 보석 같은 신인 원진아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2. 14. 10:17
이준호·원진아가 해낸 ‘그사이’의 깊은 몰입감제목은 지만 연기는 그냥 할 수 없는 작품이다. 그것은 이 작품이 다름 아닌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많은 사고 피해자 가족들의 아픈 기억을 상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지워지지 않는 상처 앞에서는 섣부르게 웃는 것조차 감히 해서는 안 될 무례처럼 느껴진다. 그것에 진심이 담기지 않는다면.그래서 건물 붕괴 사고 후 생존자들이 만나 사랑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드라마에 이준호와 원진아라는 아직은 확고한 연기로서 자신을 대중들 앞에 증명해냈다고 보기 어려운 배우들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에 걱정이 앞서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이준호는 지난 작품인 에서 독특한 악역 서율 역할을 해내면서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이돌의 잔상이 남아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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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네', 새삼 말이 없어진 이상순·이효리 보며 깨달은 것옛글들/명랑TV 2017. 9. 26. 09:45
‘효리네 민박’, 그 끝의 빈자리에서 우리가 발견한 건우리가 사는 삶이 저렇지 않을까. 마지막에 가서야 그간 지냈던 시간들이 새록새록 기억에 새롭다. 처음 만났던 그 순간의 어색함이 같은 공간 같은 공기를 마시며 조금씩 풀어지고, 그래서 익숙해지고, 이제 편안해져 같이 있다는 것조차 실감이 안날 때 즈음 그 마지막이 온다. 그래서 우리는 말한다. 어느 날 갑자기 끝나는 것 같다고. 이효리와 이상순은 그러나 그 끝은 우리도 모르게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고 말해줬다. JTBC 은 누구나의 삶의 단면들을 짧게 잘라서 깊게 들여다보면 그 안에 삶 전체의 모습까지 발견하게 된다는 걸 확인시켜줬다. 생각해보면 그 제주도 민박집 안에서 이효리와 이상순 그리고 이지은이 함께 하고, 그들을 찾아왔다 떠난 손님들이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