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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부대', 김성주도 말문 막히게 만든 해병대수색대의 완주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조금 잘못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승부를 내는 경기, 중계를 많이 했기 때문에 1등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한 중계를 많이 했고 이기는 승부만 했었는데, 군인들의 삶은, 군인들의 승부는 끝까지 하는 게 있네요."

 

채널A <강철부대>에서 탈락 팀이 결정되는 데스매치에서 해병대수색대가 끝까지 미션을 완수하고 깃발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난 후 김성주는 그렇게 말했다. 그간 미션 대결에서 그 흥미진진한 승패 과정을 보며 환호하던 스튜디오의 출연자들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그 모습에 모두가 말문이 막혀버렸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IBS(구명보트) 침투 작전 미션에서 패배한 해병대수색대, SDT(군사경찰특임대), 특전사팀에게 주어진 데스매치 미션은 보기에도 위압감을 주는 250kg의 타이어를 계속 뒤집어 300미터 거리에 있는 최종지점까지 먼저 도착하는 것이었다. 스튜디오에 가져온 타이어는 출연자들 6명이 함께 힘을 써도 들어올리기가 버거운 무게였다. 그걸 뒤집어가며 300미터를 간다는 건, 타이어 반경이 1미터라면 무려 300번을 반복해야 하는 일이다.

 

사실상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이 미션을 그러나 세 팀은 '악으로 깡으로' 밀어붙였다. 처음에는 체력으로 어느 정도 전진해나갈 수 있었지만, 중간 지점에 채 도착하지도 않은 상황에 이미 체력은 고갈되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는 정신력과의 싸움이었다. 혼자서는 꿈쩍도 하지 않는 타이어는 네 사람이 모두 힘을 동시에 써야 넘길 수 있었고, 그것은 팀 미션다운 협동을 요구했다.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는 미션처럼 보였지만, 마치 마라톤이 그러하듯이 그렇게 힘겨워도 앞으로 조금씩 나가는 미션은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선두에서 치고 나가는 특전사팀이 먼저 최종 목적지에 도달해 깃발을 흔들었고, 탈락 팀을 결정짓는 해병대수색대와 SDT의 대결에서 초반에는 밀리던 SDT가 이를 뒤집는 역전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 미션이 만든 드라마는 그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힘이 빠져 체력만으로는 더 이상 타이어를 들 수조차 없는 상황. SDT가 2등으로 최종 목적지에 도착함으로써 해병대수색대는 탈락이 확정됐다. 그 정도면 포기해도 될 법했지만, 이들의 미션 도전은 승패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모든 팀이 그렇지만 자신의 부대 마크를 붙이고 나선 대결이기 때문에 지더라도 포기하는 모습은 보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은 채, 끝내 최종 목적지까지 도착한 해병대수색대는 서로를 토닥이며 "잘했다", "고생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쏟아 놓았다. 함께 미션 대결을 펼친 특전사팀과 SDT팀도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탈락하게 된 해병대수색대 팀은 그 결과에 대해 해병대 선후배들에게 미안해했고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진 것일뿐 해병대는 강한 부대라고 강변했다.

 

<강철부대>가 데스매치를 통해 보여준 건, 김성주가 얘기했듯 이 프로그램이 여타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나, 스포츠중계와도 다른 면이 있다는 점이다. 승패와 당락 같은 결과보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했고 그 모습이 얼마나 명예로웠는가 하는 점이었다. 바로 이 지점은 <강철부대>라는 군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갖는 덕목이 아닐 수 없다.(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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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백종원이 명절 할머니집에 온 것 같다고 한 원주 칼국숫집

 

제작진이 오기도 전에 테이블마다 떡이며 과일이며 분주하게 준비해놓고, 먼저 도착한 촬영팀과 작가들에게 "얼른 드시고 하세요"라고 재차 말하는 할머니. 그 풍경은 마치 고향 떠난 자식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음식을 차리는 할머니의 모습 같았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힘내요 소상공인 특집'으로 찾은 원주 칼국숫집. 백종원과 김성주, 정인선 그리고 제작진이 코로나19로 힘겨운 소상공인들을 위해 힘을 주겠다 마련한 이 특집에서, 원주 할머니는 그 곳을 찾은 출연자와 제작진들에게 오히려 힘을 주었다. 그리고 그 광경은 시청자들에게도 남다른 위로로 다가왔다.

 

정인선을 "인선 언니"라 부르며 반기는 할머니는 그 반가운 마음이 얼굴 한 가득이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그 작은 마스크는 그 따뜻한 마음을 가리지 못했다. 으레 고향집을 방문하면 먼저 앉아 먹을 것부터 권하는 할머니들처럼, 손을 잡아끌고 준비한 음식들을 이것저것 권하는 어르신. 백종원은 "얼굴이 좋아지신" 할머니를 보며 기분 좋은 미소를 던졌다.

 

그럴 만했다. 처음 이 원주미로시장에서 칼국숫집 할머니를 만났을 때의 기억들이 소록소록 피어올랐을 테니 말이다. 화재로 터전을 모두 잃고 비닐하우스로 마련한 가게에서 장사를 이어가던 할머니. 백종원이 나서서 가게를 그나마 가게답게 바꿔 주었고 그렇게 칼국숫집은 자리를 잡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 후로 들려온 할머니의 암 투병 소식. 김성주와 정인선이 방문했을 때 항암치료 중이던 할머니는 모자를 눌러쓴 모습으로도 그들을 반겼고, 화상 통화로 연결됐던 백종원은 그 소식에 좀체 보이지 않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러니 할머니가 건강해진 모습으로 환하게 웃고 반기는 모습에 어찌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그건 시청자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였었던 모양이었다. 그 소식이 방영된 후 칼국숫집을 찾는 손님들은 단지 음식 맛 때문에 그곳을 온 것이 아니었다. 할머니의 건강을 걱정했고, 심지어 너무 힘들게 일하시지 말라고 적은 편지들을 전하기도 했다. 또 마음이 힘들어 찾아오시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 할머니를 통해 느껴지는 따뜻함은 음식 그 이상의 위로를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마치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지친 이들이 할머니 집을 찾아오는 그 마음처럼.

 

팥 가격이 올랐음에도 여전히 6천원을 고집하시는 할머니의 모습과 그래도 한 2천원은 올려받으라 거꾸로 요구하는 백종원의 실랑이는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서는 드문 광경이면서 시청자들을 훈훈하게 만드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백종원의 강권에 1천원만 올리겠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의 마음은 그 가게가 단지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백종원과 김성주 그리고 정인선이 뜨끈한 팥죽을 먹으며 몸이 스르르 녹는다 말한 건, 음식 때문만은 아니었을 게다. 그 먹는 모습을 옆에 앉아 미소 지으며 바라보시는 할머니가 옆에 있어서였다. 뭔 말만 하면 다 드리겠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에게서 배부름과 함께 마음의 포만감 또한 가득 채워질 테니 말이다.

 

식사를 하는 와중에 할머니가 말씀해주시는 훈훈한 미담은 이 식당의 진짜 맛난 반찬이 무엇인가를 잘 드러내줬다. "우리 집에 오시는 손님들은 옆에 군인 아저씨나 같이 앉으시잖아요. 그러면은 그 앞에 사람이 (돈을) 내주고 가." 어째서 이런 일이 이 칼국숫집에서는 벌어지는 걸까. 김성주의 말대로 그건 손님들도 할머니를 닮아가고 있다는 얘기였다. 또한 그 곳을 찾는 손님들이 단지 칼국수 한 그릇, 팥죽 한 그릇을 먹기 위함이 아니고, 마음의 허기를 채우고 나누기 위함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손님들이 나를 너무 사랑해주시는 거야. 진짜로." 할머니의 말대로 손님들의 사랑이 넘치는 건 방문 후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자리에 앉으니 할머니께서 아침에 생선을 구워서 가게에 냄새가 좀 남아있다고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전 그런 거 신경 안씁니다 ㅎㅎ 할머니가 건강하게 계신 거 하나만으로 이미 행복한걸요?^^'

 

손님들을 한꺼번에 받으시고 다 먹고 나가면 또 한꺼번에 손님을 받는 할머니의 독특한 접객 시스템도 백종원은 곧바로 이해했다. 찾으시는 분들과 일일이 소통하고 대화하고픈 할머니의 마음이 거기에 담겨 있었던 것. 그건 이 칼국숫집을 찾는 이들의 특별한 마음이었고, 그래서 그런 시스템은 바꾸지 않기를 백종원도 바랐다.

 

"젊은 사람이 할머니 손 한 번 잡아보면 자기가 행복할 거 같대. 아 그래? 그럼 내 손 만져보고 내 행복 다 가져가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할머니는 음식이 장사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코로나19로 인해 힘겨워하는 소상공인들에게 할머니의 미소가 하나의 희망처럼 느껴질 정도. 마치 외지에 나간 자식 걱정하는 고향의 부모님들처럼 할머니는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제든지 힘들면 찾아오라고.(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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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이젠 백종원 사단이 움직인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 그대로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달라진 풍경이 딱 그렇다. 창동의 닭강정집, 피자집, 파스타집의 솔루션은 백종원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들의 조언들이 더해져 완성되어가고 있다.

 

물론 그 중심을 잡아주는 건 당연히 백종원이다. 그리고 솔루션을 더하는 인물들도 백종원의 지시를 받거나 혹은 그의 부탁으로 투입된 이들이다. 그래서 이는 마치 한 마디로 '백종원 사단'처럼 보인다.

 

닭강정집이 가진 문제는 잡내가 여전히 난다는 것과 닭강정이 양념치킨과 별 다를 바가 없다는 것 그리고 마늘소스에서도 마늘장아찌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백종원은 잡내 제거를 위해서 밑간이 중요하고, 다진 마늘을 사서 쓸게 아니라 생마늘을 다져 써야 마늘장아찌 냄새를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닭강정이 양념치킨과 다른 점이 크리스피하다는 걸 알려주며 물엿보다 설탕을 넣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그런 숙제들의 점검과 새로운 솔루션에는 백종원이 아닌 이른바 '서당개 협회' 김성주와 정인선이 나섰다. 그런데 이들도 서당개 3년(?)에 보통 수준 그 이상이었다. 잡내는 잘 잡혔지만 여전히 마늘 소스에서 나는 마늘장아찌 냄새를 김성주는 찾아냈고 바삭함이 없어 닭강정보다 양념 없는 튀김이 더 맛있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물엿과 설탕을 비교하는 실험을 통해 솔루션을 알려줬다.

 

피자집에는 백종원과 인연이 있는 이탈리안 셰프지만 한식까지 두루 마스터한 파브리가 찾아가 이탈리안 정통 피자 솔루션을 제공했다. 아직까지 완벽한 한국어 구사를 하지 못했지만 가르쳐주려는 열정과 배우려는 열정은 그런 장벽을 간단히 뛰어넘게 했다. 대충 이야기해도 찰떡 같이 알아듣는 사장님은 파브리를 통해 기본적인 토마토 소스부터 토핑하는 법은 물론이고 이탈리아에서 먹는다는 참치 피자와 살라미에 리코타 치즈와 고추기름을 얹는 독특한 피자까지 전수받았다.

 

파브리의 도움은 피자집에 그치지 않았다. 뚝배기 파스타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메뉴를 내놓았던 파스타집은 백종원의 제안대로 미트볼 파스타를 연구했고 여기에 파브리는 좀 더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식감이 좋은 미트볼 레시피를 알려줬다. 맛은 잡았지만 멀리서부터 손님들이 찾아올 정도로 만들기 위한 특색이 필요했고, 결국 거대한 미트볼을 만들어 시선까지 잡아끈 파스타가 완성됐다.

 

그리고 여기에 창동에서 오래도록 살았던 이승기가 특별출연했고, 파스타집을 찾아 보통 손님의 입장에서 솔직한 맛 평가를 해주었다. 비주얼에서도 맛에서도 완성된 그 파스타에 이승기는 아란치니에 밥이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더했고 미트볼도 사각보다는 동그란 게 더 커 보인다고 얘기해줬다.

 

사실 그간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백종원 원맨쇼에 기대는 면이 대부분이었다. 그의 문제점 지적과 솔루션이 가게를 완전히 탈바꿈하게 만들곤 했다. 하지만 이번 창동편을 보면 백종원 혼자가 아니라 그를 중심으로 하는 사단이 움직이고 그들의 '십시일반' 도움들이 더해져 가게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달라진 스토리텔링은 그간 반복되며 패턴화된 것처럼 보이게 했던 이 프로그램의 이야기를 훨씬 다채롭게 만드는 면이 있다. 그리고 그건 한 괜찮은 가게의 탄생을 위해서 꽤 많은 이들의 도움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걸 얘기해준다는 점에서 의미 또한 충분하다 여겨진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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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백종원 아이디어에 정인선·김성주의 소통이 더해지니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 군포 역전시장에서 청결 문제가 드러나며 최악의 가게로 꼽혔던 치킨막창집은 몇 주 동안 완전히 다른 가게로 바뀌었다. 장사를 접고 전문 청소업체에 의뢰해 바닥까지 싹싹 닦아냈고, 안 쓰는 물건들은 대부분 처리해버렸다. 백종원이 방문해 심지어 누워보는 퍼포먼스(?)까지 보여줄 정도로 바뀐 치킨막창집.

 

하지만 변화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지난 회에 갑자기 프라이드치킨에 대해 알고 싶다는 사장님의 말은 이 집의 근본적인 고민은 메뉴 자체에 있었다는 걸 드러냈다. 치킨 바비큐와 불막창이 메인 요리였지만, 너무 손이 많이 가고 또 관리도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시장에 있는 가게지만 직접 찾는 손님들이 아닌 배달 위주로 한다는 것도 어딘지 엉뚱해 보였다. 프라이드치킨을 고민하게 된 건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그걸 많이 찾기 때문이었다.

 

메뉴 자체에 대한 고민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백종원도 치킨 바비큐와 불막창보다는 좀더 간편하면서도 관리도 쉬운 메뉴가 필요하다는 걸 공감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닭꼬치를 이야기했는데, 정인선이 찾아가 소통을 하는 와중에 사모님이 닭꼬치 이야기를 마침 꺼냈다. 사장님은 닭꼬치를 하기 위한 그릴이 부족하다며 난색을 표했지만 사모님은 문제만 찾지 말고 가능성을 한 번 생각해보자 했다.

 

결국 이 문제를 단박에 해결한 건 백종원이었다. 굳이 그릴에 구울 필요없이 닭꼬치를 튀겨서 양념을 바르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 닭꼬치와 프라이드치킨의 결합은 그렇게 성사됐다. 무엇보다 그 솔루션을 통해 그간 웃는 얼굴을 잘 보이지 않고 또 주장도 별로 없던 사모님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건 이 가게로서는 큰 수확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러한 치킨막창집의 솔루션을 과정을 보면 언젠가부터 백종원과 정인선 그리고 김성주가 자신들의 역할을 점점 분명히 찾아가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백종원은 오랜 경험에서 묻어나는 노하우를 전해주고 또 의외의 아이디어로 신메뉴를 창출해내는 역할을 한다면, 백종원이 부담스러운 사장님들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들어주고 부드럽게 조언을 해주는 소통은 정인선의 역할이 되었다. 김성주 역시 사장님들과의 소통을 하는 역할을 하면서 때로는 장사에 투입되어 특유의 언변과 명석한 두뇌로 홀 서빙을 돕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의 역할이 분명하게 나뉘는 건 입맛에 있다. 김성주가 초딩 입맛이라면 정인선은 ‘내장요정’이라 불릴 만큼 아재 입맛이다. 그래서 팥죽이나 떡볶이 같은 달달 짭짤한 음식들에 김성주가 나선다면, 족발이나 곱창 같은 메뉴에는 정인선이 맹활약한다. 백종원은 그 중심에 서서 모든 음식 맛을 음미해보이지만.

 

이번에 족발집에서 백종원의 조언을 통해 신메뉴로 등장한 내장조림에 대해 정인선이 종합선물세트 같다며 반색한 반면, 김성주가 그 비주얼조차 견디기 어렵다는 상반된 반응을 보인 건 이들의 역할이 얼마나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즉 그런 아재 입맛을 가진 이들에게는 소주 생각이 나는 더할 나위 없는 메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도전이 될 수 있는 메뉴라는 걸 정인선과 김성주의 상반된 입맛이 잘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에 대한 열정은 기본이지만, 요식업에 있어서 결국 중요해지는 건 아이디어와 소통이라는 걸 이들의 합은 보여주고 있다. 백종원이 그 가게에 맞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정인선과 김성주가 소통시키는 그 일련의 과정이 있어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등장하는 가게들은 변화하고 있다. 처음 이 시장에 와서 접했던 치킨막창집, 족발집 그리고 떡볶이집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아이디어와 소통을 통해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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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이 꺼낸 선한 영향력의 선순환, 세상은 따뜻하다

 

“지금 여기서 크게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사실 손주 여섯 명 만든 것만 해도 저는 너무 행복한 거예요. 여기서. 애들 결혼시켜서. 그런데 이왕이면 이렇게 좋은 기회에 제가 새로운 걸 배워가지고 우리 손님 맛있게 드리고 싶고 그래서 제가 간절히 이렇게 부탁드리는 거예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공릉동 기찻길 골목 찌개백반집 사장의 그 말에 백종원은 크게 감복한 얼굴이었다. 사장님은 김성주의 말대로 손님들이 맛있다고 하는 인정과 칭찬을 경제적 대가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정인선은 “저희한테 꼭 있어야 될 가게죠”라고 말했다. 그 말은 이 프로그램에 꼭 출연해야만 하는 진짜 골목식당이라는 뜻도 있었고 또한 우리에게도 진정 필요한 음식점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잘 하신 거예요. 가르쳐드릴 게 없어요. 사장님은 주먹구구식으로 아무 것도 없이 시작했어요 하시지만 이미 사장님은 사장님 모르는 사이에 손님들과 소통을 통해서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갖고 이미 사장님 마음속에 기본이 갖춰질 건 99% 이상 다 갖고 계신 거예요.” 그러면서 백종원은 이 가게를 하나의 창업자들의 롤모델로 세우고 싶어 했다. 나도 저런 가게 갖고 싶다 할 정도로 작지만 예쁘고 깔끔하고 손님들과 가족 같이 지내는 그런 가게를 만들자는 거였다.

 

물론 이 집이 음식에 있어 완벽한 집은 아니었다. 김치찌개에 들어간 고기는 오래된 거여서 맛이 이상했고 제육볶음은 조리방식이 잘못되어 볶음이 아니라 찌개 같은 맛이 났으며 해물순두부 역시 재료를 잘못 써서 국물 맛만 괜찮지 내용물은 별로였다. 하지만 그건 사장님이 몰라서였지 손님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췌장의 80%를 잘라내 고기를 먹을 수 없어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던 거였고, 공사장 인부들을 위한 빠른 요리를 하다 보니 조리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거였다.

 

백종원이 솔루션을 알려 준 후 문제의 김치찌개에 들어간 고기를 참다못해 입에 넣고 씹어보는 사장님에게서 그 마음이 느껴졌다. 먹지 말라는 딸들 앞에서 “죽더라도 먹어볼래”하며 먹어본 사장님은 이내 고기를 뱉어내며 냄새가 난다고 문제를 인정했다. 그리고 제육볶음도 백종원이 알려준 대로 해보고 그 맛이 나지 않자, 잠시 인테리어 때문에 찾아온 백종원에게 재차 물어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공릉동 기찻길 골목편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여기 등장한 식당 세 곳이 지금껏 이 프로그램에서 자주 문제를 일으키곤 했던 ‘자격 논란’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세 집은 모두 부족한 점들이 있고 그것 때문에 생각만큼 장사가 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몰라서였고 불성실하거나 나쁜 의도 같은 것들 때문이 전혀 아니었다.

 

삼겹구이집은 백종원이 양념구이를 구울 때 빨리 타기 때문에 실제로는 익지 않은 고기가 나왔다는 걸 지적한 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생고기를 먼저 충분히 익힌 후 마지막에 소스를 발라 한 번 더 굽는 방법이 요령이었다. 그걸 터득한 후에도 삼겹구이집 사장님은 백종원에게 상차림이나 소스에 대한 것들을 계속 물었다. 백종원으로서는 그런 열의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돼지곱창집도 손님들이 갑자기 몰려와 줄을 서는 바람에 얼떨결에 완성되지도 않은 레시피로 손님들을 받아 백종원의 지적을 받았지만, 그건 지금껏 없던 손님들이 찾아와 줄을 서는 것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섞여 어쩌다 보니 나온 행동이었다. 백종원은 레시피가 완성되고 요리가 익숙해질 때까지 손님을 최대한 줄이며 맛에 집중하라고 조언했고 사장님 부부는 기꺼이 이를 받아들였다. 본인이 노력해도 안 되는 불맛의 비법을 전수받고 백종원이 떠난 후 이를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보여주고 있는 건 대단한 맛을 내는 음식점들이 아니라 부족해도 열심히 노력하는 음식점들이었다. 그들이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은 아마도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토록 보고 싶었던 것일 지도 모른다. 엄청나게 손님들이 줄을 서서 큰돈을 버는 그런 집들이 아니라, 작아도 정성을 다해 열심히 하는 진짜 ‘골목식당’들이 있다는 것. 같은 값이면 그런 집 음식을 먹고픈 마음을 건드리는 식당들이다. ‘선한 영향력’의 선순환. 어쩌면 이 프로그램의 지향점에 가장 어울리는 식당들이 이들이 아닐까 싶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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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준비된 피자집, 얼마나 두려우면 메뉴를 못줄일까

2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회기동 피자집 사장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 손님이 없어도 그는 쉬지 않는다. 그리 손님이 많이 찾지는 않지만 그래도 갑자기 올 수도 있는 손님 준비를 하기 위해 재료를 준비하고 주방의 동선을 정리해놓는다. 혼자서 주문받고 요리하고 서빙을 하는 피자집에는 메뉴가 무려 16가지다. 피자 종류도 다양한데 거기에 파스타와 그라탕까지 있다. 백종원은 만일 손님이 늘게 되면 그걸 혼자 다 감당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메뉴를 줄이는 편이 낫다는 것. 하지만 피자집 사장은 고민했다. 과연 줄여도 괜찮을까 두렵다는 것이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피자집 사장을 이 프로그램은 ‘회기동 날다람쥐’라고 이름 붙였다. 메뉴를 줄이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장에게 3주 후의 풍경이라며 미리 시식단 15명을 투입해서 무려 25개의 메뉴를 주문하게 했지만, 마치 기계처럼 피자집 사장은 쉬지 않고 손을 놀렸다. 동시에 네 개의 다른 피자를 굽고 또 동시에 세 개의 파스타를 만들어 내놓는 놀라운 손놀림. 이를 모니터로 보던 백종원은 물론이고 김성주, 조보아도 할 말을 잃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거라 여겼던 그 주문 폭탄을 시간을 좀 걸렸지만 척척 해결해낸 것. 김성주는 “역시 18년 직원 경험은 속일 수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점들이 드러났다. 너무 메뉴가 다양해 요리를 해내긴 하지만 마지막 주문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고, 파스타 같은 경우에는 너무 급하게 만들어져 제대로 면이 익지 않은 것도 있었다. 요리를 빨리 해내기는 했지만 균질한 맛이 유지되지 못했다. 사장은 본래 맛의 60~70%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며 아쉬워했다. 그나마 혼자 하던 과거와 달리 친구를 종업원으로 들여 서빙이나 주문의 부담을 줄인 덕분에 그 정도로 감당할 수 있었다. 

누가 봐도 이번 회기동 피자집은 음식 만드는 기술이나 늘 손님을 준비하는 마인드로 보나 ‘손님만 없지’ 모든 게 준비된 집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망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피자집 사장은 백종원의 메뉴를 줄이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무서워서” 줄이지 못한다는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메뉴를 피자로만 줄이고 손님이 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것 같은 두려움. 메뉴를 줄이는 문제는 여유 없는 피자집 사장의 처지를 잘 말해주었다.

돌이켜보면 피자집 사장이 그토록 열심히 노력하는 이유도 바로 그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새벽까지 준비하고 잠을 몇 시간 정도밖에 자지 않고 나와 장사를 한다는 친구의 걱정 가득한 이야기는 그래서 이 사장을 짓누르는 중압감이 얼마나 큰 가를 말해주고 있었다. 아마도 직원 하나 쓰지 않고 홀로 그 많은 일들을 감당하며 대신 미리 준비하고, 동선을 최적화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요리하게 된 것도 바로 그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마도 피자집 사장의 이런 두려움은 대부분의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갖는 것일 게다.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두려움도 적을 테지만, 여유 없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란 제 몸이 부서질 정도로 뛰고 또 뛰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마치 기계처럼 척척 요리를 해내는 피자집 사장의 손길은 놀랍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짠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었다.

그간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섭외 때문에 진통을 겪은 바 있다.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은 식당을 왜 섭외하느냐는 볼멘 목소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회기동 피자집 같은 가게야말로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은 프로그램이 다뤄줄만한 가게가 아닐까 싶다.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지만, 여력이 없어 무언가를 결심하는 것조차 두렵게 된 영세한 가게. 그런 집이 잘 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 그것이 시청자들이 바라는 일일 것이니 말이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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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극과 극, 정답 돈가스집 부부·노답 홍탁집 아들

이 정도면 ‘비교체험 극과 극’이 아닐 수 없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포방터시장편의 돈가스집과 홍탁집 얘기다. 지난 회 백종원이 먹어보고는 “사장님 인정!”이라고 하며 심지어 “돈가스 끝판왕”이라고까지 말했던 돈가스집. 다만 한 가지 홀서빙을 맡은 아내의 ‘무뚝뚝함’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서 조보아를 투입해 손님들을 웃으며 맞으면 가게 분위기가 얼마나 달라질까 관찰하려 했지만 오히려 백종원과 김성주는 이 아내분이 숨겨진 ‘홀서빙의 달인’이라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그저 쉽게만 보였던 홀 서빙은 반찬 챙기고 홀 정리하고 주문 넣고 계산을 하며 설거지까지 해야 하는 등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을 전달받는 조보아는 시작 전부터 멘붕에 빠질 지경이었다. 그걸 바라보던 백종원은 “나는 절대 못한다”고 그 복잡함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그 복잡함을 그저 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국물을 내놓는 것에 있어서도 바로 돈가스가 나왔을 때 따라 담아주어야 따끈하게 먹을 수 있다고 했고,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는 조금 일찍 담아 내놔 식혀진 국물을 먹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손님에 대한 배려가 몸에 익어있었다. 

게다가 아내분은 찾아왔던 손님들을 거의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얼굴만 보고도 어디서 오신 분이고 또 자주 시켜먹는 메뉴까지 척척 맞췄다. 손님들에게 사근사근 다가가지 못한 면이 있었지만 그건 백종원이 말한 것처럼 백 명 중 한두 명의 손님이 한 상처 주는 반응 때문에 움츠러들어서였다. 백종원의 이야기를 들은 아내분은 자신만 그런 일을 겪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줘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돈가스집은 남편도 정답이었지만 아내도 정답이었다. 어찌 보면 남편이 음식 외길을 그토록 집중해서 걸어올 수 있었던 건 그 뒤에 나머지 일들을 보이지 않게 척척 해내고 있던 아내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 아내의 고마움을 남편은 절감하고 있었다. 지금도 손을 잡고 걸으면 가슴이 뛴다고까지 말하는 남편은 한 때 술에만 빠져 지냈던 자신을 살려낸 게 바로 아내라며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 포방터시장의 홍탁집은 이 집과는 극과 극의 모습이었다. 평생을 고생하신 어머니 옆에 붙어 사는 철없는 아들은 자신이 사장으로 버젓이 세워져 있는 홍탁집에서 실상은 하는 일이 없었다. 백종원이 말하듯 “어머니 등골 파먹는” 아들이 있는 한 가게를 살려봐야 “어머니 등만 더 휜다”는 말이 허튼 이야기가 아니었다.

자신이 온전히 사장으로서 어머니 없이도 할 수 있는 집을 만들겠다고 결심을 내보인 아들은 그러나 단 며칠 만에 긴장이 풀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백종원 대표는 어머니의 닭볶음탕을 마스터하고 생닭을 토막 내는 기술을 배우라는 미션을 내렸지만, 방문하기 하루 전 걱정된 제작진에게 아들은 노력을 많이 했다며 “하루에 한 번 요리를 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했다. 왜 한 번만 했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그는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을 묻자 돌아오는 답변은 더더욱 황당했다. 밤 9시 정도에 마감하고 오전 10시 출근한다는 것. 세상에 그렇게 쉬며 일하는 사람이 요식업계에 얼마나 될까.

이미 다음 주 예고편에 담겨진 것처럼 홍탁집 아들은 백종원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예고편 속에서 백종원은 “나를 개무시한 것”이라며 아들을 질타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탁집 아들이 생각해봐야 할 것은 저 돈가스집 부부가 무려 17년 동안이나 고생하며 매일 같이 해온 노력이 아닐까. 그런 소신과 노력, 성실함이 없이는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행복하게 될 수 없다는 걸 그는 왜 모르는 걸까.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조금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이전 편과는 달리 그저 레시피에 집중하기보다 그걸 운영하는 사람들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곱창집의 사랑꾼 노부부가 있다면, 돈가스집의 무뚝뚝해보여도 사랑이 넘치는 부부가 있고, 홍탁집의 남보다 못한 아들과 그 아들을 그래도 걱정하는 노모가 있다. 

결국 장사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것이고, 또 그 행복한 가게가 손님들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기 마련이다. 백종원을 환하게 웃게 만드는 돈가스집 부부와 보기만 해도 분노하게 만드는 홍탁집. 그 극과 극의 대비는 그래서 요식업을 하시는 분들은 물론이고 보통의 시청자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었다. 당신은 행복한가, 또 가족을 포함해 당신과 함께 하는 이들은 행복한가. 성공 또한 거기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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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줍쇼’, 한중관계 냉랭해도 개인들은 훈훈하다는 건

이제 우리가 사는 공간에서 외국인을 발견하는 일은 그리 새로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일을 하기 위해 오는 이들도 있고, 공부를 하기 위해 오는 이들도 있으며 그저 여행을 목적으로 오는 이들도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다원화되어가고 있고 외국인들에 대한 문호가 열려 있다는 뜻이다. 

'한끼줍쇼(사진출처:JTBC)'

그러니 JTBC 예능 프로그램 <한끼줍쇼> 같은 낯선 동네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한 끼 저녁식사를 청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일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흑석동에서 촬영된 <한끼줍쇼>에서 우연찮게 베트남에서 와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며느리를 만나고, 또 중국에서 온 유학생들을 만나는 일은 그래서 이렇게 다원화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 했다. 

특히 이경규와 김성주에게 문을 열어준 중국 유학생과의 한 끼 식사 풍경은 그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냉각기를 겪고 있는 와중이지만 그런 국가 간의 문제들과는 사뭇 다르게 개개인들은 훈훈한 풍경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3년 째 거주 중이라는 하얼빈에서 온 중국 유학생은 기꺼이 이들을 초대해줬고, 자신이 평상시에 먹는 중국에서 가져온 사천식 라면으로 차린 소박한 밥상을 내놓았다. 부족한 반찬을 마련하기 위해 마트에 간 김성주는 마침 대학시절 갔던 마트의 주인아주머니를 만나 반가운 회포를 풀고는 간단한 재료들을 사와 반찬을 만들었다. <냉장고를 부탁해>를 진행하며 김풍에게 배웠다는 야매 레시피지만 먹음직한 계란말이를 놓자, 그 좁은 공간에서의 작은 식탁에 채워진 사천식 라면과 계란말이가 너무나 훈훈한 풍경으로 다가왔다. 마치 민간인 차원에서 벌어지는 교류를 상징하는 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실 TV를 잘 보지 않아 <한끼줍쇼>라는 프로그램을 잘은 모른다는 유학생에게서는 그래도 문을 열어준 그 선택이 마치 단단히 닫아버린 한중관계의 문에도 불구하고 그 밑으로는 열려 있는 교류들을 보여주는 듯 했다. 어학원에서 만나 친구로 지낸다는 같은 동네의 또 다른 유학생을 초대했고 그래서 네 명이 다닥다닥 붙어 앉은 그 모습은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왜 중국인들이 한국에 이렇게 많아졌나를 묻는 이경규의 질문에 “인구가 많아서가 아닐까”라는 다소 쿨한 답변을 주면서도 <아빠 어디가>를 통해 김성주를 잘 알고 있다는 유학생에게서는 한국에 대한 애정 같은 게 느껴졌다. 그리고 다른 유학생은 아예 한국 가수가 좋아서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됐다고 말했다. 한중 관계가 어찌됐든 그 관계가 호의적인 상황이 만들어지는데 한류 콘텐츠가 미친 영향은 분명히 컸다는 걸 두 유학생은 보여줬다.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냉각됐던 한중관계는 양군 간 협의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일단 정상화 궤도에 올라섰다. 물론 그렇다고 실질적인 변화가 바로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양국이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사실은 고무적이다. 모쪼록 한중관계가 이를 계기로 다시 본래의 호의적인 관계로 돌아가기를 바라며, 그래서 콘텐츠 교류 역시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한끼줍쇼>가 보여준 중국인 유학생 두 명과 함께 한 식사는 그래서 이런 시의성과 맞아 떨어지면서 묘한 울림을 줬다. 사실 국가 간에 벌어진 대결 양상이 치열했고, 그래서 피해와 손실도 적지 않았지만 그런 갈등과 상관없이 양국의 개개인들은 호의적이며 또한 교류에 대한 갈증도 느끼고 있다는 것. 그래서 기꺼이 한 끼를 함께 하며 식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 한중관계도 <한끼줍쇼>처럼 훈훈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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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의 거친 말투, 해설보다 예능이 낫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경기만큼 뜨거웠던 것이 바로 중계 전쟁이었다. 처음 그 승기는 MBC가 확실히 잡은 것처럼 보였다. 이미 <아빠 어디가>를 통해 친숙한 이미지를 갖게 된 김성주와 안정환이 나란히 축구 중계석에 앉아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결과는 KBS 중계를 했던 이영표의 승리로 돌아갔다.

 


'쿡가대표(사진출처:JTBC)'

심지어 문어영표, 표스트라다무스라는 애칭이 생겨날 만큼 이영표는 확실한 논거와 자료를 들어 해설하면서 축구 해설만의 재미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김성주의 안정된 진행에도 불구하고 안정환의 해설은 만담처럼 들렸다. ‘때땡큐나 다소 거친 표현들이 등장해 자극적인 재미를 준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축구 해설의 묘미는 아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 후 <아빠 어디가>도 폐지되고 안정환은 좀체 그 존재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슬쩍 모습을 드러낸 것이 KBS<청춘FC>였다. 역시 안정환의 텃밭은 축구였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예능적인 모습이 아니라 축구와 축구를 하려는 후배들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진심어린 모습으로 보여줬다. 이 진정성은 안정환이 그저 리환이 아버지도 아니고, 다소 자극적인 말투로 만담 같은 입담을 뽐내는 예능인이 아니라 본래 축구인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주었다.

 

그렇게 안정환의 진심어린 모습이 바탕을 만들어내면서 그는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역시 그의 진가를 끄집어내는 인물은 오래도록 호흡을 맞춰온 김성주였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함께 출연해 축구 얘기보다는 나이트 얘기를 더 많이 꺼내 놓으면서 솔샤르를 미드필더라 했다가 쏟아지는 반발에 축알못(축구 알지도 못하는 사람)’ 취급을 받았지만 방송은 예능적인 재미를 만들어주었다. 첫 출연에 우승. 안정환과 김성주의 조합의 힘을 확인시키는 순간이었다.

 

이 조합이 보여준 성과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MC로 들어가는 관문이 되어주었다. 정형돈의 부재로 인해 그 빈자리를 채워줄 인물로서 일일 MC로 참여한 안정환이 결국 고정으로 자리하게 된 것. 여전히 거친 면이 분명하지만 안정환은 프로 MC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형돈과의 비교점을 빗겨갈 수 있었다. 프로 MC를 대신 세우려 했다면 대체불가 정형돈과 비교되며 힘겨웠을 그 자리가 이런 프로그램 자체가 낯선 안정환이 들어오자 색다른 분위기로 만들어졌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자리에 들어가면서 그 스핀오프에 해당하는 <쿡가대표>에도 자연스럽게 발탁됐다. 명절 파일럿으로 방영됐던 <미래일기>에서도 할배가 된 안정환은 꽤 괜찮은 느낌을 선사했고, <인간의 조건>에서도 특유의 소탈한 모습으로 호감을 만들어냈다.

 

해설에서는 다소 어울리지 않게 느껴졌던 그가 예능에서 이처럼 짧은 시간에 대세가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가 예능에서 보이는 모습은 말 그대로 축구에서 보면 스트라이커에 가깝다. 늘 전면에 드러나진 않지만 한 번 기회를 잡으면 누구보다 화려하게 센 모습을 드러낸다. 해설에서 거칠게 다가왔던 말투는 예능에서는 오히려 진솔하게 느껴진다.

 

물론 아직 안정환은 원석에 가깝다. 하지만 늘 새로운 얼굴에 갈증을 느끼는 예능에서 그가 올해의 유망주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김성주 없이 홀로서기를 하게 됐을 때 비로소 안정된 방송인으로서의 안정환의 위치가 만들어질 것이지만, 다소 거친 현재의 원석 상태가 어쩌면 대중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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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가대표>의 강호동, 완벽한 조합에 빠진 한 조각

 

JTBC <쿡가대표><냉장고를 부탁해>의 글로벌 버전 같은 느낌이다. JTBC<비정상회담>의 성공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로 확장시켰던 것처럼, <쿡가대표><냉장고를 부탁해>를 국가 대항전으로 확장시켰다. 그간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15분 요리 대결을 선보이며 대결했던 셰프들은 이제 국가 대항전 속에서 한 팀이 되어 타국의 요리사들과 일전을 벌여야 한다.

 


'쿡가대표(사진출처:JTBC)'

우리 팀의 장점은 15분 요리 대결을 여러 차례 하면서 갖게 된 경험일 것이지만 타국의 요리사들은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있다. 홍콩에서 벌어진 첫 대결에서 주방이 낯선 최현석 셰프는 당황하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크레페의 농도를 맞추지 못해 다시 반죽을 하기도 했고, 자신이 놓은 밀가루가 어딨는지 찾지 못해 당황해하기도 했다. 반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로 살린 홍콩 요리사는 여유롭게 두 가지 요리를 선보이며 첫 대결에서의 승리를 가져갔다.

 

흥미로운 건 <쿡가대표>가 가진 출연진들의 조화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부터 확장해 나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여기 참여한 이연복, 최현석, 샘킴, 이원일의 조합은 완벽하다. 요리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을 잘 알고 있어 프로그램이 어디서 흥미로워지는지 그 포인트를 정확히 살려낸다. 연장자이자 우리 팀의 대표인 이연복 셰프는 상대팀 대표와 악수를 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최현석 셰프는 그 와중에도 허세를 보이다가 또 긴장한 표정을 숨기지 않으면서 프로그램을 쥐락펴락한다. 샘킴의 온화한 미소는 프로그램에 부드러움을 더해주고 이원일은 자신이 막내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

 

국가대항전에 맞게 톤이 한층 올라간 김성주의 해설은 역시 명불허전이다. 여기에 그와 오래도록 호흡을 맞춰온 안정환과의 조합이 빛을 발한다. 김성주가 해설로 토스하면 안정환은 역시 스트라이커답게 그것을 웃음의 골로 연결시킬 줄 안다. 딸기 소스로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는 홍콩측 요리사에게 딸기 아가씨라고 슬쩍 건드리기도 하고, 최현석이 크레페를 만들다 실수하는 장면에서는 공을 받았는데 밟고 넘어진 격이라고 해설을 단다.

 

국가대항전이니 생길 수밖에 없는 언어장벽을 해결해주기 위해 투입된 헨리의 역할도 명확하다. 미모의 홍콩 레스토랑 대표에게 다가가 관심을 표하기도 하고, 마지막에 판정단들이 선택을 하는 순간에도 적절한 멘트와 농담으로 긴장감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헨리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의 출연자가 통역으로 자리해 있다는 건 통역사가 들어와 있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강호동의 위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애초에 <쿡가대표>라는 프로그램이 소개될 때만 해도 마치 강호동의 프로그램처럼 얘기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쿡가대표> 첫 회에서 강호동이 한 역할이란 처음 출연자로 소개될 때 이연복 셰프의 식당에서 안정환과 요리 대결을 벌이는 장면뿐이었다. 홍콩에 가서는 아예 분량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아마도 다른 출연자들이 모두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다져진 팀워크가 있고 그래서 자신들이 해야 할 역할이 분명한 반면, 강호동은 상대적으로 그 역할이 무엇인지 애매모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먹는 역할도 아니고 요리를 하는 역할도 아니며 그렇다고 중계를 해야 될 역할도 아니다. 그러니 마치 게스트가 된 것처럼 간간히 몇 마디 던져 넣는 것이 고작일 수밖에.

 

어째서 강호동 같은 괜찮은 예능 선수를 데려다놓고도 그 역할이 불분명하게 되어버린 걸까. 과연 강호동은 이 탄탄한 조합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낼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제작진이 강호동의 어떤 특별한 위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빠져 있는 이 마지막 한 조각을 잘 맞춰 넣는 것은 어쩌면 <쿡가대표>의 화룡점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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