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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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 당신들이 얼마나 딸들을 망가뜨리고 있는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1. 1. 27. 16:53
'며느라기', 시부모, 며느리 그리고 딸로 이어지는 차별의 연대기 기혼 여성 시청자들 중에는 카카오TV 드라마 를 못 보겠다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유는 너무 '열 받아서'다. 그 안에 담겨진 이야기들이 너무나 리얼해서 그걸 굳이 다시 드라마를 통해 확인하는 게 짜증이 난다는 것. 특히 실제 현실에서는 부딪쳐봐야 분란만 일어날 게 뻔해서 속으로 참고 포기하고 회피하며 아예 깊게 생각하는 것 자체를 하지 않으며 넘겼던 그 문제들을 다시 적나라하게 꺼내놓는 를 보는 일이 너무나 힘겹다는 것이다. 실제로 는 굉장히 극화된 막장드라마식의 시월드가 아니라, 너무나 예의 바른 척 하면서 사실은 속을 긁어대고 뒤통수를 치고 모멸감을 주는 마치 미세먼지 같은 차별의 공기가 당연한 듯 흘러 다니는 시월드를 보여준다.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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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쉬' 황정민의 기레기 보고서, 밥은 펜보다 강하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12. 29. 11:14
기레기는 어떻게 탄생하나, '허쉬'의 시스템 고발이 변명이 안 되려면 기자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잘 안 된다는 통설이 있다. 거기에는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 서 있는 드라마의 위치가 작용한다. 즉 너무 현실감 있게 기자의 세계를 그리면 고구마 가득한 이야기와 더불어 그들도 그럴 수밖에 없다는 푸념과 변명처럼 다가오게 되고, 그렇다고 진실만을 추구하는 기자를 판타지를 섞어 그리면 너무나 다른 현실과의 부조화 때문에 공감이 안 되는 지점이 있다는 것. JTBC 새 금토드라마 는 이 중 전자를 선택한다. 섣불리 정의감 넘치고 그 어떤 외압 앞에서도 진실만을 추구하는 기자라는 판타지를 그리지 않는다. 대신 정반대로 이른바 '기레기'로 전락해버린 기자들이 어쩌다 그렇게 되어버렸는가를 찾아간다. 매일한국의 12년차 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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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록', 과연 박보검의 드라마는 현실이 될 것인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10. 11. 13:04
'청춘기록', 가난하다고 꿈도 사랑도 가난할까 "나 지금 하고 싶은 거 있는데 허락이 필요해." 사혜준(박보검)은 안정하(박소담)에게 그렇게 키스의 허락을 구한다. "허락할게." 안정하는 선선히 허락하고 두 사람은 키스를 한다. 그리고 안정하가 말한다. "생각해 봤는데 언제든 해도 돼. 나도 그래도 돼?" 그 말은 그가 얼마나 사혜준을 사랑하는가를 담아낸다. 그러자 화답이라도 하듯 사혜준 또한 자신의 사랑을 담아 이렇게 말한다. "넌 뭐든 돼." tvN 월화드라마 에서 사혜준과 안정하가 나누는 이 키스신은 가슴을 몽글몽글하게 만든다. 그런데 그 설렘과 기쁨 속에는 어딘가 슬픔 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그건 뭐랄까 뭐 하나 제 맘대로 되는 게 없는 세상에서, 그들이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서로에게만큼은 모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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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가 되고픈 ‘슬의생’, 시즌제 드라마 새 장 열 가능성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20. 15:43
‘슬의생’, 신원호 PD가 시트콤과 드라마 사이를 선택한 까닭 “미국 드라마 같은 느낌으로 만들고자 했다.” tvN 목요스페셜 의 신원호 PD는 제작발표회에서 그렇게 말했다. 어째서 미국의 장수 시트콤인 를 거론했을까 싶었지만, 이제 보니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은 병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코미디만이 아닌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시트콤의 이야기 구조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의대 5인방이라는 캐릭터를 주축으로 율제병원의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특별한 지향성을 뚜렷이 드러내기보다는 에피소드별로 나열되는 형식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첫 회에 안정원(유연석), 2회에 채송화(전미도), 3회에 이익준(조정석)과 김준완(정경호) 그리고 4회에 양석형(김대명)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에피소드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