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빡이
-
마빡이와 죄민수가 보여주는 쿨한 세태옛글들/명랑TV 2007. 1. 29. 08:59
TV, 웃거나 분노하거나 요즘 시청자들의 욕구는 두 가지인 것 같다. 그것은 ‘웃고싶거나, 분노하고싶다는 것’. 멜로드라마의 퇴조는 바로 그 정조가 지금의 세태와 잘 맞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완성도를 떠나서 그 주인공이 질질 짜는 영상 자체에 시청자들은 그다지 공감하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은 실제 현실에서 ‘눈물의 가치’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평가절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쿨(Cool)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눈물은 혼자 숨겨야할 어떤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TV 속에서 ‘눈물 흘리는 자’보다는 ‘힘겨워도 웃고 있는 자’를 더 리얼하게 생각한다. 그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각박해져만 가는 현실 속에서 매달 은행이자에 생활비에 아이들 학원비에 시달리고, 회사에서 구조조정의 칼날을 벗어나기 위..
-
환상의 콤비, 마빡이와 갈빡이옛글들/명랑TV 2007. 1. 10. 21:15
토크쇼에서도 호흡 척척 맞는 마빡이와 갈빡이 ‘상상플러스’에 출연한 마빡이 정종철과 갈갈이 박준형. 무를 갈고 이마를 때리는 몸 개그의 시조이자 달인인 이들은 무대가 아닌 토크쇼에서 개그맨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옥동자에서 마빡이로 한없이 망가지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었던 정종철. 그리고 갈갈이에서부터 시작해 현재의 갈빡이까지 수많은 캐릭터로 웃음을 주었던 박준형. 그러나 인생 자체도 웃음이 떠나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이 입을 연 것은 자신들의 실패담이었다. “차마 스스로는 얘기하기 그럴 것”이라며 대신 박준형이 말해준 정종철의 외모에 얽힌 수난과 성공은 그것 자체가 개그맨의 존재를 말해준다. 외모 때문에 초등시절에는 짝에게, 중등시절에는 교회의 누나에게 수모를 겪고 심지어는 음식점에서도 외모 때문에 채..
-
영화로 풀어보는 2006년 문화계④개그계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6. 12. 31. 11:38
공개개그삼국지, 마빡이, ‘왕의 남자’ ‘왕의 남자’의 장생과 공길이 가진 것이라고는 멀쩡한 사지와 세 치 혀였다. 그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은 사람들에게 그 몸을 놀려 즐거움을 주고, 세 치 혀를 놀려 웃기는 일이었다. 이 시대의 개그맨들은 장생과 공길이 그랬던 것 같은 다양한 기예와 놀라운 순발력을 가져야만 살아남는다. 그들이 저 살 판과 죽을 판을 가르는 줄 위에서 한 판 걸판지게 놀았다면, 이 시대 개그맨들은 공개무대라는 칼날 위에서 편집과 벌이는 ‘몇 분 간의 승부’를 벌인다. 공개개그삼국지 KBS ‘개그콘서트’에 이어, SBS의 ‘웃음을 찾는 사람들’ 그리고 MBC의 ‘개그야’가 등장하면서 국내 개그 프로그램들은 안정적인 ‘공개개그삼국지’의 형세로 들어간다. 그 바탕은 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
마빡이가 보여주는 개그맨의 현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6. 11. 17. 16:23
개그 삼국지 정착이 가져온 개그맨의 어려움 ‘개그 콘서트’의 간판 프로그램, ‘마빡이’는 그 설정이 단순하다. 그저 몇몇 개그맨들이 차례로 무대에 나와 이마를 치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특별한 스토리도 없다. 있는 스토리라고는 고작 ‘그 이마를 치는 동작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가’에 대한 항변 정도다. 하지만 이 단순함이 가진 웃음의 파괴력은 크다. 그 공감의 기저에는 복잡다단한 우리네 삶에 대한 어려움을 단순화시키는 명쾌함이 자리잡고 있으며, 자학적 동작이 가진 우스꽝스런 모습을 통해 자신이 겪고 있던 힘겨움을 웃음으로 털어 버리게 하는 힘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러한 현실에 공감을 느낄 이들이 있다. 바로 개그맨 자신들이다. 정착 단계에 들어간 공개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로 촉발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