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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오징어 게임’의 냉소에 열광하는 덴 이유가 있다동그란 세상 2021. 10. 4. 10:19
‘오징어 게임’과 ‘오십억 게임’ 그리고 아빠 찬스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 된 속 말일뿐.” 곽상도 국민의 힘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수령했다는 사실에 대한 해명에 갑작스레 이 등장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은 현재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전 세계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아마도 곽상도 의원의 아들 역시 이 드라마를 봤던 모양이다. 그가 ‘오징어 게임 속 말’이라고 했던 건 이 드라마에서 기훈(이정재)은 노모의 카드를 빼내 현금 서비스를 받은 돈으로 경마를 한다. 드라마 첫 회에 등장하는 이 시퀀스는 이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예고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제 456억을 두고 이른바 VIP들의 재미를 위해 경주마가 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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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용' 배성우·권상우의 촌철살인, 대중의 심금을 울린다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11. 15. 13:49
'날아라 개천용', 배성우의 기사와 권상우의 변론에 담긴 진정성의 힘 "엄마 냄새는 기억나요. 엄마랑 잔 마지막 날 엄마가 계속 토했나 봐요. 방에서 그 냄새가 많이 났어요. 농약 제초제 그게 엄마 냄새..."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옥살이까지 한 삼정시 3인조 살인사건의 강상현(하경)은 엄마 냄새를 농약 냄새로 기억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상습적인 폭행에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그의 엄마는 마지막 순간에 아들을 안고 영원한 잠이 들었다. 강상현은 그 냄새가 좋아 그 곳에 산다고 했다. 여름에 논에 농약을 많이 뿌린다는 그 곳에. SBS 금토드라마 에서 본격적으로 재심을 준비하기 위해 박태용(권상우) 변호사와 박삼수(배성우) 기자는 몸으로 뛰고 또 뛰었다. 사라져버린 진범들을 찾기 위해 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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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말하는대로'에 귀 기울이게 되는 까닭옛글들/명랑TV 2017. 1. 6. 09:12
, 이들의 소소하지만 위대한 이야기들 어느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저녁, 홍대의 한 카페에 사람들이 둘러앉았다.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누군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그걸 듣고 느끼며 공감하는 시간. 이건 어쩌면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눈 뜨면 늘 하는 것이 바로 그 말하고 듣는 일들이 아니던가. 하지만 처음 만난 사람들이 그 말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한다는 건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각자 다른 사람들이지만 때론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어떤 알 수 없는 위로나 위안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JTBC 는 아주 소소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필요로 하는 건 마이크 하나면 충분하니까. 누군가 초대된 인물이 그 마이크를 들고 어떤 생각을 이야기하면 모여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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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대로', 할 말은 하는 게 당연한 시대를 위하여옛글들/명랑TV 2016. 12. 10. 10:25
말의 시대, 가 그리는 세상 “5%면 내려와!” JTBC 에서 유병재는 그렇게 외쳤다. 그건 등산을 하던 매니저에게 휴대폰 배터리가 5%밖에 안 남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가 했다는 이야기지만 우리는 모두가 안다. 유병재가 이 이야기를 통해 에둘러 하려던 이야기는 따로 있다는 것을. 또 유병재는 조카가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대역을 써 추리를” 하고 “누가 조종을” 하며, “또 의사인지 박사인지가 물건을 공짜로 준다”고 코난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어린애가 아닌데 약인지 주사를 맞고 어려졌다”며 조카보고 “너 이거 보면 안 되겠다”고 얘기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이 이야기도 그가 현 시국을 담아내서 던지는 일종의 블랙 코미디다. 유병재에 이어서 버스킹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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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의 진가 보인 담화문 vs 유시민의 통역옛글들/명랑TV 2016. 12. 3. 10:49
, 유시민이 썰어 낸 담화문의 실체 JTBC 은 마치 논술시험 풀이 해제를 보는 것만 같았다. 문제는 청와대가 내놓았고 그 해체는 유시민이 했다. 대통령의 3차 담화문의 내용이 워낙 애매모호하고 정교한 정치적 의도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의 표현과 그 이면에 담긴 진짜 내용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치 배배 꼬아놓은 문제처럼 내놓은 담화문을 유시민은 명쾌하게 풀어냈다. “통역을 전체를 하면 앞부분 절반 정도는 딱 요약하면 이거예요. 나는 애국자야. 그리고 나 결백해. 나 먹은 게 없어. 아래 것들이 다 먹었어. 그거 관리 못한 게 내 유일한 잘못이야. 이게 앞부분이고요. 뒷부분은요. 제가 통역을 하면 이렇게 되요. 내가 잘못 없는데 자꾸 시끄럽게 나가라고 그러니까 나 결심했어.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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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고인 줄, '조용한 식사'의 참신한 역발상옛글들/명랑TV 2016. 10. 1. 07:52
먹방 범람 시대 가 주는 힐링이란 방송사고인 줄 알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음식이 차려진 식탁을 앞에 놓고 배우, 가수 같은 연예인들이 앉아 있는데 도대체 말이 없다. 일반적인 방송에서는 몇 초 이상 침묵이 흐르면 방송사고가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방송이 있다. 바로 올리브TV의 다. 는 그 외형적인 틀만 보면 요즘 트렌드가 된 먹방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먹방이 가진 틀에서 많은 것들을 뒤집어 놓았다는 점에서 ‘특이한 먹방’이다. 혼자 나와 음식을 먹는다는 점은 먹방과 같지만, 이들이 음식의 맛을 호들갑스럽게 설명하고 소개하는 장면 따위는 전혀 들어있지 않다는 점에서 기존 먹방들과는 다르다. 는 제목처럼 그저 출연자가 조용히 음식을 먹는 것으로 오롯이 프로그램을 채운다.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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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의 말과 칼, 그들이 세상에 복수하는 방식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11. 28. 16:02
, 이종석의 말, 윤균상의 칼 자신의 실제 이름을 숨긴 채 기자가 되어 억울한 아버지의 죽음과 거짓보도를 한 기자들을 밝히려는 최달포(이종석). 그리고 거짓말을 한 자들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처단하는 그의 형 기재명(윤균상). 이 두 사람의 교차편집으로 이뤄진 5회의 마지막 몇 분은 팽팽함과 절절함이 극에 달한 시간들이었다. 거짓말로 자신의 가족을 파탄 낸 세상에 대한 복수를 위해 한 사람은 펜(말)을 들었고, 다른 한 사람은 칼을 들었다. 그토록 증오하던 기자라는 존재는 최달포에게는 결국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반드시 되어야 하는 그런 존재가 되었다. 한편 아버지의 허망한 죽음을 알게 된 그의 형 기재명에게 남은 건 복수뿐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헤어진 형제라는 사실은 이들의 또 다른 비극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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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 한마디', 사실 불륜은 중요한 것도 아닌데옛글들/명랑TV 2013. 12. 12. 11:53
, 왜 제목을 이렇게 잡은 걸까 라니. 이 드라마 일단 제목이 수상하다. 그래서 드라마를 들여다보면 뭐 딱히 새롭다기보다는 그저 불륜을 다루는 드라마 정도로 처음에는 다가온다. 실제로 극 중에서 유재학(지진희)과 나은진(한혜진)은 불륜관계이고 그 사실은 물론이고 그 상대방이 나은진이라는 것도 유재학의 아내 송미경(김지수)은 알고 있다. 그녀는 짐짓 모르는 척 넘어가려 하지만 곧 도무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폭발하고 만다. 불륜은 어쨌든 가장 강한 소재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를 오인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불륜은 사실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단박에 드러난다. 그것은 나은진의 남편 김성수(이상우)라는 인물을 통해서다. 그는 과거 불륜을 저질렀었고 그걸로 아내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