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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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진중한 '그 남자', 김동욱·문가영의 뻔한 멜로 아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3. 21. 11:43
기억과 상처, ‘그 남자의 기억법’의 멜로가 독특해지는 이유 남다른 기억 능력을 가진 이가 그려나가는 뻔한 로맨틱 코미디류의 멜로일까. MBC 수목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은 잘 나가는 방송국 앵커 이정훈(김동욱)과 SNS 팔로워 860만명이 넘는 연예인 여하진(문가영)의 만남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는 점에서 먼저 그런 선입견을 갖게 된다. 실제로 두 사람의 관계는 이정훈이 진행하는 ‘뉴스라이브’에 여하진이 출연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에 의해 생겨난다. 늘 그렇듯 까칠하게 여하진의 일관성 없는 행동을 지적하는 이정훈에게 여하진이 별 생각 없이 툭 던진 말 한 마디가 방송 사고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 말은 이정훈의 죽은 첫 사랑 정서연(이주빈)이 자주 했던 “나는 복잡한 게 싫다. 그냥 다섯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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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 사랑했던 김혜수·주지훈, 굳이 멜로를 강조한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3. 8. 10:30
‘하이에나’, 물고 뜯던 그들은 과연 공조할 수 있을까 “우리 사이가 뭔데?” “우리? 사랑했던 사이.” SBS 금토드라마 에서 정금자(김혜수)의 질문에 윤희재(주지훈)는 갑자기 그런 고백을 한다. 그건 윤희재가 정금자의 의도적인 접근과 연인행세를 ‘사랑’으로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쿨한 척 그 관계를 부정해온 정금자도 윤희재의 그 돌발발언에 멈칫한다. 물고 뜯던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사실 장르드라마에서 멜로는 언젠가부터 불필요한 사족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다. 예를 들어 ‘무늬만 의학드라마’라 불리는 드라마들은, 본격적인 직업의 세계를 다루지 못하고 대신 ‘가운 입고 연애하는’ 이야기를 담았다는 의미에서 비판받곤 했다. 이것은 검사나 변호사가 등장하던 드라마에서도 멜로가 잘못 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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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라쓰’, 멜로보다는 박서준의 적수가 필요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3. 8. 10:28
'이태원' 안보현 빠지니 어딘지 허전한 건 장근원(안보현)이 빠지니 어딘지 허전하다? 아버지 장대희(유재명)로부터 철저히 버림받고 감옥에 간 장근원이 이 드라마에서 얼마나 중요한 악역이었는가가 그가 빠지자 더 절실히 느껴진다. 시청자들을 뒷목 잡게 만드는 빌런이면서도, 동시에 연민이 느껴질 정도로 적당히 당하고 무너지는 악당. 그래서 장근원은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보는 맛을 만들어준 캐릭터였다. 장근원이 감옥에 가자 그 자리를 대치할 악역이 좀체 보이지 않는다. 장대희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그는 궁극적인 악으로서 결코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을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다. 장가의 서자로 단밤에서 일했던 장근수(김동희)가 단밤을 그만두고 장가로 들어갔지만 어떤 역할을 할지 아직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가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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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 선을 넘는 현빈·손예진, 유독 더 심쿵했던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1. 20. 14:54
‘사랑의 불시착’, 남북 경계 넘는 판타지 멜로가 주는 설렘의 실체 남북을 가르는 군사분계선에서 이제 헤어져야 하는 리정혁(현빈)과 윤세리(손예진). 윤세리는 혹시 선을 넘어 저기까지만 같이 가면 안 되냐고 묻는다. 조금이라도 더 함께 걷고 싶은 두 사람. 하지만 리정혁은 군사분계선을 가리키며 “여기선 한 걸음도 넘어갈 수 없소”라고 말한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는 윤세리. 남과 북의 거리는 그토록 가까우면서도 멀게만 느껴진다. 한 걸음이면 넘어갈 수 있는 거리지만 그만큼 먼 것은 남북으로 갈라지며 만들어진 마음의 거리다. 리정혁은 그 마음의 거리를 한 걸음을 내딛음으로써 좁혀버린다. “한 걸음 정도는 괜찮겠지.” 리정혁과 윤세리는 그렇게 마주하며 이별의 키스를 나눈다. tvN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