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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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 걸작의 길 범작의 길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2. 10. 07:24
‘추노’는 어느 길을 가게 될까 사극이 과거를 이야기하던 시대는 지났다. 사극은 이제 과거를 가지고 현재를 이야기한다. 사극 ‘추노’가 그렇다. 이 사극에서 역사는 한 발짝 저 뒤로 물러나 있고 대신 그 역사적 시점 위에 현재적 의미를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양반이었으나 추노꾼으로 전락한 이대길(장혁), 한 때 타고난 무사로 소현세자와 함께 꿈을 꾸었으나 도망노비로 전락한 송태하(오지호), 한 때 태하와 동문수학하던 사이였으나 이제는 그를 누명에 빠뜨리고 스스로 암살자가 되어버린 황철웅(이종혁). 이들은 모두 ‘전락한 인물’들이다. 이대길은 송태하를 추격하고,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막내아들인 석견을 제거하려는 황철웅을 추격하며, 황철웅은 송태하와 맞서며 석견을 추격하는데, 그들은 모두 자신을 위해 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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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의 희비극에 담긴 시트콤의 고충옛글들/명랑TV 2010. 1. 28. 09:20
시트콤, 멀리서 보면 즐겁지만 가까이서 보면 슬프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오현경과 정보석이 눈밭에서 격투를 벌이는 장면을 멀리서 바라보는 노부부는 ‘러브스토리’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우리도 젊었을 땐 저랬었지”하며 흐뭇해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막.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찰리 채플린.’ 이 말은 지금 희비극 사이에서 힘겨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 ‘지붕 뚫고 하이킥’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준다. 희극과 비극은 멀리서 보느냐 가까이서 보느냐에 달린 것일 뿐, 서로 다른 삶의 현실을 다루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지붕 뚫고 하이킥’이 시트콤이냐 드라마냐는 정체성 논란이 나오는 것은 아무래도 시트콤은 역시 코미디여야 한다는 대중들의 바람이 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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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의 멜로, 그 특별한 사랑법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2. 16. 10:25
인간애에서 사랑으로 넘어가는 그 설렘의 순간 ‘지붕 뚫고 하이킥’의 멜로 라인은 꽤 복잡한 편이다. 황정음과 이지훈(최다니엘)은 서로 사사건건 다투고 싸우면서 멜로가 이어진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레지던트 3년차 이지훈과, 서운대라는 자격지심에 늘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황정음은 외적으로는 잘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이지만, 바로 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황정음은 이지훈 앞에서 늘 굴욕적인 상황을 연출하는데, 술을 마시고 떡실신녀가 된다거나, 서운대생이라는 게 들통 나 그것을 감추려고 생고생을 하기도 한다. 그녀는 좀 더 완벽해지고 싶어 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지훈은 정반대다. 완벽하다 못해 건조하게 보이기까지 하는 그는 오히려 빈틈을 많이 보이는 황정음에게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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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극, 멜로를 보면 드라마가 보인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1. 23. 09:09
주말극을 이끄는 세 커플, 삼색멜로 주말극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한때 주말극이 전체적인 침체기를 겪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 이처럼 주말극이 격전장으로 바뀔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 것은 보수적인 시청층의 눈높이에 맞춘 드라마들이 대거 포진하면서부터다. 이제 주말극은 마치 시간을 돌려놓은 듯한 가족드라마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가족드라마가 갖는 안정적인 재미 위에 극성을 끌어올리는 멜로를 빼놓을 수 없다. 저마다 다른 멜로의 양상은 그 드라마의 성격까지 읽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수상한 삼형제'의 김이상(이준혁)과 주어영(오지은)의 멜로를 일차적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은 그 사이에 끼어들어 훼방을 놓는 왕재수(고세원)다. 5년 간 사귀었지만 검사가 되자 가차 없이 주어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