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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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가 없는 사극, ‘대왕 세종’의 가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1. 16. 09:44
볼거리, 멜로, 적과 아군이 없는 ‘대왕 세종’ 이제 종영을 앞두고 있는 ‘대왕 세종’은 독특한 사극이다. 사극이라면 응당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던 흥행요소들이 빠져있는 사극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시청률이 아마도 10% 초반대에서 종영하는 KBS 사극은 ‘대왕 세종’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시간대와 채널 이동이 영향을 주기도 했지만, 그 근간에는 ‘대왕 세종’만이 가진 이 같은 도전이 깔려있다.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처럼 보이는 ‘대왕 세종’의 행보, 그것은 무엇이었고, 또 어떤 의미가 있나. 볼거리가 없다? 스펙타클보다는 심리사극으로 ‘대왕 세종’의 가장 큰 특징이자 난점은 여타의 사극들에 비해 볼거리가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볼거리에도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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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드라마에는 왜 버럭 캐릭터가 등장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0. 24. 10:29
전문직이 멜로를 만나면 ‘버럭’하는 스승이 등장한다 거침없이 면전에 대고 “똥덩어리”라고 얘기하는 사람, 그래도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시향에서 자른 게 못내 서운해 찾아온 단원들에게 “거지근성”이라고 말하는 사람. 하지만 그래도 언뜻 비치는 정감 어린 모습에 미워할 수 없는 강마에(김명민). 이런 사람이 사랑을 하면 어떻게 할까. 도무지 ‘사랑’같은 단어하고는 담을 쌓을 것만 같은 캐릭터는 거꾸로 사랑타령이 주조를 이루는 우리네 드라마에서는 독특하고 참신한 캐릭터다. 하지만 그 캐릭터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일까. 그들의 멜로를 다시 기대하게 되는 것은. 그들은 모두 스승과 제자 사이였다 전문직과 멜로의 접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면서 그 전범을 만든 전문직 드라마는 ‘외과의사 봉달희’다. 의사의 인간적인 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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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에어’, 착한 드라마를 꿈꾼 트렌디옛글들/명랑TV 2008. 5. 16. 00:25
‘온에어’와 ‘티켓투더문’ 사이의 거리 드라마 작가 서영은(송윤아)이 보조작가 다정(강주형)에게 시청률을 묻는다. 아무리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쓰겠다고 했지만 그도 역시 어쩔 수 없는 모양. 다정은 시청률이 소폭 올랐다며 “착한 드라마래요. 은영이가 웃으면 같이 웃고 울면 같이 운대요.”하고 시청자 반응을 말하고, 서영은은 감동한 듯, “나 미쳤나봐. 55.5%도 넘겨봤는데 15.5%가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하고 말한다. ‘온에어’ 속에 등장하는 착한 드라마, ‘티켓투더문’이 15.5%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방송이 나가던 날, ‘온에어’의 시청률은 21.9%(AGB닐슨)였다. 최근 사극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드라마 시청률이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다. ‘티켓투더문’, ‘온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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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에어’, 전문직과 멜로가 만났을 때옛글들/명랑TV 2008. 5. 1. 02:08
‘온에어’, 동그라미 치는 그들의 사랑법 이경민 PD(박용하)는 늘 서영은 작가(송윤아)의 대본을 읽으면서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친다. 그것은 ‘재미있다’는 표현이다. 처음에 서영은은 그것이 무슨 숙제검사 하듯 대본 검사하는 것처럼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차츰 이경민의 동그라미가 점점 간절해진다. 동그라미의 의미는 점점 진화한다. 대사에 동그라미가 하나도 없는 걸 확인하고 실망하던 차에, 서영은은 대본 첫 장에 쓰여진 자기 이름 위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걸 발견하고는 아이처럼 즐거워한다. 동그라미가 단 한 개만 있는 대본을 주며 이경민이 그 한 신만 빼고는 다 좋다고 할 때,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이 움직인다. 직업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가 차츰 엮이고 부딪치는 부분이다. ‘온에어’가 가진 멜로의 장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