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만찬’ 같은 프로그램이 KBS의 가치를 높여준다

시청률은 3%(닐슨 코리아)대다. 최고시청률 5.2%를 찍기도 했지만 사실 KBS <거리의 만찬>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방송사들의 격전지가 되어있는 금요일 밤 10시에 편성되어 있는 ‘시사’ 프로그램이니, 타 방송사의 웃음 터져 나오는 쟁쟁한 예능프로그램들과 경쟁이 될 리가.

게다가 이 프로그램은 웃음보다는(그렇다고 시종일관 심각하다는 얘긴 아니다) 진지함과 아픔 때로는 눈물을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대한 공감이 더 많다. 실제로 여기 고정출연해 매회 현장을 찾아가 그 곳의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는 개그우먼 박미선, 정치학박사 김지윤, 아나운서 김소영은 그들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기 일쑤다. 그러니 즐기고픈 ‘불금’에 높은 시청률을 낸다는 건 애초부터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의 만찬>에 대해 시청자들은 ‘수신료가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필자는 시청률이 3%라도 이 프로그램이야말로 KBS 같은 공영방송이 제대로 해야할 일을 하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시사프로그램으로서 지금 현재 우리 사회가 들여다봐야할 중요한 문제들을 ‘용감하게’ 소재로 선택하고, 그 문제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할 말이 있는 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이로써 두루뭉술한 양비론적인 접근이 아니라 어느 한 쪽이라도 확실한 목소리를 담아낸다는 점이 그렇다. 

예를 들어 지난 18일 방영된 ‘노동의 조건 첫 번째 이야기-죽거나 다치지 않을 권리’가 다룬 하청 노동자들의 현실은, 최근 안타까운 죽음으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고 김용균씨의 빈소를 찾아가 조문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비정규직과 하청, 청년실업 게다가 안전불감증까지 겹쳐져 있는 이 사안을 피하지 않고 소재로 가져와 문제를 환기시키고, 우리 사회에 결코 적지 않은 또 다른 김용균씨라고 할 수 있는 세 사람을 어느 삼겹살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대기업 하청공장에서 메탄올에 중독되어 실명을 하게 된 김영신씨와, 고 김용균씨의 동료인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다 다리를 다쳐 수차례 수술을 받고 있는 김범락씨, 그리고 산업체 현장실습 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열아홉살 고 이민호군의 아버지가 그들이다. 메탄올의 위험성 따위는 알려주지도 않고 작업을 하게 했다는 사실이나, 사고가 났을 때 그 사실이 알려질까봐 앰블란스를 부르지도 않고 병원을 갈 정도로 쉬쉬했다는 이야기, 평소 말 잘 들으라 했던 말이 통한의 후회로 남는다는 아들의 죽음으로 무너진 아버지의 이야기는 이 사안이 가진 부조리를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감정적인 울림을 만들어낸다.

아마도 뜨거운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그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기 어려웠을 게다. 그 삼겹살집에서 묵묵히 그 이야기들을 들어주는 세 명의 여성MC들과 그날 특별출연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차오르는 눈물을 조용히 닦아내는 것으로 그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그 청취와 눈물은 아마도 가슴 속 응어리처럼 단단하게 뭉쳐있던 그 아픈 이야기를 꺼내놓은 분들에게 천만분의 일이라도 무게를 덜어내주지 않았을까. 

찬반이 팽팽한 낙태문제 같은 소재도 피하지 않고 다룰 수 있었던 건 거기 어떤 이념이나 사심이 전혀 없는 진솔한 대화들이 오고갔기 때문이다. 실제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머릿속 논리로만 생각해왔던 문제가 현실에 부딪쳤을 때 어떤 다른 파장으로 돌아가는가를 확인하게 해주는 것. 그것은 낙태라고 하면 일단 ‘죄’를 먼저 떠올리는 그 사회적 시선 이면에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고통을 홀로 감수하고 있는가를 공감하게 했다. 

희귀중증질환을 가진 어린 환자와 가족들을 찾아간 ‘내일도 행복할거야’ 편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개인이 온전히 책임져야만 하는 사안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안아줘야 하는 사안이라는 걸 보여줬다. 아픈 아이들 때문에 온전한 삶 자체가 불가능한 엄마들과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는 “웃어야 하기 때문에 웃는다”는 이 엄마들의 웃음 속에 깊이 담겨진 아픔들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최근 들어 ‘지상파가 위기’라는 말은 이제 하나의 기정사실이 되어버렸다. 그래서인지 지금 지상파들은 생존하기 위해 오히려 더 자극적인 드라마를 편성하고 어떻게든 시청률을 내려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KBS 같은 공영방송에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어차피 개인화되어가는 미디어 활용 때문에 보편적 시청을 추구하는 기존의 지상파의 헤게모니는 사라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필요해지는 건 공영성이 아닐 수 없다. <거리의 만찬> 같은 공영성을 가진 시사교양프로그램이 KBS 같은 공영방송의 가치를 높여준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지 시청률만 높은 프로그램이 아니라.(사진:KBS)

진화 성공한 <백년손님>, <해피투게더>가 배워야할 것

 

SBS <자기야 백년손님(이하 백년손님)>은 본래 <자기야>라는 스튜디오형 토크쇼에서 진화한 버전이다. 스튜디오에 연예인 부부들을 초대해 이런 저런 사담을 나누는 수다형 예능에서 <백년손님>이 사위의 강제 처가살이라는 현장형 예능으로 진화를 꾀한 건 대단히 적절한 선택이었다. 물론 스튜디오에서의 후토크와 현장에서의 이야기가 버무려져 있지만 <백년손님>은 확실히 요즘 트렌드에 걸맞는 예능 형식으로 자리한 것만은 분명하다.

 


'백년손님(사진출처:SBS)'

8.8%의 괜찮은 시청률을 낸 11일 방송에서는 늘 스튜디오에 앉아 토크를 이끌던 <백년손님>의 안방마님 김원희가 남서방의 후포리를 찾아가 밭일을 하는 장면이 방영되었다. 이 방송에서 김원희는 현장에서도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괜찮은(?) 쟁기실력을 보여줘 심지어 암소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스튜디오에만 앉아 있기 보다는 현장으로 뛰어나가는 김원희의 모습은 마치 <백년손님>이 이뤄낸 진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처럼 보인다.

 

연예인들의 사담을 위주로 하는 스튜디오 토크쇼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트렌드는 이미 지난 지 오래다. 만일 <백년손님>이 요즘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관찰카메라 형식을 과감히 시도하지 않고 과거의 스튜디오 토크쇼에 주저앉아 있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이 프로그램은 지금껏 생존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게다가 <백년손님>은 연예인만이 아닌 장모들이라는 일반인들을 프로그램의 중심으로 세웠고 장모와 사위라는 관계 속에서 연예인의 일반인적인 면모들을 더욱 부각시켰다. <백년손님>의 후포리 남재현이나 이만기 그리고 마라도의 박형일 같은 인물들에게서는 전혀 연예인의 느낌이 묻어나지 않는다. 이게 가능한 건 장모들과 티격태격하며 만들어진 일상적인 관계의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묻어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백년손님>이 마치 최근 예능 트렌드의 정답처럼 여겨지는 건 그 공간이 너무나 시골스러운 서민적인 공간이라는 점이다. 후포리에 내려간 남재현이 장모에게 엉뚱한 요리를 해주거나, 후포리의 어르신들인 후타삼이 그 요리를 먹고는 요상하다며 인상을 찌푸리는 장면에서는 푸근한 시골의 정서가 느껴진다. 마라도 외진 곳에서 결코 쉽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장모를 찾아가 이런 저런 일을 도와주는 박형일이 장모에게 얼굴 팩을 해주고 같이 누워 웃음을 짓는 장면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든다.

 

이건 단지 착해서 좋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착하면서도 지금의 서민들의 정서를 제대로 건드릴 수 있는 잘 짜여진 예능의 만듦새에서 나오는 공감대다. <백년손님>이 그 털털한 인물들의 소박한 이야기를 갖고 꾸준히 괜찮은 반응과 시청률을 가져가고 있는 건 그래서다.

 

반면 경쟁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해피투게더>는 적절한 진화의 타이밍과 방향성을 못 맞춤으로써 서서히 추락했다. 유재석이라는 발군의 MC를 두고도 시청률이 뚝뚝 떨어지고 화제성조차 예전만 하지 못하게 된 데는 여전히 이 프로그램이 전형적인 스튜디오 연예인 사담 토크쇼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들어 쿡방 트렌드를 가져와 요리를 토크와 버무리고 있지만 이건 전혀 새로운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해피투게더> 역시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박미선과 김신영을 하차시키고 전현무를 투입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누가 나가고 새로 들어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이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전형적인 연예인 사담 토크쇼의 틀을 깨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천하의 유재석이 자리하고 그 옆 자리에 최근 들어 대세 MC로 급상승한 전현무가 들어온다고 해도 반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듯싶다. 리뉴얼을 준비하는 <해피투게더><백년손님>이 이룬 진화를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유재석 수상소감에 담긴 올 MBC 예능의 아쉬움

 

올해 MBC 연예대상은 박명수에게 돌아갔다. 올 한 해 많은 MBC 예능 프로그램에 투입되어 활약했고, 무엇보다 오랜 세월동안 MBC 예능에 기여한 점이 수상의 이유였을 터다. 받을만했고 축하해줄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역시 올해 MBC 연예대상은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갑작스럽게 폐지된 <놀러와>나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 같은 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움을 지워버릴 수 없었다. 많은 수상 소감 속에는 그 아쉬움들이 묻어났다.

 

'MBC방송연예대상'(사진출처:MBC)

PD상을 받은 유재석은 먼저 아쉽게도 시청자에게 인사를 못 하고 끝이 난(자막처리 되었다) 것에 대한 아쉬움과 죄송함을 수상소감으로 밝혔다. 그간 <놀러와>를 아끼고 사랑해준 데 대한 감사함 역시 빼놓지 않았다. 그리고 함께 오래도록 진행했던 김원희는 물론이고 김나영, 길, 이하늘, 조세호, 우승민, 박명수, 노홍철 그리고 수많은 출연자분들과 작가, PD, 스텝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유재석이 수상소감을 얘기할 때 김나영이 눈물을 흘린 것도 역시 <놀러와> 폐지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눈물을 본 유재석은 “나영씨. 내가 상 받는데 왜 네가 울어.”라며 애써 웃음을 주려 노력하기도 했다. 쇼 버라이어티 부문 여자 우수상을 받은 김나영에게 <놀러와>는 각별했을 게다. 그녀가 상을 받은 것이 바로 그 사라져버린 프로그램 덕분이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놀러와>가 잘 됐을 때도 또 조금 작아져 있을 때도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다는 수상소감으로 그 아쉬움을 대신했다.

 

갑작스럽게 폐지된 또 다른 프로그램인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에 대한 아쉬움은 여자 최우수상을 받은 박미선의 수상소감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물론 <우리 결혼했어요>와 <세바퀴>의 활약으로 상을 받았지만, <엄마가 뭐길래>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면서 MBC가 계속해서 시트콤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확실히 올해 MBC 예능은 너무 많은 일들을 겪었다. 장기 파업이 있었고 몇몇 예능인들은 논란으로 잠정은퇴를 선언하면서 프로그램에서 갑작스럽게 하차하기도 했다. 시청률이 전체적으로 떨어지면서 <놀러와> 같은 장수 프로그램조차 폐지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바로 이 점들을 MBC에서 예능을 한 연예인들은 모두 피부로 느끼고 있었을 터다. 유재석이 굳이 수상소감 자리에서조차 <놀러와>를 굳이 거론한 것 속에는 그런 뼈아픈 소회가 담겨 있었을 것이다.

 

유재석은 PD상 수상소감을 마치면서 장기파업으로 <무한도전>을 몇 개월 동안 못 본 것에 대해서도 시청자에게 죄송한 마음을 빼놓지 않았다. 그리고 “내년에는 더 빵빵 웃겨드리겠다”며 더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보이기도 했다. MBC 예능이 올 한 해 난항을 겪었던 것들에 대해서, 역시 유재석답게 예의를 지키면서도 할 이야기는 다한 수상소감이 아니었나싶다.

 

올해 MBC 연예대상의 많은 수상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던진 이야기 속에는 ‘그저 웃음에만 전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예능인들의 소망이 담겨있었다. 그 말은 뒤집어서 얘기하면 올해 예능인들이 웃음을 전하는데 있어서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체력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느냐”는 강호동의 질문에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유재석. 과연 내년 MBC는 예능인들이 마음껏 재미있게 예능에만 전념하게 해줄 수 있을까. 제발 그럴 수 있기를.

차별성 없는 '위탄2' 생방의 문제

'위대한 탄생2'(사진출처:MBC)

'위대한 탄생2(이하 위탄2)' 첫 생방송에 올라온 top12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배수정이나 에릭남 같은 엄친딸 엄친아들은 이미 그 감미로운 목소리만으로도 대중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었고, 샘 카터나 푸니타 같은 국내에서는 찾기 힘든 느낌 있는 목소리들의 소유자들이 있었다. 반전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태극이나 50kg이 있는 반면, 구자명이나 최정훈 같은 늘 기대감을 채워주는 출연자들도 있었다. 그 밖에도 전은진, 정서경, 장성재, 홍동균까지. '위탄2'의 top12는 그 누구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었다.

게다가 이들을 멘토링한 다섯 멘토들, 이선희, 이승환, 윤상, 윤일상, 박정현 또한 모두 호감인데다, 실제로 출연자들의 기량을 한껏 높여주는 실력자들이었다. 그래서 '위탄2'의 멘토링 과정은 이 프로그램만의 차별점을 확실히 부각시켜주었다. 멘토와 멘티들의 진심어린 모습들은 이미 흔해져버린 여타의 오디션 프로그램 형식과는 완전히 다른 인상을 만들었다. 그래서 생방송에 대한 기대는 그만큼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막상 생방송으로 들어오면서 이러한 '위탄'만의 차별성은 사라져버렸다. 문자투표가 가진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생긴 '골든 티켓' 제도는 사실상 '슈퍼스타K'에서 썼던 '슈퍼세이브제도'와 다를 것이 없었고, 전문심사위원을 두고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은 '톱밴드'의 심사제도와 유사했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연출방식이 '슈퍼스타K'와 거의 같았다. 합숙소에 함께 머무는 참가자들에게 미션이 전달되고, 또 그들에게 옷과 악세사리를 제공하고, 헤어스타일을 바꾸어 스타일링을 하는 과정도 똑같았다. 생방송 진행방식에 있어서 이들의 미션 준비과정이 영상으로 나온 후 무대로 이어지는 방식이나, 심사위원들의 심사도 그다지 다를 바가 없었다. 멘토링 과정을 빼고 '위대한 탄생'만의 차별점이 무엇인가 의문이 생기는 지점이다.

오디션 생방송의 룰과 연출 방식이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비슷했다면 적어도 후발주자로서 좀 더 세련되게 진행됐어야 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위탄2'는 오히려 '위탄1'에 비교해서도 어딘지 어색한 느낌이 강했다. 적절하게 긴장의 완급을 조절해야 오디션의 맛이 살아날 수 있었지만 그저 급하게 순서대로 나열하면서 지나가는 듯한 진행은, 발군의 참가자들의 빛나는 무대마저 밋밋하게 만들었다. 파업의 여파 때문에 급조되어 MC를 맡게 된 박미선은 그나마 큰 실수를 하지는 않았지만, 너무 멘트를 읽는 인상이 짙었다. 이것은 박미선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무리한 캐스팅의 잘못이다. 전체 오디션의 완급을 조절해야 하는 MC의 역할은 생방송에서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결과적으로 보면 '위탄2'의 첫생방은 출연자들만 고군분투한 무대가 되었다. 특별한 기교보다는 마치 '직구 승부'를 하는 듯한 구자명의 '그것만이 내 세상' 같은 노래나, 마치 울랄라세션을 연상시킬 정도로 발랄한 무대를 연출한 50kg의 '노란샤쓰의 사나이' 같은 노래 자체가 주는 감흥이 있었기에 그나마 '위탄2'의 무대가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은 그 단순한 형식만으로는 더 이상 감흥을 주지 못할 정도로 대중들에게 익숙한 형식이 되었다. 굳이 '멘토제'를 차별점으로 내세웠다면 생방 역시 그 멘토링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좀 더 과감한 연출과 룰을 세울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top12의 훌륭한 무대에도 불구하고, 연출과 진행에서 밋밋함을 보인 '위탄2' 첫생방은 그래서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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