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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준비된 자 돕는 백종원과 태도까지 고치는 백종원

 

"이런 쌀국수가 어딨어요? 고기를.. 야 씹을수록 맛있잖아요. 이렇게 고기를 삶자마자 쌀국수를 말아주는데 없어요. 고기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는 맛이 그리웠거든. 와 이러면 뭐 천하무적이지." 백종원의 그 말을 들은 베트남 쌀국수집 사장님은 울컥했다. 마스크로 얼굴이 가려져 있었지만 그 표정이 보이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3년 3개월 동안이나 매일 12시간 뼈를 고아가며 정성스레 만들었던 국물이 사실은 불필요한 일이었다는 걸 백종원의 그 "맛있다"는 한 마디가 증명해줬기 때문이다. 백종원은 김성주와 정인선을 쌀국수집으로 보내, 다른 가게에서 공수한 곰탕과 설렁탕 국물을 쌀국수집 국물과 비교하게 했고, 결국 3시간 정도를 우려도 국물 맛은 괜찮을 수 있다는 솔루션을 줬다.

 

백종원은 매일 12시간씩 뼈를 고아가며 했던 사장님의 노력이 '헛수고'가 아니라 '정성'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런 정성은 이제 그 시간을 줄여 다른 쪽으로 더 들일 수 있게 됐다는 것.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강서구 등촌동 골목에서 베트남 쌀국수집의 사례는 시청자들이 응원하고 지지할 수밖에 없는 훈훈함을 전해줬다. 이런 준비된 집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지금 식당에서 열 몇 시간씩 일을 해야 돼. 그래서 나가서 회사 가서 8시간 정도 일을 하면, 일용직을 뛰더라도 8시간 일을 하면 돼. 그러면 3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여기서는 100만 원도 못 벌어. 그래도 나는 이게 너무 좋아서 하고 싶어 이런 의지가 있어야지. 그래도 할 거예요?"

 

반면 연어새우덮밥집 사장님에게 백종원이 하는 말은 잘 안 되는 가게의 솔루션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건 그 사장님의 마음가짐과 의지를 묻는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3주 동안 이 가게는 청소를 다시 하고 안 나오던 온수를 나오게 설치하고 배수관도 새로 만드는 등 아예 처음 가게를 오픈하는 것과 같은 과정들을 보여줬다. 심지어 시장을 함께 가서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구매하는 것까지 백종원이 동행했다.

 

그리고 겨우 3주가 흐른 후에야 달라진 가게에서 사장님이 내놓은 돼지고기조림 덮밥에 대한 이야기가 비로소 시작됐다. 물론 백종원은 이 가게사장님이 젊은 창업인들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의지는 있지만 제대로 배울 길이 없어 주먹구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래서 이 가게를 염두에 두고 초보사장님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강조했다.

 

하지만 베트남 쌀국수집처럼 어느 정도 노력을 해왔고 그래서 준비가 된 가게에 솔루션을 주는 건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처럼 처음부터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떠먹여주고 나아가 의지나 태도, 마음가짐까지 고치는 건 프로그램의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들이 있었다.

 

물론 백종원이 이렇게까지 하게 된 건, 그런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장사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그 전에 이런 가게를 굳이 솔루션 대상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백종원이 인성까지 거론하게 된 것이 아닐까. 먼저 이런 가게 선정에 대한 공감대가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가끔씩 나눠지는 호불호는 바로 이런 출연 가게 선정에서부터 비롯되고 있기 때문이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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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백종원도 언급한 무의지 사장님 떠먹여주기의 불편함

 

"알면서 안했으면 화를 내거나 하겠는데 전혀 모르는 거예요. 전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은 난감해했다. 백지상태의 연어새우덮밥집 사장님에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본 중에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가게의 위생상태가 최악이었다.

 

의자, 심지어 메뉴판조차 찌든 때로 끈적끈적한 상황. 게다가 가게 내부에서는 오래도록 묵은 냄새들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사장님의 의지가 의심되는 부분이었다. 아침에도 닦았다면서 그런데 "닦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닦아도 닦이지 않는다. 그 말에 백종원은 황당해 했다. 그건 거꾸로 말하면 닦이지 않는 걸 놔뒀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안 닦이니 놔뒀다는 건 장사를 할 의지가 없다는 뜻이 아니겠나.

 

그래서 답답해하던 백종원은 사장님에게 "음식 좋아해요?"하고 물었다. 그 질문에 사장님은 망설임 없이 바로 "좋아해요"라고 답했지만, 백종원이 느끼기에 그 가게의 상태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의 그것이 아니었다. 위생상태도 문제지만, 온수도 나오지 않고 배수관도 대충 만들어져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백종원의 말대로 이런 집에서 생물을 다루는 연어새우덮밥을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메뉴나 음식은 차치하고 먼저 가게부터 가게답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백종원의 조언이었다.

 

그 후 일주일의 시간 동안 가게에 설치된 카메라에 비춰진 사장님의 모습은 모든 기기들을 끄집어내놓고 청소를 반복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찌든 때가 가득한 바닥을 4일 째 닦아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 그러니 온수 문제나 배수관 문제 같은 건 아직 손도 못 대고 있었다. 결국 소식을 들은 백종원이 다시 나섰다. 백종원은 바닥청소보다 싱크대 배수관 문제나 자칫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전기배선들이 더 큰 문제라고 했다. 그리고 바닥은 그렇게 닦는다고 해서 사라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결국 전문업체를 불러 바닥을 갈아냈고, 온수 문제와 배수관, 전기배선 등을 모두 수리를 받았다. 그렇게 해준 것에 대해 백종원은 젊은 창업자들이 이번 기회에 이 집을 통해 기본을 배울 수 있게 해주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그렇게 도움을 주고 다시 찾은 가게에서 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는 거미줄을 본 백종원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새로 설치한 수전에 호스가 연결되지 않아 물을 대야에 담아 뿌렸다는 이야기에 백종원은 또 다시 허탈해졌다. 수도꼭지를 떼서 호스를 연결하면 되는 걸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종원이 또 다시 사장님의 의지를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건 가게에 대한 애정과 관심 부족을 드러내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백종원의 사장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지만 사장님에게는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이 종종 드러내는 가게 선정 문제를 언급했다. 전혀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 왜 굳이 "멱살 잡고 끌고 가냐"는 시청자들의 이야기가 당연할 수 있다는 거였다. 그런 얘기와 함께 백종원은 직접 사장님의 멱살을 잡아끄는 시늉까지 해보였다.

 

그건 다분히 여러 가지 의중이 담긴 말과 행동이었다. 먼저 시청자들의 불만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고 또 공감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었고, 무엇보다 그렇게까지 함으로써 사장님이 잘 보이지 않는 의지를 이끌어내기 위함이었다. 모르는 건 가르쳐 줄 수 있지만, 의지가 없는 사장님을 도와주는 건 본인도 힘들고, 시청자들 또한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이번 강서구 등촌동 골목의 다른 두 집, 추어탕집과 베트남 쌀국숫집과 이 가게가 극명하게 다른 지점이 무엇인가가 드러난다. 그 집들도 음식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별로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다만 그 집 사장님들은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어쩌다 시어머니의 추어탕집을 떠맡게 되었지만, 그 맛을 찾기 위해 각고의 고생을 한 추어탕집 사장님과,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창업했지만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 가게에서 거의 생활하다시피 하면서도 새벽부터 밤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는 베트남 쌀국숫집 사장님. 부족하지만 그 의지만큼은 백종원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조차 도움을 주고픈 마음이 생기게 하지 않았던가. 백종원이 멱살까지 잡는 시늉을 해가며 의지를 끄집어내려 한 부분이 공감이 간 이유였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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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극과 극, 잘되길 바라는 집과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집

 

"어머니.. 아니 백종원 대표님이 갑자기 오셔가지고 깜짝 놀랐어요. 아니요. 그냥.. 제가 다 잘못 끓인 것 같고... 아니요. 어머니 김치 맛있대요. 너무 많이 끓인대요. 양을 줄여야 된다고. 얼려 놓으면 안되고.. 너무 많이 끓인다고. 잘 되겠죠 뭐 이제. 열심히 하면 되겠죠."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새롭게 시작한 강서구 등촌동 골목의 추어탕집 사장님은 백종원이 첫 방문을 하고 난 후 시어머니와 통화를 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사연은 이랬다. 본래 그 추어탕집은 시어머니가 운영하고 지금의 사장님은 며느리로 서빙을 도와주고 있었는데, 시아버지가 지난해 6월 갑자기 뇌 암 진단을 받으셔서 시어머니가 간병을 전담하느라 가게를 떠맡게 됐다는 거였다.

 

사실은 가게를 접으려 했다가 혼자 가게를 맡게 된 사장님은 시부모님과 오래도록 함께 지내서 어머니 없이 사는 걸 상상해본 적이 없다 할 정도로 시어머니를 의지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가게를 이어보려 틈틈이 어머니에게 레시피를 물어가며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고 겨우겨우 추어탕을 끓여내고 있다는 것. 시식을 해본 백종원은 추어탕은 괜찮은데 시래기 관리가 잘못되어 맛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했다.

 

맛이 아주 좋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지만, 백종원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는 눈치였다. 묵묵히 한참을 추어탕을 맛보고 시어머니가 여전히 만들어 주신다는 김치와 깍두기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추어탕에는 조금 문제가 있었지만 굳이 좋은 것부터 말해주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맛 평가에서도 양 조절과 시래기 관리만 잡으면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내놨다.

 

백종원이 이렇게 말한 건 아마도 이 추어탕집 사연을 통해 어떻게든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였을 게다. 그건 시청자들의 마음 역시 마찬가지였다. 첫 방문이 끝나고 이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하는 이야기는 그의 성품과 어머니에 대한 진심이 담겨 있었다. 잘못 된 건 다 자기 탓이라고 말하고, 그 와중에 백종원이 어머니 김치 맛있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 그 말에 담긴 진심은 실로 뭉클했으니 말이다.

 

두 번째로 찾아간 베트남 쌀국숫집 사장님 역시 사연이 참 딱했다. 결혼 5년 차 두 딸의 아버지인 사장님은 아이들과 조금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싶다는 소망으로 창업을 하게 됐고, 홀로 다양한 연구와 노력을 한 끝에 쌀국숫집을 열었지만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새벽부터 나와 하루 14시간 꼬박 일하지만 매출이 안 나와 전셋집도 작은 집으로 두 번이나 이사했다는 것. 사장님은 어려운 상황을 이야기하며 특히 아이들과 더 오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걸 마음 아파했다.

 

그런데 백종원이 맛본 이 가게의 쌀국수에도 딱한 사연이 들어 있었다. 생각보다 깊지 않은 국물 맛의 원인이 훨씬 많은 고기를 넣지 않아서라는 것. 백종원은 7천 원짜리 베트남 쌀국수에서 깊은 국물의 맛을 기대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그런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자신을 심지어 "나쁜 놈"이라고까지 했다. 사장님의 어려운 사정은 그가 매일 일지처럼 적어놓은 노트의 글들 속에도 담겨 있었다.

 

가게 인테리어를 어떻게 할까 고민한 글귀 속에는 예산이 없어 이 사장님이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가 느껴졌다. 또 노트에는 아기의 육아 관련 글들도 빼곡하게 적혀 있어 사장남의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절절히 묻어났다. 도움이 되고픈 백종원의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백종원은 고기를 훨씬 더 많이 넣고 차라리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차별화를 만드는 게 관건이라는 솔루션을 내놨고, 사장님의 진심처럼 노력하면 충분히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줬다.

 

하지만 세 번째 찾아간 연어새우덮밥집은 사정이 정반대였다. 몇 개월 사이에 메뉴를 끊임없이 바꿨다는 이 가게는 백종원이 주문한 연어새우덮밥을 내놓는데 너무나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밥을 퍼놓고 생연어, 새우장, 연어장을 그 위에 덮기만 하면 끝나는 메뉴였다. 그런데 사장님의 요리하는 모습은 어딘지 엉성하기 이를 데 없었다.

 

게다가 온수 보일러를 달지 않아 냉수로만 설거지를 한다는 이야기에 백종원은 화들짝 놀랐다. 그건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위생의 문제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식을 할 때 백종원은 제대로 끓여서 닦지 않은 젓가락을 애써 닦아내기도 했다. 결국 이런 집에서 맛있는 음식이 나올 턱이 없었다. 하지만 음식맛보다 더 중요한 건 사장님의 마인드였다. 가게를 하는 사람의 어떤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잘 되는 집이 나올 리가 없다. 물론 가끔씩 모든 게 완벽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집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래도 솔루션이 필요한 집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똑같이 문제가 있어도 백종원의 모습은 때때로 극과 극으로 나뉜다. 그 차이를 만드는 건 뭘까. 이번 편을 통해 들여다보면 그것이 장사하는 사람들의 '진심'이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보고만 있어도 도와주고픈 마음이 들게 하는 사장님들이 있는 반면, 왜 나왔을까 싶은 사장님들도 있으니 말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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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남의 광장' 한돈 특집이 보여준 공익예능의 가능성

 

한때 MBC <느낌표!>나 <일밤> 등에서 시도했던 이른바 '공익예능'은 좋은 취지가 갖는 힘이 얼마나 큰 가를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너무 의미에 치중하다 보니 재미를 위한 요소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공익예능'은 조금씩 사라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방영되고 있는 SBS <맛남의 광장>을 보다보면 사회적 공감대를 더한 색다른 '공익예능'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는 쿡방에 먹방 심지어 홈쇼핑을 해도 훈훈하고 기분 좋은 방송이 가능하니 말이다.

 

<맛남의 광장>이 이번에 시도한 '한돈 특집'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급식과 식당 영업이 중단되면서 한돈농가들이 처하게 된 심각한 현실을 공감하며 시작됐다. 많이 팔리지 않는 뒷다리살 같은 국산 후지의 재고가 4만5천 톤에 이른다는 것. 백종원은 결국 선호부위인 삼겹살에 집중되는 소비는 그 가격을 올리고 빈선호부위의 재고를 만들게 되며, 삼겹살은 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수입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국내 한돈농가들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 

 

대한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 관계자들이 백종원과 <맛남의 광장> 제작진들과 머리를 맞대고 긴급회의를 하게 된 건 이런 이유에서였다. 적재된 국산 후지의 재고들을 밀키트나 가정간편식 등을 통해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 것. 그래서 시작된 것이 뒷다릿살을 이용한 햄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찌개와 탕에 어울리는 햄을 개발해 대량생산한 이른바 'K햄'은 영업왕(?) 백종원의 영업으로 다양한 판로들을 만들었다. 물론 이렇게 팔리는 햄을 통해 남는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는 전제를 깔았다. 

 

<맛남의 광장>은 방송이 갖는 선한 영향력은 물론이고, 백종원이 갖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까지 활용했다. 유통업체의 판로 도움은 물론이고 회사들의 선물세트 구입 그리고 심지어 방탄소년단이 참여하는 홍보까지 더해졌다. 이런 힘이 하나로 모여 대형마트에서는 뒷다리살과 K햄이 완판됐고 온라인 쇼핑몰도 등록하자마자 다 팔렸고 해외에서도 구입 의뢰가 이어졌다고 한다. 

 

<맛남의 광장>은 매회 새로운 '맛남이(식재료 주인공)'를 선정해 대중적인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음식개발을 백종원과 출연자들이 대결구도하듯이 보여준다. 그것은 색다를 것 없는 우리가 늘 봐왔던 쿡방이다. 또한 '백야식당' 같은 코너는 백종원이 그날의 '맛남이'로 만들어주는 음식들을 출연자들이 맛보는 코너로 역시 배경만 달라졌을 뿐, 쿡방과 먹방의 연장선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똑같은 쿡방, 먹방이라고 해도, 공익예능이 갖는 사회적 공감대가 더해지기 때문에 이 평이함이 특별해진다. 보는 것으로 또 그 요리법을 배워 그 소비에 참여하는 것으로 어려운 농가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부가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 한돈특집에서 마련한 '맛남 라이브 쇼핑'은 한돈 뒷다리살로 초간단 불고기와 카레 그리고 짜장라면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면서 3Kg짜리 뒷다리살 세트를 2만2천원에 판매했다. 라이브 쇼핑이 열리자마자 1000세트가 완판되고 25분만에 2000세트 그리고 종료 직전까지 3000세트가 나갔다. 방송에서 그것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놓고 하는 홈쇼핑이지만, 그 취지에 공감하기 때문에 이마저 즐거울 수 있었던 것. 

 

<맛남의 광장>의 공익예능이 흥미로운 건 소비자들의 참여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착한 소비'라는 공익적 요소는 그런데 방송 역시 색다르게 보이는 힘을 발휘한다. 평이할 수 있는 쿡방, 먹방 심지어 홈쇼핑까지 달리 보이게 해주니 말이다. 좋은 취지가 만들어내는 의외로 강력한 힘이 아닐 수 없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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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백종원이 명절 할머니집에 온 것 같다고 한 원주 칼국숫집

 

제작진이 오기도 전에 테이블마다 떡이며 과일이며 분주하게 준비해놓고, 먼저 도착한 촬영팀과 작가들에게 "얼른 드시고 하세요"라고 재차 말하는 할머니. 그 풍경은 마치 고향 떠난 자식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음식을 차리는 할머니의 모습 같았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힘내요 소상공인 특집'으로 찾은 원주 칼국숫집. 백종원과 김성주, 정인선 그리고 제작진이 코로나19로 힘겨운 소상공인들을 위해 힘을 주겠다 마련한 이 특집에서, 원주 할머니는 그 곳을 찾은 출연자와 제작진들에게 오히려 힘을 주었다. 그리고 그 광경은 시청자들에게도 남다른 위로로 다가왔다.

 

정인선을 "인선 언니"라 부르며 반기는 할머니는 그 반가운 마음이 얼굴 한 가득이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그 작은 마스크는 그 따뜻한 마음을 가리지 못했다. 으레 고향집을 방문하면 먼저 앉아 먹을 것부터 권하는 할머니들처럼, 손을 잡아끌고 준비한 음식들을 이것저것 권하는 어르신. 백종원은 "얼굴이 좋아지신" 할머니를 보며 기분 좋은 미소를 던졌다.

 

그럴 만했다. 처음 이 원주미로시장에서 칼국숫집 할머니를 만났을 때의 기억들이 소록소록 피어올랐을 테니 말이다. 화재로 터전을 모두 잃고 비닐하우스로 마련한 가게에서 장사를 이어가던 할머니. 백종원이 나서서 가게를 그나마 가게답게 바꿔 주었고 그렇게 칼국숫집은 자리를 잡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 후로 들려온 할머니의 암 투병 소식. 김성주와 정인선이 방문했을 때 항암치료 중이던 할머니는 모자를 눌러쓴 모습으로도 그들을 반겼고, 화상 통화로 연결됐던 백종원은 그 소식에 좀체 보이지 않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러니 할머니가 건강해진 모습으로 환하게 웃고 반기는 모습에 어찌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그건 시청자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였었던 모양이었다. 그 소식이 방영된 후 칼국숫집을 찾는 손님들은 단지 음식 맛 때문에 그곳을 온 것이 아니었다. 할머니의 건강을 걱정했고, 심지어 너무 힘들게 일하시지 말라고 적은 편지들을 전하기도 했다. 또 마음이 힘들어 찾아오시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 할머니를 통해 느껴지는 따뜻함은 음식 그 이상의 위로를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마치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지친 이들이 할머니 집을 찾아오는 그 마음처럼.

 

팥 가격이 올랐음에도 여전히 6천원을 고집하시는 할머니의 모습과 그래도 한 2천원은 올려받으라 거꾸로 요구하는 백종원의 실랑이는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서는 드문 광경이면서 시청자들을 훈훈하게 만드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백종원의 강권에 1천원만 올리겠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의 마음은 그 가게가 단지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백종원과 김성주 그리고 정인선이 뜨끈한 팥죽을 먹으며 몸이 스르르 녹는다 말한 건, 음식 때문만은 아니었을 게다. 그 먹는 모습을 옆에 앉아 미소 지으며 바라보시는 할머니가 옆에 있어서였다. 뭔 말만 하면 다 드리겠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에게서 배부름과 함께 마음의 포만감 또한 가득 채워질 테니 말이다.

 

식사를 하는 와중에 할머니가 말씀해주시는 훈훈한 미담은 이 식당의 진짜 맛난 반찬이 무엇인가를 잘 드러내줬다. "우리 집에 오시는 손님들은 옆에 군인 아저씨나 같이 앉으시잖아요. 그러면은 그 앞에 사람이 (돈을) 내주고 가." 어째서 이런 일이 이 칼국숫집에서는 벌어지는 걸까. 김성주의 말대로 그건 손님들도 할머니를 닮아가고 있다는 얘기였다. 또한 그 곳을 찾는 손님들이 단지 칼국수 한 그릇, 팥죽 한 그릇을 먹기 위함이 아니고, 마음의 허기를 채우고 나누기 위함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손님들이 나를 너무 사랑해주시는 거야. 진짜로." 할머니의 말대로 손님들의 사랑이 넘치는 건 방문 후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자리에 앉으니 할머니께서 아침에 생선을 구워서 가게에 냄새가 좀 남아있다고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전 그런 거 신경 안씁니다 ㅎㅎ 할머니가 건강하게 계신 거 하나만으로 이미 행복한걸요?^^'

 

손님들을 한꺼번에 받으시고 다 먹고 나가면 또 한꺼번에 손님을 받는 할머니의 독특한 접객 시스템도 백종원은 곧바로 이해했다. 찾으시는 분들과 일일이 소통하고 대화하고픈 할머니의 마음이 거기에 담겨 있었던 것. 그건 이 칼국숫집을 찾는 이들의 특별한 마음이었고, 그래서 그런 시스템은 바꾸지 않기를 백종원도 바랐다.

 

"젊은 사람이 할머니 손 한 번 잡아보면 자기가 행복할 거 같대. 아 그래? 그럼 내 손 만져보고 내 행복 다 가져가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할머니는 음식이 장사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코로나19로 인해 힘겨워하는 소상공인들에게 할머니의 미소가 하나의 희망처럼 느껴질 정도. 마치 외지에 나간 자식 걱정하는 고향의 부모님들처럼 할머니는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제든지 힘들면 찾아오라고.(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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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아니라지만 백종원은 비연예인 트렌드의 상징이 됐다

 

<2020 S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김종국이 됐다. 그는 대상 소감으로 "정말 이런 감정을 느낄 줄 몰랐다"며 "가수로도 대상을 받았었는데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연예대상의 자리가 개그맨이 아니라 가수, 배우로 채워지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지금이야 김종국처럼 가수가 연예대상을 받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2007년만 해도 <KBS 연예대상>에서 탁재훈이 대상을 받은 건 꽤 큰 사건(?)이었다.

 

그만큼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의 영역은 조금씩 타 분야 종사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다 이제 예능 프로그램이 비연예인을 포괄하는 관찰카메라 형식으로까지 확장됐다. 2017년 <SBS 연예대상>의 대상은 그래서 <미운우리새끼>의 어머님들에게 돌아간 바 있다. 지난해 <KBS 연예대상>의 대상 역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받았다. 한때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가 돌아가며 독식해오다시피한(?) 연예대상의 풍경이 이제는 바뀌었다.

 

그래서 <2020 SBS 연예대상>의 대상후보에 김구라, 백종원, 서장훈, 신동엽, 김종국, 양세형, 유재석, 이승기가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대부분의 대중들의 머릿속에 대상으로 먼저 떠오른 인물은 당연하게도 백종원이었다. 그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SBS는 물론이고 방송계 전반의 새로워진 예능 트렌드를 선도하는 인물이었다.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새로 시작한 <맛남의 광장> 역시 지역 특산물 살리기라는 모토로 실제 현실에 변화를 일으키는 방송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매년 그랬듯이 백종원은 연예대상에 선을 그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자신이 "스스로 방송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름의 자존심"이라고 한 바 있다. 즉 연예대상은 온전히 '연예인의 잔치'라고 생각한다는 것. 그래서 올해 <2020 SBS 연예대상>에서 MC들은 백종원에게 아직도 본인이 연예인이 아니라 생각하냐고 물었고, 백종원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면 아예 후보에 올리지 말아 달라 하지 그랬냐는 신동엽의 농담에 백종원은 "후보에 오르는 건 좀 괜찮지 않나"라며 거기까지는 감사하다 답했다.

 

사실 백종원이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2018년에서부터 이미 생겨났던 일이다. 당시 백종원이 대상을 받지 못하고 이승기가 대상을 받자 시청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작년에는 '공로상'을 주었지만 올해는 역시 무관으로 끝을 맺었다. 아무래도 백종원의 '소신'이 방송사측에 더 강하게 어필되었기 때문일 게다. 이 정도면 SBS로서도 백종원이 대상을 받아주기만 해도 감지덕지라 여길만 할 테니 말이다.

 

결국 올해도 무관에 그쳤지만 그렇게 고사할수록 매년 연예대상에서 백종원의 존재감은 커져만 간다. 이미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도 연예인보다는 '비연예인'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백종원이나 강형욱 같은 비연예인이지만 솔루션을 줄 수 있는 전문가이고 게다가 방송까지 잘 하는 인물들이 연예인들보다 훨씬 더 활약하고 있는 게 현재 달라진 예능가의 풍경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그냥 넘겼지만 내년에도 이 소신은 지켜질 수 있을까. 이미 대중들은 이제 소신을 꺾을 때도 됐다 말하고 있다. 백종원이 내년에는 과연 여기에 화답할지가 궁금하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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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골목식당', 배달 김치찌개집 이야기가 의미 있었던 건

 

마음껏 도전하다 넘어져도 다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샌드박스. tvN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제시됐던 그 샌드박스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도 어른거린다. 이번 면목동 사가정시장 골목 이야기에 등장한 배달 김치찌개집 청년들의 이야기다. 열정 넘치는 청년들에게 백종원이라는 선배가 던져준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과 도움은 마치 샌드박스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으니 말이다.

 

공대 출신으로 농구 동아리를 통해 알게 된 선후배들이 창업한 배달 김치찌개집. 공대와 농구 그리고 김치찌개라는 어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조합의 이 청년 식당은 그러나 의외로 좋은 선후배 간의 팀워크와 열정으로 '배달 맛집'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게 완벽했던 가게는 아니었다. 사골을 너무 많이 넣어 메인요리인 김치찌개의 맛이 텁텁했고, 김치찌개 전문점으로 특화시키면서 찌개 메뉴를 더 내놓을지 아니면 찌개는 그대로 맛을 업그레이드 시키면서 특징적인 사이드 메뉴를 개발할지에 대해서 선후배 간의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백종원의 조언 몇 마디로 이 가게는 금세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달전문점으로서 김치찌개맛을 특화시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또 김치찌개를 시키면서 또 다른 찌개를 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걸 설득시킨 백종원은 그래서 차라리 김치찌개를 기본으로 하고 이 가게만의 특화된 사이드 메뉴와 반찬을 고민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솔루션을 내놨다.

 

이번 사가정시장 골목편에서 다른 집에 비해 비교적 백종원에게는 간단한 솔루션이었지만, 그 경험에서 묻어난 조언은 청년들의 남다른 열정과 노력에 의해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었다. 곧바로 김치찌개의 텁텁함을 사골을 줄이고 마늘을 더 넣어 잡아내면서 백종원의 조언대로 들어가는 돼지고기의 질을 놓여 업그레이드시켰고, 반찬도 무려 28종을 준비하는 열정을 보였다.

 

반색한 백종원이 사이드 메뉴로 전을 추천하자 청년들은 또 그걸 제대로 만들어내기 위해 잠도 줄여가며 연습하고 다른 재료를 넣어 실험해보는 노력을 더했다. 그래서 결국 사이드 메뉴도 어느 정도 완성해낸 이 집은 그 맛을 평가받기 위해 김치찌개를 시키면 전을 무료로 준다는 이벤트를 공지했고, 그러나 순식간에 주문이 밀려들었다. 물론 그런 주문 폭주가 익숙하지 않아 멘붕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 때도 백종원이 찾아와 천천히 하라며 음식이 늦어도 맛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는 걸 상기시켜줌으로써 결국 후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냈다.

 

이번 사가정시장 골목 이야기에서 배달 김치찌개집 이야기가 괜찮았던 건 그것이 지금 현재 코로나 시국을 맞아 배달을 주력으로 하는 집들이 많아지면서 거기에 맞춰진 솔루션을 시의성 있게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그런 소재적인 선택의 시의적절함만이 아니라, 취업난으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요즘, 이 이야기가 그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또 든든히 지지해주는 '샌드박스' 같은 기성사회의 역할을 슬쩍 꺼내 보인 면이 있어서였다.

 

어찌 보면 이번 사가정 시장에서 가장 손쉽게 솔루션이 이뤄진 모범적인 가게로서 백종원의 품이 적게 들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경험에서 묻어난 조언 한 마디는 어쩌면 열정은 넘치지만 길을 몰라 헤매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더 많은 시행착오를 줄여준 소중한 기회가 아니었을까. 이번 편의 배달 김치찌개집 청년들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전공(공대생)을 가졌고 농구 동아리에서 만났지만 전혀 다른 창업의 길을 선택해도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그 길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물론 거기에는 이 프로그램처럼, 이들의 도전을 든든히 받아줄 수 있는 사회의 샌드박스가 절실하다는 것 또한.(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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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이 담아내는 코로나 시국의 요식업계 변화들

 

"배달이 지금 장난이 아니죠. 일반 식당이 배달을 주력으로 바꾼 데도 많고... 배달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배달이 그전에는 배달에 대한 컴플레인이 거의 없었어요. 지금 배달을 하고 나면 리뷰 관리를 잘 해야 돼요." 코로나 시국 때문에 식당들이 비대면을 고민하면서 점점 늘고 있다는 배달 이야기를 꺼내며 백종원은 이제 리뷰 관리, 별점 유지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별점테러'라는 용어처럼 얼토당토않은 배달후기들도 등장한다는 것.

 

배달이 많아진 요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고객들의 평가와 후기가 더욱 민감해진 현실을 반영해 소개한 엉뚱한 후기들은 백종원은 물론이고 시청자들도 실소하게 만들었다. 본래 치즈볼을 3개 주는데, 사람이 넷이라며 4개 주실 순 없냐고 주문했는데 3개가 와서 살짝 삐졌다는 후기나 자신이 삼선짬뽕 대신 삼선짜장을 잘못 클릭해놓고 사장님이 그걸 못 알아차렸다며 센스가 부족하다는 후기 정도는 그래도 애교수준이었다.

 

치킨 한 마리 시키면서 7명이 먹으니 좀 많이 달라거나, 치킨 핫 크리스피를 시켜놓고 뜨겁다는 뜻의 핫이 아니라 맵다는 뜻의 핫이라 실망했다는 후기, 심지어 파워블로거라며 갖가지 요청사항을 넣으며 은근히 압력을 넣는데다, 나아가 다른 식재료 심부름을 같이 시키는 비상식적인 주문까지 있었다. 그것이 비상식적이지만 식당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별점테러'를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친절하게 응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전국의 요식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그 식당들을 담고 있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당연히 그 현실의 변화들을 투영해 보여준다. 특히 이번 사가정시장편에서 배달에 대한 소재들을 담아낸 건 그래서 주목된다. 황당한 고객들의 요청사항이나 배달후기를 알려주며(다음에는 사장님들의 황당한 대응도 소개한다고 한다)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는 후기와 별점이 상식적으로 운용되기를 바라는 프로그램의 취지가 담겼다.

 

또한 이번 사가정시장편에는 아예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김치찌개집이 소개되고, 솔루션이 제공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배달음식 베스트에서 한식으로는 김치찌개가 유일하게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먼저 체크하고, 그 집을 찾아간 백종원은 배달음식에 어울리는 솔루션을 내놓기도 했다. 즉 김치찌개 전문점으로서 특화된 찌개 메뉴를 하나 더 내놓을까 아니면 찌개는 그대로 맛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특징적인 사이드 메뉴를 개발할까를 고민하는 이 집 청년들에게 백종원은 사이드 메뉴를 추천하며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즉 배달음식으로서 김치찌개를 특화시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김치찌개를 시키면서 또 다른 찌개를 같이 시키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김치찌개를 기본으로 하고 이 집만의 특징적인 사이드 메뉴(반찬 포함)를 고민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었다. 어떤 선택을 할까 갑론을박하던 청년 사장님들은 백종원의 명쾌한 설명에 금세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고, 다음 주 예고편에는 무려 28종의 반찬을 준비해놓은 모습이 등장해 반색하는 백종원의 모습이 예고됐다.

 

사실 코로나 시국이 만들어내는 물리적 거리두기는 요식업계로서는 엄청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은 이들 음식점들을 살려내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이 달라진 시국에 요식업계의 변화를 적극 반영해 담는 노력은 시청자들에게도 또 요식업계 종사자들에게도 더 깊은 관심을 이끌어내지 않을까 싶다. 또한 배달이라는 새로운 비대면 문화를 맞이하고 있는 대중들이나 요식업계 종사자들 모두가 바람직한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도 필요한 접근방식이 아닐까.(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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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의 새로운 스토리가 된 상도동 닭떡볶이집

 

사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가진 음식에 관한 스토리텔링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면이 있다. 즉 생각보다 맛이 평범하거나 별로인 메뉴가 등장하고, 그 문제점을 파악해내는 백종원 대표의 조언에 따라 사장님이 연구해 맛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과정이 나온다. 그리고 결국 모두가 만족해하는 맛을 찾아냄으로써 솔루션이 끝을 맺고 손님들의 호평이 이어진다.

 

이런 스토리텔링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상도동의 닭떡볶이집은 그 일반적인 이야기 흐름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줬다. 그것은 '닭떡볶이'라는 특이한 메뉴 자체에 담긴 서사이기도 했다. 닭볶음탕에 떡이 들어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떡볶이에 닭고기가 들어가 있는 것인지가 모호한 메뉴는 어떤 선입견을 갖고 접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결과를 만들었다.

 

뭐라 시식평을 내놓지 않고 "이게 뭐여"하며 웃음을 지어 보이는 백종원은 그럼에도 "자꾸 당기는 중독성 있는 맛"이라는 애매모호한 평가를 내놨다. 결국 백종원이 판정하기 어려워 '서당개클럽' 김성주와 정인선이 시식을 했지만 여기서도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렸다. 김성주는 너무 맛있다고 했지만 정인선은 고개를 갸웃했던 것.

 

떡볶이맛에 가까운 닭떡볶이는 떡볶이 가격으로 보면 조금 비싼 편이라 닭볶음탕을 생각하게 만들지만, 그래서 그걸 기대하고 먹어본 이들은 조금 실망하게 됐던 거였다. 그래서 마늘을 넣어 닭볶음탕에 가까운 닭떡볶이를 내놓자 백종원은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며 예전의 떡볶이맛에 가까운 닭떡볶이를 고수하는 게 가게에는 유리하다는 조언을 해줬다.

 

결국 본래의 닭떡볶이를 좀 더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게 만들고, 맛도 보편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완전한 '호'가 아니더라도 '불호'를 줄여나갈 수 있는 선택을 했고 그것은 실제로 주효했다. 여기에 닭떡볶이를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는 3단계 시식법을 제안한 것 역시 손님의 입맛대로 선택해서 먹을 수 있게 해줌으로써 보편적인 맛을 끌어올리는 방법이 됐다.

 

처음에는 그냥 나온 대로 시식하다가 2단계로 김가루와 참기름을 뿌려 시식하고 3단계로 밥을 비벼 먹는 방식이었다. 이 와중에도 밥을 비벼먹는가 아니면 볶아먹는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것은 음식을 먹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고, 저마다의 입맛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선택이 가능하다는 걸 알려주는 것이기도 했다.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보여준 닭떡볶이집의 스토리텔링이 신선하게 다가온 건 모두가 다 좋아하는 맛을 결과로 제시한 게 아니라, 저마다 입맛에 따라 음식의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한 후, 그걸 저마다의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는 선택지들을 제안했다는 점이다.

 

사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다보면 일종의 '보편적인 맛'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물론 다양한 맛을 더 많이 경험하고 축적해온 백종원의 평이 좀 더 보편적일 수 있는 점은 있지만, 백종원이 엄지를 치켜세우면 맛이 있고 인상을 찌푸리면 맛이 없다는 단순한 스토리 안에서 프로그램이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닭떡볶이집의 '호불호가 갈려도 궁금해지는 맛'이라는 색다른 스토리텔링은 신박한 면이 있다. 거기에는 다양할 수 있는 입맛을 인정하면서 누군가에게는 불호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호가 될 수 있다는 게 담겨있고, 그럼에도 그 맛이 궁금해 찾아가고픈 욕망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색다른 스토리에 대한 고민들은 향후에도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계속 힘을 유지할 수 있는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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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이승기와 규현이 보여준 새로운 게스트 활용법

 

이렇게 깐깐한 게스트가 있나.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 창동편 '노배달 피자집'에 출격한 규현은 사장님이 이태리 셰프 파브리에게서 전수받아 내놓은 피자 맛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해 보였다. 백종원도 또 김성주와 정인선도 극찬했던 피자였다. 그래서 규현의 그런 리액션은 예상과는 너무나 다르게 다가왔다.

 

하지만 규현이 그런 반응을 보인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사장님이 파브리가 전수해줬던 레시피를 따르고는 있었지만, 늘 '퍼주던 습관'이 있어 토핑을 과하게 얹다보니 맛의 균형이 무너진 거였다. 그걸 모니터로 보던 백종원은 "많이 넣는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참치피자는 어딘지 싱거웠고 살라미 피자는 고추기름 맛이 느껴지지 않으며 입안에 텁텁함을 남긴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피자를 굽는 온도를 물었다. 화덕피자를 구워봤던 규현은 더 높은 온도에 빨리 구워내는 것이 피자 맛을 훨씬 더 좋게 해줄 거라 말했고, 백종원은 급히 전화를 걸어 그의 지적이 정확하지만 그렇다고 온도를 높일 게 아니라 토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재차 토핑을 줄인 상태로 구워낸 피자에 규현은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 그 작은 차이 하나가 완전히 다른 피자 맛을 냈다는 걸 신기해하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규현의 이런 깐깐한 평가와 리액션은 지금껏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종종 게스트로 연예인들을 초빙해 맛을 보던 그 광경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대부분 맛있다는 호평과 감탄 일색이었던 것과는 달리, 규현은 솔직한 평가를 통해 노배달 피자집에 진짜 도움을 주었다.

 

이런 모습은 파스타집과 닭강정집에 투입된 '동네 형' 이승기에게서도 보이는 면모들이었다. 한때 창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내 '동네 형' 같은 느낌으로 다가간 이승기는 파스타집에서는 마니아답게 '완벽하다'는 평가를 해줬다. 그리고 그 평가는 백종원이 최종적으로 파스타를 먹어보고 "이래서 승기가 완벽하다 했구나"라고 공감할 수 있게 해줬다.

 

닭강정집에서는 마늘 문제 때문에 백종원에게 꾸중을 들어 주눅이든 젊은 사장님들을 '동네 형'으로서 다독이고, 그러면서도 설탕과 물엿의 비율을 실험하는 테스트에서는 냉정하게 설탕 비율이 높은 닭강정을 선택하고 이를 설득하는 모습이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마지막에 나오면서 선뜻 현금으로 계산을 해주고 거스름돈을 괜찮다고 말하는 이승기의 모습에서는 동네 선배로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묻어났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시식은 시청자들에게 그 식당의 음식 맛이 솔루션에 의해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그래서 연예인 게스트들이 출연해왔지만, 규현과 이승기의 사례를 보면 그 특정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어서 진짜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확인하게 해줬다. 중요한 건 그저 리액션을 위해 출연하는 게 아니고 저마다 자기만의 깐깐한 기준으로 솔직한 평가를 내리는 점이다. 그래야 실제 장사에 있어서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번 편에 출연한 이승기와 규현은 향후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게스트를 활용하는 모범적인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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